제목이 무척 솔직하고 와닿는다. 독자로서 영국을 꿈꾸고 있는터라 영국 관련 책은 모두 섭렵하고 있는데, 그 중 이 책의 특징은 저자가 영국에 살면서 정작 영국에 대한 애정은 찾기 힘들다는 점이다. 얼마전에 읽었던 <영국, 바꾸지 않아도 행복한 나라>와는 너무 상반된다. 그 책에서는 영국에 대한 칭찬이 지나쳐 정작 객관적인 시각을 가리는 것 같아서 아쉬웠다면 이 책은 저자가 직접 영국에 살면서 겪었던 적나라한 현실과 많은 사람들이 영국에 대해 일면만 보고 좋아하는 점에 대한 오해를 말끔히 풀어주고 있다. 원래 이 책이 출판을 목적으로 쓴 글이 아닌 개인의 기록으로 남기려는 목적이었던 것이 책을 읽으면 여실히 느껴진다. 그저 한 사람의 일기장을 보는 것 같은데다가 틀린 맞춤법 따위가 겉으로만 책으로 그럴듯하게 꾸몄지 영국에 관심이 없다면 쳐다보지도 않을 법한 책이다. 저자는 에딘버러와 런던에서 살았던 경험을 몇몇 소재를 중심적으로 풀어놓고 있는데, 사실 같은 영국이어도 스코틀랜드와 잉글랜드는 여러가지 면에서 다르다. 그래서 나는 에딘버러보다는 런던에서 살았던 이야기에 대해 궁금했는데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경험담이 미흡한 것 같다. 저자가 에딘버러와 런던에 대한 큰 차이를 염두해 두지 않고 썼기 때문인 것 같다. 그럼에도 영국에 대해 기존에 읽었던 책에서 몰랐던 부분을 현지에서 오랫동안 살았던 이의 이야기를 들어보는 것은 무척 흥미로웠다. 영국의 문화와 생활습관이 몸에 익숙해져있는 상태에서 미국에서 겪었던 에피소드는 영국과 미국이 얼마나 비슷하면서도 먼 나라인가를 가늠할 수 있게해준 에피소드였다. 또한 내가 정통 잉글리쉬에 관심이 있어서 공부 중인데 다른 책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언어의 차이에 대한 상세한 설명이 가장 흥미로운 소재였고 유익했다. 맹목적으로 영국을 로망으로 삼고 있었는데 영국에 대해 알면 알수록 그 곳의 장,단점이 조목조목 보인다. 아직도 굳건히 지키고 있는 군주제 나라에서의 여러가지 상상을 초월하는 보수적이고 폐쇄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직접 가보지 않고 책으로만 경험해보아도 좋아보이지가 않는다. 이 책이 나온지가 오래 되어서 그 세월 동안 영국도 많은 부분이 변모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워낙 '안티크antique'한 부분을 좋아하는 나라이기에 직접 가보지 않고는 쉽게 알 수 없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오래 전의 영국을 책으로 체험해 본 즐거운 경험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