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미국사

상식과 교양으로 읽는 미국의 역사
실비아 엥글레르트 지음, 장혜경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6년 5월

역사라고 하기에도 민망할 정도로 짧은 역사를 가진 미국이 어떻게 이런 강대국이 되었는지 궁금한 마음과 자유와 기회의 땅 미국의 독특한 역사를 알고 싶었다. 사실 미국에 큰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모든 외교와 정치를 비롯해서 세계화라는 명목하의 미국화를 보면 알겠지만 전세계적으로 미국의 영향이 큰 이유도 있고, 대중매체에서 비추어지는 미국이라는 나라에 대한 낭만적이고 아름답고 더없이 평화로워보이는 이미지가 실재의 이미지인지 혹은 미화시킨 것인지에 대해 궁금했다. 사실 영화와 드라마에서의 미국과 CNN의 미국이 꼭 같지만은 않으니까.

제 나라 역사도 제대로 모르면서 남의 나라 역사에 관한 책을 읽어보니 미국의 역사가 생각보다는 쉽게 쏙쏙 들어온다. 역사가 워낙 짧은데다 그만큼 우리나라 같이 아주 장구한 역사가 아닌, 그에 비하면 비교적 최근이라고 불릴만한 시대의 역사가 전부이기 때문이다. 남북전쟁이 사진으로 기록을 남길 수 있을 정도라고 하면 미국의 역사가 얼마나 짧고도 그 사이에 혁명적인 일이 많았는지를 알 수 있을 것이다.

미국이라는 대륙의 발견 이후 세계 각국에서 자유와 기회, '아메리칸 드림'을 찾아서 정착해 온 많은 이주민들로 이루어진 국가, 많은 주로 나누어진 후 결국 하나의 국가로 통합될 수 있었던 과정, 세계대전, 인종분열 등등 미국의 이상적이고 아름다운 모습 이면의 아프고 부끄러운 역사가 숨겨져 있음을 안다면, 그리고 지금까지도 그런 역사의 연장선을 계속 이어가고 있는 것을 안다면 영화와 드라마에서 비추어지는 진보적이고 자유적인 미국이 진정한 미국의 모습인지 의구심이 느껴질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미국은 그런 미화된 모습과는 달리 무척 종교적이고 보수적이라고하니 뉴스에서 비추어지는 미국의 모습이 참 모습이라는 씁쓸한 답을 내릴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미국이라는 나라에 대해서 알고 싶다면 미국을 여행하고 미국인을 만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지만, 그 나라의 역사를 아는 것이 가장 기본적이고 제대로 된 방법이라고 본다. 영어 정복으로 미국을 제대로 이해했다고 하기 전에 미국사부터 배우고 지금의 미국이라는 나라의 정체성에 대해서 또한 우리나라와의 관계에 대해서 통찰이 필요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