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과의사 -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6-1 리졸리 & 아일스 시리즈 1
테스 게리첸 지음, 박아람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6년 7월
평점 :
품절


정말 읽고 싶었던 책이었다. 표지와 제목부터 공포로 다가옴이 느껴지지 않는가. 비록 출간 후 바로 읽을 수는 없었지만 여름 밤에 읽을 수 있었다는 것 만으로도 행복한 순간이었다. 보스턴 전체를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넣은 싸이코적인 살인범을 쫓는 형사들의 이야기는 내가 즐겨 읽었던 스카페타 시리즈나 로빈쿡 시리즈 같은 의학 스릴러와 별반 다를 게 없어보인다. 제법 두꺼운 분량의 책이지만 두께가 무색하리만치 넘치는 긴장감과 흥미진진함이 독자로 하여금 모든 등장인물들을 범인으로 의심해보게끔 하였다. 그럼에도 좀처럼 단서가 잡히지 않는 범인을 알게 되었을 때 느낀 허탈함과 진부함에 조금 힘이 빠지긴 했지만, 추리소설을 제법 읽은 독자가 생각해낼만한 뻔한 반전 또한 없었다는 점에 대해서는 다행스러움이 느껴지기도 했다.

기대했던 것만큼 참신하고 독창적인 스릴러물은 아니었지만 의사가 되기까지의 엘리트 코스를 밟은 중국계 미국인이 썼다는점이 자못 흥미로웠다. 책 뒤편에 저자에 대한 소개도 간략히 나와있는데 여성이 쓴 의학스릴러가 남성작가 못지 않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는 독자라면 이 책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을 것임을 알 것이다. 무엇보다도 여성의 심리를 세밀히 묘사했고, 개성있고 독창적인 캐릭터로 구성했다는 점에 박수를 쳐주고 싶다.

아주 매력적인 우리의 주인공 리졸리. 험한 남자들 세계에서 입지를 굳히고자 항상 열등감에 시달려면서 이를 악물고 노력하는 그녀가 시리즈물 주인공으로서는 무척 잘 어울린다. 테스 게리첸이 그녀를 중심으로 또 어떤 사건을 만들어줄 지 궁금해진다. 내게 리졸리가 스카페타만큼 매력적으로 다가올지는 더 두고 볼 일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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