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에 보이는게 모두 진짜는 아니다 !

괴짜 경제학 (개정증보판) - 상식과 통념을 깨는 천재 경제학자의 세상 읽기 ㅣ Economic Discovery 시리즈 4
스티븐 레빗 외 지음, 안진환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7년 4월

경제학은 흥미로운 학문이다. 자본주의 사회를 살아가면서 어떻게 하면 좀 더 효율적인 소비를 할까하는 고민은 소비자로서 일상적 궁리의 소재가 될 것이다. 비단 소비만이 아니라도 여러부분에서 효율성을 추구하면서 인간은 살아가기 때문이다. 그래서 수많은 그래프 곡선과 수학으로 복잡하기 그지 없는 경제학은 그 이름만으로도 숨이 턱 막힐 것 같지만, 역설적이게도 현명한 소비자가 되기 위해서 공부해보고 싶은 학문임에는 틀림없다.

여기 'FREAKONOMICS' 우리말로 하자면 '괴짜경제학'이 나와 같은 경제학에 좀 더 다가가고픈 독자들을 경제학의 세계로 떠미는 듯 하다. 요즘들어 경제학이 더 이상 어려운 학문이 아님을 강조라도 하듯, 다량의 교양 경제학 서적들이 쏟아져나오는 출판계에 왜 유독 이 책이 베스트셀러로 굳건히 자리를 지킨것일까? 이유는 '읽어보면 안다.' 이 책에선 그 어떤 수학 공식도 그래프도 없다. 그렇다고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화폐경제 및 시장논리 따위의 그야말로 오리지널 경제학적인 용어도 그닥 눈에 띄지 않는다. 그렇다면 당최 이 책은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는거란 말인가? 부제를 살펴보면 '교사와 스모 선수의 공통점은?','KKK와 부동산 중개업자는 어떤 부분이 닮았을까?','마약 판매상은 왜 어머니와 함께 사는 걸까?' 등 그야말로 생뚱맞기 그지 없다. 도대체 교사와 스모 선수가 무슨 공통점이 있다는 말인가! 그러나 읽어보면 그 연관성에 눈이 뒤집힐만큼 놀랄 것이다. 이 외에도 각 챕터마다 부제의 질문의 해결과정은 놀라움의 연속이다. 그 어떤 추리소설보다도 더욱 흥미진진할터이니.

책의 처음부터 끝까지의 모든 내용 속의 사람들의 행위는 '인센티브'에 근거하여 이루어진다. 그렇다. 경제학은 '인센티브'가 없으면 경제학이 아닌 것이다. 이런 사람들의 행위를 저자는 단순한 조사가 아닌 숫자로 명확히 나와있는 데이터 통계를 이용해 결론을 내린다. 그렇기에 결과에 대해서도 감히 의심할 수 없는 것이다. 몇몇 주제의 결과에 대해서는 '정말 그럴까?'라는 통념에 어긋나는 결과로 인해 독자로서 곧이곧대로 받아들이기에 다소 의심이 들정도이기도 하지만, 저자의 말을 인용하자면 윤리학이 이상세계를 반영하는데 비해 경제학은 철저히 현실세계를 반영하기 때문에 현실을 받아들일 수 밖에 없다. 또한 우린 얼마나 눈에 보이는 현상만을 믿고 통념에 사로잡혀 살고 있는지 새삼 깨달을 수 있었다.

사회학을 전공하는 학생으로서 이 책을 읽어보고는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사회학도의 정신 즉 '사회적 통찰력'을 이 책에서 고스란히 경험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사회학이 워낙 방대한 학문이기에 경제학과 아주 무관하지 않지만 경제학, 그것도 이 괴짜경제학은 사회학과 상당히 깊은 관련이 있는 것 같아서 더욱 반가웠다. 책을 덮고나서 이 책의 힘으로 인해 사회의 이면을 바라볼 수 있는 눈이 하나 더 생긴 것 같다. 사회를 보는 통찰력이 무엇인지 괴짜경제학자에게서 고스란히 전수받은 기쁨을 말로 이루 다 표현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