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야행 1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 태동출판사 / 2000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검은 밤을 함께 걸으며 서로에게는 빛이 되어주는 두 남녀, 유키호와 료. 의지와는 무관하게 불행의 나락으로 떨어질 수 밖에 없는 운명이지만 이 둘은 혼자가 아니었다. 불행했던 과거의 모습을 숨긴 채로, 세상속에서 본연의 모습을 감춘 채 살아가지만, 또 다른 삶을 위해서는 과거 그들과 함께 했던 이들의 희생이 필요했던 것이다. '백야행'은 이들의 행적을 쫓으며 어떤 위기상황에서도 침착하게 퍼즐을 풀어나가는 듯한 스토리를 보여준다. 오래전에 읽었던 '환야'에서의 매력이 '백야행'에서 그대로 느껴진다. '환야'에서는 이 둘의 내면에 집중을 했지만, '백야행'에서는 오로지 둘의 내면보다는 행적을 쫓는데 주안점을 둔다. 때문에 많은 독자들이 그 점을 아쉬워했을테고, 그런 독자들을 위해서 히가시노 게이고가 낸 백야행의 속편이 바로 환야였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환야'에서의 역자의 말을 빌리자면, 히가시노 게이고가 환야가 백야행의 속편이라고 한 적이 없다고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느낄만큼 백야행과 환야는 내용상 관련이 많아보인다.) 책을 읽으면서 느낀 점은 미야베 미유키의 '화차'와 이 책의 내용이 비슷하다는 것이다. 때문에 화차를 읽고 난 후의 느낌과 백야행을 읽고 난 후의 느낌 또한 비슷했다. 씁쓸함과 함께 주인공에 대한 연민이라고 할까.

역시 백야행은 내 기대를 충족시켰다. 환야를 읽고 여주인공에게 매료되었던 기억이 그대로 살아난다. 불행의 늪을 빠져나와 평범함을 넘어설 수 있는 삶을 살아가는 여주인공이 얼마나 매력적인가. 정말 닮고 싶을 정도이다. (전제조건은 외모가 크게 작용하는 듯 싶지만).... 히가시노 게이고의 또 다른 밤시리즈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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