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와 나오키 1 - 당한 만큼 갚아준다
이케이도 준 지음, 이선희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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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신용등급을 높이기 위해서는 은행에 단순히 예금만 많이 하면 되는 것이 아니다. 어느정도의 대출과 성실히 상환을 해야 소위 말하는 VIP가 될 수 있다. 이처럼 은행은 개인에게도 대출로서 등급을 측정하는데 기업은 더할 나위 없을 것이다. 바로 이 시리즈가 은행원인 주인공 한자와 나오키를 주인공으로 하고 은행에서 벌어지는 사건을 다룬 엔터테인먼트 소설이다. 금융에 대한 지식이 별로 없는터라 처음에 책장을 열기가 조금 부담스러웠었다. 그러나 기우에 불과했다. 바로 앞에 설명한 '대출'에 대한 부분만 단순히 알고 있어도 책을 즐기는데 있어서 전혀 문제가 없기 때문이다. 

 

이 책은 방콕에서 완독했다. 설을 맞이하여 미리 방콕행 항공권을 예약해두었는데 예상치 못하게 설연휴 전날 퇴사를 하게 되었다. 중소기업에 입사해서 3년을 다녔는데 그 사이에 조직이 많이 변화가 되었고 분위기도 바뀌었다. 올해 조직개편으로 내 담당 업무가 바뀌게 되어서 회사와의 줄다리기 끝에 조직을 나오기로 마음먹고 미련없이 나왔다. 채용시장이 어렵다고는 하지만 이미 조직생활에 맞지 않는 내가 3년이나 이렇게 늙은여우들이 득실대는 조직에 몸담고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스스로 수고했다는 생각만 들 뿐 일말의 미련과 후회도 없다.

 

휴가를 즐기며 책을 읽기에 이 책은 내게 회사를 너무 많이 생각나게 했다. 한자와를 궁지에 몰아넣은 상사를 보며 울화통이 치밀었고, 조직의 정치적인 분위기와 비합리성에 대한 묘사가 비단 내가 몸담고 있는 곳만 그런 곳은 아님을 느꼈다. 일본의 조직문화 역시 한국과 다르지 않은 듯 하다. 수직적이고 후진적인 조직 말이다. 단순히 서열을 이용해서 부하직원에게 '까라면 까'라는 식의 상사의 강압적인 행동에 반기를 드는 한자와를 보면, 직장인이면 누구나 엄청 통쾌하게 느껴질 것이다.

 

책을 덮고, 이 책만큼 픽션같은 픽션도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노조가 없는 회사에서는 개인과 조직이 대치했을 때 개인이 이길 확률은 거의 없기 때문이다. 씁쓸하기 그지 없다. 회사생활을 해보며 더욱 이런 환멸을 느낀다. 어쩌면 작가가 이런 픽션으로나마 복수 아닌 복수를 한 건 아닐까 싶다. 처음 읽어 본 소재였는데 엄청 재미있게 읽었다. 주인공의 매력에 벌써 빠져버렸다. 2권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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