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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미술사의 그림 vs 그림
김진희 지음 / 윌컴퍼니 / 2016년 10월
평점 :
절판
여러모로 이번 추석에 다녀온 이탈리아 여행은 내게 큰 수확을 안겨준 듯 하다. 아는 만큼 보이는 곳에 가기 때문에 적어도 서양 미술사에
대한 공부는 해야 겠다고 생각만 하다가 임박해서 일단 출국을 하게 되고 가는 비행기에서 급하게 읽은 이탈리아 관련 책 한 권으로 대충 미술관에서
작품을 관람했다. 그리고 우습게도 거꾸로 된 순서로 갔다 온 후에 서양 미술사에 대한 책을 탐독하게 되었다. 다행히도 다녀온지 얼마 안 된 터라
여러 작품들에 대한 기억이 있어서 마치 복습과 같은 효과를 가질 수 있었다.
어쨌든, 서양 미술사에 대한 책만 읽다가 좀 더 응용(?)된 소재의 책을 읽게 되었다. 제목만 봐도 흥미롭다. <서양미술사의 그림
vs 그림>. 예상대로 그림끼리 비교하는 내용이다. 비슷한 작품 두 개를 먼저 보여준 후, 작품 설명과 함께 각 작품을 그린 화가에
대해서도 소개해주는 구성이다.
미술사에 대한 깊이보다는 화가에 대한 단편적이고 간략한 소개 위주라고 하면 되겠다. 그런데 특이하게도 내게 이 책은 앞장의 저자의 말이
가장 인상 깊었다.
'인간이 이렇게도
살았구나'라거나 '사람은 이런 생각도 할 수 있구나'라는 깨달음의 깊은 맛을 주기로는 책을 따라갈 것이 없지만, 책과는 다른 재미를 주는 것이
또한 얼마든지 있다. 그 대표적인 예인 미술 작품은 그 맛을 모르고 죽기에는 너무나 아까운 간접적 인간관계의 매개다. 미술 작품들은 자주
'사람이 이렇게도 느낄 수 있구나'라거나 '삶의 실감을 주는 세목이 이렇게도 다양하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하면서 감상자의 몸과 삶을 흥미진진하게
만든다.
- p.8-
바로 위의 메세지가 미술을 책만큼이나 흥미롭게 접할만한 이유가 되어 주었다. 이렇게 아름다운 관점으로 그림에 대해 설명하는 글은 본 적이
없다. 간접적인 인간관계는 내게 직접적인 인간관계가 주는 피곤함을 대신해주었고 늘 그것은 책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그림 또한 그것과 맥을 같이
할 수 있음을 알게 되었다.
내게 그림이 점점 매력으로 다가오는 게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