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화로 읽고 역사로 쓰는 그리스
김영숙 지음 / 일파소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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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로마 신화는 하나도 모른다. 신화라는것에 관심이 없으니 그리스에 대해서도 관심이 없었다. 추석 때 이탈리아 여행을 가서 느낀 게 흔히 말하는 '아는 만큼 보인다'라는 것. 아는 게 거의 없는 상태에서 이탈리아에 갔으니, 사실 아직도 아쉬운 점이 많다. 늦게나마 유럽에 대해서 공부해보고자 유럽 관력 책들을 탐독하고 있는데, 이 책이 그 중 하나다. 그 맥락에서 저자 김영숙을 이탈리아에 다녀온 후 읽은 미술사 책에서 처음 접하게 되었는데, 매우 많이 유익해서 그 다음으로 일부로 찾아서 읽게 된 책이 바로 이 책이다.

 

누군가 그리스에 여행을 가게 되면 (아마도 언젠가는 꼭 내가 가게 될 것 같은데) 이 책은 꼭 추천해주고 싶다. 정말 백만불짜리 책이다. 아테네 외에도 그리스 안에서 가볼 만한 지역에 대해서 소개해주고 있고, 주요한 유적지에 대해서 신화와 함께 상세히 소개해주고 있다. 어렸을 적에 읽었던 그리스 로마 신화는 이미 내용이 거의 머릿속에 남아있지 않은데, 이 책에서 그리스 곳곳의 유적지와 함께 아주 오랜만에 신화 여행을 떠나게 해주었다. 예전에는 전혀 느끼지 못했던 점 하나를 말하자면, 제우스의 엄청난 바람끼와 속을 끓는 아내 헤라에 대해서 다소 불편함이 느껴지는 부분이다. 인간이 아닌 신의 이야기가 신화인데 마치 남자는 바람을 펴도 된다는 당위성을 신을 통해서 보여주는 것 같다. 어떻게 보면 아주 오랜 옛날부터 남성과 여성의 차별은 있을 수 밖에 없었고 그 세월이 생각보다도 꽤 오래전부터 이어져왔었다는 건 바로 이런 신화를 통해서도 알 수 있다. 아테네가 민주주의가 태동하고 철학이 꽃핀 곳이지만, 처음부터 여성이 이 모든 것에 참여할 수는 없었다. 여성이 참여하기까지도 꽤 오랜 시간이 흘러야 했다. 신화에서조차 남녀차별이 극에 달해 있는데 더 말해 무엇할까. 한국은 아직 그 기원전 시대와 많이 달라지지 않은 것 같긴 하다.

 

그리스를 여행한다면 그리스신화는 필수로 알고 있어야 한다. 다른 책에서 보니 생각보다 아테네가 별로 볼 게 없는 곳이라고 한다. 하루에서 이틀이면 모두 볼 수 있다고 하고, 다른 지역으로는 투어를 통해서 하루 여행을 가는 코스가 적당하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주변에서 그리스를 여행하고 왔다는 사람은 별로 못봤다. 파르테논 신전의 수많은 흔적들이 다른 곳도 아닌 영국박물관에 전시되어있고, 영국은 반환할 의사가 없다고 한다. 얼마나 그리스의 국력이 약한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화려한 과거를 가지고 지구상에서 쉽게 볼 수 없는 보물들을 간직한 나라이지만 지금의 그리스와 기원전 전성기는 너무 차이가 나는 것 같아서 씁쓸하다.

 

늦게나마 세계사와 유럽여행에 다시 관심을 가지게 되었는데, 바로 이 책의 저자도 큰 역할을 해주었다. 미술사가 생각보다 매우 재미있는 분야임을 알게 된 후로 김영숙 작가의 책을 찾아서 읽어보고 있다. 이번 선택 역시 후회없다. 미술사 뿐만이 아니라 그리스에 대한 관심까지 생기게 되었다. 볼 건 없다고해도 그리스를 꼭 가봐야 할 나라 리스트에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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