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의 매미 엔시 씨와 나 시리즈 2
기타무라 가오루 지음, 정경진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7년 6월
평점 :
품절


'코지 미스터리'의 뜻을 검색해보았다. 딱히 백과사전에 나와 있지 않아서 이리저리 찾아보다가 알게 된 정의는 다음과 같다. '자극적인 추리보다 일상에서 소소하게 즐길 수 있는 추리'. 주로 자극적인 추리에 길들여져 있던터라 이런 코지 미스터리를 읽다보면 다소 심심하기도 하고 너무 담백하기도 한 느낌이다. 한 편씩 이야기가 끝나면 '이게 뭐야? 겨우 이거?' 이런 반응이 나온다. 지금까지 그나마 재미나게 읽었던 코지 미스터리라면 <수수께끼 풀이는 저녁식사후에> 정도. (검색하다보니 무려 3편이나 나온 걸 지금 알게 되었다.)

 

<밤의 매미>는 기타무라 가오루의 '엔시 씨와 나' 시리즈의 2편에 해당하는 작품이다. 1편은 <하늘을 나는 말>인데 내용이 많이 연결되어 있지는 않지만, 시리즈는 순서대로 읽는게 가장 좋은 방법인 것 같다.

 

총 세 편의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주인공은 '나'. 이야기가 뒤로 갈수록 나도 나이를 먹는다. 아주 소소한 에피소드를 엔시 씨에게 털어놓으면 엔시 씨가 사건의 실마리를 풀어준다. 첫 번째 이야기인 「으스름 달밤」에서는 친구가 일하고 있는 서점에서 책이 거꾸로 꽂혀져 있는 것을 보게 되었고, 어떤 이유로 누가 이렇게 거꾸로 꽂아놓았는지를 추리한다.  「6월의 신부」에서는 좀 더 추리의 성격이 강한 이야기가 나온다. 친구들과 놀러 간 별장에서 체스를 하다가 퀸이 사라지게 되고 예상치 못한 곳에서 발견한다. 범인을 알게 되고 비하인드 스토리도 밝혀진다. 세 번째 이야기는 「밤의 매미」. 나의 친 언니가 사귀던 남자친구에게 보낸 공연 티켓이 그가 사귀던 다른 여자에게로 가게 된다. 어떻게 된 일인걸까. 역시 엔시 씨가 정답을 알려준다.

 

학생 때 책에 빠져 살고 옷이라고는 거의 사지 않던 내 모습이 작품의 '나'에게서 투영된다. 그 후 나는 왠지 이 작품이 사랑스러워졌다고나 할까. 물론 나는 미모의 친언니도 없고, 인성이 개차반에 가까운 미모의 친동생이 있으며 우애가 뭔지 모를 정도로 남처럼 살고 있다는 차이점은 있지만 말이다. 추리소설에서의 주인공이라고 하기에 '나'는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지극히 평범한 캐릭터이다. 그렇다보니 작품 또한 시간이 지나면 내가 이 책을 읽었었나 싶을 정도로 임펙트 없는 이야기들로 구성되어 있다. 아무리 '코지 미스터리'의 장르로 구분된다고는 하지만 이토록 '재미없을' 수가 있을까?

 

요컨대 이 작품은 독자의 마음에 따라 판단을 할 수 있는 것 같다. 평온하고 일상적이며 그 속에서 소소한 재미에 만족한다면 더 없이 딱 맞는 작품일 것이며, 자극적이고 추리 다운 추리를 원하는 독자에게는 지겨운 작품이 될 터.

 

나는 딱 그 중간이라고나 할까. 사랑스러운 캐릭터는 좋았지만 대첵적으로 스토리는 허술한 부분이 너무 많아서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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