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스트 러브
시마모토 리오 지음, 김난주 옮김 / 해냄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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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다닐 때부터 항상 인간들이 모여있는 곳에는 그 속에서 따돌림을 당하거나 성격이 이상하다고 판단되는 사람들이 있다. 겉도는 사람, 그리고 무리에서 조금만 다르다 싶으면 따돌리는 사람들..

 

돌이켜보면 내가 겉돌았던 적도 있었고 그 반대였던 적도 있었다. 지금도 조직생활을 하면서 느끼는건 세상에는 참으로 다양한 인간군상이 있으며 100% 내 마음과 맞는 사람은 없다는 것이다. 확실한 것은 나이가 많다고 결코 내적으로 성숙한 것은 아니라는 것. 미성숙한 사람과 엮이게 되는건 관계에서 스트레스를 동반할 수 밖에 없다. 이런 스트레스를 겪으며 같이 일할 바에는 혼자서 외롭게 일하는게 낫다는 생각도 엄청 많이 한다.

 

내가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옛날에나 지금에나 늘 있어왔다. 그런 사람들의 성격은 어떻게 그렇게 형성이 되어 온건지 궁금하다. 누군가는 나에 대해서 그런 궁금함을 가지겠지. 그래서 인간을 파악하는게 얼마나 어려운건지...

 

히지리야마 칸나라는 이름의 소녀가 아버지를 죽인다. 왜 그런 범죄를 저질렀는지 이유를 묻는다. 생각보다 이런 범행을 저지르기까지는 쉽게 이해할 수 없을만큼 유년시절의 상처들이 남아있다. 골이 너무 깊다. 이 모든 상처와 흉터가 애정결핍을 동반하게 되고 스스로 의사표현을 잘 하지 못하게 만든다. 괴물 아닌 괴물이 되어버린 것이다.

 

나에 대해서 생각해본다. 집안에서 맏이로 태어나서 부모님의 각별한 사랑을 받고 자란 나는 소심하고 내성적인 성격을 가졌다. 책을 좋아하고 혼자 집에 있는 걸 좋아하는 내게 학교라는 공간은 중학교를 졸업하고 고등학교에 입학하면서 점점 더 집보다 오래 머물러야 하는 공간이 되어 갔고,이 자체만으로도 견딜 수가 없었다. 또한 학교 생활을 하며 또래집단에 무난히 편입되고 싶은 과정에서 튀면 안 된다는 걸 절실히 깨닫게 되었고 점점 나만의 색깔과 개성을 깎아가기 시작했다. 사실 이 과정에서 집안에서 부부싸움이 다반사였던 유년시절의 상처를 보이지 않기 위해서 더욱 활발한 척을 했고 곱게 자라왔음을 보여주기식으로 강조하면서 다녔었다. 어쩌면 나 역시 점점 쇼윈도로 살아왔고 지금까지 나 자신을 누른 채로 살아가고 있는게 아닐까? 더욱 나를 보이면 안 되는 회사라는 조직에 있다보니 한국사회에서의 조직에서는 조직에 맞는 인간형이 따로 있음을 깨닫게 되었다. 바로 내가 몸담고 있는 조직에 오랫동안 일 하고 있는 괴물 아닌 괴물들과 같은 인간형.

 

책 속에서 아버지를 죽인 소녀는 한 마디로 부모로서의 자격이 하나도 갖추어지지 않은 사람들의 양육 하에 자라다보니 비정상이 되어버렸다. 이게 픽션으로 끝날 이야기일까? 아니! 우리 주변을 둘러보자. 그럴 필요도 없겠다. 나 자신을 바라보자. 포장되어지지 않은 순수한 나를 말이다. 어린 시절의 상처가 만들어버린 나를 들여다보면 나 역시 히지리야마 칸나와 다르지 않음을 알게 된다. 한 사람이 태어나서 자라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사람은 부모이며 가장 중요한 때는 바로 유년기임을 다시 한번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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