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여행, 떠날 자유 - 볼 수 없는 남편과 걸을 수 없는 아내의 위태롭고 짜릿한 유럽여행기!
제삼열.윤현희 지음 / 꿈의지도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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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면서 한 번도 장애인과 가까이 지냈던 적이 없다. 학교 다닐 때 휠체어 타는 학우를 몇 번 보긴 했지만, 사실 크게 관심 두지 않았다. 그저 매일 통학 시켜주는 그 학우의 부모님이 힘들겠다라는 생각을 해 본 것 외에는...

 

장애인에 대해서 그닥 관심이 없으니 장애인이 해외여행을 가는것이 어떤건지에 대해서도 크게 생각해본적이 없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말이다.

 

시각 장애인인 남편과 휠체어를 타는 부인. 이 둘이 서로를 의지한 채 영국과 프랑스를 여행한다. 서로의 손과 발이 되어주고 눈이 되어주며 의지한 채 살아가도 힘이 들텐데 여행이라니... 아니나다를까 공항에 들어서면서부터 난관이 시작된다. 전동 휠체어가 수하물로 부쳐야 되는지에 대해서 직원조차도 잘 모른다. 영국에 도착한 후에도 내가 생애 처음 밟았던 국제공항인 히드로에서 느꼈던 긴장감을 이들을 통해 다시 상기해볼 수 있었다.

 

놀라웠던 건 역시나 선진국에서의 장애인에 대한 대우이다. 편의시설은 물론이며 장애인에 대한 배려 또한 한국과는 너무나도 달랐다. 내가 영국에 살 때는 사실 별로 느낄만한 계기가 없었지만, 이 장애인 부부의 여행기를 통해서 알게 되었다. 기본적으로 내가 느꼈던 영국인들은 많이 친절하지는 않지만 적어도 한국에서처럼 상대방에게 무례한 행동을 쉽게 하지 않으며, 누군가 곤란한 처지에 있을 때는 도와주곤 한다. 비장애인에게도 이럴진대 장애인에게는 더욱 그럴 것이다.

 

불가능할 것만 같던 여행은 생각보다 순조로웠다. 역시 불가능이란 없는 걸까. 늘 해보지도 않고 불가능할 거라고 미리 속단해버리는 내게 이 책 한 권이 경종을 울려준 듯 한다. 또한 약자에 대한 선진적인 마인드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또 한 번 여실히 느꼈다. 선진국은 역시 그냥 선진국이 아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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