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다시 같은 꿈을 꾸었어 (노블판)
스미노 요루 지음, 양윤옥 옮김 / ㈜소미미디어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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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는 몰랐었다. 행복이 무엇인지.. 살면서 시간이 지나고 나이가 먹고 늙어가면서 한 가지 확실히 깨달은건 행복을 얻는다는 건 철저한 마음가짐에 의해서라는 것이다. 어떠한 환경적인 요인이 주어져도 내가 마음을 행복하게 먹으면 행복한 것이고, 아니면 아닌 것이라는것.

 

습관처럼 불평, 불만이 입 밖으로 쏟아져 나오는 내 모습을 10대때부터 본 것 같다. 부정적인 마음에 지배당한 채로 살아왔고, 지금도 사실 여전하다. 요즘도 하루에 몇 번씩이나 지금의 내가 이렇게 살아야 하는 게 맞는건지 싶고, 직장생활에 환멸을 느끼다가도 때로는 견딜만하다는 마음을 반복하고 있다. 몸이 지쳐가고 일주일에 5일을 똑같은 장소에 갇혀서 똑같은 사람들과 부딪쳐야 하는 것이 나약한 내게는 중대한 미션이다.

 

어쩌면 이렇게나 부정적일 수 밖에 없는 내가 있게 된 이유가 나의 근본적인 성격의 문제도 있지만, 사람에 대한 안 좋은 경험들이 더해진 이유도 있는 듯 하다. 바로 이 책 속 나노카처럼. 나노카와 달리 어렸을 적의 나는 초등학교 다닐 때 항상 친구보다는 동생과 통학하는 게 좋았고, 또래집단에 쉽게 적응하지 못했다. 내성적인 성격을 숨기기 위해서 외향적인 척 하고 애써 밝은 척 하는 버릇은 아마 그 무렵 생긴 듯 하다. 외로움을 감추기 위해 더욱 밝은 척 하는 껍데기.

 

이 책이 내게 잔잔한 감동을 준 것은 바로 비뚤어질 수 있는 나노카에게 주옥같은 사람들이 바른 길을 선사했다는 것이다. 결국은 따뜻함과 인간애 그리고 사랑을 이길 수 없음을 알려준다. 상처를 받은 만큼 타인에게 상처로 되갚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상처를 준 상대를 이해해야 함을 보여준다. 말은 쉽지만 결코 쉽지 않은 것들이다. 그럼에도 책을 읽는 그 순간에는 잠시나마 내 마음이 순수해질 수 있었고, 동심에 젖어들 수 있었다. 이 잠시동안의 마음이 뭉클하게 느껴질 정도라는 건 그동안 내가 얼마나 스스로를 삭막한 환경에 나 자신을 내몰고 자기방어를 했는지를 의미하는게 아닐까.

 

어쩌면 유치하고 어쩌면 말이 되지 않고 어쩌면 진부하지만, 그럼에도 감동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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