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령인명구조대
다카노 가즈아키 지음, 박재현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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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자살로 생을 마감한 네 명의 유령. 이들은 천국 혹은 지옥 어디로도 가지 못하고 자살로 죽은 죄값으로 인해 인간세계에 내려가 자신들처럼 자살하려는 사람들을 구조해내는 임무를 맡게 된다. 또 그 조건으로 천국행을 보장받는다. 기한은 7주. 그 7주 동안 총 백 명의 자살기도자를 구해내야 하는 것이다. 지상에 내려온 그들은 처음에는 막막해 했지만, 이내 일에 익숙해짐으로서 나름의 요령도 익히고 보람과 함께 자신과 같은 선택을 한 사람을 구해줌으로써 섣불리 죽음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한 점에 대한 회한도 때로는 느끼게 된다. 그렇지만 서로를 도와 열심히 임무를 수행한 결과, 결국 백 명의 자살을 시도하려 했던 사람들을 구하고, 그들은 임무 수행의 조건으로 편안히 천국으로 향하게 된다.

세상은 만만치 않다. 내가 스스로 모든걸 선택해야 할 시기에 이르러 많이 느낀건, 바로 이것이다. 냉정하고도 살벌한 곳에서 믿고 의지할 데라곤 사람의 따뜻한 정이지만, 때로는 이 또한 섣불리 기대하기 힘들 정도로 의심하게 되는건, 이런 인간의 나약한 심성을 악용하는 인간 또한 세상엔 많이 있으니까. 그리고 이 모든것의 전제는 대부분이 바로 '돈'인 것이다. 그 외에도 인간관계, 마음의 병, 또 육체의 병 등 이 책 속에서 소개된 자살의 원인만 해도 다양하다. 이는 작가 타카노 가즈아키가 직접 자살과 관련된 문헌 등을 취재한 결과라 할 수 있다. 그 중에서도 특히 '우울증'을 겪는 인물이 많은데, 이는 '우울증' 이라는 병이 현실에서도 얼마나 자살의 큰 원인이 되는 병인지를 입증하는 부분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네 명의 유령이 그런 우울증 환자를 어떻게 변화시켰는지를 보여줌으로써 우울증을 겪고 있는 현대인에게 좋은 해결책을 제시해 준다고 볼 수 있다. 무엇보다 긍정적인 마음가짐과 자신에 대해 관대해 지는 것. 또 적절한 휴식을 치유의 방법들로 소개했다.

살아가면서 자살을 한 번도 생각해보지 않고 살아가는 사람이 있을까. 누구든 아무리 사회적 지위가 높고 경제적으로 여유로워도 죽고 싶을 만큼 괴로운 일은 많든, 적든 다 한 번씩은 겪을 것이다. 그럴 때마다 어떤 마음가짐으로 어떻게 현실을 이겨나가느냐가 중요한 것이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따뜻함을 느낄 수 있는 사람 사이의 사랑이 아닐까. 얼음처럼 차가운 현실을 녹여버릴 수 있는 빛과 같은 사랑 말이다. 이 빛은 물론 자살 또한 막아줄 것이다. 세상의 수많은 숨겨진 빛이 밝아질 날은 언제쯤 올까라고 기다리기보단 나부터 사랑의 빛을 많은 사람들에게 나눠주자. 빛은 전염성이 강하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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