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풍선이의 죽음 해미시 맥베스 순경 시리즈 12
M. C. 비턴 지음, 전행선 옮김 / 현대문학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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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아껴 읽고 싶은 해미시 맥베스 시리즈. 스코틀랜드의 시골마을에서 아무런 야망이 없는 순경이 겪게 되는 갖가지 사건 이야기들이다. 야망은 없지만 사건을 척척 해결할 정도의 유능한 경찰인 해미시 맥베스. 이번 사건은 그가 살고 있는 고지 마을에 들어온 외부인이자 허풍쟁이의 죽음으로 시작된다.

 

서구 국가들이 대체적으로 개방적이긴 하지만 이 시리즈를 읽다보면 그런 곳에서도 시골은 여전히 보수적일 수 밖에 없다는 걸 느낀다. 한국의 시골처럼 이웃과의 왕래가 너무 잦다보니 소문이 무성하고 비밀이 없는 문화. 나같으면 차라리 익명으로 살아가는 도시가 더 편할 것 같은데도 해미시 맥베스는 이 시골을 떠날 생각이 없다. 경찰 노릇을 제대로 못한다고 욕을 먹어도 그는 이곳에 정을 붙이고 잘 살고 있기 때문이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건 바로 해미시와 프리실라와의 사랑 이야기. 깨져버린 약혼으로 둘의 사이가 서먹하거나 서로 싫어할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전혀 그렇지 않다. 신기할 정도로 어쩌면 둘은 너무나도 쿨한 사이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늘 줄다리기 하듯이 의도치 않은 밀당을 하고 인기 많은 해미시와 또한 인기많은 프리실라에게 여러 유혹이 오지만 둘은 이상하게도 그 유혹들에 쉽게 넘어가기가 힘들다. 서로를 의식하고 있기 때문에.

 

시리즈의 각 편마다 다양한 사건을 다루고 있지만, 극적인 전개보다는 다소 담담하고 평이한 구성으로 이어져 가고 있다. 그런 스토리 라인에서 해미시의 개가 죽은 것은 더 없이 큰 사건이 아닐 수 없다. 나 역시 강아지를 키우고 있는터라 펫로스 증후군을 겪지 않은 해미시가 더없이 신기해보인다. 물론 서구 사람들은 슬픔에 대한 감정이 크지 않긴 하지만 말이다.

 

사실 조금은 지루하기도 하지만 마치 연속극을 보는 듯한 재미에 쉽게 놓을 수가 없는 시리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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