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생활자 - 크리에이티브한 일상을 위한 178가지 정원 이야기 오경아의 정원학교 시리즈
오경아 글.그림 / 궁리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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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곰이 생각을 해보면 나는 인간보다는 동물과 식물을 더 좋아하는게 아닐까 싶다. 콘크리트 건물속에서 모니터앞에 앉아 똑딱거리며 8시간을 버티다가 집에 오면 나의 사랑하는 동물 가족인 '초코'가 반갑게 맞이해주고, 주말에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곳 중 하나인 율동공원으로 드라이브를 가곤 하니 말이다. 사람 사이의 피곤함은 이렇듯 동물과 식물이 위로가 되어준다.

 

얼마전에 화분에 꽃을 심고 키우는 재미를 느끼고 싶어서 본격적으로 꽃을 심어보았다. 다이소에서 영양흙을 사고 꽃씨를 사서 화분에 뿌린 후 매일 아침 출근 하기 전에 점검해본다. 싹이 하나 둘 트더니 아주 흐드러지게 핀다. 간격을 넓혀서 조금씩 심었어야 했었는데 그냥 씨를 마구 뿌려대서 나중에는 중기들이 엉킨다. 그런데도 용케 꽃이 핀다. 보랏빛 꽃이 잎이 닫히기도 하다가 다시 볼 때면 잎이 보여지기도 한다. 신기하고 아름답다. 이런 맛에 식물을 키운다는 것을 느꼈다.

 

이런 저런 핑계로 아직도 베란다에는 마른 흙이 굳어있는 화분이 내동댕이쳐져 있다. 늘 다시 꽃을 키워야 되는데 싶다가도 행동이 잘 안된다. 그런데 이 책을 읽은 후 다시 한 번 행동으로 돌입할 때가 되었음을 느꼈다. 잘 알지 못하는 여러 식물들을 소개해주는 짧은 글들이 얼마나 내가 식물과 담을 쌓고 살아왔는지를 돌이켜보게 한다. 예전에는 힐링의 의미로 심고 키웠는데 이제는 힐링을 다른 활동으로 하고 있지만, 결국 집안의 분위기를 아름답게 하며 생동감 있게 하는 것들은 식물임을 알게 되었다.

 

무심코 지나친 많은 나무들과 꽃들을 한장씩 소개해주는 구성으로 만들어진 책이다. 인간이 얼마나 식물의 도움을 많이 받는지를 알게 된다. 무엇보다도 '책'의 재료가 되는 나무의 역할은 늘 생각하지만 항상 경이롭고 감사하다. 그런 의미에서 인간의 이기심이 자연을 정복하려고 한다면 꼭 언젠가는 벌을 받게 된다. 순리를 거스른다는 것은 결코 쉽게 넘어갈 수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다시 화분에 아름다운 꽃을 심어볼 생각이다. 자연과 함께 할 때 가장 행복한 나는 어쩌면 나이 답지 않게 시골소녀의 기질이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이런 기질을 타고난게 참으로 다행이기도 하다. 언젠가 꼭 나만의 정원을 가진 집에서 사는 꿈을 꿀 수 있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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