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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홀릭
야마모토 후미오 지음, 양윤옥 옮김 / 창해 / 200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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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사랑하는 사람이 있으면 그 사람만 바라보고, 그것도 부족해 집착하고 내 모든 걸 헌신하는, 그런 나에게 '러브홀릭'이라는 말은 아름답고 애틋한 느낌보다는 끔찍하고 무서운 말의 느낌이 더 강하다. 과연 세상에 사랑하는 사람들 사이에 집착하지 않는 사랑이랑 과연 몇이나 있을까. 물론 많을 것이다. 하지만 너무나도 사랑함에도, 집착하지 않는다는건 겉과 속이 다른, 쿨한척하는 것에 불과한게 아닐까.
이런 집착이 한 여자를 이혼녀로 만들었다. 주인공 미나즈키이다. 잘못한 것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집착에의해 남편에게 이혼 통보를 받고 살아가던 중 그녀에게 막연히 동경만 해왔던 연예인이자 작가인 '이츠지 고지로'가 다가온다. 자기 감정에 너무나도 솔직한 그가 제멋대로이지만 사랑을 느낀 그녀는 과거의 사랑에 대한 죄책감으로 집착하지 않기 위해 그에 대해 냉정과 열정사이를 오간다. 여러 '어린 양'들이라 불리우는 여자들을 거느리는 그에게서 그녀도 한갓 일회용품처럼 재미가 없어지면 버려지는 존재가 될까 싶어 항상 불안해 하던 끝에, 결국 그녀는 또 다시 집착을 하게 된다.
처음의 뜨거웠던 감정이 점차 사라지면 사랑을 표현하는 방식에는 '기교'가 들어가게 마련이다. 그때쯤이면 서로가 너무나도 편한 사이가 되어, 뜨거웠던 감정이 우정처럼 이같이 아름다운 감정으로 바뀔 수 있지만, 그 시기가 오래되면 권태기가 오기 마련. 그 때가 되어, 둘은 이 시기를 잘 넘길 수도, 혹은 헤어질 수도 있을 것이다. 사랑이라는건 언제나 생각하는거지만 참으로 짧으면서도 강력한 그 무엇이 아닐 수가 없다. 그 짧은 시기동안의 행복감이라는건 말로 형언할 수 없을 정도로 행복하게 하지만, 그 사랑이 행여나 이루어질 수 없는 힘든 것일 경우에는 그것만큼 아픈 것도 있을까.
모든건 많이 하고 익숙해질수록 요령이 생기게 마련이다. 사랑도 예외는 아닐테지. 많은 사람을 만나고 사랑할 수록 처음 사랑했을 때의 뜨거웠던 감정은 점점 무덤덤해질테고, 사랑을 표현하는 방법에도 순수보다는 기교가 더 들어가게 마련이다. 책에 나오는 두 남자는 그런 사람들이었고, 미나즈키는 그런 사람들로 인해 사랑에의 순수성에 상처를 입고, 점점 지쳐간다. 그렇게 함으로서 다른 사랑을 할 때마다 점점 상대에게 집착하지 않기 위해 병적으로 조심해지는 증상까지 겪는다. 하지만 그녀의 이런 조심스러움도 '사랑'이라는 이 뜨거운 감정 앞에서는 무력해질 뿐이다. 그녀야말로 정말 순수하고 인간적이지 아니할 수가 없는 것이다.
나도 그러고 싶다. '집착'이라는게 너무나도 상대방과 나를 옭아매고 지치게 하는 것이지만, 사랑에 있어서의 뜨거운 그 마음만큼은 아무리 많은 사랑을 해도 영원히 간직하고 싶다.
사랑과 감기엔 면역이 없다고 하지 않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