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지왕 사형집행인의 딸 시리즈 3
올리퍼 푀치 지음, 김승욱 옮김 / 문예출판사 / 2014년 12월
평점 :
절판


완간된 시리즈를 접할 때면 다소 지루해질까봐 시리즈의 각 편을 넘어갈 때마다 다른 책으로 환기(?)를 시키곤 한다. 그런데 놀랍게도 사형집행인의 딸 시리즈는 그렇게 할 수가 없다. 뭐랄까.... 각 편마다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이 너무 강한데다가 각각의 이야기 또한 그 완성도에 의심이 될 수 없을 정도로 훌륭하기 때문에 바로 다음 편을 찾게 된다. 다행히도 5편까지 나와 있어서 기다림의 잔인함(?)을 겪지 않아도 되어 감사할 따름이다.

 

이번 편에는 제목에서 연상할 수 있듯, 거지들이 많이 나온다. 중세 독일을 다루다보니 시리즈 전체적으로 배경 묘사를 할 때 도시의 분위기가 각종 오물과 그로 인해 발생하는 역한 냄새를 자주 표현한다. 여름에는 도시의 쓰레기를 사형집행인이 치워야 하는 의무임을 이번 편에서 보여준다. 독특하게도 이 편의 배경은 숀가우가 아니라 레겐스부르크라는 지역이다. 야콥 퀴슬의 여동생이 병에 걸려 위중한 상태라는 편지를 받은 후, 그가 그 곳으로 떠나게 되고 그의 딸 막달레나와 남자친구인 지몬 또한 그 뒤를 밟는다. 사건의 시작과 해결 모두 그 낯선 도시를 배경으로 다루어지게 된다.

 

이 시리즈의 가장 큰 매력은 바로 픽션과 팩트가 조화롭게 이루어졌다는 점이다. 이번 편에서 소개된 레겐스부르크라는 지역에 대해서 저자가 책의 끝 부분에 여행 코스로서 잘 설명해주고 있다. 소설의 마지막에 이렇게 독자를 위해서 여행을 위한 가이드 역할을 하는 책은 최초로 접해본 것 같다. 이렇게 소설로서 독자의 정신을 쏙 빼놓고 실제로 소설속에 나온 장소를 친절히 소개해주다니.... 이보다 더 매력적일 수 있을까.

 

알다시피 사형집행인은 실존했던 인물이었으며, 이번 편에 나온 몇몇 캐릭터 또한 실존했지만 소설을 위해서 다소 캐릭터를 바꾼 경우도 있다고 한다.

 

배경이 중세 독일이기에 그 당시 창궐했던 온갖 역병들 또한 소설 속에 등장한다. 그 당시 사회의 종교와 문화에 대해서도 간접적으로 경험해볼 수 있어서 그 어떤 역사책보다도 훨씬 재미있다. 시리즈를 접할 수록 다음 편이 더욱 기대될 정도로 최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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