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8년 전쯤
이 옷을 입고 나갔다가
차였다.
간만에 무리해서 그럴듯한 옷을 산 거였고,
캐논 DSLR도 들고 있었는데,
소심한 그 녀석은
이런 겉모습을 부유함으로 착각했던 것 같다.
지금이나 그때나
난 부유함과 거리가 먼 사람인데......
최대한 신경쓰고 나간 게 독이 될 줄은 몰랐다.
내 사진 촬영을 위해,
꽤 먼 곳까지 운전을 해 주던 그에게
집에 들어가는 나를 차안에서 지켜보던 그에게
나는 더 반했는데,
그는 반대였다.
오랜만에 그 옷을 입고 나갔는데,
예쁘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
그지같이 하고 다닐 때는 아무도 신경쓰지 않았는데...
어제가 월급날이어서
집에 들렀는데,
막 열무를 옮기고 있는
엄마,엄마 동네친구와 마주쳤다.
그분은 최근에 친해진 분이라,
얘기만 많이 들었고 처음 얼굴을 봤다.
엄마가 그렇게 잘 꾸미고 다니라면서
동네 사람 앞에서 후줄근 했으면 어쩔뻔 했느냐고 하신다.
이젠 신경 쓰지 않고는 본가에 갈 수도 없는 처지다.
그놈의 결혼이 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