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와 나 사이에 뭐가 남았을까?

아니 뭐가 남아 있을까?

 

가부장 사회 전형적인 장남 아버지에게,

운동을 싫어하는 아버지에게,

병마의 그림자가 드리우는 데도

자식에게 알리고 싶어하지 않는,

자신은 문제를 해결해 주는 사람이지

문제를 던져주는 사람이 아니기를 바라는

아버지에게......

 

아빠와 엄마 사이에 비밀이 없듯이,

엄마와 나 사이에도 비밀이 없는데,

모르게 하려하는 그의 뜻대로

언급하지 않을 뿐이다.

 

저녁 시간에

집에 갔던 것은

엄마가 목적이었지만,

아빠에게 묻고 싶은 것도 있었다.

노건호씨의 발언을

아빠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했다.

 

아빠와 나는 그런 얘기만 한다.

보통 내가 먼저 질문을 한다.

정치 이야기를 하는데,

한때는 같은 편이었는데,

요즘은 다른 길을 걷고 있다.

 

아직 9시밖에 안됐는데

아버지는 선잠이 들었다.

얘기를 꺼내보지도 못하고,

잠든 아빠 옆에서 엄마랑 재미없는 일일극 하나 보고

집에 돌아왔다.

 

누구나

늙어가는 건데

참 서글픈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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