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래쉬 (2disc)
폴 해기스 감독, 맷 딜런 외 출연 / 엔터원 / 2006년 6월
평점 :
품절


이번 아카데미 시상식때를 회상해 보면 독보적인 한 작품이 상을 석권한 경우가 아닌 몇개의
영화들이 상을 나눠가진 듯한 인상이였다. 그중에 굵직굵직한 상은 독식을 한 영화 `크레쉬'
를 만나봤다.

피부색이 틀리다는 이유로 온갖 차별이 존재하는 LA가 무대인 이 영화는 부드러운 극의 전개
에 비해 속내는 불쾌하고 혐오스러울 정도의 인종차별을 여과없이 보여주고 있다.
사회적 신분이 높으나 흑인이라는 이유로 쓰레기로 분류해도 적당할 백인 경찰에게 취조를
핑계로 성추행을 당하는 흑인 부부. 쓰레기같은 백인 경찰이지만 아버지의 병때문에 담당
흑인 공무원에게 모욕을 받는 입장. 아랍인이라는 이유로 총포상에서 총을 살때도 온갖 시비가
일어났던 소매점 아랍인. 몸에 문신이 있고 유색인종이라는 이유로 범죄자 취급을 받았던
열쇠공....등등... 영화에 나오는 모든 존재인물은 피부색에 따라 차별을 받고 부당한 대우를
받는 위치에 서있다고 보고 싶다.

극의 중후반부터 해소되기 시작하는 갈등은 과격한 양상을 보인다.
생명을 구해주는 극적인 갈등해소에서 부터 결국 흑인이라는 이유로 선의를 가진 경찰의 총에
목숨을 잃어버리는 충격적인 갈등해소까지....
영화가 끝나면서 나오는 등장인물들의 여러 갈등들은 조금씩 혹은 급진적으로 해결되어 가고
소멸되어 가는 느낌이 든다. 그러나 끝난 영화에서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는 시점에서도 여전히
마음속에서 가지시 않는 그 앙금과 찝찝함은 싸구려 초콜릿의 처음의 단맛에 환호하다가도 뒤
에 남는 그 찝찝한 끝맛의 여운처럼 묵중한 느낌으로 다가온다.

피부색이 틀려도 차별을 받고, 사상이 틀려도 차별을 받고, 쓰는 언어가 틀려도 차별을 받고
부의 격차에 따라 차별을 받는 것이 만물의 영장이라는 인간의 한계라고 생각된다.그러나
한계는 초월하고 파괴하는 의미로 존재하는 단어라고 생각되어진다. 사회가 발달하고 문명이
첨단화가 되어도 이러한 전근대적인 차별을 부셔버리는 의미로써 이 영화 제목 `크레쉬'는
너무나 적절하지 않을까 싶다. 인종간의 차별을 `충돌'이라는 의미로 이 단어를 선택했겠지만
말이다.

상을 받아 마땅하고, 근래 봤던 영화중에 가장 값나가는 보물이 아니였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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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드 2006-06-06 11: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몇가지 버전으로 봤는데, 포스터들이 절묘해요. 근데, 다른 인종을 구하는 역이 항상 백인이라는게 맘에 걸린다고 누가 그러긴 했는데, 영화는 뭐랄까, 굉장히 신경 거슬리지요. 좋지만, 신경 무지하게 거슬리는 영화. 였어요.

2006-06-06 11: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Mephistopheles 2006-06-06 14: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이드님 // 맞아요 영화 보면서 찜찜했던 이유가 바로 그것 때문일지도 모르겠어요
그래도 백인 하나는 사람을 구했지만 또다른 백인하나는 흑인을 죽였잖아요..^^
속삭이신분 // 허걱...집에서는 아주 약간 거리가 있고 사무실하고는 엄청 가깝군요..^^

로드무비 2006-06-07 16: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영화 보고 싶었는데 놓쳤어요.
꼭 보겠습니다, 불끈!=3

Mephistopheles 2006-06-07 17: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러가지 버젼이 존재하는 듯 해요..하긴 결말을 여러가지로 낼 수 있는 충분한 스토리가 있는 영화다 보니 가능할 듯 하네요..^^ 꼭 보세요 로드무비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