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을 하니 아침 7시 40분...약간 졸리는 듯한 느낌..

오늘 아침 국가의 의무를 수행하고자 모 초등학교에 7시까지 집합 하였다.
형식적인 도장 두방을 찍고 입만 뻥긋 거렸던 애국가 제창...그리고 민방위
대원으로서의 의무재창. 동장의 잠깐의 훈화말씀...

이러한 일련의 과정하고는 틀리게 약간 다른 부분이 있었다면 아침에 도장을
받기위해 줄을 서다가 명함 3장을 받았다는 것이다. 지역의원 선거를 앞두고
발빠른 후보자들이 통지서의 도장을 찍는 시간을 이용해 열심히 얼굴도장을
찍고 있는 풍경이였다. 워낙에 길거리에서 선전종이나 그런 걸 받아도 그 걸
준 사람의 가시거리 안에서 버리는 행동을 못하는 소심증이라 지금도 주머
니에 그 명함이 고이고이 간직(?)되어 있다. 물론 동장양반의 훈화 말씀 도
중에 뒤에 써있는 그 분들의 약력도 봤다. 그냥 저냥 한숨만 나왔다.

형식적인 민방위 훈련이라지만 꼭 튀는 사람이 한두명이 있었다.
가장 쇼킹했던 건 작년에 소집 끝나고 돌아서는데 학교 운동장 끝자락에서
거품을 물고 눈을 뒤집고 바들바들 떠는 양반을 목격한 것이였다.
아마도 간질이 아니였나 의심되는 순간이였다.

오늘도 역시 그런 분이 한분 계셨다.
교문앞에서 나눠주는 명함을 발기발기 찢으시면서 큰 목청으로 육두문자를 섞
어가면서 평소에 잘해..!!! 외쳐주시던 그 양반. 결국 동장의 훈화 도중에 또
다른 육두문자로 빨리 끝내라는 결코 절대미성이 아닌 목소리로 고래고래 소리
를 지르시더라는..

평소와는 다르게 거의 두 간 빠르게 출근을 했더니 좋은 점이 하나 있었다.
사무실 앞에 모여고의 상콤하고 풋풋한 여고생들과 발을 맞춰 걸었다는 정도...
확실히 젊은 건 좋은 것이요, 풋풋한 건 아름다운 것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확
인시켜 주는 아침이 아니였나 싶다. 그래도 교문으로 들어가는 그녀들의 모습을
보면서 왠지 안스러원 느낌은 지울 수가 없었다는..
그녀들을 보고 있자니 덩달아 젊어진 기분도 들고 웬지 모르게 아침 출근길이 다
른날보다 가벼웠지 않았나 싶다.

이래저래 평소보다 일찍 시작한 아침..월요일의 태양은 떴고 이제 또 전쟁시작
되겠다...

뱀꼬리1: 그 모여고 교정을 살펴보면 다른곳 보다 개나리와 진달래가 발빠르게
            개화가 되어 있을 걸 목격했다. 이걸 어떻게 설명해야 하나...??

뱀꼬리2: 모여고 앞에서 잠깐 웃음이 나왔다. 시대가 흘러도 여전히 멋을 부릴려
           는 학생과 이를 제지할려는 교사들의 실랑이가 목격되었기 때문이다.
           내 앞을 질러가던 여학생의 치마가 다른 학생들보다 유난히 짧아 보였는
           데 여지없이 교문 근처에서는 치마를 잡아 땡기는 센스를 발휘하더라는....
           귀엽다고 느껴지는 순간... 내가 벌써 그런 나이인가하는 잠깐 기분 나
           쁠 뻔한 찰나의 순간이 있었다는...


댓글(5)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아영엄마 2006-03-27 08: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오늘 소집땜시 6시 40분에 일어났습니다. 뭐 제가 출석체크하러 간 건 아니지만...^^;; 아마 가족중 누가 대신 가도 된다고 했으면 우리집 양반은 저를 보냈을지도...@@;;

Mephistopheles 2006-03-27 09: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옛날엔 그게 가능했는데 요즘은 동네마다 빡빡하게 구는 곳도 있다더군요..^^

2006-03-27 09: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mong 2006-03-27 09: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재의 달인 축하드립니다~
진도 빠르신 메피스토님 ^^

Mephistopheles 2006-03-27 10: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삭이신분// 감솨합니다 재빠르게 수정했어요..^^ 또 한분 빨간펜 선생님이 늘어났습니다..^^
몽님// 방금 확인했네요...허걱 나에게도 이런 영광이..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