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아름다운 건물은 무엇인가요.?
누군가 물어본다면 난 서울 정동에 있는 대한 성공회 성당입니다..라고 말 할 것이다.
건축물 자체의 외형의 아름다움을 말하기 앞서 이 건물의 사연 또한 너무나 아름
답고 멋지기 때문이다.
일제 강점기에 지어진 이 건물은 사실 그때 당시 다 짓지 못한 미완의 건물이였다.
원래 장방형의 십자가 모양을 형성화 해야 했지만 외압에 의한 일자형의 반쪽자리
건물로 지내온지 100여년이 흐른 후 대한 성공회 100주년을 기념하여 1996년
광장건축의 김원이라는 분의 설계로 증축이 된 건물이다.
재미있는 사실은 당시 의뢰를 받은 건축가는 자신의 아이디어를 총 동원해 철과
유리로 구성된 현대적인 형태로 나머지 증축분을 완성하려 했단다.
그런데 영국의 한 촌구석 박물관에 원본 설계도가 보관되어 있다는 소식을 듣고
관계자 일동이 영국으로 날라가 설계도를 살펴 보게 되었다.
100여년이 지난 설계도면은 단순한 설계도면이 아닌 예술품 그 자체였으며, 당시
설계자였던 `아서 딕슨' 이라는 영국인 건축가의 이 위대한 작품 앞에 김원씨는
깊은 감동을 받았다고 한다.
결국 자신이 구성한 증축계획을 전면 재수정해서 원본 설계도의 이미지대로
층축을 하게 되었다.
나 역시 우연히 본 그 설계도면에서 문손잡이 경첩 창틀등 현대건축에선 대량생산
으로 개체적인 의미가 쇠퇴해버린 세밀한 부분까지 신경 쓴 딕슨의 설계도에 깊은
감동과 함께 엄청난 자기반성을 헸던 기억이 있다.
또한 증축 당시 기존의 조적과 같은 질감을 얻기 위해 시공을 했던 건설회사
측에선 비슷한 토질의 중국에서 벽돌을 만들어 조달했던 시공건설회사의 숨은
노력 또한 이 건물의 아름다운 사연 중에 하나라고 보고 싶다.
증축 후 우연히 구경갔다 성공회 관계자분의 자세한 설명을 들었을 때 이 성당의
많은 비밀아닌 비밀을 알게 된 것이 있었다.
첫번째는 이 성공회 성당의 중앙 바닥에는 어떤 인물의 전신상이 부조로
조각되어 있다. 대한 성공회 1대 교주이신 그분의 시신이 그 부조 밑에 안치되어
있다고 한다.
두번째는 초기 건물 완성 시, 완공식을 기념해서 전세계 성공회 성당이 한날 한시에
타종을 해서 이 건물의 완공을 축하 해줬다고 한다.
그 밖에도 널리 알려진 사실로는 동양에서 유일한 로마네스크 양식의 건물이라는 것
또한 이 건축물의 아름다움을 돋보이게 하는 요소가 아닌가 싶다.
아주 가끔 이 건축물을 지나칠 때 마다 나는 잠시 멈춰 서서 이 건물을 바라본다.
100년전의 건축가의 예술혼과 100여년이 지난 후의 겸손하고 겸허한 건축가의
마음가짐에 난 언제나 반성을 하며 감동을 한다.
외피의 아름다움과 더불어 이 건물의 성립과 관계된 모든 사람들의 아름다운 모습에
감동하는 사람은 아마 나 뿐만은 아닐꺼라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