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자-춘추전국시대 - Confucius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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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영종료


요즘 중국영화들의 공통적 특징을 찾아보면 픽션이 아닌 실존일물에 대한 이야기가 주로 이룬다. 그 주제는 오래된 역사를 자랑하는 중국의 수많은 위인들을 시대를 가리지 않고 추출하여 대부분 부정적 시각보다 긍정적인 시각을 유지하며 미화시키고 부각시키는 수순을 밟는다. 이쯤에서 우리는 그리 달콤하지 않고 불쾌한 느낌을 선사받는다.

중화제일사상이라는 그들의 독선적 사상이 스멀스멀 영화 속 여기저기 화려한 장식을 달고 범람하기 시작한다. 얼마 전에 우연히 보게 된 '공자' 역시 이런 느낌이 지배적인 영화 중 하나이다. 더불어 사상가이며 학자의 이미지를 강조하기에 앞서 정치적 처세술과 병법을 강조하며 새로운 공자의 탄생을 만들어 보여주는 주제를 포함하고 있다.

하지만 인정할 수밖에 없는 건 그들이 영화에 심어놓은 중화제일주의가 아닌 공자의 영향력이다. 아시다시피 공자의 사상은 공자가 살아있었던 시대가 아닌 그가 죽고 나서 수백 년 혹은 수천 년이 지난 후 아직까지 다른 나라는 모르겠지만 우리나라에 크나큰 영향을 주고 있으니 말이다.

대한민국이라는 땅덩어리 봉건왕국의 마지막을 새겼던 ‘조선’이란 나라는 공자가 주장한 ‘유교’의 영향을 본토 중국보다 더욱 심도 있게 전반적으로 받아 들였던 나리 중에 하나였다. 이런 영향력이 영화의 마지막에 공자가 숨을 거두며 유언처럼 내뱉었던 ‘ 이 책(자기가 평생 집필했던)의 내용으로 후세의 사람들은 나를 이해하거나 오해하게 될 것이다.’에서 조선은 어쩌면 크나큰 오해를 했을지도 모른다. 여러 역사학자들이 조선이란 나라 자체를 부정하는 이유도 아마 같은 맥락일지도 모른다.

더불어 그의 사상을 오늘 현재시점까지 끌고 와보면 영화 속 내용과 다르지 않아 보인다. 영화 속 공자는 예를 중시하고 법치의 중요성을 강조하였으나, 그의 사상과 교육은 지나친 이상주의적 평가로 인해 좌절하고 실패하게 된다. 시간이 엄청나게 흘렀어도 역시 공자의 사상과 교육은 이상주의에 지나지 않아 보인다. 멀리 갈 필요도 없이 우리는 예가 아님에도 보고 말하고 행하기까지 하며 어떤 거리낌이 없으니 말이다. 한 술 더 떠 자기가 한 모든 행동이 예이며 정의라고 합리화시키며 남에게 주입시키는 지경까지 왔다. 이미 가루가 돼 버렸을 공자가 무덤 속에서 벌떡 일어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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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jy 2010-05-21 22: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긴 자가 쓰는 역사가 세월이 지나도 똑같이? 아니 더 나쁘게 반복되는 이유는 도대체 뭘까요? 인간의 유전자는 용량도 작고 버그도 심한듯--;

Mephistopheles 2010-05-27 13:16   좋아요 0 | URL
제가 요즘 NGO(내셔널 지오그래픽)의 다큐 중 우주관련 다큐를 즐겨 보는데요. 이 넓은 우주에 비하면 인간은 진짜.....박테리아 '급' 일 뿐이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