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그 동안 한가했다. 이제 슬슬 입질이 오기 시작하는 3월이 다가온다. 아마도 또 다시 바뻐질 분위기다. 사무실의 자리배정을 다시 했다. 명목은 팀 별로 구분을 한다고는 하지만 일이 한쪽으로 쏠리면 이일, 저일 끌려 다니다 작년과 비슷한 분위기가 재탕될 것 같은 상황이지만 이번만큼은 뭔가 행동을 바꿔야 할 것 같다.

작년 한해를 돌이켜보면 일이 특정 개인에게 지나치게 편중되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각자 균등하게 일량을 조절해줘도 한쪽에서 펑크가 나면 시간에 맞춰 일을 마친 사람이 쉴 시간도 없이 그 나머지 일이 떨어지게 되니 말이다. 문제는 언제나 똑같은 사람이 펑크를 내고 덜 일하다 보니 다람쥐 쳇바퀴 도는 악순환의 연속이 되고 있다. 자리배정도 다시 했으니 이번만큼은 팀의 독립성과 자율성을 강조해야 할 것 같다. 그래도 명색이 팀장인데 팀원들 과부하 걸리지 않는 한 해를 만들어 보고 싶다.

2.
예상대로 김연아는 금메달을 따긴 했지만 개인적인 생각으로 감동과 더불어 애잔함이 다가온다. 그녀가 금메달을 확정하는 순간 방송과 언론매체는 약속이나 한 듯 그녀가 걸어온 삶을 재조명하기 바빴다. 기쁜 시기가 있었지만 힘들고 어려운 시기도 있었음을 보여주는 장면이 나온다. 심각하게 은퇴를 고려해야 할 정도로 몸은 만신창이가 되고 겨우겨우 재활에 성공해 지금의 자리에 섰다고 한다.

20세의 나이에 그녀는 너무나 험한 길을 걸어 온 것 같다. 벌써부터 허리디스크와 고관절질환까지 상이용사의 전쟁의 상흔처럼 그 어린 몸에 훈장처럼 새겨져 있다고 한다. 물론 측정이 불가능한 천문학적인 부를 가져온 노력의 결과가 존재하지만 그녀가 그 나이의 소녀들이 누렸던 모든 즐거움을 송두리째 저당 잡히고 이뤄낸 결과를 바라보는 입장에서 기쁨과 연민을 함께 느끼게 된다. 

3.
김연아가 금메달을 확정하는 그 날, MBC는 산산이 박살났다 보다. 날짜한번 기가 막히게 잡았더라. 더불어 씨방새(SBS) 저녁 시간에 편성된 토론프로그램에서 불법농지취득의 문제를 안고 있으면서도 아직도 청와대 고위관직에 들러붙어 있는 어떤 인물은 실실 웃는 인상으로 ‘요즘처럼 공명정대한 언론문화가 정착된 시기가 어디 있습니까?’ 라고 씨부렁거리는 모습을 우연히 채널서핑을 통해 듣게 되면서 뒷목을 잡을 뻔 했다.  

옛말에 군주가 부덕하면 주변에 간신배들이 들끓는다고 했는데 딱 그 말이 맞는 것 같다. 더불어 인류 역사상 독재자와 간신배의 결말은 언제나 비참하고 초라했다는 사실 또한 굳이 상기할 필요성은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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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연 2010-02-27 23: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지막 문단에서 바로 추천 꾸욱...김연아에 환호하면서도 우는 그아이 모습에 참 힘들었구나 부담스러웠구나 해서 쨘한 마음 지울 수가 없었지요.

Mephistopheles 2010-03-03 16:40   좋아요 0 | URL
이제 그만 그녀를 놔줬으면 합니다. 잘했잖아요. 뭘 더 바래요...

개인주의 2010-02-28 21: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공명정대..?

Mephistopheles 2010-03-03 16:41   좋아요 0 | URL
예 공명정대라고 뚜렷하게 말하더군요. 이X관 이 아저씨가...ㅋㅋ

전호인 2010-03-03 15: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올림픽 등 이벤트성(?0스포츠가 있는 날은 방송국 사장들 목날아가고 낙하산 사장 내려보내는 날로 공식화 되어 있지요. 국민들의 금메달 등에 환호할 때 스리슬쩍 끼워넣는 인간들 떳떳하지 못한 일이면 하지 말아야지........원, 한숨만이 위로의 수단이 되었습니다.

Mephistopheles 2010-03-03 16:42   좋아요 0 | URL
자기는 정치에 환멸을 느낀다. 정치인에게 거부감이 있다 말하며 역대 정치인들보다 더 치졸하고 저급한 방법을 잘도 써먹는걸 보고 뛰는 놈 위에 나는 놈 있구나. 란 말이 그냥 떠오르더군요..ㅋㅋ

순오기 2010-03-03 23: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연아~ 친구들과 떡볶이 먹으며 수다 떠는 청춘도 누려야지요.
국민들이 연아에 열광할 때 그 인간들은 그런 일을 버젓이 질러대지요.ㅠㅜ

Mephistopheles 2010-03-05 09:35   좋아요 0 | URL
이번 1박 2일도...청와대 가카때문이라고 하더군요. 더불어 공항에서 나오는 연아를 인촌 아저씨가 덤볐다가 회피당하는 사진도 있습니다.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