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제: 석양의 갱들
원제: Duck, You Sucker
감독: 세르지오 레오네
출연: 제임스 코번, 로드 스타이거
제작: 1971년 / 이탈리아, 미국
방송길이: 157분 / 컬러
나이등급: 15세
HD 방송

줄거리
혁명이 한창이던 20세기 초의 멕시코. 거지꼴을 한 사내가 지나가던 역마차에 구걸하듯 동승한다. 마차에 타고 있던 거만한 부자들과 성직자는 이 사내를 짐승 쳐다보듯 멸시하지만 역마차는 황폐한 마을을 지나가던 도중 부랑자들의 습격을 받는다. 마차를 얻어 탄 사내의 이름은 후안 미란다(로드 스타이거 분), 그의 정체는 이 부랑자들로 구성된 도적단의 두목이었다. 후안은 자신을 짐승처럼 멸시하던 사람들의 돈과 옷까지 빼앗아 내쫓아버린다. 그런데 강도행각이 마무리될 무렵, 바위산이 폭파되더니 한 사내가 강도단 앞을 유유히 지나간다. 후안은 이 무례한 사나이가 몰고 가던 오토바이의 바퀴에 총을 쏴서 펑크를 내버린다. 그러자 오토바이에서 내린 사나이는 강도단이 약탈한 역마차의 지붕을 폭약으로 날려버린다. 시골뜨기 강도단의 두목 후안과 아일랜드의 폭약 전문가 존 말로리(제임스 코번 분)의 만남은 이렇게 시작된다. 존은 과거 아일랜드 독립운동에 몸담았다가 실패한 뒤 추적을 피해 멕시코로 건너온 상태.
다이너마이트의 위력을 알아본 후안은 존에게 메사 베르데에 있는 은행을 털자고 제안을 한다. 후안의 아버지가 한때 시도했다가 실패한 뒤로 은행털이는 후안의 오랜 꿈이었다. 하지만 존은 이 제안을 거절한다. 결국 후안이 존의 오토바이를 벌집으로 만들고, 존은 역마차를 완전히 날려버리고 나서야 이들은 메사 베르데까지 동행하기로 합의한다. 우여곡절 끝에 존과 후안 일행은 메사 베르데에서 합류하는 데 성공한다. 하지만 이곳에 있는 은행 주변은 무장한 멕시코 정부군들이 삼엄한 경계를 펼치는 가운데 혁명에 가담한 사람들을 공개적으로 총살하는 등, 후안이 생각했던 만만한 곳이 아니었다. 존은 정부군을 몰아내고 은행을 기습하려는 동지들에게 후안을 소개한다. 이윽고 작전이 시작되고 후안 패거리들은 은행에 돌입하는 데 성공하지만 이들을 기다리는 건 금은보화가 아니라 수백 명이 감금된 멕시코 혁명군들이었다. 후안은 졸지에 혁명군의 영웅이 되어버리지만 혁명 따위는 그의 관심사가 아니었다. 후안의 꿈은 미국으로 가서 은행을 터는 것. 하지만 정부군에게 쫓기는 신세가 되어 결국은 정부군의 손에 가족들을 모두 잃고 마는데...

주제
본 작품은 세르지오 레오네 감독이 마지막으로 연출한 서부극으로, ‘A Fistful of Dynamite’라는 영문 제목 덕분에 레오네의 ‘무법자 시리즈’ 1편 격인 <황야의 무법자 (A Fistful of Dollars, 1964)>를 연상시키기도 한다. 하지만 여러 가지 면에서 ‘무법자’ 시리즈와는 궤를 달리한다. 우선 기존의 무법자 시리즈는 ‘물질’이 지배하는 서부시대를 풍자했지만, 본 작품에서는 도입부에서부터 ‘마오쩌둥의 혁명론‘이 등장하며 달라진 분위기를 암시한다.

혁명이란 사교적인 만찬도 아니고
문학 작품을 집필하는 것도 아니고
그림을 그리거나 자수를 놓는 것도 아니다.
혁명은 결코 우아하거나 정중하지 않다.
혁명의 본질은 바로 폭력이다.
- 마오쩌둥

이탈리아 웨스턴(마카로니 웨스턴)이라는 신개념의 서부극을 창시한 세르지오 레오네 감독은 본 작품에서는 ‘혁명’을 전면에 내세우며 이탈리아 웨스턴의 영역을 더욱 확대한 셈이다.

감상 포인트
‘평범한’ 시골 강도단의 두목 후안이 우연히 만나게 된 폭파 전문가와 은행털이에 나섰다가 혁명의 영웅이 된다. 정작 자신은 혁명에 관심도 없었고 가족들과 패거리를 먹여 살릴 ‘돈’이 목적이었지만 이 사건 이후 그의 운명은 완전히 달라진다. 존은 한때 아일랜드 독립운동에 가담했던 혁명가였지만 친구의 배신으로 회의를 느끼고 멕시코로 건너온 인물이다. 정작 자신은 혁명에 대해 냉소적이지만 별다른 고민 없이 후안의 패거리를 혁명으로 몰아넣고 멕시코에서도 배신자로 인해 수많은 혁명가들이 목숨을 잃는걸 지켜보게 된다.

영화는 두 남자의 코믹한 만남에서부터 장엄한 마지막까지를 그리고 있는데 멕시코 정부군이 혁명군을 기관총으로 대량 학살하는 장면이나 다이너마이트로 다리를 폭파하고 열차끼리 정면으로 충돌하는 장면은 서부영화보다는 전쟁영화에 가까울 정도로 스펙터클하다. 제임스 코번과 로드 스타이거의 연기가 일품이고 감독의 연출력, 엔니오 모리꼬네의 아름다운 음악까지 더해진 숨겨진 걸작. 원래 피터 보그다노비치가 연출을 맡을 예정이었으나 두 주연배우가 강력하게 항의해서 세르지오 레오네가 연출했다는 후일담이 전해진다.

영화의 시대배경인 1910년대는 이미 ‘미국의 서부시대’가 종말을 고한 이후지만, 혁명이 한창인 멕시코의 풍경은 미국의 서부시대와 별반 다르지 않다. 하지만 존이 말 대신 오토바이를 타고 등장하는 장면에서부터 전형적인 서부영화의 ‘규격’은 흔들리기 시작한다. 참고로 주인공들이 휘두르는 MG42 기관총이나 하이파워 자동권총은 멕시코 혁명이 끝나고 수십 년 뒤에나 등장하기 때문에 옥의 티.

감독
세르지오 레오네 (Sergio Leone / 1929-1989)
이탈리아 로마 출생으로 무성 영화감독인 빈센조 레오네의 아들로 태어나 자연스럽게 영화계에 입문했다. 2차 대전으로 황폐화된 유럽 영화산업이 그 주도권을 미국에 내준 시점에 유럽에서 작업하던 많은 미국영화의 조감독으로 감독 경력을 시작했다. 1960년 <오드의 투기장 (The Colossus Of Rhodes, 1960)>이란 작품으로 연출가에 데뷔했으며 ‘스파게티 웨스턴의 탄생’을 알린 <황야의 무법자 (A Fistful Of Dollars, 1964)>로 시작해서 <석양의 건맨 (For A Few Dollars More, 1965)>, <석양의 무법자 (The Good, The Bad And The Ugly, 1966), <옛날 옛적 서부에서 (1969)>등의 작품으로 미국식 영웅 신화를 깨트리는 자신만의 작품세계로 확실히 자리 잡는 데 성공한다. 이후 <옛날 옛적 서부에서 (Once Upon a Time in the West, 1968)>와 <석양의 갱들 (A Fistful Of Dynamite, 1971)>을 발표한 뒤 오랫동안 은둔에 들어갔다가 1984년에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 (Once Upon a Time in America)>라는 그의 최대 걸작을 발표한다. 스파게티 웨스턴 전문이라는 오명을 떼어버리게 한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는 미국으로 건너온 이탈리아 이민자들의 삶을 4시간에 달하는 긴 러닝타임 동안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독특한 편집으로 그리고 있는데, 이후 등장한 어떤 작품도 범접하지 못할 정도로 완성도 높은 필름누아르의 걸작으로 손꼽힌다. 그는 ‘옛날 옛적 러시아에서’라는 프로젝트로 러시아혁명을 담아내려고 했지만 1989년에 사망했다.
  <출처 : EBS 세계의 명화>

EBS 덕에 뇌세포에서 거의 소멸해가고 있던 명화 중에 명화를 오늘 만나다. 

 

 

 

그 당시엔 CG가 없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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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이에자이트 2009-03-08 14: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거 텔리비전에서 세 번 정도 봤습니다.이 영화 배경 바로 앞이 사파타가 활약하던 시대일 겁니다.제임스 코번 정말 멋있지요.이제 주연배우 감독 모두 저 세상 사람이 되었지요.엔니오 모리코네만 남았군요.제임스 코번이 제일 처음 등장할 때 오토바이가 고장나서 로드 스타이거에게 걸어 오는 장면에서 나오는 그 독특한 음악...그리고 중간중간 나오는 숑숑숑...

Mephistopheles 2009-03-08 23:42   좋아요 0 | URL
영화 배경에선 나오진 않지만 사파타와 판초 비아가 등장합니다. 찾아보니 동영상이 있어 찾아 봤습니다. 영화도 대단하지만 역시 모리코네 할아버지 음악도 대단합니다.

2009-03-08 17: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3-08 23: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3-09 22: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심술 2009-03-08 17: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작품은 아직 못 봤는데 이스트우드 나오는 마카로니 웨스턴은 다 봤죠. 몇번씩이나.

Mephistopheles 2009-03-08 23:46   좋아요 0 | URL
세르지오 레오네 감독은 살아 생전 그의 영화가 마카로니 웨스턴이 아닌 이탈리아 웨스턴으로 불리길 바랬다고 하는군요..^^ 저 역시 그 분의 팬이기에 그 분의 뜻대로 이탈리아 웨스턴으로 부르기로 했답니다. 이 영화는 꼭 보셔야 할 것 같아요. 꽤 잘 만들었고 재미있습니다. 그리고 멕시코 혁명에 휩쓸리는 이야기 중 샘 페킨파 감독의 '와일드번치' 강추합니다. 미리 보셨으면 되었고요..^^

심술 2009-03-09 22:25   좋아요 0 | URL
이탈리아 웨스턴, 와일드 번치 둘 다 기억해 두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