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가탈입 [閭家奪入]
-권세 있는 사람이 백성의 집을 함부로 빼앗아 들어감.


어제 잠깐 시청한 "이산" 이라는 사극에서 나온 사자성어 "여가탈입"은 아무리 봐도 머나 먼 조선시대의 이야기만으로 한정시키기엔 적용범위가 방대하게 느껴진다. 현재 우리나라 그것도 수도 서울이라는 국가 제1의 도시에서 이런 여가탈입의 현장은 "뉴타운"이라는 그럴듯한 가면으로 위장하고 자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 막무가내로 철거하며 원주민을 깡패를 동원해 폭력으로 몰아내던 눈에 띄는 방식이 아닌 교묘한 사탕발림과 사기행각으로 서울 뉴타운에 들어 설 자리에 살던 원주민들은 눈물을 머금고 지방으로 외지로 반강제적인 이주를 하는 상황이 속출한다고 한다.

말로만 뉴타운이지 실제 살던 사람들에게 입주권은 웃돈 평균 1억에서 1억 5천은 있어야 그나마 그 자리에 들어서는 아파트 방바닥에 자리보전 할 수 있다고 한다. 물론 이런 사실은 주민 동의서에 도장을 찍기 전까지 결코 공개되거나 알려지지 않는다. 도장을 찍은 후에야 자신이 보유한 땅이나 건물에 대한 감정평가를 최저가로 책정하고 상대적으로 올라버린 서울시의 땅값을 가지고 나라가 국민을 상대로 등을 쳐 먹는 상황이 속출한다고 하니, 이건 뭔가 잘못 되도 단단히 잘못 굴러가고 있는 현실이라고 밖에는...

결국 이번 총선 때 되먹지 못한 사탕발림 뉴타운에 헤벌레 하여 표를 찍어준 멍청한 국민들은 그 선택이 바로 부메랑이 되서 길거리로 나앉게 돼 버리는 인벌의 시간이 점점 다가오고 있는 상황인 것. 어쩌면 서울시장이 린치를 당하는 상황이 돼 버린 "뉴타운 추가계획 전무하다"란 발언이 판단력 상실한 국민들에게 안심과 위안을 주는 발표일지도 모를 일이다.

똑같은 뉴타운계획이 우리나라가 아닌 타국에서 실행되면 오랜 시간 공을 들여 새로운 주거공간이 창조되는 반면 이 나라 뉴타운은 결국 서민들 가슴에 멍만 시퍼렇게 만들고 속칭 권세를 누리는 자들에게 투자종목만 늘려주는 개판으로 돌아가고 있다. 이런 상황에 국민들은 멋도 모르고 얼씨구나 동조하고 있고..

권세가 곧 돈인 요즘 세상에 여가탈입이란 옛날 사자성어가 품고 있는 상황은 아마도 당분간은 지속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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씩씩하니 2008-05-14 11: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슴 아픈 현실이에요...
울 직원이 창원에 집을 살까 말까 하면서 왠지 씁쓸했는데...
권세를 휘둘러서 뭐든지 가질 수 있는게 요즘 세상이라니 슬퍼요~~~

Mephistopheles 2008-05-15 13:00   좋아요 0 | URL
분명히 회피가능한 현실인데도 불구하고 여전히 먹혀들고 있다는 것이 문제라지요.

2008-05-26 04:21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