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일할 사람은 턱없이 모자르고 들어온 프로젝트는 하나같이 단가 낮고 시간촉박스런 일감들이다. 인원을 보충하던가 그게 힘들면 당연지사 떡밥(연봉)을 쎄게 불러 사람을 잡아야 하는데... 어찌 소장마마 사상은 갑오경장 사상에서 벗어나질 못하는 것 같다. 작년에도 이런 일로 직원 몇명(나 포함)이 과부하가 걸렸는데 전혀 과부하가 안걸리신 직원 한 분께서 "걱정마 내가 다할께"란 망발을 쏟아내신다. 이야 이거 제대로 열 받는걸?
2. 그 와중에 잠깐 쉬고 있는 본인의 친구를 사무실에 출근시켜 같이 일하는 건 어떻겠느냐는 발상은 대체 왜 나오는지 모르겠다. 이미 한 명으로 충분히 사무실은 손해를 보고 있는데 말이다. 미안한 말이지만 "노인을 위한 사무실은 없다." 현실적으로 그만큼 다른 직원들이 손해감수를 해야 하는 상황. 자선사업도 아닌데 사무실을 소장마마 친구들 놀이터로 만들고 싶은 생각은 추호도 없다. 거품물고 결사반대다. (2번씩이나 내 선에서 커트가 되었는데 또 언급을 하시다니..)
3. 사실 우리가 하는 일이 그렇다. 어떻게 하면 건축주를 말과 그림으로 구워삶아 건물을 짓게 하느냐의 싸움인데 그 과정이 피가 마른다. 시대가 바뀌어 건축주들의 눈은 댑따 높아지고 그에 맞춰진 퀄리티의 성과물을 보여줘야 하는데 문제는 그 성과물을 보여주는 과정자체를 이해하지 못하는 오너들과 일을 하게 되면 보통 피곤한게 아니다. 이름만 올려 논 P소장이 요즘 이런저런 계획안을 가지고 직원들을 부린다. (직원들 월급은 K소장의 주머니에서 나오고 P소장 역시 소장의 친구. 사무실에 거의 무임승차를 한 경우) K소장과는 다르게 P소장은 컴퓨터로 웹서핑만 할 수 있는 인물인지라 컴퓨터로 수행하는 모든 작업에 대해 까막눈이다. 그러다 보니 자신이 던져 준 계획안이 자신이 원하는 시간대에 안나오는 걸 도통 이해하지도 납득하지도 못하는 것 같다. 컴퓨터가 만능이라 생각하며 이런저런 잡다한 데코레이션까지 주문한다. 시간은 쥐뿔만큼주면서.. 나이 핑계 대지 마시고 한 번 직접 그려 보라고 적극 권해주고 싶다.
1+2+3의 상황이 한꺼번에 발생해버리니 자연스럽게 월요일이 글루미스러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