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영화가 한참 한국의 극장가를 달구고 있었을 때...
대부분의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난 그의 영화에 열광하던 부류중에 하나였다.
특색있는 화면구성과 나름대로의 독특한 색감...그리고 탁탁 끊어지는 느낌이지만
결국엔 이어지는 줄거리까지...더군다나 탁월한 음악선택까지...

특히 그의 영화들의 공통적인 특징은 음악이 영화에 제대로 녹아들어 있었다고
기억하고 있다. 그당시 척박했었을 음반시장에서 그가 만든 영화의 OST를 초반에
구하기는 대단히 어려웠던 기억이 난다. 그러나 그의 유명세 덕분인지 대형 레코드
점(강남역 타워레코드, 혹은 미도파 지하에 있던 이름은 까먹은..)에 그의 영화
OST가 하나 둘 들어오기 시작했다.

물론 보이는 족족 사들였었다.
그 후 그의 스타일에 질려서였는지..내 삶의 여유가 사그러들어서있지 점점 그의
영상과 음악은 나의 기억 한구속으로 밀려나가게 되었다.

10년도 넘게 지난 시점에서 Urblue님의 "동사서독"관련 페이퍼를 접하고 나니...
(http://www.aladin.co.kr/blog/mypaper/1087354)
신기하게도 그 당시 그의 영화에 열광했던 내 자신과 기억들이 하나 둘 재생되기
시작했다. 청소를 안해 먼지가 꽤 쌓인 CD장을 뒤적뒤적 거려보니 아니나 다를까
미친X마냥 사재꼈던 그의 영화음악 OST가 3개가 발견되었다.

1.중경삼림
- 동사서독의 촬영 및 배우들의 스캐줄 난항으로 지루하게 진행되었을 때
게랄라식으로 홍콩에서 후다닥 촬영한 영화라고 한다. 동사서독의 사생아 같은
영화일진 몰라도 이 영화로 인해 왕가위 감독은 국내에서 엄청난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2.동사서독
- 하늘,모래, 다 쓰러져가는 움막같이 허름한 집이 배경의 전부라고 기억되나
단순한 배경에서 그 색감은 상상을 초월했던 기억이 난다. 단순한 무협물이라기
보긴 힘든 영화.이미 생을 마감한 장국영의 냉소적이면서 서늘한 구양봉의 연기도
일품이였고, 지금은 활동을 중단한 임청하의 중성적인 매력으로 연기한 모룡연의
모습도 기억에 남는다. 하지만 영화 중 가장 좋아했던 캐릭터는 장학우가 연기한
홍칠공이였다. 등장인물 중 유일하게 고독과 아픔이 아닌 해피엔딩스런 모습을
보여서 그랬었나 보다.















3.해피 투게더(춘광사설)
-왕가위감독 스타일의 정점에 있었던 영화가 아니였나 생각된다.
아쉬운 점은 이후 영화들에서 그만의 스타일을 찾아보기 조금씩 힘들어졌다는
것..자주 접하다 보니 식상해졌는지.아님 감독이 스타일을 바꾼건지..그 다음작품
화양연화에서는 장만옥의 화려한 드레스만 기억이 난다.
장국영,양조위의 동성애적인 코드때문에 잔뜩 기대를 하고 같이 극장을 찾은 성별이
다른 친구들은 영화를 보고 나서 제법....실망했었던 기억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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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rblue 2007-03-29 09: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동사서독 구해서 봤습니다.
웬일인지 스피커에서 찢어지는 소리가 나는 관계로 음악을 제대로 즐기지는 못했습니다만, 다시 보니 역시 좋던걸요. 홍칠공 매력적인 캐릭터죠? 전 워낙에 장학우 팬이기도 합니다.

비로그인 2007-03-29 09: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메차장님, 열혈남아 빼신거 아녜요? ^^

토토랑 2007-03-29 11: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동사서독을 떠올리면.. 저는 그 용문객잔의 이미지가 겹쳐서 --;; 핫핫
특히 용문객잔의 그 마지막 숨은 고수님의 모습이 너무 강렬하게 박혀서 참.

Mephistopheles 2007-03-30 19: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블루님 // 예 동사서독 보면서...개인적으로는 집사람과 떠나는 그 모습이 제일 맘에 들었습니다..^^
체셔고양이님 // 아..열혈남아도 재미있게 봤긴 했지만...제 기준으로 왕가위 감독의 독특한 스타일이 잡히기 전의 영화라고 평가하고 싶습니다..^^
토토랑님 // 아..그 사람분해 기가막히게 하는 주방장이요..ㅋㅋ 순식간에 내시의 한쪽 발 살을 발라내는 그 솜씨는...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