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뭔가 기발한 행동이나 결과물을 만들어 놓고...
"이건 내가 원조야..하하하" 라면서 자긍심에 들떠있다가 이미 세상에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의 그 낭패감은 허탈함과 동시에 쪽팔림을 동반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곤 한다.
그중에 하나..총각때는 주방에서 뭔가를 뚝딱거리면서 만들어 해먹기를 좋아했던 나는
그 흔한 볶음밥을 하나 만들어 먹으면서도 여러가지 실험과 재료를 사용했던 기억이
난다. 그중에 하나가..나름대로의 기발한 아이디어였던 볶음밥의 마지막 마무리과정
에서 카레가루를 솔솔 뿌려 카레향이 나며 노릇하게 카레색을 입힌 볶음밥을 완성하
기에 이르렀다. 그러나...나중에서야 "필라프"라는 서양식 볶음밥 중에 "커리 필라프"
의 레시피를 보고 완젼 뻘쭘했던 기억이 난다.

터키식....커리 필라프...!! 좌절의 그 요리...!!
포장만두종류 중 군만두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출시되는 제품들은 후라이팬에 기름을
두르고 튀겨낼때 약간의 인내심을 요하게 된다...아무래도 기존의 포장만두보다는 두툼
하고 큼직하기 때문에 그만큼 튀기고 속을 익히는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이리라..
나름대로 그 시간을 단축하고자 반정도 튀긴 군만두가 들어있는 후라이팬에 물을 살짝
붙고 뚜껑을 덮는 재치를 발휘했었다. 결과는 대만족..시간도 덜 걸리면서 군만두 특유의
딱딱함보다는 약간 물렁하면서 부드러운 느낌까지...세상에 이렇게 만두 튀겨 먹는 사람은
나밖에 없을 꺼야 라는 자만심은 친구집에 놀러가서 여지없이 무너져 버렸다.

그 녀석이 나와 똑같은 방식으로 만두를 튀기는 걸 목격했다.!!
이런 일 종종 겪다보니...내 자신도 모르게 "겸손해야 한다.." 라는 약간의 강박관념 비슷한
무언가가 생겨난 듯 싶다.
뱀꼬리 : 왠지 삽질을 고해성서한 기분이 드는 이유.....나도 삽질바이러스의 보균자가 되버린 것이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