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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눈치를 보는가
가토 다이조 지음, 이인애.박은정 옮김 / 고즈윈 / 200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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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쁘진 않지만 내용이 너무 단순하고 겉도는 느낌을 지울 수 없고, 작가의 어린시절에 내재된 분노가 느껴진다 면 확대해석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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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딸 걸어서 지구 세 바퀴 반 3 - 인도차이나 반도.남부아시아
한비야 지음 / 푸른숲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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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으로 가는 기차 안에서 나는 앞에서 말한 인도의 두 얼굴, 추함과 성스러움을 모두 만날 수 있었다. 나치 그 두 가지가 거기서 나를 기다리고나 있었던 것처럼. 

 첫 번째 얼굴은 바라나시에서 함께 탄 인도 학생들이다. 같은 침대칸에 탄 20살 남짓의 젊은이 두 사람은 듣기 좋은 영국식 영어로 자신들은 영국에서 살고 있는 사촌 형제인데 방학 동안 고국을 여행하는 중이라고 소개했다. 워크맨, 선글라스, 가방. 캘빈 클라인 청바지 등 지니고 있는 물건이 고급스러워 한눈에도 상류층 자녀임을 알 수 있었다.  

 이들이 인도의 카스트 제도를 공격하면서 정치 불안과 불확시한 미래에 대해 말할 때는 얼마나 열띠고 진지하던지. 단어의 선택이나 논리의 전개가 더할 나위 없이 지적이고 매력적이다.

 기차에서 함께 어울리게 된 일본 대학생 사토가 곧 뭄바이에 간다니까 자신들의 뭄바이 주소를 적어주며 꼭 오라는 친절까지 보였다. 간식거리를 살 때도 한사코 마다하는 우리를 뿌리치고 자기들이 먼저 돈을 냈고, 거지들이 지나가면 좀 많다 싶은 돈을 적선했다.

그런데 다음 날 아침, 큰일이 벌어졌다. 그 학생들이 준 인도 차이를 마신 사토가 잠깐 잠이 든 사이 그들이 사토의 가방과 전대를 몽땅 털어간 거다. 그 유명한 수면제 차이 수법이다.

나는 정말 다행히도 다른 칸에 있는 한국인 일행을 만나 어울리느라 아침 내내 내 자리로 가지 않았기 때문에 화를 면했다. 게다가 큰 배낭은 자전거 열쇠로 좌석 다리에 묶어놓고, 작은 배낭은 가지고 다녔기 때문에 전혀 피해를 입지 않았지만, 만약 나도 그 자리에 있었더라면 다 털려서 이번 여행을 계속하지 못하고 인도에서 발길을 돌려야 했을 거다.

우리를 더욱 기막히게 한 것은 같은 칸에 탄 다른 인도 사람들이다. 10시간 이상 샅이 오면서 밥도 나누어 먹고 얘기도 나눈 사람들이 누구도 사토를 도와주지 않은 거다. 이들은 분명히 사기꾼들이 차에 약을 타는 것도 알았고, 물건을 훔치는 것도 보았을텐데.

그 상황에서도... 방금 기차를 탄 아저씨는 수면제에서 깨어나 혼비백산한 사토에게 어디서 왔느냐, 이름은 무엇이냐를 물으며 자기 호기심만 채우고 있다. 곤궁에 처했을 때는 나 몰라라 하던 한 아저씨는 차이를 사 마시고는 나더러 돈을 대신 내달라고 한다. 이게 바로 인도다. ..... p.294

 
   


한비야씨의 책들은 오래전에 다 읽고, 이번에 친구 집에 개정판으로 있는게 반가워서 문득
그중 삼권, 인도차이나반도, 남부아시아 편을 빌려왔다.
다 읽었다고 생각했었는데, 이건 못 읽은 책인가 오랜만에 참 재미있게 읽었다.

그중 인도는 살짝 지나치는 것으로 나오지만, 이 부분을 읽는데, 
인도 이야기를 처음 듣는 것도 아닌데 다시한번 놀랍다.
영국 억양에 부티가 흐르는 학생들. 도둑질을 하려고 그렇게 차림새를 갖추도록 노력했을 
수도 있지만, 언어나 논리가 어디 하루 아침에 갖춰지는 것이던가.
고급 영어를 쓸 수 있는 수준의 사람들까지도 수면제를 먹여 돈을 훔치는 정도의 일을
아무렇지도 않게 할 수 있다니.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도 여행에 호기심을 가지고 있는 나.
왠지 나도 저런 인도를 여행하면서 그안에 무엇인가를 느끼고 빠지기는 힘들것 같다.
늘상 사람들이 말하는 인도의 그 무엇. 그게 무엇인지 아직 뚜렷하게 말해준 책은
아직 못봐서 아쉽다. 그게 뭔지.. 궁금하네. 나도 느끼고 싶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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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혜옹주 - 조선의 마지막 황녀
권비영 지음 / 다산책방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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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인 서태후'를 읽고 바로 읽어서인가.
흥미진진하게만 읽었던 중국역사와 달리 이 땅의 역사라서 그런지
더 서글프고 애잔했다.
중간중간 좀 더 정신 좀 강하게 붙잡고 있지,
이렇게 무기력할 수 밖에 없었을까, 더 할 수 있는 것은 없었을까,
그래, 그럴수 밖에 없기도 했겠구나,
주권을 빼앗기고 일본 입장에서는 저렇게 상징적으로 압박을
해온것인데, 일본도, 대한제국도 망해가는 시기에
황실의 권위, 기품이라는 것은 어디까지 지키고 있어야 하는 걸까.. 하는 생각도.

늘 이런 저런 생각을 하다 이런식의 결론이 나고는 하는 나이지만,
그러니까, 오늘의 결론도.
불과 백년전 일들. 시할머니께서 아마 천구백십몇년생이시니까,
아직도 이렇게 살아계신이가 있는 저 시대에 일어났던 일들.
그리고 조선이 사라지고 근대화 되는 시기의 경계 사건들이 궁금하다.
저 왕족이신분들은 모두 어떻게 되셨는지.
읽은 책으로 인해 관심이 생기기 시작한 것도 또 하나의 열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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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하루
마르탱 파주 지음, 이승재 옮김, 정택영 그림 / 문이당 / 2005년 10월
품절


...행복해지고 싶다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두려워하지 말고 정면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우리는 항상 불행하고, 우리의 슬픔과 괴로움, 그리고 두려움에는 늘 그만한 이유가 있다는 그 사실을 말이다. -프롤로그쪽

내게도 친구가, 진정한 친구,소꿉친구, 여자 친구들, 학교친구들이 있었다. 정말 신나는 일이었다. 누군가에게 정을 붙일 수 있다는 건 정말 좋은 일이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생기는 거리감, 거짓말로 인한 상처, 성인이라 착각하며 갖게되는 서로 다른 성향, 이기주의적인 태도, 비열하고 무기력한 생활, 자존심세우기, 매사에 심각하게 대하는 태도, 소리없이 주고 받는 상처, 미소와 무관심으로 치장한 채 행하는 공격 등 우리 마음속에 숨어 있는 온갖 종류의 벌레들 때문에 이제 내 주변에 남아있는 친구들은 단 한 명도 없다.
하지만 슬픈 일은 아니다... 솔직히 그 자체로는 그다지 슬프지 않다. 나는 시간과 삶의 무게에 견디지 못하는 그런 우정은 좋아하지 않는다.
갑자기 절교를 하거나, 그럴싸한 일로 욕설을 주고받는다거나 그런 경우는 거의 없다. 우리의 우정은 아무런 소리도 없이 시나브로 자연스럽게 사라져 간다. 우리를 이어주던 그 연결 고리가 모르는 사이에 조금씩 끊어진다 하더라도 그 고리가 너무도 가늘고, 너무도 많은 사람들과 연결 되어 있기 때문에 우정의 소멸을 눈치 채지 못한 채 살아간다. .....-171쪽

가끔은 그렇게 잊혀졌던 친구들이 자동 응답기에 메시지를 남기는 일도 있다. 간만에 동창회나 저녁 식사 모임 같은 "그래, 요즘은 무슨 일 하는거야? 어떻게 사는 거야?"라는 상투적인 이야기를 주고 받는 그런 자리에 나오라는 연락을 한다.
우리는 무조건 무슨 일인가를 하고 있어야 하고, 어떻게 되어 있어야만 하기 때문에 변치 않는 존재로 머물 수가 없다.-173쪽

한번은 그냥 어떨 수 없이 그런 자리에 참석한 적이 있었다.... 그 자리는 우리의 우정이 씨가 말라죽은 것을 기념하는 자리였으며, 감정의 가학적 잔인성을 적나라하게 보여 준 좋은 기회이기도 했다. 내 마음속에서는 희생자가 바로 가해자가 되는 그런 순간이었다. -174쪽

...우리가 한때나마 좋아했던 것들과 우리를 끈끈히 이어주던 감정, 즉 서로의 마음을 통하게 해주던 그런 따뜻한 감정도 없이 그저 살아 숨 쉬기 위해 끝까지 버티는 그런 사람들을 모조리 기억에서 지워 버리는 일은 대단한 용기를 필요로 한다. -175쪽

...난 마음속으로 옛 우정을 간직한 친구들은 모두 시체나 다름없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우리의 우정을 영원히 간직할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더 이상 만나지도 않고 무언가를 나누거나 함께하지도 않는다. 우리의 우정은 더 이상 살아숨쉬지 않기 때문이다. ...친구로서의 그들은 모두 죽었다. 슬픈 일이다. 하지만 인간으로서의 그들은 여전히 살아 숨쉰다. ...6개월 전, 영원히 함께할 지난날의 친구들에 대한 합동 영결식을 치르기로 마음먹었다. ...
나는 언제까지고 친구들을 생각하며 눈물을 흘릴 것이라는 마음을 전하기 위해 관 위에 수 킬로그램에 달하는 양파를 쏟아 부었다. -180쪽

...갑자기, 내게 남아 있는 그 수많은 내일들을 도대체 어디다 써야 할지가 궁금해졌다. -196쪽

회사 동료들은 바캉스 철이 되면 비행기를 타거나 태양을 따라 뛰어다니며... 그들이 알아낸 것은 자신들의 머리가 둥글다는 것 외엔 없었다. 자신들이 모르는 세계에 살고 있는 민족들이나 그 사람들이 만들어 놓은 토착 예술이나 건축 양식을 좋아한다고, 이해한다고, 많은 걸 배웠다고, 많은 걸 보았다고 말하지만 결국엔 빈 깡통을 통해 들여다보았을 뿐이다. -198쪽

1일주일간 전화 통화도 하지 않고, 일도 안하고, 뉴스도 접하지 않고,... 그리고 시간이라는 것이 내 의식의 강가에서 낚시질을 하지 않는 그런 휴가를 보냈다는 게 너무나 기뻤다. -20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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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파 리의 특별한 로맨스 - The Private Lives of Pippa Lee
영화
상영종료


'나를 빼고, 아무도 엄마가 티비 광고에 나오는
사람처럼 행동한다는 것을 몰랐다.'

'엄마의 컨디션은 내 삶을 좌지우지했다.'

'모든게 너무나 홀가분했다. .. 스포츠 팬 여러분
역사에 길이 남을 순간입니다.
피파리가 코너를 돌아 바통을 넘겨줍니다.~'
크크 웃음이 나지요




우연히 기대안하고 봤는데 오랫만에 괜찮은 영화를 만났다.
초반 장면의 '나도 알려지고 싶다'라고 의미심장한 표정을
보여주더니 볼수록 유명 배우가 상당히 포진해 있었다.

그중에 유독 관심을 끄는 배우는, 당연 블레이크 라이블리.
이런 영화에서도 볼 수 있구나 하며 아주 반갑게 보았고,
갑자기 등장하는 위노나 라이더, 키애누 리브스,
모니카 벨루치, 줄리앤 무어 등.
엄마 역에는 내가 고모 닮았다고 생각하는
코요테 어글리의 마리아 벨로가 나왔고,
남편은 알고보니 미스리틀선샤인의 목소리 좋은
할아버지 앨런 아킨이다.


모녀간의 갈등이나, 겉으로 완벽해보이는 한여자의 내밀한 방황,
한 여인이 혼란을 겪으며 나이먹어가는 과정을 보여주며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버릴 것 없이 부분부분들이
모두 연결되어 있고, 의미있다고 생각되어졌다.

마치 문학 작품을 음미하듯 조금씩 다시 다시 음미하며 보았다.
아.. 익숙하고 때론 진부한 킬링타임용 영화들에서 벗어나
맘에 드는 영화를 발견한 기쁨에 책 읽는 느낌처럼 즐거웠다.
한편으로는 남자가 보기엔 상당히 지루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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