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이상하다. 이젠 익숙하다. 그래서 딱히.. 화가 나는것도 아니다.
오늘 저녁 약속이 있었다. 일주일전에 친구가 제안한것이다.
약속 장소를 정하기위해 오늘 점심 문자를 보냈다.
온 답은.. '마법에 걸려서 오늘 어렵겠다 미안 ㅜ'
왜 그런 느낌이 들었을까. 문자를 보낼때부터, 왠지 캔슬될것 같았다.
아닐지도 모르지.. 라고 생각도 해보았는데.
몇달전?(어쩌면 몇년전) 부터 꽤 여러건 이런일이 있었다. 신기하게도 모두 각각 다른 사람들.
'약속'이라는게 개념이 달라진게 엊그제인데, 내가 아직 적응못하는건가? -_-
약속을 대게 일주일전 혹은 이주일전쯤 해놓고,
당일 장소나 시간확인을 위해 문자를 보내면,
답이 온다.
이유는 다양하다. '갑자기 친척집에 가게 생겼다, 남편이 일어나보니 사라졌다,
회사 윗선이랑 대판하게 생겼다, 등등...'
그때그때마다 아이구, 그렇구나. 할수 없지. 했다.
외국에서 온사람은 친척집에 갑자기 가족이 가게된것은 가야할테고,
애봐줄 남편이 갑자기 바이어 만나러 간다고 나갔으니 안되는 사람,
퇴근시간후 상사와 다투게 생겼으니 못나온다는 사람,
생리를 하니 움직이기 어려운 사람..
갑자기 야근이 생겨서 문자 보내는것을 잊었다는 사람,
애기때문에 너무 바빠서 약속을 잊었다는 사람은 한둘이 아니다.
이해한다.
아무도 의심해본적은 없었다.
그런데 이런일이 여러번 반복되어 친구에게 말하니, 친구왈- '거짓말이야. 귀찮아서든,
뭐든 거짓말이야.' 참.. 그게 그렇게 쉬운가?
귀찮을 수 있다. 나도 때론 귀찮다. 그래도 선약이니까 하고 나간다.
그럼 차라리 솔직하게 말하지 싶었다. 어쩜, 솔직한게 더 잔인한것이라서
귀엽게 거짓말 하는 것일 수도 있다, 하고 이해해보았다.
그럼 말투라도 좀 성의있던가..
묻기전에 약속을 취소하는 쪽이 먼저 말이라도 해주던가..
그게 그렇게 어렵나?
그중에서 최고는..
ㄱ과 일주일뒤에 만날 약속을 하고, 나의 갑작스런 일로 일주일뒤로 미루어졌다.
이 약속을 취소하기위해 하루 전날 문자를 했을때, 답이 없고,
다음날 아침 혹시 그 사람이 자는데 방해라도 될까 하는 생각과
빨리 알려줄수록 상대방이 본인의 시간을 쓰는데 자유로울 것이다 라는 생각으로,
아침에 문자를 다시 보냈다. 어제부터 계속 답은 없었다.
그래서 한시간뒤 한 열시쯤 전화를 했다. (그날 약속이 점심이었다.)
ㄱ은 전화를 받아 아무렇지도 않게 밝은 목소리로 '이따 봐야죠~'했다.
아마 문자확인을 못했나 보다 했다.
그래서 사정을 설명하고, 일주일뒤로 약속을 미뤘다.
일주일 뒤 점심시간, 비가 오는 와중에 길을 잘못들어 뺑뺑돌아 시간을 간당간당하게 도착하여
가는 동안 나의 마음을 졸인 택시에서 내려 약속장소에 도착했다.
(택시아저씨는 대충 알아듣고 잘못 알아들어 길을 돌고 있었지만, 내가조금더 상세히 말했더라면
하고 내탓도 있다 하며 화도 못냈다.(어쩌면 마음이 약한 내가 문제일지도 모른다는 생각;))
그렇게 레스토랑으로 들어서니 예약이 되어있지 않단다.
황당했다. 예약이 꽉차서 기다릴 자리도 없어서 비오는 와중에 입구에 서서
삼십분정도 전화를 하며 기다렸다.
전화를 받지 않았다.
포기하고, 집으로 가는 택시를 탔다. 마지막 심정으로 약속시간 사십오분쯤 지난시각,
전화를 한번 더 했다. ㄱ이 전화를 받더니, 또 아무렇지도 않은 목소리다.
아아...
그다지 아직 친하지 않은 관계로 나는 차분하게 말했다.
오늘 약속이지 않았냐고.. ㄱ이 놀라며 오늘이냐고..
나는 설명했고, ㄱ은 밥은 먹었냐고 묻는다.. (이시점에서 그게 물을 소리냐.. -_-;;)
그러면서, 나에게 왜 미리 연락을 주지 않았냐고(니가 그 레스토랑 예약하겠다고 나에게 몇번을 말했니), 보통 약속은 중간에 서로 확인을 한번씩 하지 않냐고 그래서 한참뒤 약속(이건 무슨 씨나락 까먹는;)인줄 알았단다(그럼 왜 니가 먼저 확인할 생각은 안했냐) 그러면서 은근한 나의 탓으로 돌리기..
하아.. 할말이 없다... 그냥 차분하게 다음에 보자며 끊었다.
상식적(인가? 상식이란게 대체 뭔가??) 으로 내가 생각하기로는 이렇다.
이때의 반응은, 미안하다고 놀란다, 그리고 잠깐만 기다려 달라고 한 후 그 사람은
바로 달려나와 나를 만나겠다고 한다. 아니면, 그래 한번더 양보해서,
그날 그 시간이후 무슨일이 있어서 못나올것 같으면,
진짜 미안해하며, 며칠 뒤 약속을 확정한다.
이래야 하는 것 아닌가??
그러나, 이제 우리는 연락이 끊겼다(고 생각한다.)
그뒤 두달이 지난 지금 이시점까지 ㄱ에게 연락은 없다.
약속을 한다는 것은 시간을 따로 마련해두는 것이다.
어떻게 사람들이 이렇게 상대방의 시간에 대해 둔감하고, 매너없는지 참..
여러가지 방식으로 이해하려고도 해봤다.
그냥 우연히 내게 여러번 일어난 일일 뿐이라고도 생각해봤다.
그런데 친구가 그런다. '왜 유독 네게 그런일이 많냐고.'
또, '네가 사람들을 너무 배려해서 그런다'라는 말도 했다.
정말 그런걸까?
혹시라도 내가 생각을 많이 하는 걸까봐 단순하게 잊어보려고 해서,
전보다는 화도 그렇게 나지 않고, 자연스럽다.
친구관계나 인간관계라는것이 십대 이십대때와는 다르다는 것을 안다.
가정이 생기고, 아이가 생기면서 친구들이 주부가 되면서
모두 각자의 생활로 바빠 전처럼 서로 챙겨주기 힘들다는 것도 당연히 이해한다.
그렇지만,
이 바쁜 하루 하루 속에서도,
핸드폰에 설정해놓고, 달력에 적어놓고, 일년전에 만든 약속도 아닌데,
겨우 일주일 전에 한 약속인데 (그래.. 일주일 전 약속도 잊어버릴수 있다.
나도 전과 같지 않게 중간중간 잊는다.)
최소한, 취소하려면 미리 말해주는 센스 정도..
그게 그리 어렵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