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속 경제학 - 경제학은 어떻게 인간과 예술을 움직이는가?
문소영 지음 / 이다미디어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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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화하면 이상하게도 유럽이나 북남미에 있는 미술관 박물관에 있는 유명한 서양화가들의 회화작품이 떠오른다. 우리가 배운 수업때문일지도 그간 접했던 책때문일지도 모르겠으나 아직도 나는 직접 그 작품들을 볼 수 있을 날을 꿈꾼다. 여러 회화작품들에 숨겨진 여러가지 은유와 비유 숨겨진 코드 등 무궁무진하게 언제나 떨리는 마음을 갖게 한다. 그것이 역사적인 사실들과 관련이 있을때 더욱.. 사실 그런 류의 회화를 분석하고 독자들에게 쉽고 재미있게 설명해 주는 책들은 곧잘 접했지만 회화작품에서 경제학을 이끌어 낸 저서는 정말이지 처음이라 신선했고 무릎을 탁 칠 정도로 여러가지 사실을 깨닫게 해 준 책은 처음이었다. 바로 <그림 속 경제학> 이 책.

 

나보다 젊어보이는 이 여성분은 대체 누구실까. 책을 읽다보면 그녀의 예리한 구석에 감탄을 할때가 많다. 이래서 진정 학문을 연구하고 계속 집중해서 공부할 사람이 대학을 들어가야 한다는 걸 깨닫지만 현실은 모두가 대학을 가야만 한다는 사실. 서울대학교에서 경제학을 학, 석사까지 공부를 하고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예술학과 대학원을 수료한 이력답게 회화속에서 경제학을 이끌어 내는 솜씨가 탁월한데 그것이 논문처럼 딱딱한 것이 아니라 아하 이래서 저런것이 되는구나 하고 알 수 있도록 만든다는 점이 이 책의 매력이다. 기독교인이라 성경속의 잘 아는 내용들이 나오는 회화작품을 보게 될 때 더욱 눈여겨 보게 되는데 그녀는 성경속에서 유월절을 맞아 예수님이 성전에서 장사하는 무리들을 채찍으로 겁을 주고 내치는 장면을 지오토의 유명한 그림속에서 자세하게 풀이해 준다. 예전이라면 미처 알지 못했던 것들을 말이다. 가축상과 환전상이 어떻게 성전에서 장사를 하게 되었을지 그들의 담합과 독점은 어떻게 이루어졌는지 당시의 사람들은 대부업자들을 경멸하여 그들이 엎어지는 장면은 대부업자에 대한 조롱이며 통쾌함이 숨어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예수님의 그 행동은 성경속에서 그냥 이야기처럼 읽어나가기만 했는데 이렇게 그림을 보면서 상상을 해보니 예수님의 심정이 어떠했을지 그 상황이 어떠했을지 다 떠올릴 수가 있었고 가슴이 아팠다.

 

이어서 이어지는 고리대금업자에 대한 더 자세한 설명은 2장으로 이어진다. 중세의 고리대금업은 어떠했는지 유대인들이 대부업에 뛰어든 그런 사실들은 벤자민 넬슨의 책 '대금업개념'이라는 책까지 소개되며 차근차근 그 역사를 설명해 주고 있다. 중세시대의 그로테스크한 화가인 '히에로니무스 보쉬'의 그림들은 딱 보면 아 그의 작품이겠구나 하고 알 수 있을 정도로 그 화풍이 으스스하고 항상 악마와 천사가 등장한다. 사람의 모습은 마른 장작같은 인간의 모습이고 꼬리가 달린 괴상한 생물들이 자주 등장한다. 그의 그림 중에서 고리대금업자였던 사람으로 추측되는 한 인간이 죽음을 맞이하여 해골의 죽음의 사자가 그를 만나러 문을 빼곰히 여는 장면과 그 문위의 작은 창에서는 예수님의 십자가 장면이 햇살과 함께 그려지는데 죽음을 코앞에 둔 그의 옆에서 수호천사가 필사적으로 창문을 보라고 가리키지만 그는 이미 돈자루를 건네는 조그만 짐승 즉 악마에게 손을 거의 내밀고 있다. 햐..정말 보고도 몰랐을 장면들을 이렇게 하나하나 파헤치며 보고 있자니 많은 것들이 작품속에서 보인다. 현재의 알 수 없는 회화작품들보다 이런 이야기를 많이 담고 있는 중세이전과 중세 그리고 르네상스이후의 작품들을 그래서 좋아한다.

 

현재의 주식시장처럼 거품논란이 있었던 네덜란드 황금시대의 투기와도 같았던 튤립산업. 그리고 산업혁명과 애덤 스미스의 고전파 경제학까지 그리고 영국여왕의 초상화에서 보여지는 여러가지 사실들..이 책을 덮을때까지 온통 감탄하고 놀랄 일들의 연속이다. 사실 책의 뒷부분 보다는 앞부분과 중간까지가 더욱 흥미로웠지만 뒷부분의 사실들이 사실은 우리의 삶에 더 가깝기 때문에 다시 정독을 해보아야 겠다. 인간과 예술을 움직이는 경제란...그것을 회화속에서 발견했을때 더욱 깊이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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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대를 위한 사랑학 개론 - 지금 내게 필요한 사랑과 성 이야기 꿈결 청소년 교양서 시리즈 꿈의 비행 6
정연희.최규영 지음, 박경호 그림 / 꿈결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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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대를 위한 사랑학 개론은 중2인 딸아이를 키우면서 꼭 필요한 책이었던 것 같다. 중2인 딸아이가 직접 읽으면서 부끄럽게 웃으며 읽기도 하고 에이 아직 나는 아무도 안사겨 하며 웃어버린다. 그래도 흥미롭게 자신과 비슷한 또래의 아이들의 이야기에 자연스럽게 눈이 가는 것 같다. 간호대학을 졸업하고 병원에서 근무하다 아이들이 좋아서 학교에서 근무하셨다는 저자는 그래서 학교의 아이들의 생생한 육성을 전한다. 요즘 아이들이 우리때가 무엇이 다른지 어떤 것을 관심있어 하는지 성에 대한 호기심과 우리때보다 접하기 쉬운 컴퓨터나 스마트폰의 역습으로 여러가지 이야기들을 접할 수 있었다. 남녀가 서로 다른 차이점에서 오는 오해라든가 고민을 선생님이 직접 이야기를 듣고 정리를 해서인지 매우 실제적이고 효과적인 상담들도 많았다.

 

플라톤이 저서 <향연>에서 인간을 팔다리가 네개씩 있고 서로 반대쪽을 바라보는 얼굴 두개가 있는데 제우스의 미움을 사서 몸이 둘로 갈라지게 된 것으로 묘사하고 있고 갈라진 반쪽은 잃어버린 나머지 반쪽을 찾아 헤매는 운명이 되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반쪽을 찾는 인간들에게 '사랑'이란 필수적인 것이다. 나의 십대 시절을 떠올려 보아도 고백을 하는 남학생들을 본능적으로 피했고(부모님이 보수적이셔서 왠지 연애란 피해야만 하는 것이라고만 생각했다 빠져들면 안되는 것으로) 나는 또한 교회 오빠나 다른 학교의 남학생을 짝사랑만 열심히 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지금 생각하면 남자에 대해서 너무 모르고 한 사람하고만 연애를 했다는 것이 아쉽기도 하다. 내 딸은 올바른 연애와 성에 대해 미리 이야기를 해주어야 겠다는 생각을 해보았다. 무조건 금지만 할 것이 아니라 열린 마음으로 부모에게 상담도 하고 정말로 좋은 아이라면 건전하게 사귀는 방법도 일러주는 것이 어른이자 부모의 역할이라는 생각이 든다.

 

사랑에 빠지면 어떤 호르몬이 나와서 세상이 핑크빛으로만 보이는지, 집착과 사랑은 다르다는 것을, 쉽게 사랑에 빠지고 여러사람을 전전하는 것은 왜 안 좋은지, 콘돔사용법까지 나오는 대목에서는 뜨악했지만 아직도 건전하게 사귀고 결혼전에는 순결하기를 바라는 마음은 엄마의 마음일 것이다. 또한 요즘 문제가 너무나 많이 되고 있는 사이버 성폭력이라는 것도 아이들이 잘 깨닫지 못하고 무지할 수도 있는데 그런 것들까지 빠짐없이 알려주고 있다. 상담교사가 아이들과 부모님과 상담하듯이 써내려간 그러면서도 전문적인 글들이라 매우 좋은 책이었다. 중학생 딸아이와 함께 읽을 수 있는 십대를 위한 사랑학 개론은 참 예쁜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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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으로 그려 봐야 세계 지리를 잘 알지 - 그리며 배우는 지구촌 구석구석 손으로 그려 봐야 잘 알지
구혜경.정은주 지음, 김효진 그림, 류재명 감수 / 토토북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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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고 보는 토토북의 아동책들은 참 훌륭하다. 이번에 나온 <손으로 그려 봐야 세계 지리를 잘 알지>는 워크북도 함께 있는 책으로 양장본으로 요즘 드물게 보는, 본드접착식이 아닌 실로 꿰맨 식이라서 180도 책이 활짝 젖혀진다. 아이와 나란히 앉아서 읽기에 너무 좋은 책이다. 게다가 이미 나와 있는 유명 원서를 번역한 것인가 할 정도로 그림이나 컨텐츠가 훌륭했는데 토종 한국작가들의 책이었다. 구혜경, 정은주 글에 김효진 그림..이 분들의 노고에 수고하셨다 말하고 싶을 정도였다. 본책에도 지도앞에 기름종이가 한 장 있어서 맘껏 그려볼 수 있도록 했지만 워크북에는 훨씬 다양하게 직접 아이들이 그려볼 수 있도록 되어 있다.

 

강희원 강윤재 남매가 쑨이 고모와 함께 대화를 하며 세계에 대해 많은 내용들을 배우는 설정이라 처음 대화부분이 아주 정겹다. 서른셋인 강순이 고모는 쑨이고모라고 불리운다. 중학교에서 사회를 가르치는 선생님이면서 세계 곳곳을 누비는 여행자이기도 하다. 이번 방학에는 브라질과 멕시코로 떠난단다. 고모의 이야기는 터키를 소개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유럽인지 아시아인지 헷갈리는 나라인 터키는 일부분만 유럽에 속해 있고 90프로의 국토가 아시아에 걸쳐있고 국민 대다수가 이슬람교를 믿어서 아시아로 본다는 고모의 말에 어른인 나도 빠져들어갔다. 터키의 보스포루스 해협이 북쪽의 흑해와 남쪽의 에게 해와 지중해를 나누는 경계라서 동양과 서양이 교차하는 위치에 있어 로마유적도 이슬람교 사원도 모두 볼 수 있는 나라가 바로 터키인 것이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오대양 육대주를 아이들에게 알려주는 고모. 이런 고모가 우리 아이들에게도 있다면...참 부러운 일이다.

 

아이들과 한눈에 보는 세계 지도를 보여주면서 곳곳의 빈칸을 채우는 재미도 있는 페이지로 쉬어가면서 이제 고모의 세계가 펼쳐진다. 고모가 한눈에 보여주는 지구라는 곳의 나라는 213개국이라고 한다. 훨씬 많을 줄 알았는데 의외다. 세계 여러 나라의 국기를 213개만 외우면 다 외우겠는걸? 이라는 엉뚱한 생각을 해가며 세계 여러나라의 국기를 소개하고 있는 장을 구경하다 보면 어렸을때 지리와 역사 공부를 좀 더 열심히 할 걸 이라는 후회까지 든다. 위선과 경선 그리고 세계 표준 시간대까지 알기 쉽게 설명하며 세계의 기후에 대해서도 한바탕 배울 수 있다. 조산대와 판의 이동이나 세계의 강과 4대 문명같은 내용도 배우고.. 그러다 본격적으로 세계 지도를 그려 볼까? 로 들어간다. 맨 먼저 중국부터. 중국에 대해 초등학생들 치고는 꽤 심도있게 여러가지 내용을 배우고 중국 지도를 그려보는 빈 지도가 있다. 정말 따라 그려보면 아이들이 훨씬 이 나라에 대해서 잊지도 않고 많은 내용들을 채워넣을 수 있을 것이다. 175페이지까지 쭈욱 이어지는 지도그리기와 각국에 대한 내용들..,만오천원이라는 책값이 아깝지 않을 정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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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개의 지속가능한 희망 - 35,000km 착한 투자를 위한 드라이브, 아시아에서 아프리카까지
스티븐 수용 리, 머라이어 멜리저스 지음, 황미영 옮김 / 꿈결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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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태어났지만 거의 외국에서 자라서 한국을 잘 모르는 스티븐 수용 리와 유엔난민기구 직원인 머라이어 멜리저스의 공저로 태어난 이 책은 두 사람이 지난 일년동안 함께 기아의 '봉고 프론티어'를 개조하고 오렌지색으로 예쁘게 칠해서 태양광 에너지까지 만드는 장비를 싣고 온 세계를 돌아다닌 그 멋진 이야기들을 풀어내고 있다. WT함께 일하는 재단과 SK그룹등의 후원으로 지속가능한 희망을 찾아 떠난 그들. 각 나라의 민간인들을 깨우고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일들과 재단을 알아보고 가능한 일들이 무엇인지 탐사해보는 것이 주목적이었다. 드러내놓고 관광을 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다니면서 어쩔 수 없이 마주치게 되는 유명한 자연경관들이나 관광지까지 같이 볼 수 있는 여행서로서의 역할도 하는 책이었다. 한국에서 여러 사람들의 축복을 받으며 봉고 프런티어와 함께 (여행의 끝까지 오지에서도 달릴 수 있을까 염려했던 봉고..) 이 대장정을 끝낼 수 있을까. 나도 두근두근거렸다.

 

'잘 있어 한국 반가워 러시아' 라는 소제목으로 알 수 있듯이 한국에서 발대식을 가지고 출발하여 러시아로 바로 떠나게 된 두 사람. 다큐도 찍는다고 했으니까 최소한의 인원으로 다큐팀도 함께 였을 것이다. 러시아부터 시작하여 몽골 아시아 유럽 그리고 아프리카 대륙까지 35,000km를 다녔고 20개국의 약 100명의 사회적기업가들을 만나는 계획을 하나하나 달성해 갈 때 정말 대단함을 느꼈다. 일주일만 집을 떠나고 아무리 좋은 리조트라도 집이 그리운 법인데 일년 가까이 외국으로만 그것도 배낭하나 달랑매고 최소한의 음식으로 다닌 결과물이니 이 책에서 박물관이나 미술관같은 기행을 볼 수는 없다. 대신 우리가 잘 모르던 곳과 그들의 실상과 노력들을 엿볼 수 있었다. 유목민들이 만들고 하는 '게르'나 '유르트'같은 것들을 볼 수 있고 그것들을 파는 곳까지 있다는 사실도 놀라웠고 말이다.

 

끝없는 러시아와 몽골의 초원을 지나 카자흐스탄, 광물이 많은 나라였다. 카자흐스탄으로 가기 전의 러시아에서 '바이칼 호수'를 만나게 되는데 그 호수는 지구의 많은 담수를 품고 있는 정말 더러워져서는 안될 세계의 자연유산이었다. 그 근처 가판에서 먹는 훈제물고기가 맛있다고 하나 사먹는 그들의 모습이 귀여웠다. 이후에 유럽으로 가는 길목에 키르기스스탄, 또 다시 러시아에 입국해서 국경을 건너 우크라이나, 그 유명한 크림반도와 흑해로 유명하다는 것을 이제야 새삼 알았다. 그곳이 우크라이나인것을.. 그리고 '몰도바', 와인과 갱의 나라라고 알려진 나라. 우크라이나와 루마니아 사이에 끼어있어 유럽인지 러시아인지 헷갈리는 나라 그리고 부패한 인간들이 많다고 알려진 나라였지만 저자들이 겪은 몰도바는 아무 문제 없었다. 경찰이 잡아세우지도 않았고 국경사무소 직원들은 아주 친절했고 오헤이 베치 수도원에서의 음식은 푸짐했다고 한다. 이처럼 잘 알지 못했던 나라들에 대해서 알게 되고 루마니아 불가리아 등등 그리고 그리스 이스라엘 이집트 요르단 그리고 아프리카 대륙.. 정말 특별한 책이었다. 아직 많이 가난한 나라에서 어떤 사회적기업들이 활성화 될 것인지 논의의 대상이다. 모쪼록 그들 서민들도 일어서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두 사람이 다녀온 특별한 희망을 읽는 것은 기쁜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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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을 잃어버린 앨리스를 부탁해
리안 모리아티 지음, 김소정 옮김 / 마시멜로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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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마흔이 되는 앨리스. 생일을 앞두고 체육관에서 운동을 하다 뒤로 머리를 엄청 세게 부딪히며 넘어지는 사고를 당하게 된다. 십분이나 정신이 없다가 깨어난 앨리스는 친구 제인과 옆에 있는 사람들에 놀라게 되고.. 친구인 제인은 어딘지 나이가 들어보인다는 이상한 생각을 하게 되는데.. 맙소사 그녀는 2008년에 십년전인 1998년으로 돌아가 버린 것이다. 스물아홉의 나이로 깨어난 그녀(물론 그녀의 뇌만 그렇다 실제로는 2008년.) 영화처럼 단숨에 깨우치는 것이 아니라 주변 사람들이 한참을 설명하고 또 전화를 하고 자신의 세 자녀의 사진을 보고 해도 겨우 나중에야 자신이 십년의 기억을 통째로 잃어버렸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그녀.

 

사실 그녀의 어린 시절은 통통 아니 살짝 뚱뚱한 몸이었는데 현재의 그녀는 운동으로 다져진 날씬한 몸매이다. 영원한 짝인 남편 닉은 이상하게도 쌀쌀맞게 앨리스의 전화를 받고 포르투갈로 출장을 떠난 사장으로 되어 있다. 친구인 제인은 회사원이 아닌 변호사가 되어 있고 사실 제인은 앨리스와 닉의 이혼을 담당하게 된 이혼변호사이다. 십년 동안 도대체 얼마나 많은 것들이 바뀐 것일까. 세 자녀의 어머니가 된 앨리스는 닉과 이혼할 위기에 처해 있고 그것이 현실이다. 마흔이 살짝 넘었기에 이 책을 읽으며 무한 공감을 했다. 물론 이 소설과는 다른 의미로 나의 십년도 통째로 잃어버린 느낌이니까. 사진을 보아도 십년전 그리고 중간은 없고 현재의 나만 있을 뿐인 것 같다. 이제 막내도 초등학생으로 어느 정도 키워놓으니 그는 여러가지 생각들. 작가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알 것 같다.

 

앨리스의 언니인 엘리자베스의 독백도 이 소설의 한 축을 이루고 있고 또한 그녀들의 대모할머니(?)격인 '프래니'의 블로그 이야기도 한 축을 이루고 있다. 평생 독신으로 산 프래니의 이야기도 아주 독특한 매력이 있는데..블로그에 딸려 나오는 댓글들이 아주 재미있다. 이 책은 전적으로 남자들 보다는 여자들 특히나 나같은 어느 정도 나이를 먹은 여성에게 더욱 다가올 소설이다. 때로는 슬프게 때로는 씩 웃으며 때로는 흐뭇하게 바라보게 되는 이 소설은 종반부로 치달으면서 그녀에게 있었던 어떤 비극같은 일들이 하나하나 밝혀지고 닉과의 사이는 글쎄.. 읽어본 사람만이 알겠지만 어떤 형태로든 변하게 된다. 앨리스의 언니 엘리자베스도 닉도 닉과 별거를 하면서 사귀게 된 도미니크도 또 그녀의 세 자녀들도 어떤 의미로는 모두 성장을 한다. 책을 잡으며 단숨에 읽어버린 유쾌하면서도 감동적인 소설. 이 여름에 딱 맞는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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