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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을 잃어버린 앨리스를 부탁해
리안 모리아티 지음, 김소정 옮김 / 마시멜로 / 2014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올해 마흔이 되는 앨리스. 생일을 앞두고 체육관에서 운동을 하다 뒤로 머리를 엄청 세게 부딪히며 넘어지는 사고를 당하게 된다. 십분이나 정신이 없다가 깨어난 앨리스는 친구 제인과 옆에 있는 사람들에 놀라게 되고.. 친구인 제인은 어딘지 나이가 들어보인다는 이상한 생각을 하게 되는데.. 맙소사 그녀는 2008년에 십년전인 1998년으로 돌아가 버린 것이다. 스물아홉의 나이로 깨어난 그녀(물론 그녀의 뇌만 그렇다 실제로는 2008년.) 영화처럼 단숨에 깨우치는 것이 아니라 주변 사람들이 한참을 설명하고 또 전화를 하고 자신의 세 자녀의 사진을 보고 해도 겨우 나중에야 자신이 십년의 기억을 통째로 잃어버렸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그녀.
사실 그녀의 어린 시절은 통통 아니 살짝 뚱뚱한 몸이었는데 현재의 그녀는 운동으로 다져진 날씬한 몸매이다. 영원한 짝인 남편 닉은 이상하게도 쌀쌀맞게 앨리스의 전화를 받고 포르투갈로 출장을 떠난 사장으로 되어 있다. 친구인 제인은 회사원이 아닌 변호사가 되어 있고 사실 제인은 앨리스와 닉의 이혼을 담당하게 된 이혼변호사이다. 십년 동안 도대체 얼마나 많은 것들이 바뀐 것일까. 세 자녀의 어머니가 된 앨리스는 닉과 이혼할 위기에 처해 있고 그것이 현실이다. 마흔이 살짝 넘었기에 이 책을 읽으며 무한 공감을 했다. 물론 이 소설과는 다른 의미로 나의 십년도 통째로 잃어버린 느낌이니까. 사진을 보아도 십년전 그리고 중간은 없고 현재의 나만 있을 뿐인 것 같다. 이제 막내도 초등학생으로 어느 정도 키워놓으니 그는 여러가지 생각들. 작가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알 것 같다.
앨리스의 언니인 엘리자베스의 독백도 이 소설의 한 축을 이루고 있고 또한 그녀들의 대모할머니(?)격인 '프래니'의 블로그 이야기도 한 축을 이루고 있다. 평생 독신으로 산 프래니의 이야기도 아주 독특한 매력이 있는데..블로그에 딸려 나오는 댓글들이 아주 재미있다. 이 책은 전적으로 남자들 보다는 여자들 특히나 나같은 어느 정도 나이를 먹은 여성에게 더욱 다가올 소설이다. 때로는 슬프게 때로는 씩 웃으며 때로는 흐뭇하게 바라보게 되는 이 소설은 종반부로 치달으면서 그녀에게 있었던 어떤 비극같은 일들이 하나하나 밝혀지고 닉과의 사이는 글쎄.. 읽어본 사람만이 알겠지만 어떤 형태로든 변하게 된다. 앨리스의 언니 엘리자베스도 닉도 닉과 별거를 하면서 사귀게 된 도미니크도 또 그녀의 세 자녀들도 어떤 의미로는 모두 성장을 한다. 책을 잡으며 단숨에 읽어버린 유쾌하면서도 감동적인 소설. 이 여름에 딱 맞는 소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