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 클루스 제1권 - 해골이 쌓인 미로 39 클루스 1
릭 라이어던 외 지음, 김양미 옮김 / 서울교육(와이즈아이북스)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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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게 술술 읽힌다! 책띠지에 적힌 해리포터를 잇는 소설이라고 적혀 있어서 기대가 많이 되었다. 게다가 <퍼시 잭슨과 올림포스의 신>의 작가인 릭 라이어던의 작품이라니.. 향후 9권으로 기획된 39클루스는 6명의 작가들이 나눠서 집필을 한다고 하니 더욱 흥미가 간다. 미국드라마인 CSI나 법정 추리물을 보아도 그들 작가들의 위력이 얼마나 대단한지.. 그 대본들이 얼마나 대단한지 감탄하는데 이렇게 활자로 인쇄가 된 작품은 더할 것이 아닌가?
 
책 앞부분은 고아로서 할머니인 그레이스의 품에서 자라난 에미미와 댄 남매를 소개하고 그들의 친척들을 소개하는데 할애한다. 그레이스는 카힐 가문의 수장으로서 엄청난 부자이다. 그들의 친척들 대부분도 부자들이 많다. 할머니인 그레이스가 유명을 달리하는데 생전에 남긴 비디오 유언을 온 친척들이 모인 장례식에서 틀어준다. 에이미와 댄도 예외가 없이 남겨놓은 유산은 없었다. 결정을 할 권리밖에는. 100만 달러를 가지고 사라지느냐 아니면 단 한가지의 단서를 가지고 앞으로 엄청난 가문의 비밀을 풀어 어떠한 것을 성취하게 되느냐..그런데 100만 달러를 포기하고 모험을 택한다면 앞으로 목숨을 걸게 될 수도 있다는 조항이 붙어 있다. 40명이 넘는 대부분의 친척들은 100만달러를 가지고 모험을 하지 않기로 했지만 에이미와 댄은 무언의 약속으로 할머니의 명예를 위해서 도전을 하기로 결심한다. 다른 6팀과 함께..
 
다른 6팀을 알리기 위해서 장례식장에 모인 그들을 소개하는 부분, 즉 책의 아주 앞쪽에선 약간의 지루함에 (책의 첫부분부터 인물들이 계속 나오므로) 약간의 딴짓을 하게 되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30페이지 남짓 넘어가고 이 유언의 장면 이후부터는 정말 책장 넘어가는 소리만이 가득할 것이다. 그만큼 술술 읽히며 재미있고 흥미진진하다. 해리포터와는 또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었다. 고학년의 초등학생부터 쉽게 읽고 넘어가고픈 성인들까지 푹 빠져서 읽을 수 있는 소설이다.
 
그나저나 단 한가지의 단서는 그들이 느끼기에 너무나 허무했다. 그 빈약한 단서만을 가지고 과연 누가 무엇을 먼저 찾아내게 될 것인가. 이 과정이 너무나도 재미있다. 앞으로 9권의 행보가 정말 기대되는 작품이다. 스티븐 스필버그가 영화화하기로 결정했고 뉴욕타임즈 베스트셀러 1위의 영광으로 이미 어느 정도 검증된 소설로서 독자들에게 한 발 먼저 다가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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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한 경제학 1 - 부동산의 비밀 위험한 경제학 1
선대인 지음 / 더난출판사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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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시장이 올라가나 싶더니 내려가고 또 요즘은 오름추세이다. 부동산은 내년엔 회복세를 보일거라는 전망이 여럿 나오고 있지만 송도 문제도 그렇고 판교아파트 가격이 하락하고 전세마저 하락하고 있다는 기사에서 보면 한달도 전에 읽은 이 책 '위험한 경제학'이 정말 위험한 것이 아니라 위대하다고 느껴진다. 누가 이렇게 나서서 쓴소리를 할 수 있겠는가. 누가 정확하게 진실을 말할 수 있겠는가. 그냥 한 작은 연구소의 뻘소리라고 치부할 수도 있겠지만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집값은 알 수 없는 거라며 김광수경제연구소의 결과물들에 대해 탐탁지 않게 여기고 있다.) 이 책을 읽어보면 아..이래서 이렇구나 하는 것을 금방 알 수 있다. 많은 경제지표들과 실제 아파트 가격의 추이등의 정확한 표들과 그래프를 많이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과거 청와대 경제 자문이라는 모 교수의 발언을 분석한 글을 읽어보면 우리가 겉으로 보이는 말에 빠져들고 있구나 하는 인상을 강하게 받게 된다. 반면 이 책의 저자인 선대인씨는 여러 각종 정확한 지표들을 가지고 말하고 있으니 누구에게 더 신뢰가 가겠는가. 그 모 교수는 이번 청와대에서도 경제적인 중요한 자문을 맡고 있다고 한다니 참 걱정이다. 부제로 '서민들은 모르는 대한민국 경제의 비밀' 이 딱 맞는 카피가 아닐까 잘 지었다는 생각이 든다. 실제로 이 책을 읽고 있으면 모종의 음모이론까지 떠오르니 말이다.

 

이 책에 소개해 주고 있는 경제적인 정황들은 여기에 다 쓰기 어려울 정도이지만 실제로 읽을 때에는 쏙쏙 머릿속으로 잘 들어온다. 아파트 재개발이니 아파트가 아직도 대세이니 해서 고점에서 아파트 매수를 하여 폭탄을 떠안게 되는 수많은 서민들이 울지 않으려면 이런 책도 챙겨서 읽어둬야만 할 것이다. 핀교만 해도 그렇다. 한참 올라가 있는 상태에서 분양을 한 거라 분양가가 매우 높았다. 그 분양가를 메꾸려 1, 2억 이상의 프리미엄이 붙었는데 아직 기반 시설도 잘 들어오지 않은 산아래 아파트에 누가 그리 쉽게 들어올 것인가. 애초에 높은 가격으로 분양을 받으며 대박을 꿈꿨던 사람들, 7억 얼마에 분양을 받아 10억 한참 이상의 가격에 팔게 될 것이라 생각했던 많은 사람들...현재엔 과연 그렇게 올라갈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분명 거품이 많은 대한민국이다. 위험한 경제학 1권에 이어 2권도 읽는다면 당신은 정신이 번쩍 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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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플루의 진실 - H1N1 바이러스로부터 우리 아이들을 보호하라!
테렌스 스티븐슨 지음, 제효영 옮김 / 시그마북스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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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신종 플루의 진실'을 들여 놓고 차일피일 미루다 아이러니하게도 둘째 아이가 신종플루에 걸린 것 같다. 엊그제 낮잠을 자고 일어난 아이가 기침을 심하게 하면서 가래를 뽑아내려는 듯이 목이 걸리며 구토를 하는 것이었다. 그리고는 말짱해져서 자녁 내내 잘 지내고 다음날 그래도 몸이 안 좋은 듯 하여 유치원에 보내지 않았고 밤새 자면서 기침을 하는데 소리가 심상치 않아 날이 밝자 소아과에 데리고 갔다. 경험많은 소아과선생님께서 청진기를 대보고 목을 보시더니만 신종플루일 가능성이 많으니 타미플루를 처방받고 거점병원으로 가서 확진을 받으라는 것이었다. 그 전 달에 첫째딸아이가 그렇게 기침을 하고 (열도 없고 콧물도 없고) 여러날 그래도 감기라고만 하시던 분이라 뭔가 양상이 다르긴 다른가보다 하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거점 병원에 가서 검사를 하고 (코 점막을 검사하는 거라서 휘어지는 긴 면봉이 코 깊숙이 쑥 들어가자 아이가 거의 경기를 하듯이 울어제꼈다.) 집에 돌아왔다. 낮에 타미플루를 하나 먹였기 때문일까 늦은 낮잠을 자고 일어나 밥을 먹고는 기침을 하다가 배가 아프다더니 갑자기 또 토했다. 몇번을 토하듯이 침을 뱉고 실제로 토하기도 하더니 속이 편해졌는지 조금 있다가 물도 먹었고 또 조금 있다가 저녁에 먹을 약도 먹였다. 다행히 더 이상 구토를 하지 않고 앉아서 책을 읽고 논다. 축 쳐지지는 않는다.
 
자 다시 책 내용으로 돌아가서 영국 왕립소아과의 저명한 소아과 의사인 저자가 쓴 이 책은 여러 경험적인 임상에 바탕을 둔 것이라 지극히 개인적인 의견이 있을수도 있다는 서두가 있었지만, 믿음이 가는 책이었다. 아이들을 여럿 본 의사야 말로 거의 정확하게 예진할 수 있고 치료도 할 수 있다고 믿는다. 앞서 나의 동네 소아과 선생님처럼 말이다.
 
책에서는 바이러스성이나 세균성 그리고 기타 아이들을 아프게 할 수 있는 여러가지 원인을 설명해 주고 1918년 대유행해서 4000~5000만명의 인구를 죽인 스페인독감부터 조류 독감, 홍콩 독감, 돼지 독감(이번 신종플루라고 알려진..), 사스까지 자세히 설명해 주고 있으며 그 중에서 신종플루에 대해서 자세히 알려 주고 있다. 처음 알려진 바이러스가 아닌 이미 몇십년전부터 존재가 알려진 바이러스인 H1N1 이라는 사실이 흥미롭다. 저자가 밝힌 것처럼 우리는 인터넷에서 검색만 해도 신종플루에 대한 여러 가지 정보들이 쏟아져 나온다. 하지만 아픈 아이를 둔 부모들이 그 많은 정보를 다 두들겨 볼수는 없을 것이다. 그래서 필요한 여러가지 자료 중에서 저자가 경험하고 또 특히 알려줄만한 것들만 모아놓은 책이 바로 이 책이다. 신종플루의 증상과 치료 방법, 타미 플루의 부작용, 그럼에도 복용해야 하는 고위험군, 백신의 이야기까지 정말 놓칠 것이 없는 책이었다. 아이가 아프기 전에 탐독했으면 하루라도 먼저 병원을 찾았을 것이다.
 
신종플루의 주요 증상에는 발열, 기침, 인후통, 메스꺼움, 구토, 무엇보다 입,눈, 코주위가 쉽게 붉어짐(바로 내 아이가 전날 눈 주위를 뻑뻑하다며 문질렀고 증상이 나타난 오늘은 오전에만도 콧물이 나오면서 금방 입과 코 주변이 붉어졌다.) 등이었던 것이다.
 
과연 계절감기나 다른 독감, 로타 바이러스로 인한 장염등 여러가지 증세와 유사하지만 신종플루로 의심해 볼만한 증상이 있는 것이다. 이 중에서 대부분 다 나타날수도 있고 몇가지 증상만 경미하게 보일수도 있는데 내 아이는 지금 보니 거의 모든 증상이 보여서 아직 확진이라는 메세지를 받기까지 하루나 이틀이 남았지만 신종플루일 거라는 느낌이 나 역시 강하게 든다. 타미 플루 없이도 왠만한 아이들은 일주일있으면 완치된다고 한다. 하지만 타미 플루는 하루 정도 아픈 기간을 단축시켜주고 심각한 합병증을 줄여주는 이로움이 있다고 한다. 알려진대로 하루나 이틀안에 타미플루를 먹어야 효과가 있지만 바로 즉시 완쾌되는 만병통치약은 아닌 것이다. 내가 보기엔 안타깝게도 빠르게 패혈증이나 뇌염, 심장마비까지 이르는 증세들은 극히 드물다고 봐야 할 것 같았다. 부모라면 꼭 읽어 둘 의학서적이 아닌가 한다. 결코 어렵지도 않고 정말 독감이나 신종플루에 대해서 잘 알게 되는 계기가 된 책이어서 강력하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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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한 심리학 - 천 가지 표정 뒤에 숨은 만 가지 본심 읽기
송형석 지음 / 청림출판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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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도전을 어쩌다 한 번 보았는데 송형석원장이 나와서 멤버들을 분석하는 장면이 있었다. 말하는 본인은 별 표정없이 어떻게 보면 잔인할 수도 있는 성격분석을 하는데 듣는 멤버들은 충격에 휩싸이기도 하고 서로 놀리기도 하고...정말 맞다며 무릎을 치기도 하고...그 때 재미있게 시청했기 때문에 이번에 송형석 원장이 낸 책을 호기심에 읽게 되었다.

 

이런 저런 심리학 책을 여러권 읽었지만 실제 생활에 딱 이거다 하며 계속해서 연결이 되는 책은 없었던 것 같다. 그런데 이 책은 읽고 나서도 주변의 인물들에 대한 분석이 용이하고 나에게도 어떤 성격이 내재되어 있었나 혹은 배우자의 성격등이 매치가 되는 부분이 많았다. 그래서 사람 성격의 유형에 맞게 그에 대처하는 방법을 슬쩍 배울 수 있기도 하고 나와 맞지 않는 사람은 아예 크게 다투는 일이 없도록 미리 조심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즉 실생활에서 바로바로 써 먹을 수 있는 재미있는 심리학책이었다.

 

예로 들은 것들을 다 나열할 수는 없지만 읽자마자 맞아맞아 내 주변에 이런 사람 꼭 있지!! 하는 생각과 느낌이 팍 온다. 원장이 써나간 이야기들은 통쾌하기까지 하다. 그가 수없이 상담한 환자들 중에서도 유독 자신과 맞지 않는 사람도 있었다는데 그런 사람들의 유형은 대부분의 사람들이라면 대할수록 짜증이 솓구치는 사람인데 나 역시도 이런 면이 있지 않았나 반성하게 되는 계기도 되었다.

 

특히 요즘 부모들은 한자녀나 두자녀를 키우면서 위험한 일은 되도록 시키지 않으려 하고 이것저것 참견하며 아이들의 스케줄을 다 지정해 주려고 한다. 나 역시도 풀어서 키운다고는 하지만 공부에 대해서만 벌써부터 닥달하지 않을 뿐이지 나머지 것들은 너무 조심을 시키는 경향이 있다. 그리고 거역하는 것을 반항으로 알고 아이에게 그 즉시 무섭게 대할 때가 있다. 그래서 요즘 젊은이들은 성인이 되어서도 부모에게서 독립을 하지 못하고(재산적으로나 심적으로..) 남들의 의견을 물어야만 결정을 할 수 있는 등 부작용이 심하다고 한다. 나 역시 약간의 그런 경향이 있었다. 장녀로서 엄마의 가르침을 최우선으로 따르고 반발을 잘 할 수 없었다 보니 결혼후에도 옷하나 그릇 하나 내가 결정할 수가 없었다. 그런데 십여년이 흐르다 보니 내가 결정해야 하는 것들로 점차 바뀌어 가고 스스로 알아서 할 수 있게 되었는데 이런 정신의 독립은 실제로 독립을 해야 이루어 질 정도로 유년시절의 양육방식이 문제가 될 때가 많다. 나 역시 두 아이의 엄마로서 주의해야 할 일들이 한 둘이 아닐 것이다.

 

그리고 자신에게 누가 싫은 소리를 하면 너무나 못견뎌하고 좋은 소리만 인정하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은 것 같다. 책을 읽다보면 객관적으로 이상한 사람들이 많은데 과연 이렇게나 많나? 하겠지만 실제로도 그런 사람들이 사실상 너무나 많다는 것을 새삼 느낀다. 그런 유형의 상사들 부모들 그리고 자신의 외모만 믿고 여러 사람들에게 항상 멋지게 보이고 싶어하는 소위 여왕처럼 구는 여자들의 이야기도 어디서 많이 목격한 장면인 것이다. 송원장의 글을 읽다보면 실제와 근접하여 알게 되는 사실이 아주 많고 재미와 흥미 또한 놓칠 수 없는 매력이 있는 심리학 책이다. 주변에도 왕왕 추천해 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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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절한 균형 아시아 문학선 3
로힌턴 미스트리 지음, 손석주 옮김 / 도서출판 아시아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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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의 작가가 쓴 책은 처음 읽어보는 것 같다. 인구가 많아서일까. 문학성이 뛰어난 민족일까..그들의 책들은 베스트셀러가 되기도 하고 상을 휩쓸기도 한다. 이 책의 작가도 인도에서 태어나 이십년을 살다가 이주해 간 캐나다에서 십년도 지나지 않아 권위있는 상을 받기 시작하였다. 이 천재적 작가의 이름은 로힌턴 미스트리. 아무리 인도가 영어를 쓴다고는 하지만 서구에서 십년도 살지 않고 영어로 쓴 작품이 이렇게 상을 받기가 쉽지는 않을텐데.. 우리나라에서 파란눈의 외국인이 국내의 문학상을 받는 것을 상상해 보니 더욱 대단해 보인다. 각설하고, 그만큼 호기심을 가지고 읽기 시작한 <적절한 균형>은 그 엄청난 두께에도 불구하고 흡입력이 상당한, 그리고 마음을 절절히 저미는 스토리를 가지고 있어서 푹 빠져서 읽게 되었다. 왜 이 작가를 이제야 알았을까.. 소설을 읽으며 그 크기와 파동에 압도당하며 읽어나갔다.
 
두꺼운 소설이지만 비교적 복잡하지 않은 인물들로 인해 더욱 집약적으로 읽을 수 있는 소설이었다. 디나, 이시바, 옴프라카시, 대학생 마넥 본인의 이야기와 또한 가까운 가족의 이야기로 가족의 역사와 현재의 이야기가 교차로 편집되어 있는 소설이다. 복잡한 기차에서 만난 이시바와 옴프라카시 (둘의 관계는 삼촌과 조카이다.) 는 마넥이라는 젊은이와 우연히 동행하고 같은 주소를 찾아가게 된다는 것을 알게 된다. 대학생인 마넥은 도시에서 대학에 다니면서 기숙사에서 지내며 때론 다른 하숙집을 다니기 위해서 엄마의 친구였던 디나아줌마를 찾아가는 길이었고 이시바와 옴프라카시는 재봉사로서 디나에게 고용되기 위해 찾아가는 길이었다.
 
소녀였던 디나는 의사였던 아버지의 죽음으로부터 어머니가 정상적인 삶의 끈을 놓아버리고 오빠인 누스완의 보살핌과 극도의 참견을 겪으며 살아가고 나이들어가야 했다. 우연히 도피처였던 음악회에서 만났던 청년과 가난하지만 행복한 결혼을 하게 되고 그로부터 삼년이 지난 어느 날, 자전거타기를 좋아했던 남편을 교통사고로 잃게 된다. 오빠의 집에서 조카들을 돌보고 집안일을 도우며 살아가다가 또다시 오빠인 누스완의 간섭과 질타를 견뎌낼 수 없어 남편이 남긴 누추한 아파트에서 홀로서기를 결심한다. 한달 월세를 내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그녀.. 그녀는 마흔 두살의 나이까지 겨우 버티며 살아가다가 시력을 잃을 수도 있다는 의사의 경고에 재봉일을 그만두고 중간에서 일감을 따내어 두명의 재봉사를 부리며 그들에게 임금을 주고 하숙을 치기로 결심하고 바로 그 순간 이시바와 옴, 그리고 마넥을 만나게 된 것이었다.
 
이시바와 옴은 처음에는 열심히 일을 하다가 삯을 받기 시작하자 점점 요구가 많아지고 디나의 집주인은 집을 다른 사업적 용도로 쓰는 것 같다면서 집을 나가라고 독촉하고 디나는 하루하루 힘들어지기 시작한다. 반면, 이시바와 옴의 불가촉천민으로서의 탄생과 그의 부모님이나 가족의 이야기들과 천민이라는 이유로 모질게 매를 맞아야만 했던 그들의 이야기와 무두질로 처참한 노동을 겪어야 했던 어린시절의 이야기들로 인도의 계급제도와 불가촉천민의 삶이 비참하게 고발되고 있다. 소설의 중반에서 후반으로 갈수록 여러 빈민들의 처참한 삶들이 계속해서 보여지고 그들은 어쩔 수 없는 상황과 선택들의 기로에 서게 되는데...너무나 가슴이 아프고도 아픈 이야기로 인해 이 책의 추천사를 쓴 뉴욕타임즈의 문학평론가 피코 아이어의 '당신의 가슴이 찢어질 듯이 아플 거'라는 글이 실감이 났다.
 
IT강국이라는 인도.. 브라질과 중국과 더불어 신흥세력국으로 이미 발돋움하였고 철저한 계급제와 빈민들의 생활들이 아직도 많이 남아있는 나라, 여자들의 삶이 고단한 나라, 로힌튼 미스트리는 자신이 잘 알고 있는 인도의 모습을 그대로 그렸다고 한다. 강국으로 변해가는 만큼 자국의 사람들을 위해서 좋은 방향으로 바꾸어 간다면 바랄 것이 없겠다. 그렇다고 다큐같은 소설은 절대로 아니다. 문학성이 살아있는 마치 가브리엘 마르케스의 소설을 읽는 듯한 문학적인 느낌이 강한 소설로 정말 간만에 멋진 작품을 읽었다. 아마 십년이 지나도 손꼽는 소설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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