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2025 대한민국 부동산 미래지도 - 유망 투자지역이 한눈에 보이는
한국비즈니스정보 지음 / 리더스하우스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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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부터 2025년까지 유망 투자지역을 한눈에 보이게 하는 <2011~ 2025 대한민국 부동산 미래지도> 가 나왔다. 한국비즈니스정보 라는 국내외 산업, 경제, 문화 등 전방위 분야에 걸쳐 핵심 데이터를 분석하여 일반인에게 전달하는 '콘텐츠 메신저 기업' 이 이 책을 펴냈다. 이 기업은 정보의 홍수 속에서 '미래' 라는 키워드를 비즈니스에 접목시키고 있는데 이미 <2010~2020 대한민국 미래지도> 는 장기간 유명서점등에서 부동산 분야 1위를 기록한 베스트셀러였다. 그래서 새로 나온 이 책을 매우 읽어보고 싶었다.

 

지금 아파트값이 많이 떨어졌는데 누가 부동산에 투자를 하냐고 할지도 모른다. 실제로 남편도 뭐하러 이런 책을 보느냐며 비관적인 시선의 책만 들여다 보았으니 말이다. 이 책은 무조건 허황된 '부동산 투기' 와 같은 것을 지목하는 책이 전혀 아니다. 오히려 책머리에서 2007년 미국에서 발생한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세계적인 금융위기가 발생했고 우리나라도 예외일 수 없다는 것을 자세히 알고 있으며 예전과 같은 부동산 신화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아파트 시세는 2010년 들어서도 하락세를 멈추지 않고 있고 수도권 신도시의 아파트들은 미분양 사태에 시달리고 강남의 버블세븐 지역도 거래가 순조롭지 못하다고 인정하고 있다.

 

그렇다면 무엇때문에 2011~2025 대한민국 부동산 미래지도 라는 책을 펴냈을까? 일본의 경우 버블이 꺼져서 부동산 폭락사태가 일어났고 우리나라도 곧 일본의 뒤를 따를 것이라고 하는 말들을 많이 들어봤다. 맞는 말이란다. 일본의 경우, 입지조건이 좋은 부동산은 오히려 가격이 꾸준히 오르지만 그렇지 못한 곳은 계속 떨어진다. 즉 교육, 문화, 교통, 자연환경, 의료, 상업, 레저 등의 기반시설이 제대로 갖춰진 곳과 그렇지 못한 부동산의 양극화가 뚜렷해진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일본과 무관하지 않다면 일본을 닮아갈 것이라는 얘기다. 앞으로는 같은 시, 도나 구 안에서도 해당 지역에 어떤 개발호재가 있는가에 따라 큰 차이를 보이게 될 것이라는 결론을 가지고 기존에 나왔던 책을 일년 만에 개정과 증보 작업을 거쳐 새롭게 출간된 이 책은 그런 많은 정보를 담고 있을 것이다. 실제로 보통 책보다 큰 사이즈의 책으로 315페이지를 빼곡 채우고 있는 것들은, 유망 지역들의 보고서이다. 실제 지도와 아파트 모형들까지 꼼꼼하게 찍어서 매 페이지를 장식하고 있다.

 

성수 신도시 프로젝트에서 뚝섬 쪽이나 성수동쪽이 뜨거운 감자였는데 너무 비싼 분양가를 본 적이 있었기 때문에 이 쪽의 새로운 투자지역들은 어떨지 직접 이 책을 보고 그쪽을 방문해서 알아본다던지 미아, 봉천, 이문, 신수, 방배, 대림, 면목등 유망 거주지역과 행당, 구의, 잠실 롯데, 은평뉴타운 등 상업시설이나 대규모 복합개발지역들의 상세한 지도가 자세한 주변의 상황들과 함께 상세하게 적혀있지만 무엇보다 실제로 그러한지 확인해 보는 자료로 쓰면 좋을 것 같다. 누구의 이익을 위한 책이 아니고 정말 서울과 기타 지역의 상세한 보고서이니만큼 믿고 참고할 수 있는 자료로서 괜찮을 듯 싶다. 서울에 이런 지역이 있었나 싶게 까막눈인 나도 조금씩 이런저런 곳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되니 재미도 있었다. 주말마다 마음에 드는 지역을 실제로 답사해 보고 안목을 키우는 것도 좋겠다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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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초에 할망이 있었다 - 우리의 창세여신 설문대할망 이야기
고혜경 지음 / 한겨레출판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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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의 신화는 주로 설문대 할망에 관한 이야기가 많다고 한다. 다른 나라는 어여쁜 여신들이 자리잡고 있는데 왜 유독 할망이라고 해서 관심 밖으로 벗어났을까. 제주도의 설문대 할망은 어엿한 여신임을 이 책 <태초에 할망이 있었다> 를 통해 확실히 인지하게 되었다.

 

이 책은 신화의 원형에 대해서 자주 언급한다.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는 어여쁜 여신들 이전에 역시 거대한 여신, 위대한 여신(Great Mother) 이 있었다. 그리스에선 데메테르 이전에 가이가가 바로 거대한 위대한 여신이다. 그리고 중국에서도 역시 태초에 큰 여신이 있었다. 일본에서는 태양신 아마테라스가 여신의 이미지이다. 신화학자도 아니고 전공자도 아니기 때문에 정확한 이름들을 모르고 있지만 여기저기서 읽은 얕은 지식으로는 인류의 어느 나라에나 이처럼 위대한 여신들이 태초에 자리잡고 있었다. 대지는 어머니라는 공식이 있는 것처럼 이러한 위대한 여신은 전 인류에 자리잡고 있는 원형이다.

 

세계의 다양한 신화- 의례는 결국 전 인류와 전 지구를 아우르는 단일 신화로 귀결됩니다. 이것이 바로 조셉 캠벨이 전 세계의 신화를 '하나의 신화(mono-myth)라고 부른 이유입니다. - 본문 7P.-

 

자, 그렇다면 이 책은 원형의 신화에 대한 개론서인가. 그렇지 않다. 누구나 읽을 수 있는 흥미만점의 우리나라 제주의 할망에 대한 신화이야기와 그에 대한 해설이라고 볼 수 있다. 요즘 제주올레길 개발은 진짜 토박이 올레길은 아니지만 그 의미가 치유와 마음을 편히 쉬게 하는 내려놓음이라는 공간의 의미가 있다. 제주도 특성상 자기집의 경계가 없고 올레로 서로의 사생활을 차단하곤 했다고 한다.

 

제주도를 떠난 제주도민들은 항상 고향을 그리워한다. 특히 다른 지방보다 더 그런 것 같았다. 제주도 설문대 할망이 주는 치유와 화합의 이야기들을 읽다 보니 하루가 다 지나가 있었다. 너무나 많은 재미있는 신화를 일일이 소개할 수는 없고 하나같이 우스꽝스럽기도 하고 너무나 원초적이지만 외설스럽지 않고 한바탕 마당놀이같은 유쾌함이 깃들어 있다. 그리고 슬픔도 있다.

 

설문대 시절에...하는 이야기를 어디선가 듣게 된다면 이제는 귀를 쫑긋하고 듣게 될 것 같다. 우리의 이렇게 멋지고 자랑스러운 신화가 더욱 많이 알려졌으면 좋겠다. 그리스 로마신화만 알려질 게 아니라 이렇게 멋진 우리의 신화를 아이들도 쉽게 받아들일 수 있는 책들도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할망을 처음 만난 것은 유학시절이었다...중략...우연히 뽑아 든 문고판의 책장을 넘기다 이 신화를 만나고 온몸으로 전율했다. 이렇게 힘 있는 우주 창조여신이 이 땅에 살아 있었구나! 눈길이 머문 그 자리에 금 노다지가 묻혀 있었다. 이 찬란한 정신의 보물이 스스로 그 빛을 감추었는지, 아니면 보물을 알아볼 눈이 없었는지, 집단의 의식이 준비가 되지 않았는지 이 신화가 이다지도 오래 묻혀 있었던 이유를 아직도 이해할 수 없다. 한편으론 식자층이나 지배계층이 정교하게 편집하거나 공식적으로 해석하는 과정을 거치지 않은 것이 참으로 다행이다....중략...할망의 이미지를 되살려 다시 집단의 기억으로 불러내기 위해 이 책을 쓴다...고대의 정신 유산을 탐색하여 현재를 풍요롭게 하고 또 미래를 열 전망을 읽어내려 한다. 이것이 신화를 공부하는 자의 임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 분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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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트 - 인간의 행동 속에 숨겨진 법칙
앨버트 라슬로 바라바시 지음, 강병남.김명남 옮김 / 동아시아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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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라바시의 <링크>를 재미있게 읽었기에 버스트도 많은 기대를 했다. 한번 다 읽었고 역시 바라바시답게 방대한 역사적 십자군 이야기와 수학적 물리학적 이야기와 현대의 이야기를 맞물려 이야기하는 솜씨가 멋졌다. 하지만 복잡계와 여러가지 수학적인 개념, 프랑스의 수학자 프와송, 멱함수 법칙등 알 듯 말 듯 학창 시절 수학을 제일 어려워하던 일반인이 읽기에 다 이해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런데도 다 읽고 나서 뭔가 흐뭇함이 밀려오는 것은 지적인 만족감을 느꼈기 때문이다.

 

하산 일라히라는 우리의 등장인물은 실제 인물이다. 책 뒤에 나오는 참고문헌을 쭈욱 나열한 부록편은 이 책이 어떤 식으로 만들어 졌을지 짐작하게 한다. 그만큼 방대하고 많은 사람들이 등장하지만 이 책에서 말하는 예측 가능한 삶과 연관이 되어 있곤 한다. 주사위를 던져서 계속 6이란 숫자가 나올 확률(주사위를 굴려서 6이 나오면 종이에 세로줄을 긋고 1,2,3,4,5 같은 숫자가 나오면 점을 찍는다.) 저자가 400번쯤 주사위를 던져서 나온 배열은 이러하단다. 매 시도의 결과는 전적으로 예측 불가능하지만 배열 전체로는 약간의 일관성이 드러난다. 가령 다섯 번에서 일곱 번마다 한번씩 6이 나온다는 것이다. 두 세로줄의 간격이 무진장 먼 경우는 극히 드물었다. 이러한 무작위적인 확률게임은 우리가 내릴 수 있는 오판과도 관련이 있다는 것이다. 한 개인이 언제나 옳은 결정을 내릴 수는 없다. 하산 일라히는 미국 국적의 엘리트인데도 그가 예술활동을 위해서 다닌 수많은 나라에서 단지 작품활동만 한 것인데도 미국 FBI 의 눈에 띄어버렸다. 테러리스트가 될 소지가 있다고 본 것이다. 그러하기에 그가 작품 활동을 하러 공항을 다닐 때마다 수많은 심문을 하기에 이른다. 하산 일라히처럼 살라면 살 자신이 있는가? 나는 자신이 없어졌다. 매번 나의 활동이 제약을 받고 매 순간 의심을 받는다면 말이다. 자기 자신을 열심히 증명해 내는 수밖에 없음을 알고 그는 페이스북이나 트위터를 통해 자신의 매 시간 이동을 기록하기 시작했다. 하산 엘라히는 절망감을 느꼈다. 생사 여탈권을 쥔 심문관이 바로 눈 앞에 있으면 없던 긴장도 하게 되고 더 실수 할 수도 있음을 말이다. 이러한 심리상태는 배심원 제도까지 파고들며 실제 또 몇십년전 다른 사건, 티모시 더럼이 실제 용의자와 가까운 거리에 살고 비슷한 용모를 가졌다는 이유로 어린 여자아이 강간 사건의 용의자로 유죄판결을 받은 사건을 예로 들며 흥미진진한 내용을 전개해 나간다. 3220년의 형기 중에서 5년을 복역한 더럼은 새로운 DNA 분석 결과 무죄로 풀려난다. 애초에 그는 사건이 일어난 날 완전히 다른 곳에 자기 어머니와 있었음에도 이런 일이 일어났다. 그런데도 미국은 열두명의 배심원 제도를 비용이나 시간적인 문제로 여섯명으로 줄이려고 한다니...잘못된 유죄 평결을 내릴 가능성이 25배나 늘어난단다.

 

이제 소셜 네트워크 시대는 복잡계를 더욱 복잡하게 한다. 무작위 네트워크라는 말도 생겨난다. 이러한 무작위적이고 인위적이고 복잡한 세계에서 개인들이 제대로 된 판단을 하고 결정을 내리기가 더욱 어려워졌다. 이러한 무작위성은 갑자기 폭발적인 사건으로 일어난다. 그것이 '버스트'다. 주사위의 숫자 6이 연속해서 나올 수도 있는 것이다. 시간적인 요동 현상으로 나온 것이 버스트인데 함수로도 풀지 못하는 신의 손에 의해 요동치는 것이다. 주식 가격의 연쇄 폭등, 폭락, 글로벌 경제 현상, 갑자기 터지는 누리꾼들의 덧글, 거리로 나오는 촛불 시위등으로까지 나올수 있다.아주 사소한 것이 큰 차이를 일으키는 결정적 순간을 티핑 포인트라고 하는데 인터넷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이 인지하지 못하는 새에 버스트 현상을 겪을 수 있다. 헝가리 출신의 바라바시는 십자군과 죄르지 세케이의 일생을 통해서 이 버스트 현상을 조명한다. 현재의 사람들의 예와 교차하면서 말이다. 다 읽고 나서도 죄르지와의 관계를 잘 이해하기 어렵지만 책의 복잡성과 다양성 그리고 독특한 우화를 주기엔 현명한 선택이다. 십자군이야기는 언제 들어도 환상적이기 때문이다. 다시 한 번 제대로 읽어보고 싶은 생각이 책을 덮자 마자 드는 것은 이 책이 가진 매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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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러 오브 워터 - 흑인 아들이 백인 어머니에게 바치는 글
제임스 맥브라이드 지음, 황정아 옮김 / 올(사피엔스21)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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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인 아들이 백인 어머니에게 바치는 글'
 
요즘 유행하는 팩션들은 재미있다. 이 책은 소설이 아니지만 그 어떤 성장소설보다도 재미있고 교훈적이다. 제임스 맥브라이드라는 흑인과 백인사이의 혼혈남자와 그의 백인어머니인 루스의 일생을 그린 사실 그대로를 그린 책이지만 마치 소설처럼 영화처럼 팩션처럼 읽힌다. 책의 말머리를 읽어보면 저자가 십사년이나 졸라서 어머니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고 한다. 그리하여 이 작품이 탄생하게 되었다.
1996년 발간 이후에 '뉴욕 타임즈' 에서 연속 100주 이상 베스트셀러 목록에 오르는 대기록을 세웠고 그 후 미국 전역의 고등학교와 대학교에서 교재로 채택되기도 한 책이고 현재까지도 아마존에서 높은 순위를 기록하며 널리 읽히고 있는 책이란다. 우리나라에 이제야 소개가 된 것이 아쉬울 뿐이다. 얼마 전에 읽었던 마이크 레너드의 <우리 인생 최고의 쇼> 가 자꾸 생각나는 저자의 재미있고 서로 놀리고 뒹굴고 노는 장난꾸러기 형제들 특유의 어린 시절의 이야기들과 성장이야기들이 술술 재미있게 읽힌다.
 
작가이자 시나리오 작가이자 재즈 뮤지션인 제임스 맥브라이드는 1957년 아프리카계 미국인 아버지와 폴란드 출신 유대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브루클린의 빈민가 레드훅 지역과 퀸스의 세인트올번스에서 열두 명의 형제자매들과 어린 시절을 보냈다. 세상에...열두 명이다. 그 열두 명을 루스 여사 혼자서 다 낳고 키웠다. 불행하게도 첫번째 목사인 흑인 남편은 암으로 일찍 세상을 떠났고 서른 여섯의 나이에 이미 일곱명의 엄마였으며 남편이 임종할 당시 이 책이 저자인 제임스를 태중에 품고 있었다. 제임스는 아버지의 얼굴을 보지도 못하고 나서 자란 것이다. 그런 그녀에게 따뜻한 또 다른 흑인이 나타나 청혼을 했다. 아이가 그렇게 많은 것을 알고도 청혼한 그 사람은 배관공같은 기술자였다. 그 뒤로도 아이를 넷을 더 낳았고 의붓아버지는 모든 아이들을 공평하게 대하고 너그러운 사람이었다. 하지만 주중에는 브루클린의 좁은 집에서 퀸스의 더 넓은 집으로 이사와 아이들이 지내기에 더 좋아졌지만 아이들의 극성을 견딜 수 없어 주말에만 오는 것으로 자연스럽게 굳어져 주말이 되야 오는 아버지였다. 공구상자를 가지고 와서 아이들의 자전거나 집안의 전기 등을 고치곤 했단다. 그래도 아이들은 이 아버지를 모두 좋아했고 존경했다. 말수도 별로 없고 화내지도 않고 중요한 일에는 모두를 다독일 줄 아는 사내였다.
 
어떻게 얼굴색이 하얀 유대인 백인이 두 번이나 아니 연애기간까지, 세 명의 흑인들과만 사귀었을까.. 백인들은 따지고 책임지우고 뭐든 한 잣대를 가지고 사람을 평가하지만 흑인들은 언제나 쿨하고 너그럽고 현재 그 사람 자체만 바라본다는 것이었다. 그러고 보니 정말 그런 것도 같다. 그녀는 자존감이 없었던 소녀여서 이렇게 자기 자신을 그대로 봐주는 사람들에게 더 끌렸던 것이다. 사실 그녀는 어린 시절부터 랍비였던 엄하고 무서운 아버지의 성추행인지 성폭행이었는지 자세히 나오지는 않지만 밤마다 어린 딸에게 지옥으로 떨어질 못된 짓을 한 아버지가 있었다. 게다가 자신은 늘 새차를 타고 가난한 흑인들을 상대로 폭리를 취하는 물건을 파는 상점주인이면서 흑인을 미워하고 조롱하는 이중인격자였다. 게다가 랍비라니... 딸들에겐 새옷을 한번도 사주지 않은 자린고비였다. 이런 아버지를 참지 못하고 샘이라는 친오빠는 열 다섯에 집을 나가버렸다. 루스도 이렇게 집에서는 기댈 곳이 없었던 것이다. 그래서 그녀 역시 어린 나이인 열 다섯에 한 흑인 이웃남자와 사랑에 빠져 아이를 임신하고 그와는 헤어지고 첫번째 결혼을 하기 위해 집안에서 완전히 남이 되는 제적을 당해버렸다. 그리고는 뉴욕에서 쭈욱 살게 된 것이다. 정말 기구한 이야기이다.
 
아직 초반부의 이야기이다. 이야기는 무궁무진하게 이 가족들의 이야기로 가득차며 영감으로 가득하다.. 제임스의 어린 시절을 통해 바라본 엄마와 가족의 이야기와 제임스 자신이 성장하면서 겪게 되는 이야기, 그리고 또 엄마의 처녀시절부터 결혼에 두번째 결혼에 이르는 이야기, 백인이든 흑인이든 아이들을 데리고 당당하게 다니던 그녀에게 수근거리고 욕하고 심지어는 위협을 가하는 사람들...한창 인종차별로 인한 갈등이 심한 시대를 그녀는 묵묵히 아이들 때문에 신경쓸 겨를도 없이 살아냈다. 그리고 40년뒤 첫번째 남편이 개척한 교회에서 드디어 인정받고 연설을 하면서 원고지를 버리고 자신의 인생이 걸린 진심어린 이야기를 할 때의 감동이 아직도 남아 있다. 아이들은 다행히 모두 대학을 졸업하고 학사나 박사학위까지 받은 형제도 나왔으며 의사나 교수같은 명망있는 잘나가는 사람들이 되었다. 딸들도 모두 예뻤고 좋은 직장을 다니고 있다. 열두명을 그렇게 키운 어머니의 아이들에 대한 헌신과 뚝심이 이 책에 잘 그려져 있다. 아이들은 그렇게 클 수 밖에 없었다. 각자는 열한 명의 형제자매를 주시고 자립심을 길러준 어머니를 위해서 엇나갈 수 없었을 것이다. 결국에는 모두 잘 컸다. 컬러 오브 워터...왜 이런 제목을 붙였는지 알 것 같다. 이 책을 읽는 동안 행복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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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쾌한 소통의 법칙 67
김창옥 지음 / 나무생각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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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 전문가 김창옥씨의 강의는 들어본 적이 없었다. 방송에서 하는 것을 틀어만 놓고 설거지를 하느라 못 봤던 것 같다. 그렇지만 왠지 아는 사람인양 이 책을 꼭 읽어보고 싶었다. 소통의 법칙도 그냥이 아니라 유쾌한 소통의 법칙이다. 어떤 대화기법을 알려주는 내용이 많은가 보다 하고 책을 들었는데 그보다는 김창옥씨가 수집한 이야기들과 김창옥씨만의 메세지가 들어있는 그런 내용이었다. 나도 어디선가 들어본 이야기들이 짧막하게 하지만 굵은 울림으로 적혀 있었다. 글만 보고도 그의 강의가 어떨지 궁금해졌다. 꼭 듣고 싶어졌다. 이 책을 다 읽은 후엔 누군가에게 선물을 해야지 했는데 그만 소장하고 싶어졌다. 그만큼 마음이 편해진달까...어린 시절 아버지의 부재와 도박과 폭력속에서 자란 그가 어떻게 이런 소통의 전문가가 되었을까. 정말 읽으면 나까지 편안해지는 치유의 시간들을 느낄 수 있었다.
 
같은 책이나 영화를 보았어도 음...그렇구나...하고 넘어갔던 교훈이나 이야기들을 김창옥씨의 이 책을 읽으면서 다시금 접하게 되었는데 너무 새로웠다. 왜 당시에 나는 이런 내용을 이렇게 오랫동안 간직할 생각을 안 한거지? 하고 말이다. 가령 프리즌 브레이크에서 감옥의 죄수가 마지막 사형집행일 전에 먹고 싶은 음식을 말해보라고 했을때 딱히 먹고 싶은 것이 없다고 하다가 사랑하는 아들과의 추억이 담긴 블루베리파이가 먹고 싶다고 했던 장면이나, 엘리자베스 로스 퀴블로의 <인생 수업> 에서 앞의 차들이 정체가 되면서 자신의 바로 뒤의 차는 계속 그 상황을 알지 못하고 돌진하는 것을 백미러로 본 순간, 마지막으로 인생의 일들이 주마등처럼 펼쳐지면서 편안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며 힘을 뺐는데 이윽고 뒷차는 그대로 와서 이 차를 들이박았고 차가 다 찌그러지는 상황속에서 상처하나 없이 살아났다는 이야기는 분명 나도 보고 읽은 내용인데 말이다. 이런 이야기들을 자신만의 글로 갈무리 하는 솜씨가 대단하다.
 
그리고 그 짧아서 더 기억에 남고 집중이 되는 이야기들이 하나같이 내 자신에게 바로 지금 내게 중요한 것만 남기고 다 내려놓으라고 하는 것 같았다. 나치가 유대인들을 억압하는 방법중에 수용소에서 화장실을 없애어 온갖 배설물과 오물들로 뒤섞인 수용소를 만들어 놓으니 독일병사들이 유대인들에게 훨씬 더 양심에 거리낌없이 가혹하게 대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하루에 딱 한번 커피 비슷한 따뜻한 음료가 나오는데 이 시간이 가장 행복했다고 한다. 그 아까운 커피 반 잔을 자신의 얼굴을 씻는데 사용했던 사람들은 한잔도 아까운데 뭘 그런데에 쓰냐는 핀잔을 들으면서도 자신의 존엄을 위해서 썼다는 것이다. 그리고...결과적으로 반 잔을 자신을 씻는데 사용했던 유대인들의 생존율이 두배가 넘었다는 것이다.
 
부자라고 다 좋은것은 아니다. 그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왜 그러는지 납득이 잘 안된다. 여전히 명품가방을 몇 개 갖고 싶고 외제차도 한번 가져보고 싶고 좋은 집에서 살고 싶은 것이 보통 사람들의 바람이다. 그런데, 이 책을 읽다보면 1억짜리 차가 무슨 소용일까 싶다. 어짜피 극심한 정체길에서는 외제차건 경차건 똑같이 앞길이 막히어 가지 못한다. 그런데에서 비싼차라고 달라지는 것은 없다. 사람이 가지고 가는 소망과 바람, 그리고 거기에서 오는 소외감, 자괴감등 불필요한 것은 과감하게 내려놓는 용기, 목숨걸 필요가 없는 것들은 목숨걸지 마라는 것이 김창옥씨만의 화법으로 천천히 다가와 내 마음을 말랑말랑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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