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리하라의 몸 이야기 - 질병의 역습과 인체의 반란
이은희 지음 / 해나무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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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리하라님의 책은 두 번째다. 미드속에 등장했던 과학적인 이야기를 담은 책을 아주 재미있게 읽었었는데 이번에는 우리몸에 대한 거의 모든 것을 접할 수 있게 해준다. 평소에 메디컬 드라마나 메디컬 다큐멘터리를 즐겨 보고 있고 우리몸에 대한 질병이나 발병원인등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더욱 흥미로웠다. 세균이 박테리아이고 페스트나 결핵을 일으키는 것을 이제야 제대로 알았다. 신종플루나 사스같은 질병은 바이러스로 인한 것임을 구분할 수 있도록 하나하나 세심하게 설명해 주고 있어서 전문가가 아닌 일반인에게도 아주 재미있게 다가오는 책이었다.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심장이나 뇌질환에 대한 걱정도 많아졌는데 노인성 질환이나 치매같은 부분도 자세히 다루어 주어서 좋았다.

 

우리가 마마호환이라고 했던 천연두는 일본식 이름이고 두창이라고 하는 그 질병은 태양왕 루이 14세를 초라한 죽음으로 내 몬 주범이었고 종두를 접종하는 것으로 1970년대 이후에 완전히 사라진 질병이 되었다. 1900년대초나 그 이전만 하더라도 인류의 대표적인 무서운 전염병이었는데 말이다. 이처럼 여러가지 질병에 대한 치료법을 개발하는데에는 수많은 과학자나 의학자의 수고로움이 있었다. 페니실린의 발명이나 주사접종같은 것, 그리고 현대에 이르러 더 다양한 약과 치료법은 그 이전부터 부단히 노력해 왔던 덕분이었다는 사실을 이 책을 통해서 새삼 알 수 있었다. 즐겨 봤던 드라마 '프리즌 브레이크'에서 주인공 마이클이 당뇨병을 위장하여 의무실에 들락거리게 되는 장면이 있는데 이를 통해서 당뇨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읽을 수 있었는데 이처럼 접근이 용이하고 재미있는 설명으로 읽는 내내 새로운 앎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도록 한 책이었다. 박테리아와 바이러스 그리고 단세포생물등의 질병 원인 외에도 새로이 밝혀지는 단백질 변형 프리온 같은 인간광우병을 일으키는 무서운 질환들은 인류가 발전하고 환경을 파괴하며 자연의 법칙을 거스를 때마다 어떤 새로운 질병이 등장할지 모른다는 두려움과 새로운 호기심을 일으켰다. 하리하라의 몸 이야기 같은 책을 독파하고 또 다른 책을 독파할때마다 어떤 새로운 지식이 뇌에서쌓여가고 뇌세포를 활성화시켜서 덜 노화하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기대감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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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라봐주어 너무도 미안한 그 아름다움
서진영 지음 / 시드페이퍼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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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라봐주어 너무도 미안한 그 아름다움'- 도대체 뭐가 그리 미안한 걸까. 공예 무형문화재 12인의 장인정신 이야기라는 부제가 적힌 바로 이 책에서 말이다. 우리나라에서 유독 그런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나 조차도 무형문화재로 알려진 장인 한 분 모르니 말이다. 소박하고 해학이 있는 12인의 인생과 작품이야기인 이 책을 읽으며 새삼 느꼈던 사실이다. 한번쯤 우리가 너무도 모르고 있는 소외된 이런 사실에 대한 책을 읽고 싶었다. 저자가 일을 통해 알게된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의 부장님을 통해서 알게 된 무형문화재의 이야기를 같이 나눌 수 있어서 나 역시 저자처럼 귀한 기회를 얻게 되었다.

 

한산모시짜기, 염색장, 침선장, 옹기장, 사기장, 나주반장, 소목장, 염장, 나전장, 백동연죽장, 낙죽장도장, 배첩장 등 몇 가지는 이름을 유추해 알 수 있는 장인의 명칭도 있었지만 대부분 모르는 명칭들이어서 잠시 당황했다. 이렇게나 전통적인 공예를 모를 수 있단 말인가 하고 말이다. 저자의 글솜씨인지 몰라도 책을 읽다보면 유년시절과 비오는 날 같은 어린 시절의 추억이 떠올랐다. 거기에 전통의 공예 장인들의 삶이 녹아나있고 그들의 공예 사진이 자그마하게 자리잡고 있다. 나이 마흔이 넘어 배운 모시며 쪽염색을 하는 과정을 들여다 보는 것이며 모 CF에 출연까지 한 염색장인의 염색물인 쪽빛이 너무도 푸르렀다. 저자를 따라다니며 구경을 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이야기를 얻어 듣는 재미도 쏠쏠하다.

 

그들 장인이 기거하는 곳도 어딘지 한옥과 같은 모습이 많다. 당연한 것이다. 그래서 그런 구경을 하는 재미도 컸다. 침선장. 침선이라는 말은 바늘 침에 실 선으로 부녀자들이 규방에서 바느질로 할 수 있는 일과 복식 전반을 아우르는 말이라 한다. 중요무형문화재 제 89호 침선장 구혜자님의 바늘 뜨는 모습이 참으로 우아하고 아담했다. 옛날 규방의 여인들이 이랬으리라. 선생은 영화 <스캔들- 조선남녀상열지사> 에서 의상 제작에 참여하시기도 했다. 그 영화에서 한복은 정말 눈이 시리게 아름다왔었다. 시어머니에게서 배운 침선을 구전으로 배운 것들을 잘 정리해서 책을 내기도 하고 후학을 위해서 침선을 가르치기도 하니 정말 아름다운 후반생이다.

그밖에 옹기에 대한 철학과 미학을 배울 수 있었고 나주반을 만드는 과정도 지켜볼 수 있었다. 전통을 알고 싶었고 우리네의 예전 것들을 살펴보고 싶었는데 마침 좋은 책을 찾아서 읽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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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어는 바닷속 골목대장 - 싸우며 살아남기 초등 과학이 술술 웅진 과학동화 7
엄대춘 지음, 국제문화 옮김, 김창희 그림 / 웅진주니어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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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과학이 술술 시리즈를 아주 좋아하는 4학년 딸이 이번에도 만족한 책은 바로 '문어는 바닷속 골목대장' 이다. 싸우며 살아남기라는 부제아래 먹고 먹히는 먹이 사슬의 관계를 잘 알려주는 과학동화인데 창작동화로서의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다. 그래서 아이들이 먼저 알아보고 재미있어 하는 책이다. 10가지의 재미있는 생태계 이야기들은 하나하나 너무나도 재미있고 흥미롭다. 특히 동물과 식물등 자연에 관심이 많은 아이들이기에 이야기 하나하나에 생명을 불어넣은 듯 좋아했던 것이다. 여섯살난 아들도 엄마가 읽어주면 눈을 반짝이며 그 다음 이야기를 기다리고 있는 모습이 너무나도 귀엽게 느껴진다.

 

엄대춘님의 '문어는 바닷속 골목대장' 이라는 이야기가 그 첫 이야기이다. 똘똘이라는 2미터가 넘는 긴 팔이 여덟개나 달린 문어의 이야기이다. 전복 둘레를 돌며 전복의 옆구리에 있는 숨구멍을 찾아내 전복의 살을 맛있게 먹는다던지 바닷게와 바위틈을 가지고 영역다툼을 하는 내용들을 동화로 잘 꾸며내었다. 문어의 먹물공격이나 바닷게의 몸에 독즙을 넣어 결국은 이 둘의 싸움이 문어의 승리로 끝나는 것등을 볼 때 아이들은 저절로 생태계의 이면을 볼 수 있게 되어 있었다. 먹고 먹혀야만 자연이 살아남을 수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꿀벌의 위기에 대한 내용이 그 다음 내용이었고 <먹이 사냥>이라는 쉬어 가는 코너에서는 사냥법이 남다른 동물들의 세계를 재미있는 삽화와 함께 소개해 주고 있었다. '먹고 먹히고' 와 '입 큰 청개구리' 의 이야기는 먹이 사슬에 관한 재미있는 동화였다. 어느 하나 버릴 것이 없는 동화이면서 저절로 생태계에 대해서 많은 정보를 주는 초등 과학이 술술 시리즈를 어찌 좋아하지 않을 수 있겠는지.. 어느새 열권이 나왔는데 한 권 한 권 다 모으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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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속에 담긴 긍정의 한 줄 긍정의 한 줄
양태석 지음 / 책이있는풍경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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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철속에서 멀뚱멀뚱 사람들 지나가는 것만 쳐다보는 것이나 그냥 시간을 보내는 것을 몹시도 못 견뎌하는 나로서는 모임이 있어서 나갈때에도 책을 챙기는 것은 필수이다. 그런데 가죽가방안에 파우치며 이것저것 여성들이 가지고 다닐만한 물건들을 채우고 나면 책 한권만 넣어도 무겁다. 그런 점에서 여성들에게 정말 추천해 주고 싶은 책이 바로 이 책이다. 포켓사이즈라서 작은 핸드백안에도 쏙 들어가겠지만 종이질도 좋고 게다가 양장본이어서 더욱 튼튼해 보인다.

 

무엇보다 내용에서 반했던 책이었다. 언제 읽어도 질리지 않을 내용이랄까. 어디선가 들어보아서 꼭 메모를 해놓거나 스크랩을 해놓고 싶었던 이야기들이 하나의 책에 모여있다는 사실이 정말 마음에 들었다. 이것저것 인터넷에서 찾아서 수첩에 메모를 하거나 블로그에 스크랩을 해놓을 필요가 없겠구나 혹은 갑자기 어떤 사람들 앞에서 작은 연설을 해야할때 적당한 내용을 찾을 수 있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게 하는 바로 그런 책이었다. <이야기 속에 담긴 긍정의 한 줄> 이라는 제목이 참 딱 맞는 제목이라는 생각이 든다. 게다가 앞서 썼지만 짜투리 시간에 꺼내어 읽어도 폼나는 그런 책이다. 표지가 너무 예뻐서.

 

어린이와 여자부터 구하라는 영국의 신사도 정신인 버큰헤드 정신으로! 의 유래를 정확하게 알 수 있었고 그로부터 몇십년이 지난 1912년 타이타닉호에서도 그 정신이 발현되어 승객 중 남성은 단 7% 만이 살아남고 여자와 어린아이들은 반 이상이 구조되었다고 한다. 이 얼마나 숭고한 정신인가. 남성과 여성을 떠나서 누군가의 희생으로 더 많은 사람이 살아남았다는 사실은 큰 감동이었다. 그런가 하면 소록도에서 43년간이나 한센병 환자들을 위해서 맨손으로 간호하고 돌보았던 70세의 오스트리아의 수녀님 두 분이 2005년도에 한국을 갑자기 떠나면서 남긴 편지는 정말이지 가슴이 저몄다. "이제 우리 나이도 칠십이 넘었습니다. 은퇴할 나이에서도 십 년이 지났습니다. 이곳에 더 있으면 괜한 짐이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이제 그만 고국으로 돌아가려 합니다. 여기 있는 동안 부족한 외국인을 큰 사랑으로 감싸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그동안 저희가 잘못한 것이 있다면 부디 용서해주세요. 미안합니다. 항상 감사하는 마음으로 마리안느와 마가렛 올림." 43년간 자신을 다 바쳐 봉사하고도 용서해주세요 미안하다는 말을 남길 수 있는 저 사람들 앞에서 나는 어떻게 설 수 있겠는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작은 투정도 괴로움도 다 잊게 되는 글귀였다. 이 책은 이처럼 주옥같은 이야기가 무수히 많이 실려 있다. 하릴없이 앞에 선 사람들을 관찰만 하지 말고 이런 작고도 가슴 울리는 책을 가지고 대중교통을 타는 사람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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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의 마지막 저녁 식사 - 살아가는 동안 놓쳐서는 안 되는 것들
루프레히트 슈미트.되르테 쉬퍼 지음, 유영미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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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호스피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출판계에서도 말기암환자나 중증의 환자들의 마지막 삶을 다룬 호스피스와 관련된 서적이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삶이 있으면 죽음이 있는 법. 이상하게도 그런 책에 마음이 자꾸만 간다. 그래서 이번에도 이 책을 선택하게 되었다. 독일에서 건너온 이 책은 행복해지는 책이나 세로토닌이나 도파민을 주는 그런 책은 아니다. 하지만 읽다보면 그 무엇보다 내 마음을 훈훈하게 만들고 가슴에 불을 밝혀주는 그런 책이다. 독일의 한 지방의 호스피스 병원에서 요리사로 일하고 있는 주인공의 일화와 일상은 잔잔한 감동을 전해준다. 우리는 언제까지나 젊은 것처럼 살아있을 것처럼 사랑을 하고 꿈을 꾸며 하루하루를 열심히 전투적으로 살아간다. 이 책에서는 그런 삶과 죽음은 종이의 이편과 저편처럼 가까이 붙어 있다는 사실을 일깨워준다. 그래서 영원히 살 것처럼 달려가고 있다면 책을 읽는 두 시간만 투자해서 살아가면서 놓쳐서는 안 될 것들이 무엇인지 나의 '현재'의 위치는 어떠한 것인지 알아보라고 한다. 그리고 그러한 두 시간은 정말 가치있는 시간이었음을 고백한다.
 
이 요리사는 일류 레스토랑에서 전도 유망한 요리사로 일했으나 호스피스 병원에서 마지막을 살아가는 사람들을 위해 만찬을 준비해 줄 요리사를 뽑자 기쁜 마음으로 입사한다. 정말로 놀라운 것은 그의 결정은 단번에 이루어지고 한번도 후회하는 것처럼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오히려 더 잘해주지 못한 것을 그 주말에 쉬지 말고 요리를 했더라면 죽기 전에 먹게 해주었을 텐데 그런 자괴감마저 가지고 있는 그는 진정한 호스피스 병동의 천사나 마찬가지이다. 그들이 어렸을 때 단 한번 먹어본 음식, 해외에서 먹었던 너무나 맛있었던 그 요리, 외가집에서 가서 맛보았던 간식 등 자세히 설명만 해 준다면 요리사는 그 요리를 만들어 낸다. 그들이 비록 한 입만 먹고 혹은 말기암으로 인해 진통으로 인해 그 한 입도 뱉어낼지라도 그들은 이미 눈으로 보는 것으로 오감으로 만족한다. 그리고 자신을 위해서 정성껏 요리를 해 준 요리사에게 감사하는 것으로 감사의 마음을 가지고 평온해 한다. 이 책에 나오는 환자들과 그들의 가족이야기와 요리사의 요리이야기는 읽기만 해도 보이는 것처럼 생생하다. 특히 요리는 나도 맛보고 싶어질 정도이다. 내 생의 마지막 저녁 식사는 어떤 것이어야 할까. 만약 생이 얼마 남지 않았을때 무엇을 만들어 줄까요 라는 질문을 받는다면 나는 어떤 음식을 생각해 낼까. 그리고 그 음식을 생각해내는 것으로 어떤 추억을 끄집어낼지 얼마나 행복해 할지 지금 상상을 해보는 것 만으로도 내 생에 어떤 책임감을 가지게 된다. 이 책은 그런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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