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신 사과하는 로봇 모퉁이책방 (곰곰어린이) 10
코스타스 하랄라스 지음, 리다 초우니카 그림, 김호정 옮김 / 책속물고기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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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자의식이 커지니까 자꾸 엄마말에 토를 달거나 달아나려고만 합니다. 일곱살된 아들도 요즘 부쩍 그럽니다. 유치원에서는 선생님들과 친구들에게 인정을 받으려고 열심히 하다가도 집에 오면 엄마에게는 투정과 잔소리를 쏟아부으려는 녀석. 초장부터 기싸움에서 져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사춘기때 더욱 엄마를 만만하게 보고 함부로 대하면 안되니까..) 확실하게 해야 할테는 한번씩 호되게 혼나기도 합니다. 그런 녀석이 '대신 사과하는 로봇'을 읽으며 대리만족을 했나 봅니다. "나도 이런 로봇이 있었으면 좋겠다~." 이러니 말입니다.

 

욜랜다는 사과하는 것을 싫어하는 꼬마여자아이입니다. 이제까지 글쎄 "미안해"하고 말한 적이 한 번도 없다는군요. 엄마와 아빠가 그렇다고 방치를 하는 사람이냐 하면 그런 것은 아닙니다. 매일같이 욜랜다를 타일러 "미안해라고 한 마디만 해보렴. 그러면 화났단 사람도 금방 풀어진단다." 라고 말을 해도 들은 척도 안 하는 겁니다. 욜랜다는 자기 자신은 절대 실수를 하지 않아서 미안해 따위의 말을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네요. 하지만 이 세상에 빈틈없는 사람은 없는 겁니다. 자기가 던진 공에 맞은 고양이에게도 피하지 못한 잘못이 있으므로 미안해하지 않고 아빠의 중요한 서류에 낙서를 하고도 아빠의 종이라도 아무렴 어때 나는 그림그리느라 바쁘다고 생각하는 아이입니다.

 

도대체 욜랜다는 어떻게 해야 남들에게 사과를 할 수 있을까요? 어느 날 아빠가 "미안해" 로봇을 사들고 옵니다. 로봇을 좋아하는 우리 아들, 로봇이 나오니 펄쩍 뛸만큼 좋아합니다. 미안해 로봇은 욜랜다가 사고를 칠 때마다 '미안해' 라고 말해줍니다. 그런데 그만 문제가 더 생겼어요. 로봇이 대신 사과를 해주니까 욜랜다가 더 마음대로 하려고 하는 것입니다. 어느 날, 물 속에서 같이 목욕을 하던 욜랜다. 그만 로봇은 물에 젖으면 안된다는 생각을 못 했나봐요. 로봇은 어떻게 됐을까요? 욜랜다는 과연 고장이 나버린 로봇을 보고 뭐라고 했을까요? 마지막에는 역시 감동을 주며 이야기는 끝이 납니다. 초등학교 저학년까지 읽으면 아주 좋을 동화입니다. 글밥의 양도 그렇구요. 그러니까 책을 좋아하는 일곱살부터 말입니다. 책의 마지막에 웅진의 읽기책 전집인 <와글와글>처럼 독후활동을 할 수 있는 몇 페이지가 부록으로 들어 있어서 참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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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그가 학교에 가요 그러그 시리즈 5
테드 프라이어 글,그림, 이영란 옮김 / 세용출판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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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벅머리 그러그, 그는 누구일까요? 너무나 귀엽고 독특한 유아책의 캐릭터 그러그를 만났습니다. '오스트레일리아 국민독서운동 손에서 내려놓을 수 없는 책 50선'에 선정된 그러그는 호주에서는 아주 잘 알려진 그림책이라고 하네요. 그런 그러그 시리즈가 한국에서 세용출판사에서 24권이나 나오게 되어서 정말 반가웠습니다. 이번에 아이와 함께 읽은 이야기는 '그러그가 학교에 가요' 였습니다. 올해 한국나이로 일곱살이라 내년에 학교를 가게 될 둘째는 마냥 어린 막내같기만 해서 이만저만 걱정이 되는 것이 아닙니다. 미리 그러그의 학교 생활을 함께 읽어보면서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습니다. 아이들의 그림처럼 그림체는 정말 정감이 넘칩니다. 수채화 느낌의 학교가 먼저 보입니다. 그러그의 집 근처에 있는 학교랍니다. 어느 날 아침 그러그는 일찍 학교에 가봅니다. 금발과 갈색이 마구 섞인 뒷모습은 마치 짚풀을 세워 둔 모양처럼 더벅머리라서 너무나 웃깁니다. 커다란 코주부 코에 눈 역시 커다랗습니다. 살그머니 복도를 보는 그러그의 모습에 둘이서 마주 보고 웃었습니다. 발굼치를 살금살금 들고 그가 간 곳은 어디일까요? 교실이었습니다.

 

커다란 선생님용 의자는 그러그에게 너무 높았고 작은 의자들은 맞았습니다. 작은 의자들은 이름이 쓰여진 책상 사이에 놓여있었구요. 그러그가 의자에 앉아서 발가락을 보는 모습 또한 너무 귀여웠습니다. 톡 튀어나온 엄지발가락 때문에 더 그랬지요. 필통 속에 무엇이 들었나 보기도 하고 도장을 손등에 찍어보기도 하고 칠판에 무언가 낙서를 하기도 하고 학급 문고에 있는 책들을 꺼내어 읽기도 하는 모습이 마치 마임을 하는 개그콘서트의 한 장면 처럼 은근히 재미있습니다. 킥킥거리며 읽어주자 둘째 녀석도 같이 낄낄대면서 듣습니다. 갑자기 아침 시작종이 울리자 그러그는 학교를 빠져나옵니다. 어? 왜 종이 치는데 오히려 학교에서 나오는 걸까요. 우리 일곱살짜리 아이처럼 내년에 학교를 가는 것이었나 봅니다. 그런 상황일 거라고 생각해서 둘째 녀석에게 설명을 해주니 자신은 학교운동장을 같이 쓰는 병설유치원이라서 이미 학교가 익숙하다고 합니다. 더벅머리 그러그가 걷는 모습은 또한 얼마나 우스꽝스럽고 귀여운지요. 다리는 너무 짧고요. 마치 우리 아이들 같습니다. 이래서 그러그 시리즈가 인기가 있나 봅니다. 나머지 시리즈도 찾아서 읽어보아야 겠습니다. 일곱살 짜리 아이가 너무 좋아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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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리포트 - 유엔 내부에서 바라본 유엔 이야기
린다 파술로 지음, 김형준 외 옮김 / 21세기북스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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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직원들도 이처럼 좋은 메뉴얼은 없다며 극찬하는 책 '유엔리포트'는 읽기에 쉽지만은 않은 책이었다. 마치 거대한 방이 99개 정도 있는 집에서 방 하나하나를 탐사하는 느낌이 든다. 그만큼 유엔에 대한 거의 모든 것을 담았다고 해도 될 것이다. 실전 자료를 바탕으로 해서 유엔의 내부 지도를 완벽하게 재현했다는 평가를 받는 책이라 외부에 브리핑 할 때에 유엔 직원들이 활용할 정도라고 한다.

 

우리가 아는 유엔이란 곳은 어떤 곳인가? 평화유지군을 보내고 재해현장에서 돌아보는 평화시찰단 내지는 굿네이버스나 월드비전같은 단체처럼 느껴질 때도 있었다. 대부분의 사람들도 세계의 평화를 유지하는 기구 정도로만 알고 있다. 하지만 실제 유엔은 법적인 논쟁거리도 해결하고 변화가 극심한 세계에서 여러가지를 조율하는 그 모든 역할들을 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서 변호사로서 유엔에 파견되어 일하는 사람들도 있었고 그 중에는 노무현 대통령 시절 통상업무를 통상테이블에서 큰 역할을 했던 모 인사도 유엔 변호사 출신이었다는 것이 기억난다.

 

유엔이란 곳, 유엔에서 만든 세계인권헌장, 유엔의 산하기구들, 그 모든 유엔 가이드북으로 이 책만큼 훌륭한 책은 없을 것이다. 인권, 기후 변화, 대테러 활동, 핵무기 확산 방지 같은 그 모든 업무를 수행하는 유엔을 엿볼 수 있고 무엇보다 책의 앞부분에서 언급되는 유엔의 탄생과 그 발전된 양상, 그리고 반기문 총장 이전에 코피 아난 전 총장의 카리스마있는 행동에서부터 반기문 총장이 어떻게 뽑히고 어떤 역할들을 수행하고 있는지 비교적 상세하고 다루어주고 있어서 마치 우리나라 사람이 쓴 것인 양 착각할 때도 있었다.

 

딱딱한 책일 것 같지만 집중해서 읽다 보면 의외로 스펙터클하기까지 한 세계의 여러 어려웠던 현안들을 보고 들을 수 있을 것이다. 유엔의 내부기관까지 다 들여다 볼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에서 2005년 세계 정상회의에서 각국의 정상들이 찍힌 사진을 발견할 수 있는데, 수많은 대통령, 나라의 수장들 중에서 노 전대통령 찾기를 해보았다. 각국의 리더들은 어떤 포즈와 어떤 표정을 취할까 궁금했었는데 역시나 활짝 웃고 있는 사람들이 많았고 어딘지 위엄이 있고 자신감이 넘쳐 흐른다. 역시 대통령은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구나 하는 포스들이 느껴진다. 드디어 노무현 대통령의 얼굴도 찾았다. 완전히 지금의 오바마보다 더 여유로운 환한 미소!! 그만의 것일 것이다. 아련한 그리움이 찾아든다. 그런 작은 것을 찾는 소소한 기쁨도 찾을 수 있는 책이다.

 

부록에서는 유엔기구약칭, 유엔 주요 기구들의 회원, 세계인권선언문 전문(물론 우리말로), 유엔 회원국들, 모의 유엔 참가 방법까지 수십 페이지에 이르는 부록이 책말미에 들어 있다. 유엔에 대해서 궁금했던 사람들, 자녀를 유엔직원으로 들여보내고 싶어서 자료를 찾아보고 싶은 부모들 등 유엔에 대해서 알고 싶은 분들께 이 책을 적극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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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사라지고 있을까 - 타인과 함께 하는 가장 이기적인 생존 전략, 포용
정현천 지음 / 리더스북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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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사라지고 있을까- 굉장히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타인과 함께하는 가장 이기적인 생존전략이 포용이라니 역설적인 부제와 함께 말이지요. 저자는 의외로 교수님도 작가도 아닌 SK에너지 상무입니다. 그러나 추천사를 읽어보니 이미 독서가로서 유명한 분인 것 같았습니다. 그가 읽고 인용하고 도움을 받은 책의 목록이 이 책의 말미에 따로 나오는데 양도 방대하고 정말 다양한 독서를 많이 한 분이더군요. 그런 분이 몇십년간 독서를 하고 나서 얻은 결론이 바로 '포용'이라고 합니다. 어떤 책들을 읽고 나서 그냥 좋았다. 음 지식에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라는 뿌듯함에서 종지부를 찍고 말텐데 자신이 읽은 그 많은 도서속에서 보편적인 인간의 모습들을 찾아낸 작가의 독서가로서의 내공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인문, 과학, 뇌, 심리, 역사등 모든 인간이 만들어낸 문화적인 것들을 담은 책들에서 인간이 살아남으려면 '포용'할 수 있는 능력이 가장 중요하다고 이 책을 읽는 내내 느끼게 됩니다. 세종대왕의 인물 기용론이나 중국 명나라의 정화의 여행기나 콜럼버스의 모험등 일견 어울려 보이지 않는 많은 것들을 끌여들이는 데에도 저자의 말처럼 결국은 '포용'으로 끝이 나는 겁니다. 미국의 아미쉬 마을처럼 친척끼리 가족끼리 근친혼이 많으면 많을수록, 예전 왕가들이 그랬듯이 말입니다. 그렇게 되면 혈우병이나 각종 유전병들로 허약하거나 볼품없어지는 모습들로 변하게 됩니다. 이 책에서 엄청나게 쭈글쭈글 외계인처럼 생긴 못생긴 고양이의 사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어항속의 작은 물고기가 더 작아지고 색도 선명하지 않았던 예에서 알 수 있듯이 다른 것들이 잘 섞이지 않는 근친교배가 많은 문제점을 야기한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합니다. 아시아인들 중에서도 한국사람이 가장 키가 크고 잘생겼다고 서구에서는 말한다는데 단일민족이라고 주장하는 한국인들에게는 의외로 많은 피가 섞였을 것이라는 이야기입니다.

 

언제부터인가 굳게 믿어버린 단일민족이라는 타이틀에 얽매여 끼리끼리 문화가 많고 동남아시아에서 온 사람들을 무시하고 불평등하게 대하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인식이 바뀌어야 할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진정한 포용의 자세, 똘레랑스를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자세가 더 나은 방식의 국가, 민족, 문화로 만들어 주고 생존하게 하는 전략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전해줍니다. 동서고금을 종횡으로 소개해주는 그의 방대한 지식과 혜안 덕분에 책 한 권으로 많은 점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책 속에서 역사의 한 페이지, 인물의 한 페이지, 상식들의 한 페이지를 읽으며 너무 재미있어 했습니다.(그렇다고 웃기는 책은 아닙니다. 그저 잡학상식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여러가지 지식에 푹 빠져서 읽을 수 있다는 말입니다.) 서재에 한 권쯤 있어서 이 책에 소개된 책들을 보게 된다면 책을 고르는 안목을 키우기에도 좋은 책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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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 빅터 - 17년 동안 바보로 살았던 멘사 회장의 이야기
호아킴 데 포사다.레이먼드 조 지음, 박형동 그림 / 한국경제신문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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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아킴 데 포사다의 마시멜로 이야기를 아직도 읽어보지는 못했지만 대단한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베스트셀러로 한참 자리매김했던 것을 기억한다. 이번에 새로운 신간인 이 책 '바보 빅터'가 나왔다고 해서 꼭 읽어보고 싶어서 읽게 되었다. 역시나 명성에 걸맞는 책이었다. 우선, 스토리가 강렬하고 초등학생들도 읽을 수 있는 쉬운 가독성이 훌륭한 책이었고 읽고 나서의 여운이 길게 남는 그런 책이었으니 말이다. 한 순간의 실수로 17년간이나 자신을 바보로 알고 살아 온 빅터의 삶이 너무나 불쌍했다. 그가 멘사 회장인 실제 인물에 관한 이야기라니 더욱 놀라웠다. 실제 인물에 대한 이야기를 책 말미나 부록으로 더욱 자세하게 실어주었으면 더욱 좋았을 텐데...실제의 이야기도 남김없이 알고 싶은 몹쓸 호기심 때문에 말이다. 거의 실화를 썼을 것이라 생각된다. 하지만 외모 컴플렉스가 심했던 빅터의 동갑내기 동창생인 로라의 이야기는 실제 멘사 회장과 가까운 사람의 이야기는 아닐 것 같다. 오프라 윈프리 쇼에 나왔던 미인임에도 자신이 못생겼다고 생각하는 여자들의 이야기를 본 적이 있는데 마치 그것과 비슷하게 써졌다. 이 책에 등장하는 상담쇼도 오프라 윈프리의 쇼와 비슷했다.
 
빅터가 길거리 표지판에 있는 애프리 광고의 수학문제를 풀어서 인터넷 홈페이지에 올리자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입사하게 된 빅터의 이야기는 속시원했다! 애프리 기업의 테일러 회장의 이야기는 애플의 스티브 잡스의 이야기와 아주 비슷하다. 실제 애플과 애프리는 발음이 비슷하다. 이렇게 여러 사람들의 진솔한 이야기가 결합된 바보 빅터의 이야기는 그래서 더욱 감동적으로 다가온다. 그런 빅터와 로라를 항상 응원했던 고교 시절의 레이첼 선생님, 그런 멘토가 늘 가까이에서 응원하고 있다면 얼마나 행운일까.
 
이 책은 안타까움과 상처를 넘어서 마지막에 이르러 모든 의혹을 풀어내며 감동적인 대단원으로 향한다. 소설처럼 우화처럼 너무나도 재미있게 읽힌다. 초등학생인 우리딸에게도 꼭 읽어보라고 권해주고 싶어서 지금 딸방에 가져다 놓았다. '바보 빅터'라는 책은 어린 시절 부모님이나 선생님의 별 뜻 없는 잔소리와 말에 상처를 입거나 모든 컴플렉스가 있는 사람들이 읽으면 자기도 모르게 자신의 마음의 상처가 조금이나마 치유되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나 또한 그랬으니까. 그리고 딸에게 하는 말도 더욱 가려하게 되었으니까 내게는 큰 은총이 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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샹해요 2011-03-25 13: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복합니다.서평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