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사라지고 있을까 - 타인과 함께 하는 가장 이기적인 생존 전략, 포용
정현천 지음 / 리더스북 / 2011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나는 왜 사라지고 있을까- 굉장히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타인과 함께하는 가장 이기적인 생존전략이 포용이라니 역설적인 부제와 함께 말이지요. 저자는 의외로 교수님도 작가도 아닌 SK에너지 상무입니다. 그러나 추천사를 읽어보니 이미 독서가로서 유명한 분인 것 같았습니다. 그가 읽고 인용하고 도움을 받은 책의 목록이 이 책의 말미에 따로 나오는데 양도 방대하고 정말 다양한 독서를 많이 한 분이더군요. 그런 분이 몇십년간 독서를 하고 나서 얻은 결론이 바로 '포용'이라고 합니다. 어떤 책들을 읽고 나서 그냥 좋았다. 음 지식에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라는 뿌듯함에서 종지부를 찍고 말텐데 자신이 읽은 그 많은 도서속에서 보편적인 인간의 모습들을 찾아낸 작가의 독서가로서의 내공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인문, 과학, 뇌, 심리, 역사등 모든 인간이 만들어낸 문화적인 것들을 담은 책들에서 인간이 살아남으려면 '포용'할 수 있는 능력이 가장 중요하다고 이 책을 읽는 내내 느끼게 됩니다. 세종대왕의 인물 기용론이나 중국 명나라의 정화의 여행기나 콜럼버스의 모험등 일견 어울려 보이지 않는 많은 것들을 끌여들이는 데에도 저자의 말처럼 결국은 '포용'으로 끝이 나는 겁니다. 미국의 아미쉬 마을처럼 친척끼리 가족끼리 근친혼이 많으면 많을수록, 예전 왕가들이 그랬듯이 말입니다. 그렇게 되면 혈우병이나 각종 유전병들로 허약하거나 볼품없어지는 모습들로 변하게 됩니다. 이 책에서 엄청나게 쭈글쭈글 외계인처럼 생긴 못생긴 고양이의 사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어항속의 작은 물고기가 더 작아지고 색도 선명하지 않았던 예에서 알 수 있듯이 다른 것들이 잘 섞이지 않는 근친교배가 많은 문제점을 야기한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합니다. 아시아인들 중에서도 한국사람이 가장 키가 크고 잘생겼다고 서구에서는 말한다는데 단일민족이라고 주장하는 한국인들에게는 의외로 많은 피가 섞였을 것이라는 이야기입니다.

 

언제부터인가 굳게 믿어버린 단일민족이라는 타이틀에 얽매여 끼리끼리 문화가 많고 동남아시아에서 온 사람들을 무시하고 불평등하게 대하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인식이 바뀌어야 할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진정한 포용의 자세, 똘레랑스를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자세가 더 나은 방식의 국가, 민족, 문화로 만들어 주고 생존하게 하는 전략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전해줍니다. 동서고금을 종횡으로 소개해주는 그의 방대한 지식과 혜안 덕분에 책 한 권으로 많은 점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책 속에서 역사의 한 페이지, 인물의 한 페이지, 상식들의 한 페이지를 읽으며 너무 재미있어 했습니다.(그렇다고 웃기는 책은 아닙니다. 그저 잡학상식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여러가지 지식에 푹 빠져서 읽을 수 있다는 말입니다.) 서재에 한 권쯤 있어서 이 책에 소개된 책들을 보게 된다면 책을 고르는 안목을 키우기에도 좋은 책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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