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학의 권유
이중재 지음 / 토네이도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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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벳도 몰랐던 축구선수에서 독학 4년 만에 사법시험에 합격한 이중재씨가 쓴 '독학의 권유'는 제목부터가 유혹적이다. 30대 후반의 나이라서 그런지 독학이라는 단어에 왠지 모르게 매료되는 것이다. 지금이라도 하면 될까? 아니면 진즉 독학을 할 걸...뭐 그런 후회까지. 암튼 제목 참 잘 지었다는 생각이 들어서 책 표지에서부터 마음에 들었다. 파란 하늘에 나무탁자위에 놓인 펼쳐진 책 한 권이 바람에 살짝 넘어가려는 사진도 너무나 매력적이다. 암튼 내용은 어떨까 싶어서 읽기 시작했는데 잠시만 읽으려던 것이 끝까지 읽게 되었다. 성공한 인생을 살기 위해 정말 처절하게 열심히 노력한 사람의 지나온 일들을 기록한 글들은 언제나 적어도 내겐 너무나도 매력적이다. 성공한 여러 사람들의 글을 모아놓은 책보다 이런 책이 더욱 그렇다. 자신의 육성으로 녹음하듯이 기록한 글이 하나로 모여 책이 되었다. 포기하고 싶었던 순간도 공부를 하는 내공도 자신만의 독학의 비법도 마침내 성공하는 순간도 모두 오롯이 같이 느낄 수 있어서 마치 내가 아는 사람의 일처럼 카타르시스가 느껴졌다. 그래서 이런 책이 인기가 있는 것이 아닐까.

그런데 정말 알파벳도 모르던 사람이 어떻게 2002년 법무사시험에서 수석을 차지하고 그로부터 2년 뒤 2004년에 사법시험에 합격할 수 있었을까. 이제 내 나이 내년이면 마흔이 되는데 서른살에 이 책을 읽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든다. 이렇게 혼자서도 공부가 된다는 사실을 알았더라면 용기를 가졌을 터인데. 서른 초반에 공인중개사 시험을 준비하다가 두달만에 때려친 전적이 있어서 더욱 그렇게 느껴졌다. 그때 느낀 것은 많이들 딴다는 공인중개사 시험도 결코 만만치 않다는 사실이었다. 사실 점점 어려워져서 합격하기가 어렵다는 말이 들릴 때였다. 그렇지만 그렇게 쉽게 포기를 하다니. 둘째가 생기면서 더욱 다시 시도조차 못 해보았지만 아이를 키우며 틈틈이 공부를 했더라면 하는 후회가 든다. 남편이 회사일로 힘들어 하거나 회사가 불안하다고 할 때마다 가슴을 졸이느니 이런 시험준비를 몇 년 동안 했더라면 어땠을까 싶다. 지금은 적정연령도 이미 지나버려서 정말 이젠 다른 일들로 독학을 할 수 있는 일이 없을까 찾아봐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정말 마술처럼 알파벳도 모르던 중학생수준보다도 못하던 축구를 그만둔 축구선수 출신의 대학생이 어떻게 공부를 시작하고 공부에 재미를 들였는지 어떻게 악착같이 공부만이 방법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는지 지금 공부를 하면서 목표를 잃으며 그저 하라니까 앉아있는 이 땅의 수많은 젊은이들이 한번쯤 읽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고비마다 어떻게 지혜롭게 넘겼는지 어떤 방법으로 독학을 끝까지 유지할 수 있었는지 그가 했던 공부의 방법들도 많이 나온다. 특히 자투리 시간을 최대한 이용한 방법과 남들이 새벽부터 강의를 들을 때에도 자신과는 맞지 않는다는 (아침잠이 많아서) 사실을 깨닫고 올빼미형인 자신의 생체리듬대로 공부하고 수면을 충분히 9시간 이상씩 취했다는 부분을 읽고는 자신만의 공부방법을 빨리 습득해야 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의 인생이야기와 그가 전하려는 인생에서 배울 수 있는 여러가지 이야기들과 공부이야기가 함께 어우러져 책 한 권을 금방 읽어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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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게 외쳐! 살림어린이 숲 창작 동화 (살림 5.6학년 창작 동화) 4
박현숙 지음, 김지현 그림 / 살림어린이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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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어려움을 잘 이겨 내는 여자 아이 이슬비와 그들이 살고 있는 다래촌이 아무렇지도 않다고 생각하고 너무 잘 웃는 남자 아이 강산이가 보여 주는, 한센병을 겪은 사람들이 사는 다래촌에서의 이야기다. 강산이와 슬비, 슬비와 강산이네 반 담임 선생님은 한센병이 더럽고 무서운 병이라고 강산이와 슬비를 차별하는 아이들의 생각을 바꾸어 준다. 한센병이 더러운 병이고, 그 병에 걸렸던 사람도 더럽다는 편견을 깨뜨린다. 편견을 버리게 하는 책이다.

'크게 외쳐!'의 특별한 개 희망이는 진짜 뭉실 할머니의 희망이다. 그리고 개는 정말 사람보다 낫다. 희망이도 비록 장애가 있기는 하지만 뭉실 할머니의 든든한 길잡이가 되어 준다. 그리고 주인을 위해 희생까지 한다. 뭉실 할머니는 눈이 보이지 않는다. 뭉실할머니에게 보여주는 한없는 신뢰와 애정이 사람보다도 훨씬 아름답게 느껴졌다.

변덕쟁이 얄미운 남자아이 의정이와 예쁘고도 까칠한 여자아이 해미도 한센병에 대한 편견을 가지고 있다. 더구나 의정이 엄마는 강산이가 다래촌을 놀리는 의정이를 두 대 때렸다고 학교로 찾아와서 선생님께 해코지하지만 결국 끝까지 버티고 다래촌에 살고 있는 사람들을 차별하지 않은 선생님이 승리한다.

강산이, 슬비가 이사 가면 무척 외로울 것 같다. 슬비와 선생님의 도움으로 아이들에게 차별받지는 않게 되었지만. 슬비를 축하해 주어야 할지 아쉬워해야 할지 모르겠다. 아빠가 돌아와서 참 좋겠지만 강산이와 헤어져야 하니까. '크게 외쳐'는 살림어린이 수상작답게 아름다운 책이다. 다 읽은 5학년 딸에게 물어보니 크게 외쳐! 는 5~6학년 아이들이 읽기에 더없이 좋은 책이란다. 집에 있는 다른 창작소설을 예를 들어 물어보니 그 책은 조금 더 어른스럽지만 이 책이 더 재미있다고 하는 걸 보면 고학년들이 읽기에 너무 유치하지도 않으면서 교훈만 강조하는 내용도 아니어서 더욱 아이들의 마음에 들 수 있는, 감동을 주는 책이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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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싶은 엄마 상상 그림책 학교 1
레베카 콥 글.그림, 이상희 옮김 / 상상스쿨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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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그림책을 읽고 울어버린 기억이 별로 없습니다. 하지만 이 책은 달랐습니다. 딱 내 아이들처럼 열두살로 보이는 여자아이와 일곱살쯤 되어 보이는 남자아이가 엄마를 하늘로 보냈습니다. 누나는 의연한 것 같지만 막내는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엄마를 검은 우산을 쓴 사람들 사이에서 보낸 이후로 소파뒤로도 침대 밑에서도 화단에서도 찾아보지만 엄마는 보이질 않습니다. 아이는 자기가 잘못해서 엄마가 떠났다는 슬픈 생각까지 하게 됩니다. 아빠는 그런 아들을 보며 엄마는 죽었다고 눈물을 흘리면서 아들을 안아줍니다. 레베카 콥의 특별한 삽화는 여기에서 진가를 발휘합니다. 딱 그 나이의 아이들이 아빠에게 안기는 바로 그 자세를 너무나 잘 표현해 줍니다. 그래서 더욱 슬픕니다.

엄마의 죽음을 숨기지 않고 드러내는 주제를 가진 이 책은 그래서 더욱 많은 생각을 하게끔 합니다. 담담한 단아한 그림체는 더욱 쓸쓸한 감정을 드러내주는 것 같습니다. 아빠의 슬퍼하는 모습, 누나와 함께 가족사진을 보며 우는 모습 등 모든 것이 일상 생활을 하는 가족의 모습을 그대로 그려내고 있습니다. 내가 죽는다면 비록 내가 죽는 것은 겁이 나질 않으나 이렇게 남겨질 아이들을 생각하면 가슴이 메어와 이 그림책을 읽는 내내 감정이입이 되었습니다. 다른 아이들은 코를 닦아주고 넘어주면 일으켜줄 엄마가 있는데 왜 이 아이는 엄마가 없는 것이지요. 불공평한 일이라고 아이는 생각합니다. 아이의 생각이 맞습니다. 하지만 그뿐입니다. 이 책은 슬픔을 극대화 하지도 어둡게 표현하지도 않습니다.

누나와 아이는 아빠와 점점 엄마 없는 일상에 극복하며 서로서로 힘을 합쳐 가정을 꾸려가려고 합니다. 서툰 솜씨로 개밥을 주어도 거품을 왕창 내며 설거지를 해도 아빠는 내가 그런 일을 잘한다며 칭찬을 해줍니다. 엄마가 없어도 우린 가족이라는 글에 너무나 가슴이 아파옵니다. 앞으로 이 아이들은 얼마나 엄마의 부재를 느끼며 살게 될까요. 그래도 다정하고 부지런한 아빠가 있어서 정말 다행입니다. 결코 알콜중독자같은 아빠로 표현하지 않아서 정말 다행입니다. 어느새 그림책 속의 아이들을 진심으로 걱정하며 아껴주고 싶어졌습니다.

이렇게 극복을 하면서도 마지막에서는 아주 하얀 바탕의 두 페이지의 그림 속에서 한 구석에서 손으로 얼굴을 가리며 살짝 구부린 아이의 작은 어깨가 그렇게 처연해 보일 수 없습니다. 나는 엄마가 보고싶어요. 라는 그 말...난 언제까지나 엄마를 잊지 않을 거에요 라는 그 말...아이는 진심으로 잘 자랄 겁니다. 잘 견뎌낼 겁니다. 이 책은 우리 아이들에게 정말로 보여주고 싶은 책입니다. 아니 모든 아이들이 다 읽었으면 하는 책입니다. 그림책이란 장르로 소설이 따라가지 못할 감동을 우리에게 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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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미술산책 가이드 - 미술 따라 골목골목
류동현.심정원 지음 / 마로니에북스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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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을 위한 견학용의 책이 아닌 성인들을 위한 미술산책 가이드가 나왔다. 서울에서 볼 수 있는 미술관들을 대신 순례하는 기분이 들었다. 언젠가는 한 군데씩 가보겠다는 결심을 하며 한장 한장 기분좋게 넘겨나갔다. 한가지 아쉬운 것은 겉표지만 봐서는 가이드라는 느낌이 거의 들지 않는다는 것이다. 어느 한 곳의 건물을 멋있게 찍어서 전체 표지로, 표지를 다 펼쳤을때 멋진 하나의 미술관 표지가 되도록 디자인되었더라면 이 책은 눈에 더 잘 띄였을 것이다. 그 점이 조금 안타까웠다.

그러나 목차만 보아도 이 책은 본래의 역할에 충실하다. 미술에 조금씩 물드는 기분과 우리 문화유산을 한눈에 보여주며 필자 또한 미술 감상이 처음부터 쉬웠다는 것은 아니라는 머리말을 읽으며 용기를 얻었다. 사실 초등학교 고학년인 딸과 미술관 나들이를 하기 위해 이 책을 골랐던 것인데 아이들용 책은 아이들에게 어른용 책은 어른들에게 라는 엉뚱한 말이 스스로 떠오를 정도로 엄마가 먼저 읽고 나들이 코스를 정하기에 아주 적합한 책이었다. 가보지 않고도 대충 어떤 느낌인지 모두 사진으로 글로 설명이 되어 있어서 말이다. 국립현대미술관의 1층 중앙홀은 온통 그린빛으로 황홀할 정도였으며 (물론 직접 가서 확인해 봐야 하겠지만, 2010년 올해의 작가로 선정된 박기원씨의 작품이란다.) 조각공원도 잘 소개해 주고 있다. 덕수궁미술관 전경과 소개도 역시 볼만했다. 또하나 알게 된 사실은 과천의 국립현대미술관 말고도 서울에도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이 만들어진다는 소식이다. 과천까지 가기 힘들어서 아직 못 가고 있었는데 정말 희소식이었다.

호림박물관 신사분관의 외관도 멋있었고 한남동 삼성미술관 리움 입구에 설치된 그 유명한 '마망'도 역시 볼 수 있다. 우리의 소중한 멋을 간직한 간송미술관에도 여러 페이지를 할애하고 있다. 서울시립미술관과 예술의 전당내의 디자인 미술관 그리고 아트센터 나비등의 소개로 늘 생각뿐이었던 미술관 순례에 박차를 가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평창동과 인사동에 위치한 작은 미술관들과 큰 미술관들, 백화점에도 찾아보면 미술관이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또한 대학 캠퍼스 안에도 숨어 있다. 이렇듯 찾아만 보면 서울안에도 많은 미술관과 갤러리들이 있음을 알 수 있다. 이 책에서 골라서 하나씩 가보기로 결심했다. 각 미술관마다 어떤 특성이 있는지 너무나 잘 나와 있기 때문이다. 다양한 미술이란 직업의 세계와 미술감상법까지 부록처럼 당당히 페이지를 차지하고 있으니 미술관을 순례하려는 사람들에겐 정말 단비같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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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어요 마음을 전하는 작은 책 시리즈
호리카와 나미 글.그림, 박승희 옮김 / 인디고(글담)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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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담하고 예쁜 책을 만났다. 읽다보면 꺄..이거 완전 신혼부부들 이야기 아냐 할 정도로 닭살이 돋기도 했다. 하지만 신혼때의 풋풋함 아니 그에 앞서 우리가 연애를 했던 시절의 추억들이 새록새록 떠올라서 잠시나마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현실도 이렇다면 얼마나 좋을까? 어쩌다 보니 아이들 이야기밖에 할 이야기가 없고 저녁을 먹고 온다고 해서 아이들과 저녁을 다 차려먹고 설거지까지 다 끝내놓았더니 8시 30분에 들어와선 사실 못 먹었어 하는 남편이 못마땅하기만 해서 밥을 다시 차려주면서도 에이 설거지까지 다 했는데 그럼 올때 전화를 하던가 그랬음 안 치웠을텐데.. 하고 궁시렁 거리는 나를 발견할때 바로 이것이 나의 현실이다. 술 취해서 들어오는 남편을 막 타박할때도 그렇다. 남편은 아직도 나를 보면 어쩔때는 예쁘다 외적변화에도 귀엽다 라고 엉덩이도 툭툭 쳐주는데 나만 벽을 치고 사는 것 같다. 왜 그럴까? 이 책을 읽으면서 남편의 어린시절까지 사랑했던 그 시절이 떠오른다.

어릴 때 어떤 놀이를 하며 놀았나요?
작은 꼬마였던 당신을 만나보고 싶어요. 만일 우리가 어릴 때 만났어도 지금처럼 연인이 되었을까요?

책의 구절처럼 딱 그렇게 살았었다. 결혼전이니까 1997년도 이전이다. 그런데 왜 이렇게 되버렸을까. 우리는 언제부턴가 서로의 눈을 쳐다보지 않는다. 그렇다고 사이가 안 좋은 것도 아니다. 아이들이 태어나고부터 정신없이 살다보니 집에서만 갇혀 살다보니 뭔가 많이 달라졌다. 지금의 남편은 남편..있는 그대로의 가족. 그런데 이제는 그것이 슬프다. 이 책을 읽으며 많은 생각을 했다. 이렇게 아름답고 예쁜 사랑을 키울 수도 있었을텐데. 지금도 늦지 않았다라며.. 상대로부터 받는 것보다 주는 사랑이 더 마음을 풍요롭게 한다고 했던가.

사랑을 키워가는 사람들에게 정말 권하고 싶은 책이다. 서로 목청을 높이지 말며 조근조근 말하면서 미소를 띄우며 아름다운 사랑을 하길. 상대에게 바라기 보다는 먼저 상냥하게 대하길...우리처럼 여자로서의 삶을 잃어버린 주부들에게도 권하고 싶다. 바로 내 곁에 있는 남편을 사랑하길. 무뚝뚝해도 가족을 위해 이렇게 노력하고 일하는 내 남자를...먼저 다독이고 아껴주길...

이 책은 모든 일러스트의 옷이 다 다를 정도로 참 예쁜 일러스트가 특징이다. 그리고 짧고 간결하면서도 그저 상대방과 함께 있는 시간이 소중하다는 것을 일깨워준다. 금방 읽어버리지 말자. 천천히 음미하면서 나를 돌아보면서 읽다보니 정말 잃었던 무언가를 소중한 무언가를 내가 많이 놓치고 사는구나..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던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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