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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싶은 엄마 ㅣ 상상 그림책 학교 1
레베카 콥 글.그림, 이상희 옮김 / 상상스쿨 / 2011년 6월
평점 :
품절
아이들 그림책을 읽고 울어버린 기억이 별로 없습니다. 하지만 이 책은 달랐습니다. 딱 내 아이들처럼 열두살로 보이는 여자아이와 일곱살쯤 되어 보이는 남자아이가 엄마를 하늘로 보냈습니다. 누나는 의연한 것 같지만 막내는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엄마를 검은 우산을 쓴 사람들 사이에서 보낸 이후로 소파뒤로도 침대 밑에서도 화단에서도 찾아보지만 엄마는 보이질 않습니다. 아이는 자기가 잘못해서 엄마가 떠났다는 슬픈 생각까지 하게 됩니다. 아빠는 그런 아들을 보며 엄마는 죽었다고 눈물을 흘리면서 아들을 안아줍니다. 레베카 콥의 특별한 삽화는 여기에서 진가를 발휘합니다. 딱 그 나이의 아이들이 아빠에게 안기는 바로 그 자세를 너무나 잘 표현해 줍니다. 그래서 더욱 슬픕니다.
엄마의 죽음을 숨기지 않고 드러내는 주제를 가진 이 책은 그래서 더욱 많은 생각을 하게끔 합니다. 담담한 단아한 그림체는 더욱 쓸쓸한 감정을 드러내주는 것 같습니다. 아빠의 슬퍼하는 모습, 누나와 함께 가족사진을 보며 우는 모습 등 모든 것이 일상 생활을 하는 가족의 모습을 그대로 그려내고 있습니다. 내가 죽는다면 비록 내가 죽는 것은 겁이 나질 않으나 이렇게 남겨질 아이들을 생각하면 가슴이 메어와 이 그림책을 읽는 내내 감정이입이 되었습니다. 다른 아이들은 코를 닦아주고 넘어주면 일으켜줄 엄마가 있는데 왜 이 아이는 엄마가 없는 것이지요. 불공평한 일이라고 아이는 생각합니다. 아이의 생각이 맞습니다. 하지만 그뿐입니다. 이 책은 슬픔을 극대화 하지도 어둡게 표현하지도 않습니다.
누나와 아이는 아빠와 점점 엄마 없는 일상에 극복하며 서로서로 힘을 합쳐 가정을 꾸려가려고 합니다. 서툰 솜씨로 개밥을 주어도 거품을 왕창 내며 설거지를 해도 아빠는 내가 그런 일을 잘한다며 칭찬을 해줍니다. 엄마가 없어도 우린 가족이라는 글에 너무나 가슴이 아파옵니다. 앞으로 이 아이들은 얼마나 엄마의 부재를 느끼며 살게 될까요. 그래도 다정하고 부지런한 아빠가 있어서 정말 다행입니다. 결코 알콜중독자같은 아빠로 표현하지 않아서 정말 다행입니다. 어느새 그림책 속의 아이들을 진심으로 걱정하며 아껴주고 싶어졌습니다.
이렇게 극복을 하면서도 마지막에서는 아주 하얀 바탕의 두 페이지의 그림 속에서 한 구석에서 손으로 얼굴을 가리며 살짝 구부린 아이의 작은 어깨가 그렇게 처연해 보일 수 없습니다. 나는 엄마가 보고싶어요. 라는 그 말...난 언제까지나 엄마를 잊지 않을 거에요 라는 그 말...아이는 진심으로 잘 자랄 겁니다. 잘 견뎌낼 겁니다. 이 책은 우리 아이들에게 정말로 보여주고 싶은 책입니다. 아니 모든 아이들이 다 읽었으면 하는 책입니다. 그림책이란 장르로 소설이 따라가지 못할 감동을 우리에게 주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