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더 해빙 - 부와 행운을 끌어당기는 힘
이서윤.홍주연 지음 / 수오서재 / 2020년 3월
평점 :
판매중지


-20201009 이서윤, 홍주연.

베스트셀러 목록을 보면 많은 사람의 욕망이 보인다. 읽기 전부터 책을 팔기 위한 마케팅의 방식, 제시하는 책에 관한 정보, 상품평과 상품평에 달리는 댓글만 봐도 각이 잡힌다. 고 하면 오만일지도 모르겠다. 얼마나 읽었다고, 책에 대해 얼마나 잘 안다고 ㅎㅎㅎ
어쨌거나 지극히 주관적인 기준과 감정으로 읽고 싶은 책과 그렇지 않은 책을 가른다. 많이 팔린 책일수록 신중하다. 대개 읽지 않기를 택하거나 남들이 읽을 만큼 다 읽고 시간이 한참 지난 후에 읽기 시작한다. 뒷북이기도 하고, 정말 좋은 책은 그렇게 오래 지나고도 계속 읽는 사람이 생기고, 중쇄를 찍고, 그래서 정말 읽을 만 하다. 반대로 그렇지 못한 책은 순식간에 사람들의 관심에서 사라진다. 어느 순간 중고 시장에 물밀듯 매물이 쏟아져 나온다. 시간이 조금 더 흐르면 폐지값으로 나온다ㅎㅎㅎ. 그 책의 구매자가 더는 소장할 가치를 못느껴서 일때도 있고, 베스트셀러로 만들기 위한, 사재기 이후 다시 되팔아지는 경우도 많은 것 같다. 덕분에 펴보지도 않은 새 책을 쥐기도 한다. ㅎㅎㅎㅎ
전자도서관 이용하면서 좋은 점 중 하나는, 그렇게 내 돈 주고 사 볼 것 같지는 않은데, 그래도 궁금한 책을 접할 기회가 생긴다는 것이다. 물론 돈은 안 들지만 소중한 시간을 버려야 하지… 그래도 궁금하잖아. 왜 그렇게 많이 팔렸을까? 왜 많은 사람들이 책을 읽은 뒤 만족감을 느끼고 행복과 기대와 미래에 관한 긍정적인 마음을 품을까. 이번에는 그런 호기심으로 펼쳤다.
사십 대의 기자 출신 직장인 기혼 육아 중인 여성이 부자들의 구루라 불리우는 이서윤을 만난다. 시작부터 드라마 요소가 깔려 있다. 베일에 쌓인 신비, 비행기를 타고 설렘과 흥분 속에 이탈리아 밀라노 관광지에서 갖는 첫 만남. 사실 첫 만남이 아니라 십 년 전 취재를 위해 이미 만났던 사이, 다시 만나기 위해 겪는 과정, 수소문, 이메일, 과연 만날 수 있을까, 아 제발 만나고 싶은데 하는 갈망. 그리고 바람의 실현.
서윤과 만나 대화하며 알게 된 생각과 행동 방식을 화자가 실천하며 아, 이거였구나 하고 삶의 변화를 느낀다. 그 사이사이 이서윤이 만난 다양한 내담자들의 사례, 이러이러한 조언 후 그것을 잘 실천한 사람들은 부자가 되었다는 삽화가 반복되어 나타난다.
뜬구름 잡는 주제와 조언이 반복되어 나타났지만 책 자체가 나쁜 책은 아니었다. 그냥 이런 책에 희망을 가지고 펼치고, 이런 책을 읽은 뒤에 희망을 품는 사람들이 많은 현실이 얼마나 팍팍하고 빈곤한가 하는 생각은 들었다. 저자들과 책 마케팅하는 사람들이 수많은 사람들의 일반적인 심리를 잘 꿰뚫고 있다는 생각도 들었다. 믿고 싶은 이야기를 그리 어렵지 않은 듯한 방법으로 이룰 수 있다 말해주는 책은 그것이 가짜 위로일지라도 얼마나 따뜻하고 뿌듯하게 느껴질까. 그런 위로를 발판 삼아 더 나은 삶을 살게 된 사람이 생긴다면 이 책이 정말 인생을 바꿨다고 할 것이고, 불행히도 불행한 삶만 계속된 사람들에게는 가짜 해빙, 가짜 부자를 좇으셨네요, 하면 될 것이고. 불행에 파묻히느라 거짓말이었어! 하고 원망할 여력도, 아니 이런 책을 읽었었다는 것조차 기억하지 못할 수도 있겠다.
그러니 우리 인생이 어떻게 풀려나갈지, 그 인과관계는 어떻게 연결되는지 우리는 아무도 알 수 없다. 통계는 평균치일 뿐, 그 안에 표집된 개체의 삶도, 표집 바깥의 삶도, 아무도 단언할 수는 없다. 믿음과 희망을 가지고 자신을 조금 덜 괴롭히는 편안한 마음을 갖는 건 그거대로 가치 있는 일이겠지만. 저는 그럴 수 있는 사람들이 정말 부럽네요. 부럽습니다. 부자되시길. 아, 그전에 부자가 뭔지 구체적인 정의부터 내리고 부자되는 방법을 가르쳐줬다면 조금 더 설득력 있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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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10-12 07: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캡처해주신 글들 보면서, 아아ㅡ 신선했던 말들 마저 이제 하나마나 한 소리가 되었구나 싶어 쓸쓸해 집니다... 하긴 나역시 세상의 자장 안쪽에 있지...

반유행열반인 2020-10-12 07:44   좋아요 1 | URL
자장면 먹고 싶다...저 이 책 읽지도 않고 되게 욕하다 읽고 나서 욕하자 하고 읽음 ㅋㅋㅋ그런데 무슨 책이든 만듦새 엉성하더라도 잘 팔리는 건 밑줄 칠 구석 몇 개는 있다는 깨달음...

- 2020-10-12 07:48   좋아요 1 | URL
전 쌀국수 국물이 마시고 싶다.. 나 이제 힐링에세이 그만 읽을래요 ㅋㅋㅋㅋㅋ 뭔가 이 책을 보니 이제 하산할 때가 된 것 같아..

반유행열반인 2020-10-12 07:51   좋아요 0 | URL
이제 그만 하산하거라 쟝쟝이어...

- 2020-10-12 07:54   좋아요 1 | URL
우린 결국 자기 자신이 되어야 해요... 흑...

반유행열반인 2020-10-12 11:14   좋아요 1 | URL
하산 정도가 아니라 제가 쟝쟝님 밑에 입산하여야 겠습니다...가르침을 주소서 구루여

- 2020-10-12 12:02   좋아요 1 | URL
라고 더 해빙 21%에 써져 있습니다 ..ㅋㅋㅋ

반유행열반인 2020-10-12 12:23   좋아요 0 | URL
읽고도 까먹은 나새끼 쟝쟝님 피셜인 줄...그니까 누구나 할 수 있는 말인데 난 못한다 이거지 ㅋㅋㅋㅋ자꾸 감동받는다 이거지 ㅋㅋㅋㅋㅋ
 
코스타리카 라스 로마스 - 200g, 핸드드립
알라딘 커피 팩토리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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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이 커피를 주문하고서 연휴가 끼어서 열흘 만에 받아 마셨다. 지난 달 적립금 이벤트 덕에 마시지도 않고 백자평을 써서 천원 받았다 ㅋㅋㅋ적림금이란 무엇인가...백만 년 만에 당선작 되어서 적립금 지갑이 통통. 이게 뭐라고. ㅋㅋㅋ
커피 봉투만 열어도 구수하고 단 내가 나는 커피였다. 이름이 자꾸 헷갈려서 뭐?크리스마스 커피? 토마스 커피? 했다. 
생각난 김에 코스타리카를 검색했다. 남아메리카가 아니고 중앙아메리카에 있는 나라였다. 파나마 위에! 니카라과 아래! (니카라과가 저기 있는 것도 처음 앎...) 아메리카의 그 잘록한 병목 같은 부분! 나라 이름은 풍요로운 해안. 실제로 해변이 아름다운 곳. 무성한 원시림. 군대 없는 나라!!!
알라딘 커피야 덕분에 많은 걸 알게 된다. 세계에 모르는 나라가 아직도 너무너무 많다. 
해변이 아름다운 잘록한 밀림의 나라에서 온 커피는, 내릴 때도 향이 좋고 달달 고소하고 신맛은 거의 없었다. 
시다모 디카페인 아껴먹는 중인데 품절이라 아쉬웠다. 빙하수로 카페인 뺀 정말 맛있는 커피였는데!!! 새 디카페인 커피도 나왔다 하니 다음에는 그걸 먹어 봐야지. 
커피도 한 잔 마셨으니 연휴에도 열심히 읽읍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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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2020-10-09 09: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오 추카추카추!! 체실비치에서는 줘야죠!! 알라딘 일 좀 제대로 하네~~~ (근데 아쉽다 인민을 위해 복무하라는 왜 안 주지? 이달에 두개 줬어야 마땅한데, 더 열심히 일해야 할 듯 알라딘..)

반유행열반인 2020-10-09 10:23   좋아요 1 | URL
저는 어 그저 그런 리뷰를 주네... 했어요. ㅋㅋㅋ 인민을 위해 복무하라는 하나님만 꽂힌 거 같은데?? ㅋㅋㅋㅋ 축하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영광을 하나님께 바칩니다. 댓글로 바람 잘 잡아주신 덕입니다.

하나 2020-10-09 10:28   좋아요 1 | URL
에이~~ 저는 둘 다 정말 좋았구요! 열반인님이 한발짝 떨어져서 근데 여자 행동에 대해서는 왜 자세히 설명 안하니? 이런 시각 보여주시는 거 넘 좋았어요 ㅋㅋ 날카로운 누나! 인민을 위해 복무하라는 담에 나라도 이만원 적립금 줘야게따 내가 젤 꽂혀서 ㅋㅋㅋ 오늘도 즐거운 독서데이 보내십쇼~ ^^

반유행열반인 2020-10-09 10:32   좋아요 1 | URL
하나님의 성원에 힘입어 사만원 받은 기분으로다가 계속 열심히 읽고 쓰겠습니다. 좋은 가을날 푹 즐기시길.
 
[전자책] 연애의 기억
줄리언 반스 지음, 정영목 옮김 / 다산책방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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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008 줄리언 반스.

사랑하는 사람과 있으면 행복하다.
논리학이나 명제에 취약한 나는 어설피 적어둔 삼단 논법의 대전제가 틀렸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뒤늦게 했다.
사랑하는 사람과 있어도 행복하지 않을 수 있다.
사랑하는 사람과 있다고 해서 늘 행복하지는 않다.
대전제가 틀려버리면 나는 행복하다. 까지 이를 수 없다.
뭐 아무려면 어때.
사랑하는 사람과 있으면 때때로 행복한 시절이 있었다.
이건 명제가 아닌, 회상이고 기억이다. 이 정도까지만 고치기로 한다.

소설의 제목만 보고 막연하게 달달할 줄 알았다. 대체 왜? 너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읽지 않았냐? 예감은 틀렸다. 달달함은 소설의 첫 머리에서만 잠깐 나오다 봄눈처럼 녹아 없어졌다.
열아홉 살, 어린이에서 겨우 청년으로 넘어가는 중인 케이시 폴과 마흔여덟 살의 기혼 여성 수전 맥클라우드는 테니스 클럽에서 혼합 복식 경기를 하다가 서로를 사랑하게 된다. 대담하게도 폴은 수전의 남편 고든과 딸들이 있는 집에 가서 뭉기적대며 시간을 보내고, 두 사람은 차를 타고 이곳저곳 다니고 섹스를 한다. 폴은 수전이 남편에게 맞아서(정확히는 고든이 수전의 얼굴을 문에다 처박아서) 이가 부러진 걸 알고 분개한다. 몇 년 쯤 지나 둘은 런던으로 도망간다. 집을 구해 함께 살면서 폴은 변호사가 되기 위해 법률 공부를 한다. 수전은? 술을 마신다. 그녀의 알코올 의존은 심해졌고, 생활은 방치되고, 그럼에도 폴은 그녀를 견디고 버티고 치료하려고 애썼다(고 기억한다). 그러다가 해외 출장을 이유로 수전을 그녀의 딸 마사에게 반품하듯 되돌려보낸다.
위대한 사랑에 대한 다짐, 확신, 자부심은 영원할 수 없었다. 사랑하는 상대가 나보다 훨씬 더 죽음에 가까이 다가가 있고 알코올로 삶이 망가졌고 나와 함께한 많은 좋은 순간들을 기억하지 못하는 것처럼 보이는 상태라면, 그런데도 상대를 사랑했던 나는 어떤 기억과 감정에 여전히 휩싸여 있다면.
사랑 뒤에 남은, 혹은 사랑이 끝나지 않았지만 그 사랑을 지탱할 여력이 없는 상태에 놓일 때의 고통이 너무나 생생해서 책을 읽는 며칠 간은 잔뜩 우울해져 버렸다. 그래서 주변의 사소하고 평범한 풍경에도 쉽게 괴로워졌던 건지도 모르겠다. 예민한 나새끼야...
기억은 어느 것도 완전하지 않다. 그런 사실을 표현하기 위함인지 인칭?시점?이 나, 에서 너, 에서 그, 에서 다시 나,로 여러 번 바뀌었다. 읽는 능력이 부족해서 그런지 그렇게 지칭이 달라지는 것이 어떤 효과를 주는지는 제대로 잡아내지 못했다. 사람은 대부분 자기기만에 충실해서 스스로에게 유리한 기억만 남기고 불리한 기억은 잊어버리거나 왜곡해서 간직하기도 한다. 이전에 읽은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도 비슷한 상황이 등장했던 것 같다. (나한테 불리한 것도 아닌데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그렇지만 우리의 뇌새끼는 가끔 잔인해서 불쑥, 응 그거 아닌데? 이거 갑자기 생각이 나네 ㅎㅎ 하면서 수치와 당혹을 느끼게 하는 기억을 끄집어내곤 한다. 나는 자기 기만에 제대로 성공해 본 적이 한 번도 없다. 언제나 내가 했던 잘못, 남에게 못되게 군 일, 멍청하고 예의 없고 악의적이고 잔인했던 말과 행동들을 자주 곱씹으며 끝없이 스스로를 미워했다. 나새끼야 왜 그랬니, 세상 못난 새끼야, 그래서 지금 네가 친구가 없는 거야.
사랑의 기억들은 어떨까. 아주 가까운 시절 조차 희미할 때가 있고 반대로 정말 오래 지났는데도 선명한 장면이 있다. 사랑은 순수한 진심과 진실로 지탱될 수 있다 믿던 날이 있었다. 어느 순간 그저 견디고 감추고 말하지 않아야 부서지지 않는 마음과 관계도 있다는 걸 알았다.
나를 알던 사람들이 나를 기억할까, 내가 좋아하던 사람들은 가끔은 내 생각할까, 궁금했던 때가 있었다. 지금은 그게 별로 중요하지 않다는 생각을 한다. 나쁜 기억이라면 그냥 잊혀지고 싶다. 좋은 기억이라 또다른 회한을 남긴다면 그래도 잊혀지고 싶다.
나는 내가 기억력이 아주 좋다고 생각했고 그것 때문에 오래도록 힘들었다고 생각했는데 착각이었다. 시간과 노화가 내게 망각의 축복을 가져다주기 시작했다. 잘 잊는 나는 조금 덜 불행하고 더 행복해질 지도 모른다는 희망을 갖는다. 반대로 잊게될 어떤 감정과 기분이 아쉽고 슬프기도 하다. 내가 무얼 원하는지 무얼 잃게 될지 아직은 잘 모르겠다. 이런 저런 사랑을 했고, 좋은 때가 있었고, 언제나 많이 울었고, 시간이 지나면 나아졌다는 것만은 잊지 못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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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0-09 00: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10-09 05: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파이버 2020-10-09 00: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몇년전에 영화관에서 <예감은…>을 보고 충격을 받고, 소설을 읽고 원작에 더 충격을 받았습니다. 옛사랑을 주제로 이런 이야기를 쓰다니 싶었어요… ‘연애의 기억‘ 표지는 감성적인데 달달한 내용이 아니군요 이건 표지낚시 아닙니까ㅋㅋ

반유행열반인 2020-10-09 05:21   좋아요 3 | URL
영화도 있군요! 낚아서 독자를 내동댕이 치려는 심보 ㅋㅋㅋ저는 오히려 지나간 사랑은 좋을 리가 없지, 해서 예감은...이 그렇게 뒷통수를 때려줘서 즐겁게 읽었던 것 같아요(벌써 기억이 안 나...). 이 책은 그 책 보다는 뒷부분이 더 재미없었어요 ㅋㅋㅋㅋ뒤에 가서도 뭐 후려치는 건 없어요.

syo 2020-10-09 14:0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사랑하는 사람과 있으면 행복할 수 있다˝
이게 완결된 명제입니다. 그럴 수도 아닐 수도 있는 건 무슨 일에나 당연하고, 우리는 각자 자기가 더 행복하길 바라며 조금이라도 나를 행복하게 해 줄 확률이 큰 방향으로 자꾸 이끌려가는 거겠지요. 그 확률을 0으로 떨어뜨리지 않기 위해 계속 노력해야 하는 거구요. 정말 어렵더라구요. 저도 늘 그 노력이 망하는 겻 같지만, 그래도 겁없이 최선을 다할 생각입니다^-^

반유행열반인 2020-10-09 14:03   좋아요 0 | URL
최선을 다합시다.
 
단순한 열정 (무선) -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99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99
아니 에르노 지음, 최정수 옮김 / 문학동네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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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004 아니 에르노.

기억에 남은 장면이 있다. 나는 좁은 방 창턱에 매달려 밖을 내려다 보았다. 아래에는 실외 베란다 공간이 있었고, 일하다 쉬러 나온 사랑하는 그와 그녀가 생생하게 보였다. 그는 담배 연기를 아주 싫어했는데, 그녀가 연초 하나를 다 태울 때까지 옆에서 기다려주었다. 두 사람은 눈이 가늘어지도록 웃으면서 끝없는 대화를 나누었다. 둘은 같이 여행을 다녀온 적이 있었지만, 별일 없는 사이였다(고 그는 말했다). 그녀는 그와 사귈 생각이 없어 보이는데도 중요한 일을 할 때나 놀 때 자주 그와 함께 다녔다.
방안의 나는 바깥의 둘을 지켜보는 내내 마음이 아팠다. 그가 그날 저녁 찾아가 안아줄 사람은 나였고, 사랑한다는 말을 전할 사람도 나였지만 슬펐다. 계단을 타고 내려가 즐거워 보이는 둘 사이에 끼어들 수 없었다. 이미 그런 아픔과 슬픔과 불만을 드러냈다가 그가 떠났던 날들이 있었다. 그들이 자리를 뜨기 전에 창가를 벗어났다.

돌아보면 누구를 사랑하든 그랬다. 끝없이 기다리느라 아무 것도 하지 못했다. 기다림은 망상을 낳았다. 망상 끝에 집착이 들러붙었다. 사랑하는 사람이 나 아닌 다른 이들을 만나러 가면 끝없이 초조했다. 귀가가 늦어지면 그가 겪을 사고를 (재난이나 연애 사건 그 모두를!) 상상하며 고통스러웠다. 나는 네가 없어서 이렇게나 슬프고 불안했는데 너는 내가 없어도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구나, 말이 안 되는 마음인 걸 알면서도 서운한 마음에 돌아온 사람에게 이런저런 트집을 잡고 울먹였다.
하필이면 그런 사람만 만나고 그런 관계만 맺었던 게 아니라는 걸 아주 최근에야 알았다. 나는 그냥 그런 틀에 빠져 그런 모양으로만 세상을 인식할 줄 밖에 몰랐던 거였다. 나를 자유로이 풀어두고 내가 맺는 관계들을 수용해주는 고마움은 모르고 족쇄 한쪽씩을 잡고 원망했다. 왜 나에게 이걸 걸어주지 않냐고, 이쪽은 네 몫인데 왜 자꾸 달아나기만 하냐고. 울부짖다가 상대를 질리게 만드는 일이 반복되었다.

책을 읽는 동안 화자의 불안과 결핍에 압도된 모습을 보며 이입하지 않으려고 애썼다. 사랑하는 이를 만나던 시절에도, 헤어진 이후에도 그가 곁에 없을 때 자기 자신마저 사라져버린 듯 아무 것도 하지 못하고 기다리기만 하는 삶이란, 얼마나 고통스럽고 피폐한지.
부재와 상실을 겪어보았다. 앞으로도 겪을 수 있겠다. 그렇지만 지금은 아니야. 혼자인 날은 과거이고 미래이다. 많은 일들이 원하는 대로 되었고, 행복을 유지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충만한 현재에 슬픔을 당겨쓸 이유가 전혀 없다. 설령 모든 걸 잃는 날이 와도 나중에 꺼내보며 좋았었다 할 순간을 나날을 차곡차곡 모으는 중이니까. 미리 슬퍼하지 말자.

창밖을 하염없이 내다보는 나에게 무얼 건넬까 생각해보았다. 커피 세 잔 들고 내려가 볼까? 하는 나를 말렸다. 좋지 않은 생각이야. 그만의 시간과 관계를 존중해 주렴. 그럼 이제 뭘하지? 옆에 쌓인 책탑을 봐. 고민할 이유가 없잖아. 바닥에 머리카락이 잔뜩 굴러다니는 데 청소기를 돌리는 건 어때? 커피를 방울방울 내려서 단 과자랑 먹어도 좋겠다. 그렇게 삶을 채워나가야 해. 모든 책과 노래에 그의 존재와 부재를 연관 짓는 버릇을 버려야 해. 끝까지 데려가야 할 건 다른 사람이 아닌 나인 걸 잊지 말아요.

+밑줄 긋기
-가끔, 이러한 열정을 누리는 일은 한 권의 책을 써내는 것과 똑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장면 하나하나를 완성해야 하는 필요성, 세세한 것까지 정성을 다한다는 점이 그랬다. 그리고 몇 달에 걸쳐서 글을 완성한 후에는 죽어도 괜찮다는 생각이 드는 것처럼, 이 열정이 끝까지 다하고 나면-‘다하다’라는 표현에 정확한 의미를 부여하지는 않겠다-죽게 되더라도 상관없을 것만 같았다.

-요즘은 ‘한 남자와 미친 듯한 사랑’을 하고 있다거나 ‘누군가와 아주 깊은 관계’에 빠져 있다거나 혹은 과거에 그랬었다고 숨김없이 고백하는 사람을 보면, 나도 내 마음을 털어놓고 싶은 충동을 느낀다. 그러나 이야기를 하고 공감에서 느끼는 행복감이 사라지고 나면, 그것이 아무리 사소한 것이었더라도 그렇게 마구 이야기해버린 것을 후회했다. 대화를 나누면서 “맞아요. 나도 그래요. 나도 그런 적이 있어요.”하고 남의 말에 맞장구를 치다가도 어느 순간 갑자기 이런 말들이 내 열정의 실상과는 아무 상관없는 쓸데없는 것으로 느껴지는 것이었다. 이 알 수 없는 감정 속에서 무언가가 사라져가고 있었다.

-그 사람과 사귀는 동안에는 클래식 음악을 한 번도 듣지 않았다. 오히려 대중가요가 훨씬 마음에 들었다. 예전 같으면 관심도 갖지 않았을 감상적인 곡조와 가사가 내 마음을 뒤흔들었다. 그런 노래들은 솔직하고 거리감 없이 열정의 절대성과 보편성을 말해주었다. 실비 바르탕이 노래한 <사람아, 그건 운명이야>를 들으면서 사랑의 열정은 나만이 겪는 게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대중가요는 그 당시 내 생활의 일부였고, 내가 사는 방식을 정당화시켜주었다.

-때로, 그 사람이 내 생각을 전혀 하지 않고 하루를 보내는 건 아닐까 자문해보기도 했다. 나는 존재하지도 않는다는 듯이 태연히 잠자리에서 일어나 커피를 마시고 이야기하고 웃는 그 사람의 모습이 눈앞에 보이는 듯했다. 한시도 그 사람에 대한 생각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나와의 차이 때문에 너무나 불안해졌다. 어떻게 그럴 수가 있을까. 아니다. 그 사람도 분명히 아침부터 저녁까지 내 생각만 하는 자신의 모습에 깜짝 놀랄 것이다. 설령 그렇지 않더라도 내 태도가 옳은 건지 그 사람이 옳은 건지 굳이 가려낼 필요는 없다. 그저 그 사람보다 내가 더 운이 좋다고 생각하면 그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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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0-10-04 09:2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사랑의 감정이란게 아름답기만 한건 아니야. 맞아 고개 끄덕끄덕하면서 읽었어요. 연휴 마지막 아침에 약간 멜랑꼬리해지네요. ㅎㅎ 남은 연휴 더더더 푹 쉬세요

반유행열반인 2020-10-04 16:20   좋아요 0 | URL
끄덕끄덕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바람돌이님도 남은 연휴 편안히 보내시길 빕니다.

2020-10-04 21: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10-04 22: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 2020-10-05 07:2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글은 망상과 우울과 광기와 집착과 여타의 골탕들을 헤집어도, 막상 사는 건 슴슴 밍밍한게 좋아요, 그쵸. 근데 슴슴한 맛을 즐기려면 이맛저맛 다 알아야 하니까, 하나도 못쓸 건 없었어요. 살아남자!! 그래야하는 아침!!😬

반유행열반인 2020-10-05 07:37   좋아요 1 | URL
와우 ㅋㅋ맛봐야만 즐길 수 있는 지난한 삶ㅋㅋ살기 귀찮다 ㅋㅋㅋㅋㅋ그래도 뭔가 파이팅 넘치는 아침 보기 좋네요. 이번 주도 주4의 축복(?)위안 삼으며 같이 살아 남읍시다. ㅋㅋㅋ

하나 2020-10-06 01:0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열반인님께서 담담하게 관계맺는 방식에 대해 돌아보시는 걸 보면 여러 생각이 들어요. 뭔가 자신과 화해가 끝나가는 느낌(?) 대단할 것도 너무 슬플 것도 없이 그때 나는 그랬구나, 그럼 이제 어떡할까.. 이 사유의 과정을 지켜보며 옆에서 괜히 위로 받는 1인 드림. 좋은 밤 되시고 있기를 ^^

반유행열반인 2020-10-06 06:44   좋아요 1 | URL
하나님 연휴 잘 쉬고 오셨어요? ㅎㅎ저는 저랑 화해할라면 아직 먼 것 같아요 이제 시작이죠 시작 ㅋㅋ

하나 2020-10-06 06:50   좋아요 1 | URL
헤헤 열반인님도 연휴 잘 보내셨나요? 좋은 책 많이 읽으신 건 잘 구경했어요! 저는 그날 밤 꼴딱 샌다고 ㅋㅋㅋㅋㅋ 걱정하시던 바와 같이 앓아누웠다가 어제 일어났어요 ㅋㅋ 갑자기 추워졌는데 감기 조심하세요!!

반유행열반인 2020-10-06 06:52   좋아요 1 | URL
아프셨군요 ㅠㅠ아프지 마 밤 새지 마 이제 우린 밤 새고 챵챵할 나이는 지났어요... ㅋㅋㅋㅋ명절 내 집에 박혀 책만 팠어요. 하루에 독후감 하나씩 써야지 했는데 뜻대로 됐습니다 ㅋㅋ집은 안 치워서 똥망진창 ㅋㅋㅋ식사는 냉동식품과 배달식과 엄마표 음식의 보조 ㅋㅋㅋ

하나 2020-10-06 06:55   좋아요 1 | URL
아 제가 생각했던 최고의 연휴를 보내셨네요! ㅋㅋㅋㅋ 동년배가 걱정해줄 때 퇴각해서 미리 쉴 걸.. 싶었으나 저는 그때 이미 틀렸었어요! ㅋㅋ 아, 연휴 담담날 피곤하시것지만서도 회사 잘 댕겨오셔영~ :)

반유행열반인 2020-10-06 06:57   좋아요 1 | URL
네 하나님도 몸 잘 추스리시고 건강하고 편안한 하루 보내시길 빌어요. 저는 노역장을 향해 출발!(이러고 아직 세수도 안 함 댓글놀이 한다고 ㅋㅋㅋ)

이승규 2020-10-10 17:52   좋아요 1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저도 5번의 고통을 이겨냈습니다. 지금은 더 강해졌습니다. 힘내세요.
사실, 당신이 보석입니다!!

반유행열반인 2020-10-10 18:13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건강하고 평온한 나날을 기원합니다.
 
[전자책] 밤에 우리 영혼은
켄트 하루프 / 뮤진트리 / 2016년 1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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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003 켄트 하루프.

사랑보다 내가 먼저 죽길 바란다고 말하는 건 겉으로는 나 없는 자유를 누려봐, 하는 배려인 듯하지만 사실 죽는 날까지 외롭고 싶지 않은 욕심이다.
지금까지 산 만큼 더 살고 난 뒤에, 나는 어디에, 어떤 모습으로, 누구와, 어떻게 살고 있을지 짐작조차 되지 않는다. 불과 일 년 전만 해도 내가 놓일 상황을,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이 바꾼 삶을 상상하지 못했으니.
많이 읽으시지만 바빠서 쓰지는 못하시는 이웃님이 댓글로 알려주신 책을 읽어 보았다. 늦게 만난 찐사랑-으로 요약할 만한 이야기였다. 늙은 뒤에, 한 사랑이 사라진 뒤에 또다른 사랑을 만나는 일은 어마어마한 행운이 아닐까 싶다. 가끔은 슴슴하고 잔잔하고 애틋한 소설도 읽어야지.

배우자와 사별한 칠십 대 애디와 루이스는 애디의 제안으로 밤을 함께 보내기 시작한다. 어떤 관용구 같은 게 아니고, 그야 말로 밤에 둘이서 이야기를 나누고 잠을 잔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에서 토마시는 테레자하고만 잔다. 그녀에게만 사랑을 느낀다. 다른 수많은 여자들과 정사를 나누지만 잠은 테레자의 독점 영역이다. 나는 같이 있어도 감은 눈의 사람은 곁에 없는 것만 같고, 나를 바라봐줘야 함께 있다고 느낀다. 어떤 사랑은 같이 눈감고 다시 눈뜬 자리에 사랑하는 사람이 그대로 있을 때 행복을 느낀다고 한다.
애디와 루이스도 그랬다. 소설 말미에 가면 사랑을 나누긴 하지만 노쇠한 몸이라 엄청 스펙타클한 건 기대하기 어렵다. 그래도 둘은 함께라서 행복하다. 둘만이라서가 아니라, 먼저 돌아가시는 이웃 루스 할머니도 나들이에 함께 하고, 잠시 맡아 기른 애디의 손자 제이미도 함께 침대에 눕고, 제이미에게 안겨 준 멍멍이 보니와 함께 거닐고, 이곳저곳 놀러다니고 햄버거를 먹고 마시멜로를 굽는 시간이 잔잔한 행복이다. 주변에서 그들이 밤을 보내는 걸 둘러싸고 수근거리는 건 부러워서 그랬을 거다. 애디의 아들 짐이 둘을 못 만나게 갈라 놓은 건 솔직히 이해가 되지 않았다. 죽은 아버지 핑계를 왜 대냐 살아있는 어머니 행복이 더 중요하지. 전화로만 몰래 겨우 이어지는 둘의 마지막 모습이 많이 슬펐다.

+밑줄 긋기
-앞쪽 보도를 걸어 앞문으로 오세요.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관심 갖지 않기로 결심했으니까요. 너무 오래, 평생을, 그렇게 살았어요. 이제 더는 그러지 않을 거예요. 이렇게 뒷골목으로 들어오면 마치 우리가 몹쓸 짓이나 망신스럽고 남부끄러운 일을 하는 것 같잖아요.

-왜 날 선택했는지 궁금했어요. 서로 많이 알지도 못하는데요.
  내가 아무나 골랐을 거라 생각했어요? 누가 됐든 밤에 따뜻하게 해줄 사람을, 함께 이야기나 나눌 늙은이를 대충 찍은 줄 알았어요?
  그렇게는 생각 안 했고요. 다만 왜 나를 선택했는지 알 수가 없었어요.
  당신을 선택해서 유감이에요?
  아니에요. 그런 건 전혀 아니고, 그냥 호기심이죠. 궁금했을 따름이에요.
  당신이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에요. 친절한 사람이요.
  내가 그런 사람이면 좋겠군요.

-나는 이 물리적 세계가 좋아요. 당신과 함께하는 이 물리적 삶이요. 대기와 전원, 뒤뜰과 뒷골목의 자갈들, 잔디, 선선한 밤, 그리고 어둠속에서 당신과 함께 누워 있는 것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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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0-10-03 20: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마지막 문장이 확 와닿네요. 사랑은 결국 저런 작은 일상을 함께 누리는 것이 좋은거 맞는것같아요

반유행열반인 2020-10-04 06:33   좋아요 0 | URL
작은 일상. 함께 누리기. 적절하게 요약된 표현이네요!!

바다그리기 2020-10-03 21:2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늘 조용히 감동과 감탄 사이를 오가는 감상으로 님이 올려주시는 글들을 읽다가 수다가 떨고싶은 기분이 드는 글을 만나면 소심하게 한마디 보태곤 했는데, 이렇게 제 댓글에서 지나가듯 언급했던 책을 읽으시고 감상까지 써주시니 괜히 또 혼자 감동하고 감사하고 기쁘고 막 그러고 있습니다.
사실 요즘 정신 없이 바쁘기도 하지만 님을 비롯해 엄청난 내공의 훌륭한 글들에 기가 죽어서 선뜻 써지지 않아 읽기만 하는것도 있어요.
다행히 정말 바빠서(핑계가 있어서 얼마나 다행인지요^^) 지금은 올해의 각오대로 매일 한권씩 책을 읽는것도 버거우니 한동안은 이렇게 가끔 좋은 글(기쁜 글도요^^)에 댓글 다는 것으로 만족하렵니다.
이러다 어느날 갑자기 뭔가 끄적거리면 이제 다시 쓰고싶어졌나보다 생각 해주세요^^
저는 이 책이 (마지막은 슬펐지만) 나이 든 후의 삶에 대해 아주 큰 위로와 희망을 주기도 했던 따뜻한 책이라서 참 좋았는데, 제 댓글로 보게되신 책이 님께도 좋은 시간을 주었기를..
늦었지만 해피 추석!
남은 휴일 즐겁게 보내세요~

반유행열반인 2020-10-04 06:35   좋아요 1 | URL
저는 매일 읽으시는 속도 보면서 대단하시다고 생각했어요. 나도 쓸데 없는 거 주절댈 시간에 더 읽기나 할까 하고 ㅎㅎㅎ좋은 책 많이 읽으시니까 추천 비슷(?)한 건 믿고 읽기로 했어요. 앞으로도 많이많이 좋은 책 알려주시고 여유가 생기시면 좋은 글도 남겨주세요. 다시 쓰고 싶어지시는 날이 얼른 오길 빌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