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제10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박상영 외 지음 / 문학동네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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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을 언제부터 읽기 시작했는지 모를만큼 까마득하다.   아마 올 5~6월쯤 책을 접했을 것 같은데 단편집이다보니 각 단편은 비교적 빠르게 읽을 수 있긴 하지만, 다음 단편이 왠지 끌리지 않을 땐 책을 덮고 잘 열지 않게 되기도 했다; 어쨌든 우여곡절 끝에 19년을 넘기지 않고 읽어서 다행이라 생각한다.
 이번 책은 약간 파격적이었다. 대표적으로 박상영 작가의 '우럭 한 점 우주의 맛'이 그랬고 김봉곤 작가의 '데이 포 나이트'도 그랬다. '우럭 한 점 우주의 맛'에서 현대문학이 보일 수 있는 파격을 맛봤다 생각했는데, '데이 포 나이트'는 완전 파격의 끝이었다. 여러 의미에서 감탄사가 절로 나왔던 작품이 아니었나 싶다;
 나머지 작품들도 각기 다른 매력이 있었지만 두 작품이 워낙 강렬해서 크게 더 돋보이는 느낌은 없었다. 그렇지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을 읽는 이유는 단편 모두가 대단한 작품들을 찾는 게 아니라 새로운 작가와 작품을 아는데 목적이 있는거라 나름 매력적이고 좋았다. 곧 있으면 2019년 한 해가 마무리되는데 2020년 수상작품집도 기대가 많이 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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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code 2019-12-24 10:5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ㅎㅎ 뽕님 잘 지내시죠? 이 책은 저두 읽었어요.
제 분야와 관련된 책을 사려고 서점에 들렸다가, 배우 박정민이 쓴 ˝쓸 만한 인간˝ 이란 에세이를 집어 들었는데.. 사실, 글을 잘 쓴다기 보다는, 마치 영화에 나오는 그의 캐릭터 처럼 삶에서도 재치있고, 생각의 테두리가 좁지 않다고 느꼈어요.
그래도, 역시 글은 뽕님의 글이 좋은데.. 이런, 크리스마스 이브엔 더욱 말입니다.
올해도 몇 편의 글을 통해 감성을 공유하고, 안부를 물으며 한 해를 잘 보내고 있는 느낌인데.. 그렇게 잘 보내고 있는거겠죠? 뽕님. 좀 이르지만.. 올 한 해도 고생 많으셨어요.
그래도, 소중하고 의미있는 한 해 였다. 우리 그랬으면 좋겠네요^^.. 메리 크리스마스~!

milibbong 2019-12-31 20:04   좋아요 0 | URL
아앗 두부님 이 책도 읽으셨군요 ^^ 역시~~ ㅎㅎ
오늘도 어김없이 큰 칭찬을 해주시는 두부님...
제 글은 글이라기보다 그냥 잡담인 것 같아요... ㅎㅎ
배우 박정민, 저도 좋아하는데... 나중헤 한번 봐야겠네요 ^^
인사는 블로그에 남겼으니 짧게 인사드릴게요.
두부님도~ 엄~청엄청~ 고생 많으셨고... ^^ 너무 수고하셨어용~~
내년에도 홧팅입니당 >_< 아자아자!!
 
나는 습관을 조금 바꾸기로 했다 - 죽어야 고치는 습관, 살아서 바꾸자!
사사키 후미오 지음, 드로잉메리 그림, 정지영 옮김 / 쌤앤파커스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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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습관을 바꾸고 싶었다. 이제 정말 습관을 바꿀 때가 된 것 같았다. 서점엔 비슷한 책들이 많이 있었지만, 책을 읽어서 바뀔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해서 읽지 않았었다. 이 책도 눈독만 들이다가 9월 말쯤에 읽기 시작했는데, 자그마치 두 달도 넘게 걸려서야 책을 다 읽을 수 있었다.
 책이 지루했다는 소리는 아니다. 오히려 읽을 때마다 뜨끔해서 책을 많이 못 읽고 금세 덮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읽을 땐 너무 뜨끔해서 당장 달라져야겠다고 생각했는데도, 조금만 지나면 잠깐의 결심과 책의 내용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본래의 나만 남아있어서 정말 큰일이라고 생각했다. ;-0
 습관은 완성되는 게 아니라 계속 길들여야 되는 거라고 나와있는데, 나도 이 책을 계속 반복해서 읽으며 자극제로 삼아야 조금이라도 영향을 받지 않을까 싶었다. 습관을 바꾸는 멀고도 험한 길... 이번에는 이 책으로도 자극을 받았으니 예전보다는 조금 더 긍정적인 마음으로 지속가능한 노력을 할 수 있길 바라고 있다.  

 

 

‘지속하기 위해서는 성장이 아니라 행위 자체에서 보상을 발견해내야 한다. 오늘도 습관을 지속했다는 자기긍정감을 보상으로 하는 일이 정말로 중요하다.‘

‘내 인생을 다른 사람에게 이야기한다고 했을 때, 원했던 선택지를 고르지 못한 이유가 ‘바빠서, 돈이 없어서, 능력이 부족해서‘라면 아무도 그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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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code 2019-12-10 08: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뽕님 안녕하세요. 겨울의 냄새만 깊어진다 했더니, 어느새 그 겨울 속으로 깊게 들어와 버렸네요.
건강하게 지내고 계시죠?.. 세상 어려운게 만들어진 습관을 고치는 건데.. 그건 아마도 하루 아침에 만들어진게 아니라서 그렇겠지요.
그러니.. 어쩌면, 조금씩 작은 것을 꾸준히해서 습관을 고치는 것만이 그나마 가능성있는 일이 아닐까 생각해보게 됩니다. .. 그니까 .. 어려워요ㅎㅎ.. 심지어 지독한 이별을 하고나서 말과 행동이 싫어서 하루 아침에 달라진다 해도, 다시 이전의 모습으로 돌아가게 되는 그 본성. 그것도 습관의 산물일테니까요. 살다보니, 이제는 습관을 고치겠다는 생각자체를 못하게 되는 것 같은데. 뽕님은 그래도 늘 발전적이시라고 생각이 듭니다. 응원합니다^^.. (그냥 안 고쳐져도 뭐..ㅎ)

milibbong 2019-12-14 17:41   좋아요 0 | URL
^^ 두부님 출장은 잘 다녀오셨나요~ 이제 한해의 마무리를 하는 12월도 벌써 반이나 흘렀어요. 날씨도 어느새 코가 시릴만큼 되었구요... 감기 없이 무탈한 하루하루 보내고 계실지 궁금합니다. 전 여전히 바뀌어지지 않는 습관을 가지고 끙끙대며 지내고 있네요. ㅎ 실패로 인한 자기부정감이 다음 시도를 가로막는 제일 큰 벽이라고 했는데... 딱 지금의 제가 아닐까 ㅠㅠ 싶어요 ㅎㅎ 그래도 바꿔보자고 용을 쓰는 하루는 아예 바꿀 생각도 하지 않았던 어제보다는 낫지 않을까... 싶기도 하구요. ㅎ 두부님의 하루를 들려주세용~ 전 요즘 책을 업데이트 하기 위해서 열심히 읽으려고 노력중입니다 ^^
 

경력이 없으면 취업을 못 하고, 취업을 못 하니 경력을 못 쌓고, 이 고리를 어떻게 깨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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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code 2019-12-10 09:0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끝없는 순환의 고리도.. 결국 어떤 변칙이 생기는 때가 오겠지요. 작은 균열.
이론상으론 영원히 그래야 하는데.. 실제는 한 끝 차이로 달라지게 되는ㅎㅎ 그 변칙을 두려워말고 가능하면 자의적으로 한번 그 고리를 밀쳐내 보는거죠. 뭐가되었든 말입니다.
감기 조심히 , 추운 바깥보단 그래서 더 포근해지는 방안을 즐기시길^^..
 
일간 이슬아 수필집
이슬아 지음 / 헤엄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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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을 받아들고 제일 처음 받은 느낌은 '망했다' 였다. 얼핏 아련한 여자의 뒷모습처럼 보이는 책 표지가 마음에 들어 선택했는데 실제 책의 두께가 너무 두꺼웠다. 나는 도저히 못 읽을 것 같았다.
 그런데 반전이었다. 처음 책장을 펼친 이후로 때로는 낄낄 웃기도 하며 따뜻한 이야기들에 너무 소중한 느낌이 들어서 책을 감싸안고 읽게 되었다. 사실 나는 남의 이야기에 큰 흥미가 없는 편이다. 그게 고민거리가 되기도 했을 만큼 말이다. 일간 이슬아도 이슬아가 이슬아 본인과 이슬아의 주변 사람에 대해서 쓴 글이다. 마치 일기처럼 일간으로 매일 발행하며 독자들에게 쓴 글이었고 그걸 몇 달치를 모아 출판한 책이었다. 그러니 내가 책에 관심이 생기지 않더라도 전혀 이상하지 않았을텐데, 실제론 거의 한 달을 넘게 책을 붙잡고 아주 천천히 읽어냈다. 신기한 일이었다.
 나는 이 책이, 이 작가가, 이 작가의 친구와 애인과 가족들이 꽤 감동적이었다. 내가 이 책을 잘 읽어냈다는 사실보다 조금 더 큰 찡함이 있었다. 꾸준함, 소박함, 행복, 단란함, 단단함, 열정, 나눔, 노력, 가치, 깊이, 용기... 어떤 말을 붙여야 할까. 이 책이 하나의 감동이 된 건 그녀와 그녀를 둘러싼 사람들이 참 바르고 사랑스럽다는데 있는 것 같았다. 물론 그 이야기를 이렇게 열심히 다듬어서 기록한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얘기다.
 매일의 일상은 늘 우리곁에 있지만, 아무것도 아닌 일상의 일들을 읽을 가치가 있는 글로 적어내는 건 무척 어려운 일. 책을 읽으면서부터 느꼈지만, 난 이 작가가 정말 많이 부럽고 존경스럽다. 그녀에게 멋진 응원을 보내고 싶다. 진심으로! :D 

 

 

‘말실수하지 않게 해주세요. 모르는 것에 대해서 함부로 말하지 않게 해주세요. 부주의하게 판단하지 않게 해주세요. 빈말을 줄이게 해주세요. 안 웃긴데 일부러 웃지 않게 도와주세요. 안 좋은데 좋다고 말하지 않게 해주세요. 제 어리석음으로부터 저를 지켜주세요.‘ - 화살기도

‘어떤 혐오도 없이 이야기를 완성할 수 있을까. 무해한 말들로 이루어진 좋은 이야기, 그러면서도 무지 재밌거나 슬프거나 아름다운 이야기를 상상해본다.‘ - 견딜 수 없는 대사들

‘돈이 없어서, 혹은 돈이 있어도 시간이 없어서, 혹은 돈도 시간도 없어서, 혹은 돈도 시간도 있는데 마음이 없어서, 혹은 마음이 있긴 있는데 엇갈려서, 우리는 행복을 우리 것으로 만드는 것에 자주 실패해. 내 맘이 당신 맘과 다르고, 자꾸 눈을 피하고, 우린 서로 모르고, 그게 제일 그렇지 뭐. 그 밖에 수많은 이유들로 쉽게 언해피아워를 보내. 행복이라는 희귀한 순간이 얼마나 우리 손에 잘 안 붙잡히는지 붙잡았다가도 어느새 달아나 있고 의도치 않은 순간에 습격해서 놀래키는지 알다가도 모르겠어. 해피같은 말에 딱히 집중하지 않게 된 지 오래야. 이제는 그저 아워를 생각해. 섣부른 기대와 실망 없이 의젓하게 시간을 맞이하고 흘려보내는 사람이 되고 싶으니까. 평생 못 될 것 같지만 말이야.‘ - 해피아워

‘하지만 산다는 건 아주 외로운 일이란다. 오늘처럼 네가 와주는 날은 이렇게 좋지만, 네가 다시 떠나고 나 혼자 집에 남으면 이루 말할 수 없이 외로워.
그 앞에서 하마는 말을 잃게 된다고 한다.
나는 하마 옆에 누워 하마의 미래를 생각해본다. 노인이 된 하마의 모습은 열심히 상상해보아도 아직은 잘 그려지지 않는다. 하마 역시 산다는 건 아주 외로운 일이라고 언젠가 말하게 될까. 이루 말할 수 없을 만큼 외롭다는 말을 진정으로 이해하게 될까.‘ - 도란도란

‘우리는 타인을 만날 준비가 얼마나 되어 있나. 우리 일상에 남이 앉을 자리라는 것은 얼마큼인가. 만나서 마주 앉아 이야기해도 진짜로는 안 만나지는 만남도 많은 것 같았다. 누구의 마음에나 용량의 제한이 있고 체력의 한계도 있고 관계 말고도 애써야 할 것이 많기 때문이다.‘ - 어떤 드라이브

‘하마랑은 온갖 주제로 많은 이야기를 주고받지만 우리는 가끔 아무 말도 안 한다. 말 없이 딴짓을 할 때도 있고 말 없이 서로를 볼 때도 있다. 불안하지 않은 침묵이 우리 사이에 자연스레 드나들기까지 그간 많은 언어가 필요했다. 언어가 잘 만나졌던 순간들이 겹겹이 쌓여 우리에게 용기를 준다. 말을 하지 않을 용기를. 어느 순간 아무 말 안 하고도 우리는 너무 괜찮을 수 있다. 가끔 사랑은 그런 침묵을 먹고 무럭무럭 자라나기도 한다.‘ - 고요의 에너지

‘우리는 가족이어도 서로의 마음 속에 어떤 지옥이 있는지 알지 못하고 지나갈 때가 많다. 잘 지내는지, 아프거나 슬프지는 않은지 궁금해하면서도 다 물어보거나 다 말해보지 못했다. 오랜만에 만나 긴 이야기를 하면 새삼 놀랄 뿐이었다. 그랬구나, 세상에, 그런 일이 너에게 있었구나, 하고 몇 발짝 늦게 알아주는 것 말고는 달리 할 일이 없었다. 마음을 다해 듣는대도 대부분의 문제들은 철저히 각자의 몫으로 남기 때문이다.‘ - 축하와 영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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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code 2019-11-19 20: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뽕님^^
이번에는 뽕님의 길었던 글의 행간때문에 아니라, 저 때문에 더 반가워요.
10월말부터 머언 .. 곳으로 출장을 와서 지내고 있어요. ( 잠깐 일주일 한국에 다녀오긴 했지만 )
태평양을 건너.. 계절이 지나는 하늘을 . 그 하늘을 날아서.. 왠지 시차가 바뀌듯.. 가을의 시간을 뒤에 두고 겨울로 날아온 것 같은 나날들 입니다.
다음주에는 돌아가는데, 저의 잃어버린 가을은 이제 어디서 찾죠?ㅎㅎ
단순히 뽑아낸 조각 글들을 봐도, 뽕님의 감성들이 뭍어나서 좋아요. 맴돌았지만 꺼내지 못했던 단어와 말들.. 아.. 하면서 공진하고 와 닿고.
뽕님의 그 즈음 하늘은 어떠셨나요.. 많은 말이 없고 안부를 다 묻지 못해도.. 늘 그런 저런 그래도 잘 지내시길 바라고 있습니다. 마음을 담아.. 감기조심하세요 뽕님.

milibbong 2019-11-23 21:32   좋아요 0 | URL
두부님! 어머... 타국에 나가 계시는군요... ;)
와... 타국에서도 어마어마하게 바쁘게 지내고 계실것 같아요.
따로 편찮으시거나 불편하신 곳 없이 잘 지내고 계신거죠?
챙겨서 들여다봐주시고 잊지 않고 소식 전해주셔서 감사해요~
가을과 겨울 사이의 한달을 꼬박 나가계시겠네요 ㅎ
음... 타국에서의 두부님의 일상과 소소한 발견들이 더 궁금해지네요~
저의 다음 글은 또 언제가 될런지... ㅠㅠ 하하 ㅎ
그래도 내일은 오랜만에 서점 나가보려고 챙겨봐야 할 책 목록을 정리하고 있었네요. 아무것도 할 일이 없이 비우기로 작정한 일요일이지만 그래도 뭔가 해야할 것 같은 느낌으로~ ㅎㅎ 전 채우려 노력할테니 두부님은 바쁜 와중에 한걸음 멈춰서 따뜻한 차 한잔 마시며 보내시길 바랄게요 ㅎ 마무리 일정까지 몸조심히 잘 챙기시고... 들어오셔서 반가운 소식 전해주시어요 ^^* 감기조심하시구요~ 제 선물은 안 챙겨오셔도 되요 ^^*// (꺄핫)

artcode 2019-11-25 08:0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뽕님 걱정 덕분에 잘 다녀왔어요ㅎ 금욜에 들어왔는데.. 그 한달이.. 진짜 가을을 두고 갔다 온 것 같아요ㅠ 뽕님은 감기 조심히 잘 지내구 계신거죠? 블로그는 쓰시는지ㅎㅎ 저도 한번도 안들어가봐서 시간되면 함 들가볼까 생각중이랍니다. 갈수록 일은 치이고. 하고픈것들은 아직 저기 어디쯤 있고.. 또 한 해가 저가는데 어쩌죠?>< 뽕님의 따뜻한 차한잔. 여유와 생각들 채우고 여기루 좀 공유해 주세요ㅎ 또 한 주 좋은 시작이시길 바랍니다 :)
 
이를테면 에필로그의 방식으로
송지현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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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세이인 줄 알았는데 단편소설이었다. 송지현 작가의 이름으로 이 한 권의 책이 나오기까지 무려 7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단편소설들이 쌓여서 책이 되기까지의 이 지난한 여정이란.)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가는 앞으로도 오랫동안 많은 이들에게 무명일테고, 여전히 이마트 시식코너나 카페 같은 곳에서 생계를 위한 일들을 하겠지. 소설의 이야기보다 이 현실의 이야기가 마음에 조금 더 남는 건 왜일까. 처음 듣는 이야기도 아닌데. 들을 때마다 가슴이 쿵 내려앉는다. 나는 이렇게 그들의 열심을 읽고 있는데... 왠지 마음이 씁쓸했다. 
 그래도 그녀가 내게 선물해준 이야기들은 신선했다. 작가로서의 무게가 잡혀가기 전 여러 이야기들을 시도할 때의 느낌, 창의성 있는 이야기가 가득한 느낌이었다. 그러면서도 그리 밝지 않은 현실을 소박하고 털털하게 받아들이는 느낌이랄까. 정말 아무 일도 아닌 것처럼. 아무렇지 않은 것처럼. (바삭) 
 난 다른 작가들이 그녀의 책에 써준 추천사를 보고 이 책을 읽게 되었는데, 그녀는 여러모로 사랑을 많이 받고 있는 것 같았다. 앞으로도 지금처럼 우리 소소한 삶의 모습을 잘 담아주는 작가로 오래 남아주며 성장해나가길 응원해본다.

 

 

"어쩌면 이것을 성장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 바삭하고 건조해지는 것 말이야."

사실 불행해지는 것도 행복해지는 것만큼 어려운 거거든.

어쩌면 불행하다거나 죽는다는 것 자체는 별로 중요한 게 아닌 것 같아. 누구나 죽으니까. 음, 그러니까......
그다음을 뭐라고 해야 할지 몰랐다. 머릿속을 빙빙 도는 그 문장을 잡느라 나는 한참 말도 없이 눈만 굴려야 했다.
죽음으로써 얻을 수 있는 어떤 존재감이 중요했던 거 아닐까.

잘 산다는 건 어쩌면 더 완벽히 지겨워지기 위한 걸지도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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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code 2019-09-05 09:1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뽕님. 아침저녁 다른 계절을 살짝 만나고 오는 듯한 날들입니다. 이 작가분 글도 (당연히) 읽어보지 못했지만 뽕님의 느낌이 글을 타고 공감됩니다. 밥 버는 일이 사는 것이라면 극소수의 행운을 갖지않은 대부분의 우리는 생계와 꿈 어디쯤에서 땀을 흘리고 있을 듯 합니다. 그래서 소중하다 말하면.. 너무 티나는 위로 일까요. 가을색은 많이 느끼시구 감기는 멀리하세요^^..

milibbong 2019-09-05 21:56   좋아요 0 | URL
^^ 가을 장마가 지속되고 있는 요즘이네요. 전 시원하고 기분 좋던데 비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도 있더라구요. 두부님은 어떠실까요. 비가 좋지 않다면 이런 날엔 괜히 기분이 쳐지기 마련인데,,, 두부님은 왠지 좋아하실 것 같기도 하고 ㅎ 벌써 9월이 훌쩍 넘어 이제 곧 추석이네요. 그러고보니 전 두부님에 대해서 참 무심하게도 아무것도 모르고 있네요. 지하철 옆사람만큼도 못한것 같은 ㅠ.ㅠ ㅎㅎ 그래도 이런 거리와 관계가 이토록 따스하게 위로로 다가온다는 건 정말 놀라운 일인 것 같아요. 다 두부님 덕분이죠. ^^ 정말정말정말~요. ㅎ 너무 감사드려요. 높고 맑은 하늘의 가을만큼, 짧게 찾아오고 짧게 지나가는 가을만큼, 요새는 좋은 마음으로 지내보려 노력하고 있답니다. 두부님도 환절기 감기 조심하시고, 늘 소소한 행복을 느끼는 일상 보내시길 바랄게요 ^^

milibbong 2019-09-05 21:57   좋아요 0 | URL
참! 요즘은 책을 잘 안 읽고 덮어두고 있어서 다음 업뎃은 조금 늦어질 것만 같아요 >_< 끄앙

artcode 2019-09-06 08: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저두 뽕님께 늘 감사해요.. 전 글도 못 올리는데.. 이렇게 안부글만 써도 좋아요. 진짜 블로그 일년에 한번은 써야는데ㅋ 태풍 바람이 거센 주말일것 같다는데 외출 조심하시구요. 한잔하는 커피와 함께 그 마저도 생각의 길이되는 주말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