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One Page Project - 강력하고 간결한 한 장의 보고서
클라크 A. 캠벨 지음, 안진환 옮김 / 을유문화사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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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또 회사에서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가끔 혼동하는 것이 있다. 일을 구상하고, 기획하는 것과 일을 계획과 일정에 따라 진행하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무엇인가 일을 진행할 때는 항상 두툼한 사업계획서나 프로젝트 기획 안을 함께 갖고 다닌다. 보고 때마다, 새로운 사람에게 모든 것을 다 설명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경영진, 아니 팀장만 되도 시간이 부족하다. 하루에도 몇 번씩 유사한 일 때문에 많은 사람을 만나고 이야기를 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예전에 직장인일 때 나 같은 프로젝트 팀장에게 임원들이 강조한 게 하나 있다. 10분 보고. 10분내에 일의 진행상황과 문제점, 지원이 필요한 내용을 간략하게 설명하라는 것이다. 10분! 기획서만도 거의 100장 가까운 내용을 10분 내에 보고하라니. 난 처음에 그 말이 농담인 줄 알았다.

그러나 내가 막상 직원들의 업무상황을 보고 받기 시작하자, 당시 임원들이 했던 말이 너무나 가슴이 와 닿았다. 내 책상 앞에 담당직원이 다가오는 순간, 머리 속에서는 이런 생각이 든다. ! 저 친구. 오늘은 또 무슨 일로 나를 머리 아프게 할까?

그리고 자리에 앉자마자 내 입에서 버릇처럼 나오는 말. 10분 내에 보고해.

이 책에 나와 있는 OPPM (One Page Project Manager)를 그 때 알았으면, 아마 직원들을 모아놓고 교육을 시켰을 것 같다. 일목요연하게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의 진행상황을 쉽게 예측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직원이 준 보고서를 읽기 위해 눈을 부릅뜨고 쳐다볼 필요도 없이 진행결과를 한 눈에 숙지한 후, 진짜 중요한 것, 문제가 무엇이며 내가 그들을 도와줘야 할 것이 무엇인지 함께 고민할 수 있는 여지가 더 많은 것 같다. 최소한 보고서를 끌어 안고 말이 되니 마니 하는 쓸데 없는 소리는 덜 할 수 있을 것 같다.

물론 회사에서도 OPPM 과 비슷한 것이 있었다. Action Plan이라는 것이다. 그것은 업무의 진행상황을 도표로 만들어 보고 받은 사람이 프로젝트의 진행상황을 간단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만든 표이다.

그러나 그것은 일정의 업무계획표로 사업계획서나 기획서 마지막에 붙어있는 일정표를 좀더 세밀하게 만든 것 뿐이다. 그러다 보니 인원문제, 예산문제, 업무 진행의 적정성 등은 어쩔 수 없이 말로 설명해야 했다.

OPPM은 그런 면에서 무척 유용하다. 보고내용은 A4용지 한 장 분량이지만, 거기에는 보고 받은 사람이 궁금해 하는 거의 모든 것이 다 들어 있다. 즉 업무 목표, 목표 달성을 위한 세부 과업, 각 과업의 담당자 (정, 부), 양 적으로 평가하기 어려운 질적인 과업,   예산 사용 상황, 프로젝트 진행상 별도로 보고해야 할 내용, 그리고 프로젝트 진행의 건전성에 대한 평가까지도 가능한 표다.

프로젝트를 담당한 관리자라면, 또 보고 받을 내용이 많은 임원이나 경영진이라면 이 표 사용법을 직원들에게 교육시키면 좋을 것 같다. 우선 보고 받는 자신이 편하고, 담당자도 보고서 만들기가 편해지기 때문이다. 보고서를 보고 이해하는 시간이 줄면, 그 만큼 회의시간에 실질적인 일에 대해 의견을 교환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일 석 삼조 아니겠는가.

다만, 이 내용을 교육할 때는 기존에 회사에서 사용하던 보고서의 장, 단점을 충분히 이해하는 사람이 OPPM 교육을 담당하면 좋을 듯 하다. OPPM의 장점은 기존 보고서의 단점을 이해한 상황에서 더욱 두드러지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으면 이것 역시 귀찮은 양식처럼 느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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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일약국 갑시다 - 무일푼 약사출신 CEO의 독창적 경영 노하우, 나는 4.5평 가게에서 비즈니스의 모든 것을 배웠다!
김성오 지음 / 21세기북스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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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8년 생. 서울대 약사 졸업. 개국약사. 이것이 그의 경력이다. 나와 비슷한 나이의 사람으로 내가 대학원을 다닐 때 그는 마산 구석진 동네에서 4.5평 약국을 개국했고, 내가 직장생활을 할 때 그는 마산 역 부근에 있는 100평 규모의 대형약국을 경영했다. 그리고 나이 50이 되어가는 지금, 그는 중견회사의 독립 사업부 CEO로 있고, 나는 직장을 그만두고 학교에서 강의하며 글을 쓰고 있다.

언뜻 보면 비슷한 시기에 살았기에 세상의 어려움도 같이 겪었을 것 같고, 사람과 사회를 바라보는 시각도 비슷할 것 같다. 그래서 사람들은 우리들은 386세대라고 부르며, 동일성향을 지닌 사람이라고 규정한다. 그러나 이 책을 읽어 보면 저자와 나는 전혀 다른 세상을 살아온 것 같고, 나와는 전혀 다른 외계인 같은 생각이 든다.

왜 그런 차이가 생겼을까? 대학교와 전공이 달라서? 태어난 곳과 자란 동네가 달라서? 저자는 찢어지게 가난한 집에서 자랐고, 나는 그래도 먹고 살만했기 때문에? 그는 아버지가 곁에 있었고, 나는 그렇지 못해서?

나는 이런 차이가 그는 약국을 경영하는 사업가로 살아 왔고, 나는 직장인으로 살아왔기 때문은 아닐까 생각해 봤다. 그는 이렇게 말한다.

직장인은 매달 월급날을 손꼽아 기다리지만, 자영업자는 매월 돌아오는 급여 일이 무섭다.보통 직장인은 급여의 액수가 정해져 있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더 얻기 위하여 애쓸 필요가 없다 직장인들은 달력의 빨간 날을 손꼽아 기다린다 하지만 자영업자는 쉬는 날이 많을수록 손해다. 정해진 시간에 나갈 돈은 많다 직원들이 쉬는 휴일에도, 하물며 밥을 먹고 잠을 자는 시간에도 돈이 나가는 것이다. 그들은 먹고 살기 위해서 일을 만든다.

물론 직장인들은 자기 회사가 아니라서 일을 일부러 만들지 않는다는 저자의 말에는 동의하기 어렵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아무리 회사생활이 어렵다고 해도 직장인이 자영업자들보다 뱃속 편한 것은 사실이다. 그렇기에 남의 지시를 받는 직장생활이지만, 가능하면 오랫동안 하려고 하는 것 아니겠는가.

그러나 저자와 내가 다른 이유는 이런 직업환경보다는 본질적으로 사람과 일을 바라보는 시각이 다르기 때문이었다. 저자의 가치, 즉 세상과 사람에 대한 가치 발전하고자 하는 의욕 문제에는 반드시 해답이 있다는 긍정적인 사고방식이다.

첫째, 세상 일은 모두 사람이 만든다고 확신한다

고객 한명한명이 바로 자신을 세상에 서게 해 주는 고마운 은인이라고 생각하고, 그들의 미소를 삶의 기쁨을 느낄 줄 안다. 그렇기에 저자는 Give & Take에서 Give가 먼저 써 있는 이유를 강하게 이야기한다. 먼저 주라는 것이다. 그러나 단순히 주는 것이 아니라, 상대가 원하는 것의 최소 1.5배를 주라고 한다. 고객은 생각하지 못한, 기대치보다 더 한 확연한 다른 서비스가 이루어질 때에야 비로소 감동하기 때문이다. 그는 4.5평의 작은 약국에서 성공을 이끌어 낸 비결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당시 나는 어떻게 하면 우리 집을 찾는 사람들을 조금이라도 기쁘게 해 줄 수 있을까 끊임없이 고민했다. 수익과는 전혀 상관없는 것들이지만, 기쁨이 되는 일이라 생각되면, 즉시 행동으로 옮겼다.

둘째, 오늘과 다른 내일이 되어야 한다.

그가 살아온 삶을 보면, 항상 무엇인가 변화시키고자 노력했다. 저자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변화하지 않고 안주하는 모습이다. 당장 효과가 없을 지라도 오늘과 다른 내일이 이어진다면 언젠가는 그 결과를 맛볼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인생 철학이다. 그는 이렇게 말한다. 나는 어떤 사업이든 일단 시작하고 나면 3개월 정도 지난 후, 항상 처음의 상태와 비교해 보곤 한다. 얼마나 발전했나, 어떻게 변화했나,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갈 것인가를 자문해 보는 것이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흐트러진 자세를 바로잡고, 부족한 부분은 보강한다.

셋째, 모든 문제는 해답을 갖고 태어난다.

저자가 살아온 삶도 그리 호락호락하지는 않았고, 그 속에서 저자 나름대로 고민과 갈등도 많았던 것 같다. 그러나 그의 장점은 어떤 문제든지 간에 거기에는 해답이 있다는 사고방식이다. 문제는 사람들이 처음부터 불가능하다고 생각하거나, 몇 번 시도해 보지도 않고 포기하는 것이 문제라고 한다. 실제로 그가 문제를 대하는 방법은 무척 특이했다. 문제를 고민하는 것이 아니라, 정신과 몸을 움직이면서 직접 해결책을 찾는 것이다. 아마 저자의 이런 자세는 그의 긍정적인 사고방식과 그 동안의 성공경험을 통해 얻은 할 수 있다는 확신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는 이렇게 말한다. 남들이 1~2번 하다 말고 포기하는 일을 6~7번 시도하고, 남들이 한 달하고 포기한 것을 6~8개월 시도하니, 그만큼 성공확률이 높은 것이다.

넷째, 신뢰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

저자의 아버지로부터 배운 것 중 하나는 바로 약속신뢰. 그는 이것을 거의 생명처럼 생각하며 살아왔다. 소득세는 물론이고, 기업 광고를 할 때조차도 그는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광고지면에 실었다. 남들처럼 가능하면 더 좋게, 더 크게 알리려고 하지 않았다. 그의 생각은 이렇게 과장해서 광고하면 실제 그 상태가 되었을 때 또 과장해야 하는 악순환고리를 밟을 수 밖에 없다는 생각이다.

나는 저자가 [육일약국 갑시다]에서 말한 대로 살아왔는지, 지금도 그렇게 사는지 확인할 수는 없다. 어떤 독자의 말대로 성공에 대한 이야기는 항상 평소의 모습보다 과장된 모습으로 그려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이 책에 나온 저자의 생활방식과 태도, 그리고 인간과 삶에 대한 가치에 따라 살아가면 반드시 자신이 원하는 것을 이룰 수 있다는 확신이 생긴다는 점이다.

이 책은 우리에게 너무나 당연하여 목차만 봐도 ! 그 이야기라고 느낄 수 있는, 그러나 아무나 할 수 없는 삶의 방식에 대해 이야기해 준다. 특히 창업을 준비하거나, 소규모 매장이나 회사를 운영하는 사업가들에게는 사업 성공의 지름길을 알려주는 책이라 생각한다. 특히 무엇을 하든지 큰 꿈을 가지고 그것을 경영하라는 저자의 말은 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다. 4.5평의 작은 약국을 경영함으로써 더 높은 이상을 향해 달려갈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이렇게 말한다.

손바닥만한 구멍가게 하는데 뭐..라는 생각부터 버려야 한다. 사람 하나 지나다니기 힘들 정도의 좁은 공간에서 시작한 가게라고 해서 훗날 몇 천 개의 체인점이 되지 말라는 법은 업다. 나 역시 구멍가게보다 작은 약국이지만, 약국을 하면 약국 주인으로 끝날 것이고, 경영하면 미래의 CEO가 될 것이라 믿었다. 그리고 지금, 그 믿음은 현실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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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청 - 마음을 얻는 지혜 위즈덤하우스 한국형 자기계발 시리즈 2
조신영.박현찬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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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계발 붐이 한창일 때 내가 가장 많이 본 책은 말하는 방법에 대한 책, 구체적으로는 협상, 설득, 대화에 대한 책이었다. 어떤 책을 보든지 항상 빠지지 않고 나오는 말이 있다. 먼저 상황을 분명히 인식하고, 협상상대를 파악하라. 그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정확히 분석한 다음, 그것과 맞바꿀 무엇인가를 체계적으로 준비하라. 이것이다. 이는 구지 대화법이나 협상과 관련된 내용을 떠나 경영과 마케팅에서는 거의 기본적인 공식이다.

당시 내가 이런 책을 열심히 보게 된 것은 오래 전부터 갖고 있었던 개인적인 딜레마 때문이었다. 귀가 좀 안 좋다는 것이었다. 그렇기에 누군가와 이야기할 때 상대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나와 대화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알지 못하면 그 날은 무척 힘들었다. 상대가 말하는 내용 그 자체와 함께 그가 표현하지 않는 말 속에 숨어 있는 의미까지 확인해야 했기 때문이다.
항상 나는 중요한 회의가 끝나면, 함께 참석했던 직원에게 반드시 되물었다. 오늘 대화의 초점이 무엇이며, 상대가 나에게 무엇을 전달하고자 했는지 재차 확인했다. 협상에서 무엇인가 더 많은 것을 얻은 날은 승리한 날이고, 더하기 빼기에서 조금이라도 손해 본 날은 내가 준비를 덜했거나, 나보다 더 똑똑한 상대를 만난 날이었다. 그리고 회의가 내 뜻대로 풀리지 않은 날은 나의 대화법이나 협상력이 부족한 것이라고 생각하며 나를 괴롭혔다.
바보 같은 놈. 그 정도도 예상을 못해 상대방의 뜻대로 끌려갔냐! 멍청한…”

그러다 보니 내가 참석하는 회의는 상대를 이해하고, 그가 원하는 것을 주기 위한 회의가 아니라, 내 것을 주장하여 그것을 얻는 회의가 되었다. 내 자신에게 야단맞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주고 받는 말 가운데에 항상 긴장감이 감돌았고, 얼굴은 웃지만 머리 속의 계산기는 슈퍼컴퓨터 이상의 속도로 달려갔다.

그러나 그런 회의를 통해 얻은 것이 무엇인가? 모든 계약은 만기일이 있고, 처음 계약 시 손해 본 상대는 다음 계약에서 그 만큼을 더 가져가려 한다. 결국은 서로 본전이다. 어차피 서로 똑같아 질 것을 무엇 때문에 그리 힘들게 싸웠는지. 요즘에야 비로소 인간의 모든 관계는 믿음과 신뢰 속에서 상생하는 관계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 가장 올바른 모습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이 책 [경청]의 주인공인 이청은 악기제조사의 홍보 팀 과장이다. 머리는 좋은 것 같지만, 자신의 주장이 강해 남의 말을 거의 듣지는 않는다. 그가 상대방의 말을 듣고 알았어라고 대답하는 것은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야라는 의미다. 그래서 주위 사람들이 그에게 붙여준 별명이 바로 이토벤, 즉 베토벤처럼 귀가 멀어 상대방의 말을 듣지 않는 사람이란 뜻이다.

그런 그가 귀에 종양이 생겼다. 소리를 못 듣는 것은 물론이고, 생명조차 위태롭게 되었다. 그 때 비로소 그는 조금씩 깨닫기 시작했다. 듣는다는 것의 의미가 무엇인지를. 그리고 그는 완치를 보장 받을 수 없는 치료보다 발달장애 증상을 보이는 아들의 바이올린 제작을 선택했다. 자신의 혼이 담긴 바이올린을 통해 아내와 아들에게 용서를 빌고, 자신의 사랑을 전달하고자 하는 마지막 몸부림이었다.

나는 이 책에 나온 주인공의 모습 속에서 내 자신을 보는 듯했다. 상대방의 말을 들으며 그 생각을 이해하기 보다 내 생각과 같은지를 따지는데 바빴던 지난 날들, 내가 필요한 말만 듣고는 회의실을 나가버리는 내 모습, 자신의 말을 남의 말 듣듯이 건성으로 받아 온 내 모습 속에서 결국 울음을 터트린 아내의 모습, 아버지의 무관심 속에서 등 돌리고 혼자 놀고 있는 아들의 쓸쓸한 표정이었다.

그리고 결국엔 울고 말았다. 안 들리는 귀를 가지고 사람의 소리를 듣고자 노력하는 주인공의 모습을 바라보며, 그리고 그 속에서 듣는 것의 진정한 의미는 소리가 아닌 상대방의 마음이라는 주인공의 깨달음에 감격하여.

산에서 만난 한 노인은 이렇게 말한다. 사람이든 나무든 그들에게 다가가서 무어라 말하는지 진심으로 들어보게. 육체의 귀는 힘을 잃더라도, 영혼의 귀는 날마다 열리게 될 것이네. 영혼의 귀가 열리는 축복은 바로 자네의 마음에 달려 있다네.

나는 이제서야 비로소 분명히 느낄 수 있게 되었다. 과거에 나와 논쟁을 벌리던 수 많은 사람들의 마음 속에는 두려움이 있었다는 것을. 그리고 내가 가진 강박관념, 즉 그들과 싸워 이겨야만 한다는 생각도 바로 두려움 때문이었다는 것을. 그것은 청력의 문제는 아니었다.

레이 도드는 [행복공장]에서 이렇게 말한다.

“목표의식을 가진 행동이나 습관적인 행동, 또 대담한 행동이나 사소한 행동들을 유심히 관찰해 보십시오. ……우리의 행동에는 분명 무언가 원인이 있게 마련입니다. 생각과 믿음, 개인적 약속으로 이루어진 내면의 엔진이 우리를 행동하게 만드는 힘입니다. 이런 엔진의 연료는 사랑이 아니면 두려움입니다.”

사람들의 공격적인 행동이 두려움 때문이라는 것을 예전에 알았다면, 나는 그들의 말소리보다 그들이 가진 두려움을 없애주려 노력했을 것 같다. 그리고 협상법과 달변의 능력보다 내 마음을 비우고, 상대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마음가짐을 먼저 배우고자 했을 것 같다.

저자는 이 책에서 경청의 세 가지 원칙을 이야기한다. 그것은 나를 위한 경청, 너와 나를 위한 공감, 모두를 위한 상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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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겁게 사랑하거나 쿨하게 떠나거나
미라 커센바움 지음, 김진세 옮김 / 고려원북스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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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살아가면서 많은 것을 생각하고, 선택하고, 포기하며 산다. 하찮은 물건 하나를 선택할 때에도, 고장 난 가전제품 하나를 버릴 때조차도 우리는 항상 고민한다. 한 과학자의 말로는 인간은 한꺼번에 많은 것을 생각하지는 못한다고 한다. 우리는 평소 많은 것을 생각한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과거 경험의 몇 가지, 눈 앞에 보이는 몇 개의 상품뿐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슈퍼컴퓨터조차도 수 백년의 시간이 걸리는 선택, 즉 30개의 변수를 한꺼번에 생각하며, 그것의 우열을 가리는 선택을 우리는 할 수 있다고 생각하며 그것에 도전한다. 우리가 평소 얼마나 뇌를 혹사 시키고 있는지 짐작이 된다.

살아가면서 가장 많이 생각하는 것이 무엇일까? 그리고 가장 하찮게 생각하는 것은 또 무엇일까? 나는 그것을 사람간의 관계가 아닐까 생각한다. 삶의 하루하루는 만들고 사용하는 과정이지만, 그것은 항상 누군가 함께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자신에 대한 자부심, 자멸감, 희망과 실망 같은 것의 가장 근본적인 평가 자체도 바로 내가 아닌 내 주의사람의 평가 때문일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 책은 사람간의 관계 중 남녀간의 사랑, 특히 부부관계의 만남과 헤어짐에 대해 쓴 책이다. 많은 사람들이 오랜 시간동안 고민해 온 만남, 헤어짐을 현명하게 결정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이다. 저자는 책에서 제시하고자 한 의문을 이렇게 말한다.

불확실한 관계들 가운데 괜찮을 수 있는 가능성이 높은 것은 어느 것이고, 실질적으로 정성화 되기 어려운 관계는 어떤 것인가?

관계를 포기하고 떠나는 사람들을 행복하게 하는 것은 무엇인가? 관계를 위해 다시 애쓰는 사람을 행복하게 만드는 요인은 무엇인가?

나이와 상관 없이 누구나 한번쯤은 고민해본 일이고, 누군가에게 도움을 청해본 적이 있는 일이다.

저자는 2개의 단어를 무척 중요하게 생각한다.

하나는 양가 감정이다. 떠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여기게 만드는 여러 가지 상황들이 우리가 머무는 것이 좋다고 만드는 상황들과 합쳐지면서 나타나는 복잡 미묘한 감정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 우리는 하루에도 몇 번씩 다시 생각하고 또 생각하고 결정을 쉽게 내리지 못한다. 떠나는 것이 진실로 옳은 결정인지 확신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또 하나는 천칭 접근법이다.

천칭은 정의의 여신이 양 손에 매달려 있는 접시를 말한다. 흔히 법원의 상징처럼 사용하는 이것을 통해 우리는 어떤 상황, 어떤 정보, 어떤 관계를 항상 저울로 재보며 따져보는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분명한 기준점을 가진 것만이 사용이 가능하다. 인간의 마음처럼 오늘과 내일이 다르고, 동일한 양이라도 느낌이 항상 다른 것은 측정하기 어렵다.

그러나 양가감정을 가진 사람은 항상 이 저울 위에 헤어짐과 만남의 이유를 올려 놓고 저울이 어느 쪽으로 기울이는 지 확인하고 싶어 한다. 그리고 매일 달라지는 천칭을 보며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것이다.

저자는 이러한 상태는 진정한 결정을 돕지 못한다고 한다. 인간의 관계처럼 항시 변하는 상황에서 현재도 아닌, 미래의 것을 저울로 달아볼 수는 없다는 것이다.

그는 이러한 상황에 빠진,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해 36개의 질문을 던진다. 각각의 질문은 아주 원초적인 것에서부터 미묘한 심리 상태까지 인간관계의 다양한 면을 다루고 있다. 독자는 이 질문들에 하나씩 대답하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지금의 관계가 지속할만한 관계인지, 아니면 마음 독하게 먹고 새로운 삶을 찾아가야 할 관계인지 나름대로 결정할 수 있게 된다.

저자는 머물기엔 너무 힘겨운 관계일 경우에는 미련 없이 떠나라고 한다. 만약 슬프다고 해도 그것은 상실에 대한 자연스러운 반응일 뿐이지, 머물러야 할지 떠나야 할지를 선택하는 데에는 별 도움이 안 되는 정보라는 것이다.

또 만약 떠나기엔 너무 괜찮은 관계라면, 과거의 복잡한 생각은 잊어버리고 관계개선에 시간과 에너지를 쓰라고 한다. 그는 이렇게 말한다. 사랑이란 측면은 복잡할 게 없다. 파트너를 상냥하게 대하는 것이다. 파트너가 해 주었으면 하는 일을 당신이 해 주는 것이다. 스스로는 생각할 수 없지만 파트너가 원하는 일이 있다면, 찾아내서 그것 역시 해 준다. 그러면 된다. 

사람과 사람간의 관계만큼 삶에 큰 영향을 주는 것은 없다. 우리는 누군가와 함께 세상을 살아가야 하기 때문이다. 만약 함께 있는 사람과의 관계 때문에 고민하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한번 읽어보면 도움이 될 것 같다. 오랜 시간동안 고민해 왔던 것들을 다시 한번 정리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준다.

또 좋은 사람을 만나 그와 함께 오랜 시간을 같이 하고자 원하는 사람이라면 이 책에 나와 있는 질문들을 한번 깊이 생각해 보면 좋을 것 같다. 이 질문들은 결국 사람과 사람간의 관계를 맺고 끊은 중요한 면들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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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지혜, 듣기
서정록 지음 / 샘터사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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듣기 너무나 당연한 것이기에 우리는 평소 우리가 무엇을 듣는지 크게 의식하지 않고 살아간다. 그저 가만히 있으면 귀 속에 있는 청각신경을 울려 무슨 소리가 나는지 알기 때문이다. 그것이 왜 들리는지, 들어야 하는지 깊이 생각해 보지 않은 채 자연스럽게 살아왔다.

그러다 보니 이 책 듣기라는 제목을 봤을 때, 나는 일반적으로 듣기가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하는 책인 줄 알았다. 사람들은 남의 말을 듣기 보다 말하는 것을 더 많이 한다. 듣는 것은 힘들지만,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하는 것은 상대적으로 쉽기 때문이다. 그러나 들어야 인간관계도 이루어지고, 상대방의 생각을 이해할 수 있다. 우선 들어라. 이것이 내가 책 제목을 봤을 때 떠올렸던 생각이었다.

그리고 또 하나는 책의 페이지 수를 보며 도대체 듣기에 대한 내용이 뭐 그리 많길래 이정도의 분량을 필요로 하나 하는 의구심도 있었다. 왜냐하면 이 책은 전문용어로 가득 찬, 인체의 청각부분을 해부한 의학서적이 아니라, 일상적인 듣기의 내용을 정리한 책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책을 읽으면서 정말 대단한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듣기라는 단순한 기능 하나 속에 이토록 많은 의미와 기능이 담겨 있는 줄은 예전에 미처 생각해 보지 못했다. 특히 태아의 듣기가 한 인간의 신체 기능과 정서적인 문제, 나아가 심리상태까지 결정한다는 연구자료는 놀랍기만 하다.

이 책 내용 중 재미있게 본 부분은 다음과 같다.

첫째, 인디언들의 태교 모습이다.

그들은 자연과 하나라는 것을 배 속의 아기에게 가르쳐준다. 엄마의 이야기, 걷는 자세, 바람 소리 등을 통해 아직 세상에 나오지 않은 태아에게 자신과 자연간의 관계를 미리 알려주는 것이다. 그렇기에 그들에게 자연과 정복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 자신과 함께 살아갈 세상의 하나가 된다. 태아는 엄마 뱃속에서부터 엄마의 노래 소리, 말소리를 들으며 자라나기 때문이다. 영어 권 나라에서 태어난 아이가 영어를 쉽게 배우는 것은 영어를 사용하는 나라에서 자랐다는 것보다 엄마가 태아에게 영어로 말했다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의미다.

둘째, 토마티연구소 이야기와 모짜르트 음악에 대한 이야기다.

신체 기능상, 심리적인 문제가 있는 아이들을 소리를 통해 치료하는 토마티연구소의 이야기는 무척 흥미진진하다. 그것은 바로 엄마의 배속에서 듣고 자라나야 할 소리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아이들의 비정상적인 삶을 고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들은 치료를 위해 엄마의 소리 중 8,000Hz 이하의 소리를 소거한 소리를 만들어 이를 아이들에게 들려주는 방식을 사용한다. 이는 아이가 엄마 뱃속에 있을 때 들을 수 있는 소리이기에 그들은 과거로 회귀하며 태아상태에서 다시 시작하는 것이다. 문제에 대한 대증요법이 아닌, 원인제거치료와 같다. 게다가 엄마 소리가 없을 때는 모차르트의 음악, 그 중에서도 바이올린 협주곡에서 일정 음을 소거한 다음 아이들에게 들려주면 엄마의 소리와 거의 유사한 효과를 보인다는 말은 무척 재미있는 내용이었다. 아마 앞으로 모짜르트 음악 애호가가 될 것 같다.

셋째, 오른쪽 귀와 왼쪽귀의 기능에 대한 이야기였다. 저자는 사람은 두개의 귀가 있지만 두 쪽을 동일하게 사용하지 않는다고 한다. 항상 하나가 주된 기능을 하고, 하나는 보조기능을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때 오른쪽 귀가 아닌, 왼쪽 귀로 듣는 것이 습관이 된, 왼쪽 편향귀의 사람은 오른쪽귀로 듣는 사람보다 논리력, 판단력, 말하는 방식 등의 능력이 떨어진다고 한다, 이유는 왼쪽 귀는 논리적이기보다 감상적인 부분을 파악하는 오른쪽 뇌와 연결되었기 때문이다. 특히 오른쪽 귀의 신경조직이 뇌신경에 보다 더 가깝다는 내용과 그림은 무척 충격적이었다. 이 책을 보기 전에는 전혀 생각해 보지 못한 것이기 때문이다.

듣기 극히 자연스럽게 생각한 이 기능이 생각하고 행동하고, 말하고, 노래하고 움직이는 거의 모든 행동에 영향을 준다는 책의 내용은 무척 놀라운 내용이었다. 그리고 이러한 자료를 찾아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저자의 노력에도 감사를 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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