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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One Page Project - 강력하고 간결한 한 장의 보고서
클라크 A. 캠벨 지음, 안진환 옮김 / 을유문화사 / 2007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개인적으로, 또 회사에서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가끔 혼동하는 것이 있다. 일을 구상하고, 기획하는 것과 일을 계획과 일정에 따라 진행하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무엇인가 일을 진행할 때는 항상 두툼한 사업계획서나 프로젝트 기획 안을 함께 갖고 다닌다. 보고 때마다, 새로운 사람에게 모든 것을 다 설명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경영진, 아니 팀장만 되도 시간이 부족하다. 하루에도 몇 번씩 유사한 일 때문에 많은 사람을 만나고 이야기를 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예전에 직장인일 때 나 같은 프로젝트 팀장에게 임원들이 강조한 게 하나 있다. 10분 보고. 10분내에 일의 진행상황과 문제점, 지원이 필요한 내용을 간략하게 설명하라는 것이다. 10분! 기획서만도 거의 100장 가까운 내용을 10분 내에 보고하라니. 난 처음에 그 말이 농담인 줄 알았다.
그러나 내가 막상 직원들의 업무상황을 보고 받기 시작하자, 당시 임원들이 했던 말이 너무나 가슴이 와 닿았다. 내 책상 앞에 담당직원이 다가오는 순간, 머리 속에서는 이런 생각이 든다. ‘아! 저 친구. 오늘은 또 무슨 일로 나를 머리 아프게 할까?’
그리고 자리에 앉자마자 내 입에서 버릇처럼 나오는 말. “10분 내에 보고해.”
이 책에 나와 있는 OPPM (One Page Project Manager)를 그 때 알았으면, 아마 직원들을 모아놓고 교육을 시켰을 것 같다. 일목요연하게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의 진행상황을 쉽게 예측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직원이 준 보고서를 읽기 위해 눈을 부릅뜨고 쳐다볼 필요도 없이 진행결과를 한 눈에 숙지한 후, 진짜 중요한 것, 문제가 무엇이며 내가 그들을 도와줘야 할 것이 무엇인지 함께 고민할 수 있는 여지가 더 많은 것 같다. 최소한 보고서를 끌어 안고 말이 되니 마니 하는 쓸데 없는 소리는 덜 할 수 있을 것 같다.
물론 회사에서도 OPPM 과 비슷한 것이 있었다. Action Plan이라는 것이다. 그것은 업무의 진행상황을 도표로 만들어 보고 받은 사람이 프로젝트의 진행상황을 간단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만든 표이다.
그러나 그것은 일정의 업무계획표로 사업계획서나 기획서 마지막에 붙어있는 ‘일정표’를 좀더 세밀하게 만든 것 뿐이다. 그러다 보니 인원문제, 예산문제, 업무 진행의 적정성 등은 어쩔 수 없이 말로 설명해야 했다.
OPPM은 그런 면에서 무척 유용하다. 보고내용은 A4용지 한 장 분량이지만, 거기에는 보고 받은 사람이 궁금해 하는 거의 모든 것이 다 들어 있다. 즉 업무 목표, 목표 달성을 위한 세부 과업, 각 과업의 담당자 (정, 부), 양 적으로 평가하기 어려운 질적인 과업, 예산 사용 상황, 프로젝트 진행상 별도로 보고해야 할 내용, 그리고 프로젝트 진행의 건전성에 대한 평가까지도 가능한 표다.
프로젝트를 담당한 관리자라면, 또 보고 받을 내용이 많은 임원이나 경영진이라면 이 표 사용법을 직원들에게 교육시키면 좋을 것 같다. 우선 보고 받는 자신이 편하고, 담당자도 보고서 만들기가 편해지기 때문이다. 보고서를 보고 이해하는 시간이 줄면, 그 만큼 회의시간에 실질적인 일에 대해 의견을 교환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일 석 삼조 아니겠는가.
다만, 이 내용을 교육할 때는 기존에 회사에서 사용하던 보고서의 장, 단점을 충분히 이해하는 사람이 OPPM 교육을 담당하면 좋을 듯 하다. OPPM의 장점은 기존 보고서의 단점을 이해한 상황에서 더욱 두드러지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으면 이것 역시 귀찮은 양식처럼 느껴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