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 심리학 -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는
가와시마 고헤이 지음, 미디어브레인 옮김 / 라이온북스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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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이 사람들에게 알려진지 10년밖에 안됐지만 이제 인터넷 없이는 하루를 살아가는 것 자체가 힘든 세상이 되었다. 사람과 이야기를 나누고, 자료를 구하고 자신을 알리는 면에서 인터넷이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도구가 되었기 때문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편지를 기다리던 재미가 이제는 이메일이라는 스피드전송장치에 의해 시대 속에서 사라져버렸다. 오죽했으면 우체국 수익이 바닥도 모른 채 폭락하고 있겠는가.




이런 세상에서 온라인 비즈니스는 고객과 의사소통을 하고, 상품을 판매하는 최전선 기지가 되었고, 홈페이지는 고객에게 자사상품을 홍보하는 것은 물론이고 그들의 태도와 기본적인 테이터를 얻는 데 필수적인 매체가 되었다. 거점 같으면 고객 한명마다 일일이 수작업으로 정리해야 할 것을 온라인에서는 자동적으로 고객데이터가 저장됨으로써 자료의 활용성이 크게 강화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반면에 거점사업과 달리 온라인 비즈니스는 고객충성도 면에서 상당히 열악한 환경을 갖고 있다. 고객들은 조금만 싫증나면 손가락 하나로 다른 곳으로 쉽게 이동할 수가 있다. 그러다보니 단순한 회원 숫자만 갖고 온라인사이트의 가치를 평가한다는 것 자체가 문제가 되기도 한다.




이 책은 온라인 비즈니스를 담당하는 사람들이 자신의 웹사이트를 운영하면서 고객의 욕구를 찾아내는 방법, 그들에게 자사의 상품을 전달하고 그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방법 등을 무척 쉽게 표현했다. 고차원적인 이론이나 한두 가지의 사례를 중심으로 깊이 있게 핵심을 파고드는 방식이 아니라, 인간의 다양한 심리적인 면을 저자 나름대로의 독특한 시각을 통해 독자가 한 장씩 읽어가며 고객을 이해할 수 있게 정리했다. 이런 과정을 통해 자신의 사업을 되돌아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런 점에서 무척 참신한 내용이라 할 수 있다.




다만, 어떤 책이든지 마찬가지이지만 저자가 쓴 내용이 너무 많다보니 어떤 것을 중점적으로 생각해봐야 할지 독자 스스로가 판단해야 하고, 또 이런 구조가 잘못 오해하면 잡다한 상식 같은 내용들을 나열한 것처럼 느껴질 수도 있다. 즉 깊이 없이 에세이를 쓰듯이 생각나는 것을 나열한 것처럼 보이는 것 말이다. 아마도 이런 방식의 저술이 일본인 저자들이 일반적으로 쓰는 방식인지는 모르겠지만 책에서 깊이 있는 논리를 얻고자 하는 독자들에게는 별로 환영받지 못할 책인 것 같다.




어쨌든 그 동안 심리학 책에서 복잡한 논리를 갖고 설명하던 고객들의 다양한 행동을 제목만 봐도 어떤 내용인지 이해할 수 있도록 정리한 점에서는 높이 평가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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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이크스루 컴퍼니 - 작지만 위대한 숨은 1등 기업
키스 맥팔랜드 지음, 권양진 옮김, 조영탁 감수 / 김영사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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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1인창조기업. 요즘 한창 정부에서 외치는 말이다. 대기업 몇 개 가지고는 취업문제, 더 나아가 국민의 수입문제를 해결할 수 없으니 이제는 개개인이 알아서 자신의 먹거리를 챙겨야 할 시대가 왔기 때문이다. 누구에게 의존해서 그들이 주는 것을 나눠 갖기에는 파이가 너무 작고, 안정적이지 못하다.




그러나 막상 1인기업을 하려고하면, 또 뭔가 자기 사업을 준비하려면 누구에게 무엇을 물어봐야 하는지 알 길이 없다. 예전부터 많은 사람들이 창업을 했지만 그런 내용들을 누군가 나서서 정리해 놓은 게 없다. 그러다보니 창업대학원이나 창업관련 교육이 무척 많은 인기를 끄는 것 같다. 거기서 대단한 것을 배우지는 못하더라도 최소한 궁금한 점을 물어볼 사람은 있으니까 말이다.




창업이란 것을 안 해본 사람은 모르겠지만 막상 창업을 하려면 무척 여러 가지 문제가 나타나고 그때마다 골머리를 썩어야 한다. 창업대학원에서 원생들과 함께 생활하며 느낀 점은 바로 이런 문제 때문에 많은 창업자들이 실제 사업에 필요한 상품개발과 서비스운영문제보다 다른 곳에 신경 쓰다가 지치고 만다는 점이다.




그러나 이런 상황을 벗어나면 그 다음에 넘어야 할 장애물이 하나 있다. 어떻게 하면 회사를 키울 것인가의 문제다. 하지만 이때 역시 해답을 찾기가 어렵다. 기존에 나와 있는 많은 책들이 대부분 대기업에 대한 이야기이고, 또 신화창조와 같은 거대한 상황들을 설명한 책들이다. 대단위로 기업을 홍보하고, 미래를 바라보며 조 단위의 투자를 하고, 게다가 몇 년씩이나 기업이미지를 높이겠다고 문화 사업이나 자선사업에 투자를 한다는 식의 말들이다. 내일 당장 먹고 살 것을 고민하는 소규모 창업자들에게 이런 내용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물론 현재의 대기업들도 예전에는 개인적으로 사업을 시작한 기업들임에는 틀림이 없다. 따라서 그들의 과거모습을 거꾸로 추적해가면 어떻게 사업을 진행하는 게 성장할 수 있는 방법인지 알 수 있겠지만 이제는 너무나 커진 상황이라 그들의 과거모습을 찾기가 쉽지만은 않다. 게다가 창업자들이 전부 은퇴하고 2세대, 3세대 사람들이 어릴 때부터 경영수업을 받으며 커 온 사람들이다.




이 책은 이와 같은 문제, 즉 그들이 처음 사업을 시작했을 때 어떤 식으로 사업을 성장시켰는지, 동일한 상황에서 비슷한 규모를 가진 기업들 중에서 왜 어떤 기업은 성장했고, 어떤 기업은 실패했는지에 대해 비교 설명을 한다. 과거에 나온 성공기업에 대한 책에서 보인 한계를 최대한 극복하고자 하면서 말이다. 아마도 이런 시도는 이 책을 쓸 때 많은 도움을 준 사람들 때문일 것이다. 예를 들면 짐 콜린스 같은 사람이다. 이들의 한계는, 물론 꼭 한계라고 정의내리기에는 말 그대로 한계가 있긴 하지만, 성공기업의 특징을 설명하는 데 있어 비교 기업이 없었다는 점이었다.




저자는 조그마한 기업에서 성공기업으로 성장하는 데 몇 가지 특징이 필요하다고 한다. 당연히 유사하게 시작하여 성장하지 못하고 몰락한 기업과 비교를 하면서 얻은 결론이라고 한다. 저자가 제한한 특징을 정리해보면 ‘리더는 자기중심이 아닌 조직 중심적인 사고를 갖고 있다.’ ‘폭발적 도약을 위한 남다른 배팅 방정식이 있다.’ ‘회사 고유의 가치가 분명히 존재한다.’ ‘거친 비즈니스 버뮤다 삼각지대를 건너는 방법을 알고 있다.’ ‘외부 조력자를 200% 활용한다.’ ‘열정 가득하고 깐깐한 인설턴트를 적극 양성한다.’ ‘위기는 완벽한 기회라고 생각하며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다.’ 등이다.




책을 덮으면서 느낀 점은 두 가지이다. 하나는 저자가 브레이크스루기업의 특징으로 여러 가지를 이야기했지만 결국은 기업을 이끄는 리더의 자질과 특징, 세상을 바라보며 정보를 받아들이는 능력에 대한 이야기라는 점이었다. 어떻게 보면 리더십에 대한 책이라고 표현해도 틀리지는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었다.




또 하나는 이 책의 상황은 창업 후 기업이 최소한 먹고 살 것은 얻게 된 다음에서 시작한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이제 사업을 시작한 기업이 먹고 사는 데 까지 가는 방법은 무엇인가? 사람들은 대부분 사업을 시작해서 3년은 버텨야 비로소 그 사업의 지속가능성을 예상해 볼 수 있다고 한다. 3년을 버티며 기업에서 필요한 최소한 수입을 얻는 방법은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어쩌면 이게 현실적으로 더 급한 일이 아닐까 싶은데 말이다.




하지만 책 한 권을 통해 모든 것을 알 수는 없는 법. 이 책을 통해 배운 좋은 논리를 기반으로 책에서 다루지 못한 전편 부분을 이제부터라도 고민해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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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과 인텔 - 과거의 성공, 현재의 딜레마, 미래의 성장전략
신용인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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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과 인텔. 정보통신과 이를 중심으로 한 컴퓨터가 세상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상황에서 두 회사만큼 우리에게 큰 영향을 주는 회사도 없다. 컴퓨터와 주변기기들, 이들을 통한 여러 가지 기기가 없으면 하루 생활의 반 이상이 마비된다. 내 책상 위에도 인텔의 센트리노를 사용하고 삼성의 램을 장착한 삼성전자의 노트북이 놓여있는데 만약 이것이 고장 나면 그 날 하루는 멍하니 하늘만 쳐다봐야 한다. 내가 평소 하는 일의 대부분이 컴퓨터에 들어있고, 다른 사람과 이메일을 통해 대화를 하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는 세상의 수많은 기업이 망해도 인텔과 삼성은 건재하게 버틸 것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나 같은 사람이 한두 명이 아닌 상황이니 말이다.




그러나 이 책을 읽어보면 생각이 조금 달라진다. 거대한 기업 두 개가 바람 앞에 촛불처럼 내일 먹고 살 것을 고민하고 있다는 내용이기 때문이며, 이것이 점차 더욱 강하게 두 회사를 조이고 있다는 내용이다. 책의 부제 역시 그런 느낌을 강하게 주는데 ‘과거의 성공, 현재의 딜레마, 미래의 성장전략’이다. 즉 지금까지는 성공했지만 요즘 같은 급격한 변화 속에서는 어쩔 수 없이 딜레마에 빠질 수밖에 없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과거와는 다른 새로운 성공전략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하지만 책을 읽어보면 두 회사가 처한 상황이 비슷하면서도 무척 다르다는 것을 느낀다. 이유는 회사의 경영정책, 시장 내에서의 위치, 과거의 성공전략이 다르기 때문이다. 한 가지 재미있는 것은 많은 돈을 들여 인텔이 개발한 D램을 삼성이 이어 세계 선두기업이 되었다는 것이다. 인텔은 수익성 문제로 램을 버리고 마이크로프로세서로 방향을 전환했고. 이를 삼성이 받아 키웠다는 말이다. 이는 인텔을 선두기업으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타입이고, 삼성은 후발주자로 다른 기업이 시작한 사업을 이어 이를 최고로 만들며 시장 내에서 힘을 키우는 타입이라는 의미이다. 남들이 볼 때는 각기 다른 분야에서 같은 위치에서 공생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 성장전략 자체가 조금 상이한 구조를 가진 회사들이다.




저자는 두 회사의 기업문화와 의사결정 과정에 대한 비교를 한다. 인텔은 새로운 아이디어를 생명으로 조직원들의 창의력을 키우는데 주력하는 반면, 삼성은 기존 시장의 관리와 유지에 초점을 두고 있다고 한다. 그러다보니 인텔과 삼성의 조직운영도 무척 상이한데, 인텔을 개인적인 사고능력을 중요시하고, 삼성은 조직적인 운영에 더 관심을 많이 갖게 되었다. 어쩌면 미국과 한국 간의 문화차이일지도 모르지만 이러한 구조는 서로가 바라보는 시장의 차이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두 회사가 공통적으로 안고 있는 문제는 시장의 노화와 성장의 한계상황이다. 마이크로프로세서도 컴퓨터의 성능 면에서 개발에 대한 필요성이 줄어들고, 삼성 역시 램의 속도경쟁에서 앞으로 나아갈 길이 별로 없기 때문이다. 물론 이 말은 앞으로 속도문제가 중요하지 않다는 말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지금의 성능 이상의 성능이 필요한가의 문제 때문이다. 하나의 프로세서에 두 개의 CPU를 가진 듀어와 4개의 CPU를 가진 쿼드 이상의 프로세서가 할 일이 별로 없을 것 같다는 게 저자의 생각이다. 실제 내가 가진 컴퓨터가 오래 전에 나온 센트리노급이지만 프로그램이나 이미지, 동영상화일의 다운속도가 조금 떨어진다는 것 빼고는 사용하는 데 별 문제가 없다. 물론 빠르면 좋기는 하겠지만 그만큼 비싸기 않겠는가. 문제는 속도 대비한 가격과 사양교체에 대한 필요성이 점차적으로 줄어든다는 점이다.




이 책의 진미는 뒤에 있다. 바로 두 회사가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연속적인 발전이 아닌, 불연속적인 성장을 해야 하는데 이 방법이 무엇인가 하는 것이다. 기존에 있던 것을 조금 더 낫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완전히 새로운 상품을 개발하는 방식이다. 저자는 이를 위해 BT, NT, IT를 통합한 CT(Convergence Technology)가 중요하다고 말하면서 이와 같은 불연속적인 성장을 위한 몇 가지 제안을 한다. 이 내용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이는 구지 인텔과 삼성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정체된 시장에 있는 다양한 기업들이 눈여겨 볼만한 사항이다.




급격한 시장변화. 이제는 어쩔 수 없이 받아들여야 하는 상황이다. 남들은 대기업이 공룡이라 변화하는데 어려움을 겪는다고 하지만,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면 공룡같이 거대한 기업도 힘든 상황에서 조그마한 기업들은 오죽 하겠는가. 대기업이고 중소기업이건 간에 자신의 시장이 성장이 아닌 성숙기에 접어든 상황이라면 저자의 불연속 성장에 대한 제안을 깊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이런 점에서 무척 재미있게 읽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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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센트 경제학 - 숫자로 읽는 4,900만 한국인들의 라이프 보고서
구정화 지음 / 해냄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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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어떤 모습으로 살아갈까? 이와 같은 궁금증을 풀기 위해 과거 수많은 조사가 있었고, 지금도 열심히 무엇인가를 조사하고 있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내가 살고 있는 곳을 조금이라도 더 알고자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조그마한 동네하나도 제대로 모르는 우리가 40~50억이 모여 사는 이 세상을 어떻게 알 수 있겠는가.




하지만 간단한 방법이 있는 것 같다. 그것은 세상의 모든 것을 숫자로 표현해놓은 통계수치를 보는 것이다. 거기에는 세상을 설명하는 복잡한 수식어를 제외한, 아주 간단한 몇 개의 통계숫자치만 나와 있지만 그렇기에 더욱 간단히 세상을 이해할 수 있다.




예전에 어디선가 우리가 사는 세상이 단 100명이 산다면 얼마나 간단할까? 라는 문구를 잠깐 본 적이 있었다. 말 그대로 100명이라면 세상을 이해하는 게 쉽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그 문구를 한참 들여다봤다. 하지만 그건 단순한 표어도, 광고문구도 아닌 실제 이야기다. 백분율로 표현된 수치가 바로 그것이다.




자. 한번 생각해 보자. 연애하는 사람들이 사용하는 평균 비용은 7만원, 여성 취업자 중 골드미스 비율은 백 명 중 0.27명, 우리나라의 합계출산율은 1.26명, 결혼한 사람의 배우자에 대한 만족도는 57.3% 등 단 세 자리 숫자만으로도 그 의미가 무엇인지 대략적으로 알 수 있다. 즉 내가 연애할 때 7만원보다 더 쓴다면 나는 평균 사람들보다 좀 더 많이 쓰는 편이고, 내가 골드미스가 아니라 해도 그게 대단한 일은 아니며(100명 중에서 1명도 안 되는 숫자이기에), 내 자녀가 두 명이면 나는 무척 많은 아이를 기르고 있는 셈이고(따라서 나라에서 칭찬을 받아야 할 판이다) 아내를 너무너무 사랑한다면 나는 남들보다 그것도 2배 가까이 배우자를 사랑하고 있다는 의미다.




이 책 내용 중에서 재미있게 본 것은, 물론 다른 것들도 흥미를 끌었지만, 아마도 내 나이 때문인지 뒤 쪽에 있는 ‘준비하고 있나요? 노후대책’이란 부분과 ‘졸업해도 갈 곳이 없다 88만원 세대’ ‘눈물 젖은 2인분을 혼자서 나홀로족’이었다.




노후대책에 대한 부분의 내용은 은퇴부부의 월 평균 생활비가 150만 원정도 든다는 것에서 이야기를 시작한다. 어떻게 사용하는지 자세한 내역은 나와 있지 않지만 내 경우를 봐도 크게 차이나지 않는 것 같다. 부모님과 아이용돈, 아파트관리비, 통신비, 문화비, 차비, 술값 등 몸에 큰 이상이 생겨 병원 가는 것과 비싼 가전제품 구입과 같은 목돈을 쓰지 않으면 나도 비슷하게 쓴다. 문제는 이와 같은 금액을 쓴다는 가정 하에 노후에 20년에서 30년을 산다면 전부 얼마의 돈이 드느냐의 문제다. 결국 예전에 다른 책에서 봤던 금액인 6~7억 정도의 거대한 금액은 아니지만 그래도 3~4억 정도의 돈이 들어간다고 추정할 수 있다. 그리고 바로 이 금액이 돈을 벌 수 있을 때 노후를 대비하여 모아놓아야 하는 액수이다. 당신은 어떤가? 이 정도의 금액을 갖고 있는가.




또 졸업해도 갈 곳이 없는 젊은이들의 문제, 바로 월 88만원 세대라는 내용이다. 물론 이 책에는 88만원이란 금액이 어떻게 환산되었는지에 대해서도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단지 숫자상의 88만원이란 액수보다 그것이 의미하는 바다. 출산율 측면만 봤을 때 현재 우리나라의 출산율은 전 세계적으로도 무척 낮은 숫자다. 일본을 앞지를 정도면 더 이상 무슨 말을 하겠는가. 저자는 이 상태로 가면 2300년쯤에는 우리 민족 자체가 지구상에서 사라질지도 모른다고 한다. 그러나 이런 출산율의 기저에는, 물론 여러 가지 변수가 있겠지만 바로 젊은이들의 경제적인 문제가 큰 역할을 한다고 말한다. 자신하나 제대로 챙길 수 없는 경제적인 상황에서 누가 자식을 낳아 이들을 키우려고 하겠는가. 게다가 아이를 키워야 할 여성이 어머니로서의 삶보다 자신의 삶을 살겠다는 판에 더욱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다만 오해하지 말 것은 여성은 사회생활을 하지 말고 집에서 아이를 키워야 한다는 것을 주장하는 말은 아니다.




또 하나 눈물 젖은 2인분의 이야기는 무척 많은 관심을 갖고 읽은 부분이다. 바로 새롭게 나타나는 싱글족에 대한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이유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이 또한 요즘 세상의 라이프스타일로 부양가족에 억매이기 보다는 자신의 삶을 살고 싶다는 사람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는 내용을 숫자로 보여주고 있다.




숫자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별 것 아닌 인구통계숫자를 갖고 세상의 경제현상을 설명하고 예측하는 것만 봐도 숫자의 힘이 생각보다 크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이 책을 보면 세상의 모습이 지금 어떻게 구성되었는지, 그리고 앞으로 어떻게 변해갈 지 대략적이나마 짐작할 수 있다. 그것도 무척 흥미진진하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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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두 얼굴 - 무엇이 보통 사람을 영웅으로 만드는가?
김지승 외 지음 / 지식채널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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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우리는 평소 모든 일을 자기 뜻대로 결정하고 사는 줄 안다. 내가 먹을 것을 고르는 것도, 입을 것을 사는 것도, 하다못해 친구와 함께 있을 장소를 고르는 것도 말이다. 그러나 사람의 행동을 유심히 바라보면 우리가 알게 모르게 주변 상황이 우리를 대신해서 많은 것을 결정하고, 그것이 맞다고 결론 내리게 하는 것을 자주 목격한다.




2003년 2월 18일 오전 9시 53분. 대구 중앙로역에서 50대 남자의 방화로 인한 화재사건이 일어났다. 이 사건으로 객차 12량이 모두 불타고, 192명의 사망자와 148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어떻게 해서 이와 같은 참사가 일어날 수 있었을까? 급작스러운 화재로 인해 객차 안에 있던 사람들은 대피할 시간도 갖지 못한 것일까?




참석자 말로는 객차로 연기가 들어오기 시작한 다음 10분정도 시간이 있었다고 한다. 연기가 들어온 후 10분 정도의 시간이 있었다면 당시 승객들은 객차 문을 열고 대비하고도 남을 시간이었다. 하지만 당시 생존자는 주변 사람들이 모두 가만히 있으니까 자신도 가만히 있었다고 한다. 아이가 눈이 아파 울고 있는 상황에서도 말이다. 왜 그들은 연기가 자욱한 상황에서도 대비하지 않고 가만히 있었을까.




이 책은 이와 같은 상황에서 왜 인간이 올바른 판단을 내리지 못하는지에 대한 해답을 찾으려 시도한 책이다. 책을 읽어보면 사람들이 주변 상황에 얼마나 쉽게 적응하는 지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5명이 문제를 푸는데 그 중 4명이 미리 짜고 답 같지도 않은 답을 계속 이야기하면 나머지 한명은 자신의 생각을 고쳐먹고 나머지 4명을 따라 오답을 정답이라고 한다는 것이다. 우습지 않은가?




아마 이런 이야기를 듣는 사람 중에는 다른 사람들은 바보 같아서 그렇고 ‘나는 그렇지 않을 것이다’라고 자신 있게 말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물론이다. 모든 사람이 다 그런 것은 아닐 것이다. 그리고 분명히 개중에는 주변상황에 상관없이 자신만의 판단에 의해 행동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다른 연구를 보면 어떤 생각이 들지 궁금하다. 즉 한 연구소에서 인간이 상황에 따라 어떻게 바뀌는지 알기 위해 무작위로 사람들을 뽑아 몇 명은 죄수를, 몇 명은 간수를 시켰다. 그런데 며칠도 안 가 간수를 맡은 사람들이 평소에는 생각지도 않은 행동을 하기 시작했다. 죄수들을 때리고, 머리에 종이를 씌워 기합을 주고 성희롱을 한 것이다. 옷을 벗겨 때리고 얼차레를 주는가하면 서로 상대방을 때리게 하는 등 이상한 행동을 한 것이다. 진짜 간수, 죄수도 아닌 일정기간동안 실험에 참여하는 피시험자들끼리 말이다.




그렇다고 해서 이들이 평소 문제가 있는 사람들인가? 당시 시험을 주도한 연구원들 말에 의하면 그들은 시험에 참가하기 전 적성검사도 무사히 통과한 사람들로 일반사람들과 전혀 차이가 없는 극히 정상적인 사람들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무엇이 이들을 이토록 잔인하게 만들었을까? 저자는 이것이 바로 상황이 인간에게 주는 무서운 결정력이라고 한다. 자신이 아무리 옳다고 해도 상황 자체가 어떤 일을 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들면 왠만한 인간은 그런 분위기를 따라가게 되어있다는 것이다. 이는 인간의 본질적인 욕구, 즉 안전에 대한 욕구로써 자신이 소속한 집단에 대한 불복종은 자신의 안정을 위협한다는 생각이다.




그러나 앞에서 말한 것처럼 모든 인간이 상황에 굴복하는 것은 아니다. 어떤 사람은 다른  사람들이 상황으로 인해 외면한 정의를 홀로 실천함으로써 영웅이 되기도 한다. 예를 들면 지하철 선로에 떨어진 사람을 구하기 위해 선로로 뛰어내려 위급한 상황에서 인명을 구한 사람들이다. 그게 뭐 그리 대단하냐고? 다른 사람들은, 주위에 있던 수많은 사람들은 그저 “어. 어. 어” 하며 바라만보고 있을 때 그 사람만이 혼자 사람을 구하기 위해 뛰어내렸기 때문이다.




이 책을 보면 인간들이 주변 상황에 얼마나 취약한 지 분명히 알 수 있다. 그러나 동시에 그런 상황 속에서도 스스로의 결정을 믿고 남들과 다른 결정을 내리면서 영웅이 되는 사람도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즉 우리는 상황을 따르기도 하지만 인간이기에 그런 상황을 이기고 스스로의 길을 개척할 힘도 있다는 말이다. 무척 멋진 말이다. 그리고 재미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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