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쓰는 기사에 스스로 점점 만족을 못 느낀다고 털어놓지 말았어야 했다. 나는 그에게 여전히 과학에 관해 쓰고 싶지만, 다른 식으로 쓰고 싶다고 말한 바 있다. 편집자가 으레 하듯이, 조가 이 새로운 방식이 어떤 것인지 물었을 때 나는 딱 부러지게 대답하지 못했다. - P2324
기사에 쓸 만한 것이 있을까 주위를 흘깃 둘러보니, 많은 사람들이 노트북, 태블릿, 스마트폰 등 자신의 기기에 시선을 고정한 채 인터넷을 검색하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나는 궁금해졌다. 그들은 이곳이 월드와이드웹의 탄생지임을 알까? 디지털 우주가 기원한 이곳에서 물리적 우주의 기원도 탐사되고 있다는 사실을 생각하는 이가 있을까? - P25
고생물학자나 고고학자와 달리, 물리학자에게는 연구를 시작할 유적이나 화석이 없다. 변하지 않은 채 후대로 전해지는 것이 전혀 없다. 물리학자가 연구하는 모든 것은 변형되고 진화하고 융합한다. 진리는 그냥 발굴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재현해야 한다. - P25
물리학과의 우리 모두는 그 기사가 어떻게 나왔는지 잘 알았다. 균형 잡힌 시각에서 잘 쓴 기사였다. 그는 연구자들을 희화화하지 않았고, 그들의 연구 경력에 입발림하는 칭찬을 늘어놓지도 않았다. 그러나 그 기사가 크게 호평받은 것은 그가 연구 정신과 그 연구에 매달려 있는 사람들과 그들의 삶을 제대로 포착했기 때문이다. 그 기사는 내가 지나다니는 복도 게시판에 꽤 오랫동안, 몇 달 동안 붙어 있었고, 나는 작게 나온 그의 사진과 이름도 본 적이 있었다. 그의 이름은 레오나르도…… 뭐 그런 쪽이었다. - P31
이론물리학은 대체로 사적인 활동, 마음속에서 살아가는 삶이다. 그러나 지금 여기에서 우리를 지배하는 열정이 흘러나와 외부 표현물을 찾아낸 듯하다. 나는 설령 의미 없는 소품이라 할지라도, 이 강당의 분위기를 다시 떠올리는 데 도움이 될 만한 무언가를 간직하고 싶다. ‘세른 공기: 2012. 7. 4.‘라고 라벨을 붙인 볼품없는 주석 깡통이라도 누군가 팔기 시작한다면, 나는 그걸 사기 위해 기꺼이 줄을 설 것이다. - P3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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