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포스purpose: 2010년대 중반 이후 일본의 비즈니스업계에서 유행하기 시작한 말로, 기업과 사회의 관련성을 의식해 기업의 사명, 존재 의의를 가리킨다. - P5

사람들은 ‘무엇을 살 것인가‘에 앞서 ‘왜 사는가‘에 대한 답을 알고 싶어 합니다. 그러므로 비즈니스 또한 ‘그것은 무엇인가what‘가 아니라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가why‘, 다시 말해 존재의 의미를 중심으로 생각해야 합니다. - P38

과거 스타벅스에는 매장에서 일하는 파트너의 헤어스타일과 색에 대한 규정이 있었습니다. 어떤 손님도 ‘제3의 장소‘에서 불쾌함을 느끼지 않도록 청결을 유지해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나 스타벅스가 일본에 들어선 지 25주년이 된 2021년, 이러한 규정이 폐지되었습니다. 다양성의 시대에 카페에서 일하는 파트너가 자신의 의지에 따라 자연스럽게 행동하는 것이야말로 고객 또한 그 장소에서 편안히 지낼 수 있게 한다는 이유에서였습니다. 헤어스타일을 제한하는 것도, 제한을 없애는 것도 ‘제3의 장소‘라는 컨셉에서 기인한 셈이지요.
이처럼 흔들림 없는 ‘왜‘가 컨셉으로서 경영의 중심에 자리해야만 ‘무엇을‘, ‘어떻게‘와 같은 구성 요소를 각기 다른 시대에 걸맞게 다시 해석하고 업데이트할 수 있습니다. - P45

그렇다면 애플의 개발팀은 어땠을까요? ‘주머니 속의 1000곡‘이라는 말은 ‘5GB 용량의 MP3 플레이어‘라는 말을 듣고는 결코 상상하지 못한 풍경을 보여주었습니다. 주머니에 기기를 넣고 1000곡의 노래를 자유자재로 다루는 사람의 모습 말이지요. 엔지니어가 자연스럽게 이런 의문을 떠올렸기 때문입니다. "어떻게 해야 한 손으로 노래 1000곡을 다룰 수 있을까?" 개발팀은 여러 모형을 만들고 검증을 거듭한 끝에 손가락을 미끄러뜨리듯 움직이며 사용하는 클릭 휠을 발명했습니다. 그 밖에도 1000곡을 빠르게 전송하는 구조, 1000곡을 컴퓨터의 소프트웨어로 관리하는 방식도 동시에 고안했습니다. ‘주머니 속의 1000곡‘이라는 하나의 문구가 제품의 설계도 역할을 한 셈이었지요. - P53

기술을 먼저 말할 것인가, 고객의 입장에서 말할 것인가. 이 2개의 문구를 나누는 것은 관점입니다. 이처럼 고객에게 가치 있는 체험은 고객의 눈높이에 맞춘 컨셉에서 시작됩니다. - P53

"모두를 기쁘게 하려고 노력하면 결국 아무도 기쁘게 하지 못할지도 모른다." 이러한 문제의식에 대해 무라카미 하루키村上春樹는 재즈 카페를 운영하던 시절을 되돌아보며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가게에는 많은 손님이 찾아온다. 그 10명 중 1명이 꽤 ‘괜찮은 가게네. 마음에 들어. 또 와야지‘라고 생각한다면 그것으로 족하다. 10명 중 1명이 다시 와준다면 경영은 이루어진다. 반대로 말하면 10명 중 9명이 마음에 들어 하지 않더라도 별로 상관이 없는 셈이다. 그렇게 생각하니 마음이 편해졌다. 그러나 그 ‘한 사람‘에게는 철저하게 마음에 들 필요가 있다. 그리고 그러기 위해서 경영자는 분명한 자세와 철학 같은 것을 기치로 내걸고, 참을성 있게 비바람을 견디며 그것을 유지해 나가야 한다. 그것이 가게를 경영하며 몸소배운 것이다.
_무라카미 하루키 저,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큰 사랑을 받으려면 미움받는 것을 두려워해서는 안 됩니다. 컨셉을 고민하는 사람에게는 그런 각오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 P5657

컨셉은 쉽게 이해되고 기억할 수 있으며 널리 사용될 수 있도록 최대한 짧고 쓰기 쉬운 문장으로 표현해야 합니다. - P60

컨셉 수업을 듣는 학생 중에 리조트 호텔을 개발하는 기업의 관계자가 있었습니다. 그는 수업에서 ‘웰니스와 회복탄력성‘이라는 컨셉을 발표했습니다. 확실히 현대인들이 리조트에 기대하는 부분이기는 했지만, 무엇을 어떻게 만들지는 알 수 없는 표현이었지요. 다시 말해, 가치의 설계도가 되지는 못했습니다.
‘웰니스와 회복탄력성‘은 컨셉이 아니라 테마라고 부르는 편이더 정확할 듯합니다. 테마에는 ‘통일감을 주는 주제‘라는 의미가있습니다. ‘웰니스와 회복탄력성‘이라는 과제는 어느 기업이든 목표로 삼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과제에 대한 답은 기업마다 다르겠지요. 여기서 테마와 컨셉의 관계가 드러납니다. 테마가 마주해야 할 ‘과제‘를 가리킨다면, 컨셉은 ‘고유한 답‘을 가리킵니다. - P6667

2000년부터 2005년까지 방영된 NHK의 다큐멘터리 방송 <프로젝트X-도전자들>에서는 일본 기업의 전설적인 일화들을 여럿 소개했습니다. 방송에서 다룬 일화는 대부분 억지스러울 정도로 난이도가 높은 문제에 필사적으로 매달린 끝에 결국 기술을 통해 답을 내놓는다는 내용입니다. 프로그램이 일관되게 찬양한 것은 어려운 일로부터 끝내 도망치지 않는 ‘쇼와 시대 1926~1989 샐러리맨‘의 사고방식이었지요. - P72

나쁜 질문: 일본의 승리 공식이었던 ‘근성‘ 싸움
전통적 기업들이 전설처럼 이야기해 온 역사적 성공 사례는 우측 상단의 ‘나쁜 질문‘에 유독 집중되어 있습니다. ‘이것만은 반드시 돌파해야 한다‘는 꽉 막힌 질문과 맞닥뜨리면 대부분은 실패하지만, 어떤 기업은 현장의 기술력으로 어떻게든 극복해 내기도 하지요. 이런 기적과 같은 성공 사례가 일본의 국민적 자부심을 형성하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 P84

이렇게 질문을 바꿈으로써 관점을 바꾸고 시야를 넓혀 생각을지금까지 존재하지 않았던 영역으로 이끄는 것을 ‘재구성 reframing‘이라고 부릅니다. 창의성 연구로 이름이 알려진 스탠퍼드대학교의 티나 실리그Tina Seelig 교수는 "질문은 모두 틀(프레임워크)이며 답은 그 안에 들어간다"고 말하며 "틀을 바꾸면 해결책의 폭이 극적으로 변화한다"고 재구성의 힘을 설명했습니다. - P89

객관적인 답은 데이터와 AI를 통해 바로 찾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주관이 만드는 파격적인 답은 데이터에서 도출해 내지 못합니다. 상식적인 질문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면 자신만의 개인적인 질문으로 시작해 봅시다. - P99

서 알력도 생기지 않습니다. 아무도 반대하지 않으니 매끄럽게 승인을 받아 완성되겠지요.
하지만 바로 여기에 함정이 숨어 있습니다. 하바스Havas 그룹의 조사Meaningful Brand Report 2021에 따르면 현대인은 전 세계에 존재하는 브랜드 중 75%가 "지금 당장 사라져도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라고 응답했습니다. 아주 충격적인 수치입니다.
그렇다면 사람들은 어떤 브랜드가 남기를 바랄까요? 조사에 의하면 응답자 중 73%가 사회를 더 좋은 곳으로 만드는 브랜드라고 답했습니다.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기업이야말로 생존해야할 좋은 기업이라는 뜻이지요. 기업에게 편리한 컨셉으로는 시대의 변화에 뒤처질지도 모릅니다. 그러므로 브랜드는 이기적인 질문을 이타적인 질문으로 대체할 필요가 있습니다. - P111112

부분에서 전체로 객관에서 주관으로 현실에서 이상으로, 이러한 질문 바꾸기는 모두 ‘평소의 시야‘에서 벗어나 자신의 관점을부러 의식하지 않는 한 보지 못하는 각도로 돌리기 위함입니다.
그러나 질문의 재구성이 반드시 일방통행일 필요는 없습니다. 반대 방향으로 바꾸는 것이 더 효과적일 때도 있으니까요. ‘전체에 관한 질문‘을 생각하다가 너무 막연하다는 느낌이 들 때는 ‘부분에 관한 질문‘으로 방향을 전환해 봅시다. ‘주관적인 질문‘을 설정했더니 너무 치우친 아이디어만 떠오른다면, 이번에는 ‘객관적인 질문‘을 생각해 보세요. ‘이타적인 질문‘이 위선적인 아이디어만 이끌어낼 때는 ‘이기적인 질문‘을 떠올리면 됩니다. 렌즈를 교환하여 사진을 찍듯이 양방향으로 관점을 유연하게 바꾸어봅시다. - P114

특히 참신한 아이디어에서 비롯된 컨셉일수록 순서에 따라 타인의 공감을 얻는 서사성이 더욱 중요해집니다. - P130

물론 연애뿐만이 아닙니다. 여러분은 다른 사람과 대화할 때 모든 사실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고 솔직하게 이야기하시나요? 잘 아는 친구와의 대화라면 그럴지도 모르지만, 사람들은 대부분 상황이나 분위기에 맞춰 자신의 체면을 지켜가며 대화를 나눕니다. 모두가 거짓말을 하는 셈이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비즈니스를 할 때 어째서인지 ‘사람은 누구나 하고 싶은 말을 한다‘는 전제하에 일을 진행해 버립니다. - P136

비즈니스에서 말하는 ‘고객 인사이트‘를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아직 충족되지 않은 숨겨진 욕구‘라고 표현할 수 있습니다. 이미 거기에 불만이나 고통이 존재하는데도 불구하고 본인조차 정체를 알아차리지 못합니다. 뛰어난 인사이트는 듣는 순간 "듣고 보니 그러네!" 하고 무릎을 탁 치고 싶어지지요. - P139

다시 말해, 더 퍼스트 테이크는 ‘부담 없이 음악을 즐기고 싶지만, 아티스트의 진심을 느끼고 싶다‘는 팬들의 욕심 가득한 인사이트에 아주 분명한 답을 내놓은 셈입니다. - P147

여기서 ‘과제‘란 ‘구입하는 상품이나 서비스를 통해 고객이 이루고자 하는 것‘을 뜻합니다. 예를 자동차로 들면, 같은 범주의 경쟁자는 다른 자동차 회사이지만, 고객이 ‘출퇴근‘이라는 과제를 위해 자동차를 사용한다면 전철, 택시, 버스, 오토바이, 자전거 등도 경쟁 상대에 포함된다고 볼 수 있지요. 고객이 출퇴근이라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다양한 선택지 안에서 가장 좋은 것을 ‘고용‘한다고 보는 것이 ‘과제‘라는 발상입니다. - P152

마지막으로 눈여겨보아야 할 부분은 시간이라는 관점에서 찾는 경쟁자입니다. 킨들은 전철로 출퇴근하는 회사원들의 시간을 빼앗기 위해 어떤 상품이나 서비스와 경쟁하고 있을까요? - P153

기업이나 브랜드가 태어난 시점부터 미래에 이르는 시간축에 미션, 컨셉, 비전을 배치했습니다.
미션은 조직이나 브랜드가 태어나면서부터 짊어지기 시작해 끝까지 함께하는 존재입니다. 즉, 미션이란 창업부터 미래까지 영원히 지속될 스토리의 근원이지요.
역사를 짊어지는 미션과 달리 비전은 미래의 풍경을 나타냅니다. 미션은 영원히 지속되는 전제이지만, 비전은 이루어지는 순간 사라집니다. 그림4-2의 상단을 보면 시간의 흐름을 나타내는 화살표가 비전 너머로 뻗어나가고 있지요. 하나의 비전을 이룬 조직이 다음 비전을 목표로 나아간다는 것을 뜻합니다.
여기서 컨셉은 비전을 향한 첫걸음으로 ‘현재‘에 해당합니다. 5년 후, 10년 후, 30년 후에 다가가야 할 이상적인 미래를 위해 지금실현할 수 있는 최선을 말로 표현한 것이 바로 컨셉입니다. - P180181

또한 찾아낸 과거의 의미에 따라 미래가 규정된다는 점도 주목할 만합니다. ‘여성의 건강미‘를 추구하는 기업의 미래와 ‘여성의 자신감‘을 추구하는 기업의 미래는 크게 달라질 겁니다. 즉, 미션은 비전의 방향성을 결정합니다. - P194

‘감동의 창조‘, ‘행복의 양산‘, ‘여성의 자신감‘처럼 미션에는 구체성보다 보편성이 필요합니다. 미션을 오토바이나 자동차, 비누 등과 같이 구체적인 물건이나 서비스로 정의해 버리면 앞으로의 발전을 구상하기가 어려워지니까요. 과거 미국의 철도 회사들이스스로를 ‘철도를 건설하는 회사‘로만 정의하고, ‘사람과 사물의 이동을 책임지는 회사‘로는 인식하지 못했기 때문에 쇠퇴할 수밖에 없었다는 이야기는 앞에서도 소개했습니다.
또한 미션은 기업이나 브랜드 ‘고유‘의 특성을 담아낼 필요가 있습니다. ‘감동‘이나 ‘양산‘ 같은 회사의 뿌리와 관련된 개념을 찾는 것이 중요하지요. 보편성과 고유성, 이 2가지를 포착하는 것이 미션을 언어화하는 포인트임을 꼭 기억합시다. - P196197

모두가 찬성한다면 비전이 아니다

마지막으로 비전을 구상할 때 하나 더 마음에 새겨두었으면 하는 점이 있습니다. 좋은 비전은 찬성과 반대 의견을 모두 이끌어낸다는 점입니다. 새롭고 의미 있는 비전일수록 기득권을 쥔 사람이나 조직은 당연히 반대 목소리를 올리기 마련이지요. 뒤집어 생각하면, 아무 마찰도 없이 동의를 얻는 비전은 이미 사회나 조직에서 합의가 끝난 뻔한 미래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반대나 비판을 과도하게 두려워하느라 추상적인 말로 적당히 얼버무리지 말고 또렷한 미래를 제시합시다. - P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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