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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이사준비를 하다가 2004년 9월호 주간한국을 읽게 되었고 그 중에 헌책방 동호회를 소개한 글이 있어 간략히 옮겨 본다. 이제껏 나중에 다시 보려고 스크랩 해두거나 한 가지 기사를 보관하기 위해 잡지 전체를 버리지 않고 두기도 했는데 기사 내용을 간단히 옮겨 적고 잡지를 버리기 위해 새로운 방식의 스크랩을 시도해 본다.

기사의 제목은 '발품 팔면 마음이 부자되죠' - 책갈피에 담긴 타인의 열정 엿보며 공유의 즐거움 누려-다.

헌책방...무언가 구수한 추억이 서려있을 것 같고, 책을 읽던 사람들의 손때나 삶의 흔적들을 느낄 수 있는 그런 공간일 것 같긴 한데 기사에서 나온 것처럼 요즘에는 워낙 출판 문화가 발달해 있고 알라딘과 같은 인터넷 서점을 통해 책을 싸게 구입할 수 있기 때문에 선뜻 찾게되지 않는 공간이 아닐까 싶다.

기사에서 소개하고 있는 헌책방 동호회는  헌책방 다니기를 즐겨하던 김민성씨가 다음에 카페 '숨어있는 책'을 개설하면서부터 시작되었다고 한다. 애칭으로 '숨책'이라고도 불려지는 이 공간은 헌책방과 책을 아끼는 사람들에게 점차 알려지면서부터 헌책방 동호회로 성장했다.

아직 숨책에 방문하기 전에 이글을 쓰는 나로서는 그곳에 가면 어떤 정보들이 있을까 자못 궁금하다.

기사에서는 초보들에게 요긴한 '헌책방 땅그림 - 김민성씨가 직접 발품을 팔아가며 그린 헌책방 지도', 헌책방마다의 성격, 가격대 등의 정보를 구할 수 있는 '헌책방 날적이', 헌책 표지 손질법에서부터 책꽂이 만드는 법 등을 알 수 있는 '나의 책 사랑법' 등을 소개하고 있다.

외국어 전용 헌책방으로 "한남동 이슬람 모스크 근처의 '애비스 북누크'와 녹사평역 근처 '포린 북 스토어'"를 추천하는 글이 눈에 띈다.

동호회 회원들에게 헌책을 찾는 것은 단지 저렴하게 많은 책을 사기 위해서 라기보다는 절판돼 버린 책을 혼자만의 보물을 찾는 기분으로 찾아낸다든지 책 한귀퉁이에 쓰여 있는 끄적거림을 통해 타인의 기억을 공유할 수 있다는 의미를 갖는다.

그리고 만화매니아 박지수씨는 절판된 로봇물 패러디 만화 '출동!! 먹통 - X'를 복간을 위한 모임을 만들고 작가와의 인터뷰를 추진하는가 하면 400명의 예비독자를 모으며 출판사와 협상을 한 끝에 마침내 복간을 성사시키기도 한 에피소드도 가지고 있다. (참 대단한 열정이다.)

책에 대한 욕심은 있지만 아직까지 새 책의 깨끗함을 좋아하고 내가 모르는 누군가가 썼고 병균이 있을지도 모른다(-0-)는 헌책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가지고 있는 나로서는 선뜻 헌책방에 가게 되지 않는다. 하지만 진정으로 책에 대한 사랑을 키우려면, 그리고 삶에 대한 여유를 느껴보려면 헌책방에 들러 헌책을 뒤적거려보는 것도 괜찮을 듯싶다. 헌책동호회의 회원들처럼 책을 진정으로 사랑하고 책을 온몸으로 체험할 수 있게 되어 나만의 풍성한 서재를 가질 날을 꿈꿔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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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의 적 SE (2disc) - 아웃케이스 없음
강우석 감독, 이성재 외 출연 / 에스엠픽쳐스(비트윈) / 2002년 5월
평점 :
품절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영화에서는 누구나 미워할만한 '공공의 적'을 설정하고 그에 대비되는 정의감으로 똘똘 뭉친 강철중 형사(설경구 분)를 주인공으로 배치한다. 인간에게는 누구나 나쁜 놈이 결국에는 정의의 심판을 받고 처절하게 망가지는 모습을 보고싶어하는 감정이 있을 것이다. '인과응보에의 바램'이랄까? 이 영화는 전적으로 이러한 인간의 기대심리에 편승하고 있다.

나에게도 인과응보에의 바램이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영화에서라도 악랄한 악당이 영화 마지막에 가서는 잔인하게 죽임을 당한다든지 주인공에게 시원하게 얻어터지는 모습을 보고 싶어한다. 그런데 이렇듯 영화가 어떻게 진행될 지 빤히 보이고 관객이 기대하는 바가 분명한 영화가 성공하려면 영화의 두 축인 공공의 적과 우리의 주인공 강철중 형사의 캐릭터가 자연스럽게 관객에게 녹아들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영화를 보면서 작위적이라는 느낌이 없이 누구나 저놈은 정말 나쁜 놈이구나라는 생각을 할 수 있어야 영화 뒷부분에 그놈이 응징을 받을 때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되는 것이 아닐런지.

그런데 공공의 적에 등장하는 공공의 적 규환(이성재 분)은 너무나도 작위적으로 악당으로 만드려고 한 흔적이 보인다. 사실 악당이나 사회에서 없어져야 할 공공의 적이라기보다는 다음 행동을 예측할 수 없이 자신의 감정을 조금이라도 상하게 하면 바로 사람을 죽여버리는 살인광이라고나 할까? 그렇다고 해서 그가 전형적인 싸이코 킬러의 모습을 갖추고 있는 것도 아니다. 그렇다고 했다면 - 양들의 침묵에서 등장하는 살인마나 살인의 추억에 등장하는 살인마같은 이미지였다면 - 형사가 살인마를 쫓는 류의 영화가 되지 않았을까? 그리고 그 살인마를 잡았으면 좋겠다는 감정을 불러일으키기는 하겠지만 애당초 영화가 의도한 방향으로 관객들을 이끌기는 힘들었을 것이다. 그래서 고민끝에 공공의 적에서 등장하는 규환이라는 캐릭터는 상류층의 잘나가는 인물이면서도 전혀 납득이 안되는 이유로 사람 - 심지어는 자신의 부모도 - 을 죽이는 살인광의 어색한 캐릭터로 만든 것이 아닌가 싶다. 결론적으로 전적으로 관객에게 공공의 분노를 일으켜야 하는 공공의 적 캐릭터가 어깨 한번 부딪쳤다고 사람을 죽이는 정도의 어이없는 캐릭터가 되어 영화의 흥미를 반감시켰다고나 할까?

설경구가 강철중 형사의 캐릭터에 정말 잘 어울리고 연기도 정말 잘 하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그리고 강철중에게 얻어맞는 깡패들이나 악덕 업자들의 모습을 보면서 어느정도 통쾌함을 느낄 수도 있다.  이성재도 인정없는 패륜의 살인마 역을 잘 연기해 냈다.(이 역 이후 cf가 끊겼다는 말까지 있으니...) 하지만 영화의 잔재미와 배우들의 명연기도 이유없이 벌어지는 살인과 지나치게 잔인한 장면들, 대한민국의 정의를 혼자 다 실현하는 듯한 강철중의 캐릭터에 대한 거부감을 커버하지는 못하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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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살도 되지 않은 내가 이런 말을 하면 시건방지다고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길게 잡아야 80남짓 되는 내 인생이 빠르게 지나가고 있음을 느낀다.

양구에 배치받고 이 산골에서 어떻게 1년을 보낼까 걱정하던 것이 엇그제 같은데,

벌써 이곳을 떠날 날이 50여일밖에 남지 않았다.

이곳에 와서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나서 힘들지 않게, 나름대로 새로운 경험도 하면서 지난 1년을 보냈지만,

그래도 젊은 시절, 내가 맘껏 쓸 수 있는 1년이 이렇게 지나가 버렸다는 것이 정말 아쉽다.

지금 지난 10개월을 돌아볼 때 무엇이 남았는지?

 - 테니스 레슨을 나름대로 꾸준히 받은 것, 이곳에서 새롭게 알게 된 사람들, 친구들과 함께한 warcraft3와 승수가 쌓인 아이콘, 그동안 책을 읽고 이곳과 내 마음속에 남아 있는 흔적들 정도랄까...

시간의 소중함과 그것의 덧없음을 너무나도 절실히 느끼면서도 이 순간 순간을 헛되이 보내는 내 자신이 한심스럽다. 남은 1개월 남짓한 기간을 소중하고 값지게 보내자. 그리고 남은 2년은 더욱 값지게 보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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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기부기 2005-02-13 21: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랑 오래 살면 되지. ^^

외로운 발바닥 2005-06-08 00: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래오래 삽세
 
무사 쥬베이 (무삭제판) - [할인행사]
가와지리 요시야키 감독, 아오노 다케시 외 출연 / DVD 엔터테인먼트 / 2001년 5월
평점 :
품절


평소에 특별히 일본 애니메이션을 즐겨보는 편은 아니지만, 케이블 TV나 인터넷을 통해서 '무사 쥬베이'가 작품성이 있고 볼만 하다는 말을 듣게 되었고, 케이블 TV에서는 중간중간 다른 방송을 돌려보거나 중간부터 보게 되어서 언제 한번 처음부터 보자고 마음을 먹고 있던 중, 60%가량 세일을 하는 것을 보고 충동적으로 이 타이틀을 구매하게 되었다.

무사 쥬베이에 나오는 캐릭터들은 모두 전형적인 일본 애니메이션의 캐릭터들 처럼 비정상적으로 긴 팔다리와 작은 머리의 특이한 체형을 가지고 있지만 그런 것이 그리 눈에 거슬리지는 않는다. 그보다도 약간은 거친듯한 터치의 캐릭터들이 멋스럽게 느껴졌다. (여주인격인 카게로도 처음에는 여장남자인지 여자인지 구분이 잘 안갔고, 계속 봐도 이쁘지만은 않다. ^^;;) 그리고 특이한 모습과 기술의 안티 캐릭터들과 피가 범벅이 되는 굵직굵직한 전투장면들도 볼만하다.

이야기의 줄거리는 쥬베이가 과거 자신이 속해 있던 닌자조직의 배신자와 그를 따르는 8인의 요괴(?)의 음모에 휘말리면서 그들을 하나씩 격파해나가는 단순 구조인데 거기에 비운의 닌자 카게로가 히로인(?)으로 등장한다.  어떻게 보면 세세한 플롯은 엉성한 면이 있지만 전체적으로 잘 짜여진 줄거리에 독특한 관계의 로맨스, 쥬베이를 포함한 등장인물들의 매력 등이 잘 어우러져 있는 작품인 것 같다.  

소장판이 아니라서 그런지는 몰라도 스페셜 피쳐는 사실 제작자의 인터뷰와 간단한 캐릭터들의 스케치 말고는 특별한 것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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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나일본부에 대한 여러 견해 (p325)

임나일본부란 5세기 말에서 6세기 중반까지 김해지방에 두었던 일본의 기관을 말한다.

막연히 임나일본부를 가지고 일제가 일본이 예전에 한반도를 지배하였다는 논거로 삼는다고 알고 있었는데 그에 관련해 무수한 견해대립이 있었다. 학설 이름을 읽으면서 잠시 예전 공부할 때 학설대립과 판례가 떠오르기도 하였다. -0-;; 저자가 마지막에 밝히고 있듯이 사실 그렇게 역사적으로 중요한 논점은 아닌 것 같은데(학설대립에 비해서는) 일제(일본이라고 해야하나?)가 무리하게 그것을 일본이 한반도의 남부지방을 점령해서 식민지로 삼았다는 근거로 삼으려고 시도하였고 그에 대해 우리나라의 학자들이 반박하면서 치열한 학설대립이 발생한 듯하다. 간단히 각 학설의 내용을 정리해보자면

기마민족설 - 스키타이, 흉노, 선비 등의 기마민족의 영향을 받은 부여족 계통이 마한 땅에 백제를 건설하고 김해지방에 진출해 있던 왜인들을 정복함. 그후 3세기말에서 4세기초 동아시아 민족이 대이동을 할 때 지배층이 왜국의 본거지로 옮겨갔고 이들이 왜세력을 정복하여 왜한연합왕국을 수립함. 이들이 다시 동쪽으로 진출하여 기나이 지방에 세운 왕권이 야마토정권임. (천황의 뿌리가 한민족이라는 주장은 황국사관에서 보면 놀랄 일이지만 왜인들이 김해지방을 확보하고 있었다는 주장은 오히려 임나일본부설을 뒷받침하기도 함. 그래도 일본학자의 주장치고는 급진적인 것 같다.)

출선기관설 - 일본이 4-6세기 사이 한반도 남쪽을 근대 제국주의적 식민지와 같이 경영하였는데 그 중심기관이 임나일본부였음. (너무나 인위적으로 짜맞춘 듯한 느낌의 학설이다. 그 옛날에 근대 제국주의적 식민지와 같이 경영하였다니...)

분국설 - 삼한, 삼국의 주민들이 일본열도로 옮겨가 살면서 각기 자신들이 살던 나라와 같은 나라를 건국함. 히로시마 동부와 오카야마에 이르는 지역에 가야사람들의 임나국이 있었음. 임나국을 중심으로 백제, 신라, 고구려의 분국이 각 존재했을 것임.  임나일본부는 신라, 백제, 고구려, 왜국이 서로 차지하려 했던 곳으로 가야의 분국으로 봄. (출선기관설을 뒤집어 놓은 북한 학자의 주장. 멋지군~)

가야왜설 - 임나일본부는 가야지역에 거주하는 왜인들의 자치기관 성격을 띠는 요즈음의 영사관과 같은 기관. 임나일본부는 왜인이나 왜인과 한족 사이의 혼혈인을 통제하는 행정기관이었을 것임. (문헌학과 고고학적 뒷받침이 부족하고 중국기록을 잘못해석한 약점이 있다고 함. 그런데 왜 그런지에 대한 설명이 전혀 없는 것이 좀 아쉽다. 그래도 상당한 설득력이 있다고 하고 저자도 결국 이 견해를 일부 따르는 듯하다.)

백제군사령부설 - 일본 대신 백제를 주체로 넣어 해석한 학설. 임나일본부는 이 학설에 따르면 백제가 가야지역을 점령하고 군사 목적으로 설치한 사령부와 같은 기관이 됨. (근데 왜 일본대신 백제를 주체로 넣지? 그렇게 하면 말이 잘 된다는 것만으로는 좀...)

왜교사절설 - 임나일본부를 임나지역에 파견된 왜국의 사절로 봄.

검토 - 임나일본부의 관련 기록을 보면 정치군사적 지배나 조세징수, 부역 동원 따위의 통치 내용을 찾아볼 수 없다. 가야의 왕들과 보조를 맞춘 외교 활동이 거의 중심을 이루고 있다. 이와 함께 신라가 가야의 나라들을 통합하였을 때에도 왜국이나 백제가 이에 맞서 직접적으로 군사활동을 벌인 기록이 어디에도 전해지지 않는다.(p330) 가야의 나라들은 동부의 신라와 서부의 백제가 침략하거나 위협을 가해올 때 군사로 맞설 힘이 부족하므로 왜 또는 일본부를 이용하여 독립을 유지하려고 한 것이다. 그러므로 임나일본부는 가락국 또는 가야의 나라들 시각에서 보아야 그 실체에 접근할 수 있었을 텐데 그동안 일본이나 백제의 시각으로 보아 초점이 어긋났다.(p332)

 무언가 임나일본부라는 기관이 있었다고 하면 현재와 같이 정비된 국가 체계가 갖추어지지 않았던 그 시절에, 특히 통일국가도 이루고 있지 못하던 일본의 당시 상황을 고려하면, 근대 제국주의적 식민지기관이라는 것은 어불성설이고 가야와 교류를 하던 왜인들의 이익을 대변하기 위한 기관쯤이 아니었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그런 기관을 가야 입장에서는 신라와 백제로부터 독립을 지키기 위해 이용했을 수도 있었을 것 같다. 그렇지만 임나일본부의 군사활동에 관한 기록이 거의 전해지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하면 군사적인 면보다는 교역이나 왜인들의 권익보호를 위한 기관이었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물론 배경지식의 부족으로 결과적으로 저자와 유사한 견해를 취하게 된 것은 어쩔 수 없었다. #0#

그냥 오래간만에 학설대립을 정리해보고픈 충동에서 한 번 정리해 보았는데, 역시 예전의 3년 경험에 내가 영향을 많이 받긴 받았나보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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