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의사의 아름다운 동행 2 시골의사의 아름다운 동행
박경철 지음 / 리더스북 / 2005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시골의사의 아름다운 동행의 두 번째 이야기인 이번 책은 첫 번째 이야기와는 달리 작가의 주변에서 일어난 일들을 위주로 채워져 있다. 작가는 서두에서 그래서 조금 더 감정적으로 서술이 되었을 수도 있다고 밝히고 있는데 그렇다고 해서 외과의사로서 삶과 죽음의 경계를 수없이 목격한 작가의 차분한 목소리가 크게 바뀐 것은 아니다.


책을 읽다보면 외과 의사라고는 하지만 어쩌면 그렇게 주위에 가슴아픈 사연이 많은지 참 놀랍기도 하고 내가 그런 상황에 처해 있지 않음이 다행스럽게 느껴지기도 한다. 물론 지금도 내 주위에는 수많은 그런 사연이 있을 것이고, 내가 무관심하여 인식하지 못하고 있을 뿐일수도 있지만 작가의 경험담 또는 간접경험담을 읽다보면 내가 참 행복하게 살아왔구나 라는 생각을 계속 하게 된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도 감점에 휘둘릴 만한 수많은 일들을 겪고도 흔들리지 않고 계속해서 자신을 그런 상황에 내던지며 의사로서의 본분을 다하고 있는 작가가 존경스럽기도 하다.


사랑하는 이들을 모두 떠나보내는 등 끝없는 닥치는 고난을 담담하게 받아들이며 행복한 미소를 짓는 아주머니의 이야기인 ‘나는 진짜 행복합니다.’를 읽고는 아주머니가 겪은 지독할만큼 가혹한 운명이 원망스럽다는 생각도 하였고, 그런 일이 앞으로 나에게도 일어날 수 있다는 생각에 내가 부여잡고 있던 세속적 삶의 가치들에 대해 아주 잠시나마(불과 1-2분이기는 했지만...하지만 서평을 쓰고 있는 지금도 그 이야기를 생각하면 같은 느낌을 받는다) 초연한 느낌을 가질 수 있었다.


‘사랑아, 사랑아, 즈려밟힌 내 사랑아’를 읽고는 개인적인 경험과 더불어 너무 가슴이 아팠다.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행해지는 온갖 구속과 속박. 물론 이 이야기에 등장하는 우선생의 상황은 단순하게 왜 그런 것들을 뿌리치지 못하느냐고 타박할 수 없을만큼 너무나도 상황이 가혹하고 그런 상황이 뼛속까지 체화되어 있었다. 우선생 정도로 비극적인 가족이라는 굴레에 시달리는 경우는 많지 않겠지만 아직도 우리 사회에는 결혼이라는 젊은 남녀의 결합에 관여하는 사람과 가치가 너무나 많다. 둘만의 문제로도 행복한 결혼생활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은 요즘,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가해지는 수많은 간섭과 이간질, 자존심싸움 등이 지금 이순간에도 수많은 젊은 남녀, 또는 부부들을 불행의 늪으로 내몰고 있지는 않은지...지금은 가벼운 웃음으로 그때의 기억을 되새길 수 있지만, 이 이야기를 읽고 나니 도저히 가족의 굴레를 벗어날 수 없게 만드는 우선생과 같은 상황에 내가 있지 않았음을 오히려 감사했다. 무척 힘들었던 그때나 행복한 지금이나 나는 너무나도 많은 것을 누리고 살고 있는 것 같다. 온갖 고통을 겪다가 이 세상을 떠난 우선생의 명복을 빈다. 다음세상에서는 마음껏 사랑하고픈 대로 사랑하시길...


‘어른들의 이기심에 희생된 아이’를 읽고서는 우리 사회의 의사들에 대한 인식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보게 된다. 개인적으로 우리 가족중에는 의사가 많고 주위에 친한 의사형들도 많이 있어서 기본적으로 나는 의사에 대해 호감을 가지고 있는 편이다. 그래서 의사들에 대한 나의 생각이 균형을 약간 잃었을 수도 있음을 인정한다. 반대로 나와 친한 사람들 중에도 의사들에 대하여 상당히 안좋은 감정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도 몇몇 있다. 개인적으로 병원에서 의사들의 성의없는 진료를 경험했거나 인격적으로 문제가 있는 의사를 만난 경험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다. 그런 경우에도 지극히 제한적인 경험을 성급하게 의사 전체로 일반화시켰다는 비난은 피할 수 없지만 어차피 사람은 개인적 경험의 틀을 벗어나기 힘드니까 그것까지 비난하기는 어렵다고 본다. 하지만, 인터넷 게시판을 보다보면 막연하게 의사들은 ‘어차피 돈 많이 벌고 탈세하면서 떵떵거리고 살 놈들’이라는 막연한 편견에 사로잡혀 의사 일반에 대하여 극단적인 적대감을 표출하는 글들을 보면 물론 일부이겠지만, 의사들에 대하여 잘못된 편견에 사로잡힌 사람들이 적지 않다는 사실에 놀라게 된다. 환자를 돈벌이 수단으로만 보거나 의료사고를 고의적으로 숨기는 악질적인 의사들도 있겠지만 그런 의사들은 극소수에 지나지 않는다고 믿는다. 대다수의 의사들은 환자가 보기에 불성실하게 보일 수는 있어도 적어도 환자를 치료함에 있어서는 누구에게도 부끄럽지 않게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나는 믿는다.


의료사고(과실이 의사에게 있는지 여부에 관계없이)가 발생하기만 하면 바로 의사의 멱살을 잡고 주먹을 날리며 병원에 드러누워 시위를 하고 조폭같은 브로커들이 설치는 지금의 상황은 좀 아니라는 생각을 하고 있던 차에 서평을 쓰면서 이 이야기를 떠올리며 조금 흥분해서 글이 좀 감정적이 된 것 같다. 알라딘에서 의료문제에 관하여 감정적인 논쟁을 일으키고 싶지는 않기에 글을 줄여야겠다. ^^;


암튼 삶과 죽음, 인간사에 관하여 많은 생각을 불러일으키고 현재의 삶에 감사하는 마음을 갖게 만드는 감동적인 책이다. 두 번째 이야기도 첫 번째 이야기보다 조금은 더 슬픈 것 같지만 감동은 못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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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여우 2006-02-05 19: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권만 읽고 2권은 그 연장선이란 생각에 읽지 않았어요.
1권에서 울지 않았는데(남들은 울었다고들 하셔서)
2권은 덜 슬프다 하니 저에게 눈물을 흘리게 하진 못할 것 같군요
그래요. 눈물을 흘리고 싶었다구요^^
(그럴려면 잔인하고 가혹한 스토리가 만들어져야 한단 말인가..이런...ㅠ.ㅠ)

외로운 발바닥 2006-02-05 19: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파란여우님/ 2권이 조금 '더' 슬프다고 썼는데 ^^; 그건 아마 1권의 내용이 잘 기억이 안 나서 그런 것 같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1권도 2권 못지 않게 슬픈 이야기가 많았던 것 같아요.
 

‘꿈의 고속철 KTX’엔 꿈보다 ‘악몽’만이 가득했다

“꿈의 고속철을 이끌 땅 위의 스튜어디스”
“시베리아로 뻗어나갈 유라시아 고속철의 주인공, 여승무원들”

KTX 개통을 3달 앞둔 지난 2004년 1월.

13대 1이라는 높은 경쟁률을 뚫고 당당히 KTX 여승무원의 자리에 오른 350명의 젊은이들이 있었다. 생활혁명을 이룰 ‘꿈의 고속철’에서 일한다는 자부심과 함께 이 고속철을 타고 머지않아 시베리아대륙을 누빌 수 있다는 꿈에, 그들의 포부는 누구와도 비할 수 없을 만큼 크고 당찼다.

이런 그들에게 언론들은 너나할 것 없이 ‘고속철의 꽃’, ‘꿈의 서비스를 실현할 선로위의 프로’ 라는 별칭을 붙여주며 그 화려함을 부각시켰다. 때문에 KTX 여승무원은, 가뜩이나 취업하기 힘든 시기에 20대 젊은 여성들이 도전할 수 있는 선망 받는 직업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지난해 11월 20일 서울역에서 열린 철도노동자 결의대회에 참석한 KTX 여승무원들 ⓒ철도노조


국회가 정상화 되어 비정규직 법안이 처리되기를 기다리고 있는 지난해 12월 28일 오전 서울역 대합실에 KTX 여승무원들이 부당해고에 반발하며 정규직으로 전환해줄것을 요구하는 집회를 갖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옆에서 기차를 기다리던 할머니가 예쁜 여 승무원들의 구호 외침을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쳐다보고 있다. ⓒ2005 데일리서프라이즈 민원기 기자


민세원 KTX 승무지부장 ⓒEBS


하지만 ‘꿈의 고속철’ 이면에는 ‘악몽’만이 그들을 기다리고 있을 뿐이었다. ‘비정규·파견직’이라는 설움의 굴레가 서서히 그들의 목을 죄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그들의 희망찬 꿈은 ‘꿈의 고속철’이 내달리기도 전에 짓밟혀나갔다.

기자는 지난 1일 민세원 KTX 여승무원지부장을 만났다. KTX 여승무원의 정규직화와 철도공사의 여승무원 직접고용을 주장하며 거대한 철도공사와 한국철도유통(구 홍익회)에 맞서 지난 해 9월 30일부터 힘겨운 투쟁을 이끌어온 이가 바로 민세원 지부장이다.

지난 2년 간 겪었던 ‘악몽’을 차근차근 기자에게 설명해주는 그에게, 인터뷰 내내 미안한 마음을 지울 수 없었다. 기자로서 그간의 사정을 ‘모르고 살아온’데 대한 부끄러움이 마구 가슴을 찔렀기 때문이다.

KTX와 아무런 관계없는 KTX 여승무원들

KTX에서 근무하는 여승무원들은 모두 철도공사가 아닌 ‘한국철도유통’ 소속의 계약직 노동자다. 철도유통의 1년 단위의 비정규직이자 동시에 철도공사의 KTX에 파견돼 근무하는 파견직 신분이 바로 ‘고속철 꽃’들의 진짜 현실이었다.

한마디로 철도공사의 KTX와 여승무원들은 아무런 관계도 없는 것이다.

KTX 승무원들이 소속돼있는 한국철도유통은 승강장의 매점과 열차 안의 식당, 판매카트를 운영해온 예전의 ‘홍익회’다. 철도공사는 KTX 개통을 앞두고 ‘여승무원’직제를 만들어 철도유통에 망설임 없이 ‘위탁’해버렸다. 민세원 지부장은 “철도유통은 승무원들을 교육하거나 관리, 운영조차 해본 경험이 없는 곳”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변변한 사전 검증도 없이 한국철도유통에게 위탁을 맡긴 철도공사의 무책임성에 대해서도 민세원 지부장은 비판의 날을 세웠다.

“어떻게 철도라는 공공업무를 하고 있는 공사가 ‘승무’업무에 대한 기본 마인드조차 없는지 이해할 수 없다. 항공사에서 왜 높은 연봉을 줘가면서 승무원들을 고용하고, 많은 비용을 들여 철저히 교육시키겠나. 그 만큼 승무업무가 고객의 편의와 안전, 나아가 회사의 이윤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기 때문이다.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하는 KTX에 고객을 위해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할 승무원들은 꼭 필요하다”

항공사와 달리 ‘경쟁사’가 없는 KTX를 운영하는 철도공사의 입장에선 고객의 편의나 안전보다는 아웃소싱을 통한 비용절감이 더 우선인 것 같다고 민 지부장은 덧붙였다. 철도의 공공성을 배제하고, 진정한 효율이 무엇인지도 모른 채 무조건 ‘외주만 줘버리면 되는 줄 아는 것’ 같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무능력, 무경험 위탁회사 한국철도유통

이 덕분(?)에 민 지부장과 함께 2004년 처음으로 KTX를 타게 된 350명의 승무원들은 교육받을 곳도, 교육을 해줄 사람도 없어 결국 철도공사의 연수시설에서 철도공사 쪽 전문가들로부터 교육·연수를 받아야만 했다. 그것도 350명이나 되는 인원이 5개 그룹으로 나뉘어 ‘릴레이’형식으로 1월부터 3월말 까지 연수를 받았을 뿐이다.

항공사들이 많은 비용을 들여 자사 스튜어디스에 대한 교육을 철저하게 진행하는 것과 달리 땅 위의 스튜어디스들에겐 정말 ‘성의 없는’ 교육이 진행된 셈이다.

게다가 민 지부장에 따르면, 교육장에 나타난 철도유통 사장과 승무본부장은 승무원들에게 “무늬만 계약직이지 앞으로 시베리아대륙까지 뻗어나갈 KTX의 승무원으로서 정년이 보장될 것”이라며 책임지지도 못할 말을 던지기도 했다. 때문에 이때까지만 해도 앞으로 ‘비정규직’이란 굴레에 갇혀 설움을 받아야한다는 것을 상상조차 못했단다.

철도유통의 ‘무능력’ ‘무경험’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민세원 지부장에 따르면, 4월 1일 첫 개통을 앞두고 당일 새벽까지 근무 스케줄이 나오지 않아 여승무원 전원이 밤새 ‘비상대기’를 해야 했다. 승무업무의 기본 중의 기본인 근무 스케줄을 짜는 일 조차 철도유통에겐 버거운 일이었던 거다.

‘요일’별로 휴무가 돌아오게 근무 스케줄을 나온 적도 있단다. 평일보다 주말에 열차이용객이 많은 만큼 주말근무는 승무원들에겐 평일근무보다 더 힘들다. 그럼에도 어떤 승무원은 주말마다 휴무고, 어떤 승무원은 평일이 휴무인 ‘희한한’ 상황이 벌어졌고 승무원 사이에 근무 형평성 논란이 빚어지기도 했다.

제대로 된 급여를 받기도 어려웠다. 철도유통은 철도공사로부터 위탁도급계약비로 승무원 1인당 248만5000원을 받는데. 이중 30%가 관리비 명목으로 빠지고 70%인 174만원이 승무원들의 인건비로 지급된다.

하지만 174만원을 다 받는 것은 연월차와 같은 휴일을 하루도 쓰지 않았을 때만 가능하다. 업무수당과 직무수당 등을 통상임금에 포함시키지 않고 기본급만으로 한정시켰기 때문이다.

민 지부장이 “많이 받는 승무원의 경우도 140만원 수준에 불과하다”고 밝힌 까닭이 여기 있었다.

따라서 연차를 쓰거나 휴일근무를 하지 않으면 급여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 ‘주5일근무’는 승무원들에겐 별나라 얘길 수밖에 없다.


경력인정 명목으로 다음 기수 임금을 삭감하는 게 ‘운용의 묘’ ?

더 어이없는 일도 있다. 1기 다음 기수 승무원들은 ‘1기의 경력을 인정 해줘야한다’는 명분으로 급여에서 13만원이 빠진단다. 늘어난 경력만큼 1기의 임금을 올리는 게 아니라 오히려 다음 기수의 임금을 삭감하는 것이다.

민 지부장이 강력하게 항의했지만 철도유통 측으로부터 들은 대답은 “이게 바로 ‘운용의 묘’다”라는 말 뿐이었다.

이와 함께 철도공사와 철도유통은 지난 1월부터 KTX 호남선에 대해 2인 승무제를 실시했다. 최소승무인원이 3명인 데 반해 경부선에 비해 탑승률이 낮다는 이유만으로 승무인원을 감축한 것이다. 3명이서 해야 할 일을 2명이서 하게 된 만큼 승무원들의 부담이 커진 것도 당연했다.

민세원 지부장은 “이전에도 경부선 승무인원이 부족할 경우 호남선 인원을 줄이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만만한 게 호남선이다”며 “호남선 이용고객들의 안전과 편의를 무시하는 처사”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예비율이 현재 8.5%밖에 되지 않는다. 여전히 인력이 부족함에도 철도공사나 철도유통은 손을 놓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결국 이런 상황에서 KTX 여승무원들은 노조를 만들어 지난 해 9월 30일 단체행동에 나서게 됐다. 유니폼에 표찰과 리본을 달고 철도유통과 철도공사의 부당횡포를 알리는 전단지 배포를 시작한 것이다.

KTX 여승무원들이 철도업무 외주의 첫 마루타!

그러나 철도 유통은 이 같은 정당한 노조활동에 대해 사장과 승무본부장이 직접 나서 게시문과 이메일을 통해 승무원들에게 ‘선별재계약’을 하겠다며 ‘해고’위협을 가했다. 또한 감사실에 승무원들을 불러 조사해 징계조치를 내려 계약해지의 빌미를 만들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한 승무원이 지쳐 쓰러지기도 했단다.

상황이 이렇게 돌아가자 그간 ‘나 몰라라’ 했던 철도공사가 간여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처음에는 승무원들의 얘기에 귀 기울이는 척했던 철도공사 역시 KTX 승무원들의 직접 정규직으로 고용하라는 요구에는 절대 그럴 수 없다며 ‘본심’을 드러냈다.

민 지부장은 철도공사 관계자로부터 들은 말을 울분을 삭이며 이렇게 전했다.

“앞으로 철도운영에 있어 모든 직종을 외주를 줄 거다. 그 첫 케이스가 여승무원들 당신들인데 ‘마루타’가 됐다고 기분 나빠 하지마라”

이런 가운데 철도유통은 지난 달 12일 KTX 승무원들에 대한 ‘노무관리가 어렵다. 승무원의 단체행동으로 영업손실이 우려된다’는 내용의 홍보자료를 내고 위탁운영 사업을 포기했다.

철도공사는 이에 대해 “다른 자회사에게 KTX여승무원 운영 사업을 위탁하겠다”는 방침을 내놓았다. 애초에 승무원 관리 운영을 할 수 있는 곳은 철도공사뿐인데도 또 다시 지난 2년의 시행착오와 고통을 반복하겠다는 생각이나 다름없다.

민세원 지부장은 “설 연휴에도 호남선은 2인승무를 했다. 인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그럼에도 철도공사가 충원을 미루고 있는 것은 지금 충원했을 경우 공사 측이 직접 고용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며 공기업인 철도공사가 철도운영에 있어 꼭 필요한 ‘승무’분야를 하찮은 업무로 여기기 때문에 이 같은 문제가 발생했다고 짚었다.

게다가 정부가 내놓은 공사 경영혁신 방안도 그 업무의 공공성과 필요성에 대한 깊은 성찰없이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정규직 티오 제한에 몰려있다고 비판을 아끼지 않았다.

민세원 지부장이 활동 중인 KTX열차승무지부는 최근 철도노조에 가입했다. 그리고 최근 철도공사로부터 힘겹게 ‘실무교섭’테이블을 마련하겠다는 약속을 끌어냈다. 그간 노조활동을 하면서 예기치 못한 어려움을 많이 겪었던 KTX승무원들은 고통 끝에 작은 성과를 얻은 것이다. 하지만 “이제부터가 시작”이라고 민 지부장은 단호하게 말했다.

“앞으로 새마을호 여승무원들과도 연대해 우리의 목소리를 키워나갈 계획이다. 비정규직이 아니고는 모르는 그 설움, 우리와 똑같은 처지에 놓여있는 새마을호 여승무원들과 함께 해나가겠다”


KTX 여승무원 베이스가 부산·서울 2군데인 까닭은?


민세원 지부장에 따르면, 한국철도유통은 KTX 여승무원 첫 공개채용 당시 광주, 목포, 부산, 서울 이렇게 4군데로 나눠 지원자를 모집했다. 승무원 베이스를 이 네 지역으로 나눠 운영하기로 한 때문이다. 따라서 지원자들 또한 연고에 따라 지원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개통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3월. 교육을 마치고 설레는 마음으로 개통을 기다리던 승무원들에게 날벼락 같은 소식이 전해졌다. “광주와 목포에 문제가 생겨 부산과 서울 2군데에서만 베이스를 운영하겠다”고 사측이 밝힌 것이다.

부산과 서울이 연고인 승무원들은 문제가 없었지만 광주와 목포 출신 승무원들은 졸지에 ‘객지생활’을 해야 했다. 처음부터 부산과 서울 베이스만 운영한다는 방침이었다면 미리 객지생활 준비라도 했을 거다.

‘베이스를 잃어버린’ 이들 승무원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서울로 올라오거나 부산으로 내려갔다”며 당시의 안타까운 상황을 전했다.

그러나 개통을 앞두고 하루아침에 베이스를 취소해버린 사측은 이들에게 기숙사 제공은커녕, 월세 보조금 한 푼 지원해주지 않았다. 결국 광주나 목포에 비해 높은 집값 부담은 고스란히 승무원들에게 돌아갔다.

돈벌이 위한 KTX 입석 판매 대신 열차 수를 늘려라!

지난 설 연휴 당시 철도공사는 KTX와 새마을호에 대해 ‘입석’판매를 실시해 파문을 일으켰다.

철도공사는 지난 해 연말 설 연휴 기차표를 판매할 당시만 해도 ‘입석판매’에 대한 아무런 언급조차 없었다. 그러다 설 연휴를 며칠 앞둔 어느 날 갑자기 ‘입석판매’를 실시했다.

물론 고향 갈 차편을 마련하지 못한 이들에겐 입석판매가 ‘가뭄에 단비’와도 같았지만 입석판매로 많은 승객들이 불편을 겪었다. 그 만큼 승객안전 문제도 커졌다.

민세원 지부장은 이에 대해 “시속 300Km로 달리는 KTX에 입석승객들이 객실통로나 열차 간 통로에 서 있을 경우 위험 가능성이 크다”며 “가뜩이나 좁은 객실통로에 승무원들마저 지나다니기가 어려운 경우도 많아 긴급한 상황에 대처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철도공사의 이번 입석판매는 “경쟁사 하나없는 철도공사가 고객에 대한 서비스 정신이 완전히 결여됐다는 것을 극명히 보여주는 사례”라며 “입석판매를 할 것이 아니라 열차 대수를 늘려 더 많은 승객을 안전하고 편안하게 수송하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현미 (99mok@dailyseop.com)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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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운 발바닥 2006-02-05 12: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저 광고 배너 어떻게 지우지? -0-;;
 
플라이트 플랜 - 아웃케이스 없음
로베르트 슈벤트게 감독, 조디 포스터 외 출연 / 브에나비스타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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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 갑자기 추락사한 미망인이 딸을 데리고 비행기에 탔는데 갑자기 딸이 없어졌다. 흔적도 없이...그녀는 흥분하여 비행기 안을 휘젓고 다니면서 딸을 찾지만 딸은 온데간데 없다. 그런데 애시당초 그녀가 딸과 함께 오지 않았고 과대망상적인 증상을 보이고 있다는 의심을 받게 되는데...


영화의 큰 줄거리는 위와 같다. 그 이후는 스포일러가 될 위험이 있어 쓰지 않겠다. 다만, 관객이라면 영화 줄거리의 큰 방향은 어렵지 않게 예측할 수 있다. 조디포스터의 딸이 없어진 것인지 아니면 그녀가 과대망상 환자인지...


공간적으로 한정되고 아무도 출입할 수 없는 비행중인 비행기가 장소라는 점이 이 영화의 가장 큰 특징이자 긴장감의 핵심이다. 그렇지만, 영화 후반부에 밝혀지는 반전은 은근히 어설프다는 느낌을 준다. 반전 자체는 관객의 예상을 넘어섰다고 할 수도 있으나 반전을 받쳐주는 플롯이 빈약하다고나 할까...반전을 노리고 만든 써스펜스 영화인데 반전이 허술하다 보니 후한 평가를 주기는 어려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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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력 3반 (2disc)
손희창 감독, 김민준 외 출연 / KD미디어(케이디미디어) / 200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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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기대를 하고 본 영화는 아니었지만, 명절 때 DVD로 빌려보기도 아까운 영화였다. 하드보일드 형사물을 기대하고 빌렸는데, 강력3반은 드라마 비슷한 어설픈, 실패한 한국 형사물 정도였다.


무엇보다 주인공인 김민준의 연기가 어디라고 콕 집어 말하기는 힘들지만 관객을 확 끌어들이는 그 무언가가 부족했고, 그가 맡은 캐릭터가 형사라는 직업에 대해 갖는 태도 변화도 선배 파트너와의 관계에만 의존하여 설득력이 부족했다. 남상미는 그 귀엽고 깜찍한 외모에도 불구하고 푼수같은 연기로 - 이것은 사실 남상미의 잘못이라기 보다는 캐릭터 설정이 잘못된 탓이 크다고 본다 - 영화의 성격을 모호하게 만들어버렸다. 남상미가 맡은 캐릭터를 보고 있으면 영화의 장면상으로는 심각해야 할 부분도 주말 코믹 멜로 드라마 같은 분위기로 전락해 버리는 느낌이다. 최근 꽤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 ‘달콤한 스파이’를 많이 보지는 못했지만, 얼핏 보기에는 그 드라마에서의 캐릭터와 거의 유사한 것 같았다.


윤태영은 나름대로 악역을 맡아 열연하고 있으나 그가 맡은 캐릭터 자체의 깊이가 부족하여 정말 악질로 보이려고 애쓰는 악역처럼 보이고 만다. 이유없이 화만내며 흥분하는 주인공에, 강아지 뺑소니범을 잡겠다고 애쓰는 - 사실 이 부분은 법적으로 도로교통법상 사고후미조치죄에 해당한다. 하지만 장님 소녀를 동정하여 그 범죄를 잡으려고 그렇게 애쓰는 것은 아무리 좋게 봐도 엄청난 오버다. - 푼수같은 교통여경, 형사라는 직업의 애환을 응축시켜 보여주고픈 감독의 욕구가 빤히 들여다보이는 주인공의 파트너, 그리고 더욱 악질적으로 보이려고 애쓰는 악역들이 얽혀서 영화는 이도저도 아닌 어설픈 형사물이 되어 버린 것 같다. 크게 기대하고 보지는 않았지만...결론적으로 재미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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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기부기 2006-02-01 22: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거 봤어?

외로운 발바닥 2006-02-03 21: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부지랑 봤는데 정말 볼 것 없음. 아버지도 댄서의 순정은 잼있게 보셨는데..^^
 

21일 서울 광화문 열린시민마당에서 열린 '황우석 박사 진실 규명 및 연구 재개를 위한 촛불문화행사'에서 참가자들이 태극기와 지지 문구를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김성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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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하나만 매장시키면 된다는 그 무리와 끝까지 싸워 이길 것입니다."

21일 오후 6시 서울 광화문 앞 열린시민마당. 전국에서 모여든 황우석 교수 지지자 2500여 명이 손에 든 태극기를 흔들며 '연구 재개' '특허 수호' 등의 구호를 목이 터져라 외쳤다.

'아침이슬'을 배경음악으로 등장한 한 여성은 "나라 위해 일하신 당신의 손/사랑스럽습니다/당신의 손 외면하는 자/거짓을 말하는 자/죽을 것입니다"라며 헌정시를 낭독했다.

참석자들이 '아, 대한민국'을 합창한 뒤 재미 과학자로 소개된 조모씨가 단상에 올라 "난자 공여 등 소모적인 윤리논쟁을 중단하고 우리의 생존권을 사수하자"고 소리쳤다. 우레와 같은 박수가 쏟아졌다.

이날 촛불집회는 '아이러브 황우석' '한국척수장애인협회' 등 5개 단체로 구성된 '황우석연구재개국민연합'이 주최한 행사다. 황 교수와 아무 관련 없이 자발적으로 참석한 일반 시민들도 상당수였다.

서울대 조사위가 황 교수의 논문 조작 사실을 발표했지만 황 교수에 대한 이들의 사랑은 식을 줄을 모르고 있다. 이번 주 중 서울대 정명희 조사위원장을 황 교수에 대한 명예훼손 혐의 등으로 고발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일단 서울대 조사위를 못 믿겠다고 한다. 이영실 국민연합 대외협력국장은 "서울대 조사위는 기본적으로 검증 자격이 없는 사람들"이라며 "저명한 해외 학자들도 평가하지 못하는 것을 어떻게 일반 교수들이 평가할 수 있느냐"고 주장했다. 일본 도쿄에서 20년째 살고 있는 그는 "조사위 최종 발표를 보고 너무 화가 나서 서울로 왔다"고 했다.

논문 조작도 지엽적 문제로 본다. 척수장애인협회 정하균 회장은 "도공이 훌륭한 작품을 만든 뒤 이 사람 저 사람 보다가 깨져버린 상황인데 도공의 기술은 인정하고 보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황 교수가 주변의 조직적인 음모에 의해 희생된 것이라는 강한 심증도 갖고 있다. 5살.3살 두 아이를 데리고 집회에 나온 주부 장미숙(42)씨는 "서울대 의대 측의 기득권 수호 책략이나 미국과의 특허관계에 얽힌 음모론이 신빙성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치열한 국가 간 경쟁 속에서 국익을 지키기 위해 황 교수 연구를 재개시켜야 한다는 애국주의.민족주의적 시각도 짙다. 회사원 이화룡(49)씨는 "최소한 황 교수의 특허만이라도 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주장에 대해서 여러가지 해석이 나오고 있다. 생물학연구정보센터 소리마당에서 한 네티즌은 이 같은 상황을 인질과 납치범이 협력관계를 형성하는 '스톡홀름 증후군'으로 설명하기도 했다. 사회심리 전문가들도 다양한 의견을 내놓고 있다. 서울대 장덕진(사회학) 교수는 "지지자들이 서울대 조사위의 조사가 충분치 않았다고 생각할 여지가 있다"며 "황 교수가 국가적인 영웅이었기 때문에 독도 문제처럼 국운이 걸린 문제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서울대 곽금주(심리학) 교수는 "많은 사람이 황 교수에 대해 너무 많은 희망을 가져왔다"며 "종말론자들이 종말이 온다고 했다가 안 오면 낙담을 하기보다 '이번이 아니라 10년 후에 온다더라'하고 또 다른 희망을 갖게 되는데 이번 경우가 그에 해당한다"고 진단했다. 또 곤경에 처한 사람이 자기에게 유리한 정보만 취득하려는 인지부조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박성우.김호정 기자 <blast@joongang.co.kr>
사진=김성룡 기자 <xdragon@joongang.co.kr>

◆ 스톡홀름 증후군이란=인질극 상황에서 인질들이 그들을 풀어주려는 군이나 경찰보다 인질범에게 동조하는 심리상태다. 1973년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벌어진 은행 강도사건을 계기로 생겨난 용어다. 사건 초반 강도들을 두려워하던 인질들은 인질극이 진행될수록 강도들에게 호감을 갖게 됐다. 6일간의 인질극이 끝난 뒤 실시된 경찰 조사에서 인질들은 강도들에게 불리한 증언을 전혀 하지 않았다고 한다. 한 여성 인질은 강도 한 명에게 애정을 느껴 이미 약혼한 남성과 파혼하기도 했다.

*** 바로잡습니다

1월 23일자 14면 '논문 조작 발표에도 변치 않는 황교수 지지자들'기사와 관련해 서울대 사회학과 장덕진 교수는 "나는 황 교수 지지자들의 심리를 스톡홀름 증후군으로 해석한 적이 없다"고 알려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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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운 발바닥 2006-01-28 20: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논문조작사실이 드러났음에도 불구하고 식지 않는 지지자들의 열기를 스톡홀롬 증후군 - 다시 생각해보면 약간의 논리적 비약이 있긴 하다 - 으로 해석한 것이 기억에 남았는데 당사자가 그렇게 해석한 적이 없다니...-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