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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의관 - 전2권 세트 - 법의관 ㅣ 케이 스카페타 시리즈
퍼트리샤 콘웰 지음, 유소영 옮김 / 노블하우스 / 2004년 11월
평점 :
품절
어렸을 때는 애거서 크리스티의 추리소설이나 해문출판사에서 나온 추리소설을 즐겨 읽었었다. 나이가 들고는 어쩌다가 한번씩만 추리소설을 읽게 되는데, 최근에 읽었던 추리소설들은 사실 그다지 내 기대를 충족시켜주지 못했다. 내가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셜록홈즈 시리즈를 읽고 나서도 홈즈의 추리전개에 그리 공감이 가지 않는 것이었다. 아무런 추리의 단서가 제시되지 않다가 홈즈가 사건을 다 해결한 뒤에 어떤 어떤 단서를 따라갔다는 식으로 서술이 전개되기 때문이었다. 물론 모든 셜록홈즈 시리즈를 폄하할 생각은 없다. 다만, 읽고 나서 ‘추리소설을 이맛에 읽지’라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런데, 처음 접한 콘웰의 법의관은 추리소설로부터 내가 기대하던 요소를 충족시켜 주었다. 일단, 재미있다. 특히 요즘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 CSI 시리즈를 보는 듯한 느낌이 들 정도로 묘사가 사실적이었고, 등장인물의 심리묘사도 뛰어났다. 그런 점에서는 ‘추천의 말’에 나와 있듯이 단순한 ‘추리’소설이 아닌 일반 소설로서도 손색이 없는 것 같다. 책 뒤표지에 나와 있듯이 주인공인 스카페타 박사, 그리고 마리노 형사, 벤턴 웨슬리의 분업이 확연히 구분되는 것은 아니지만(그것은 스카페타 박사의 1인칭 시점이라서 어쩔 수 없는 면이 있는 것 같다. 사실적이고 공감가는 심리묘사로 그런 부분을 많이 커버하지만, 3인칭 시점으로 하였으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주인공의 전문지식에 다른 인물들의 수사정보가 더해져 사건을 조금씩 풀어가는 과정이 인상적이었다.
법의관은 기차에서 1권을 읽다가 2권은 그날 밤과 새벽에 걸쳐 3-4시간만에 읽어버렸다. 이렇게 한번 손에 잡고 끝까지 다 읽게 만든 소설은 꽤 오랜만이다.
책에 관하여 - 작가나 역자를 탓하는 것은 절대 아니지만, 개인적으로 관련 지식이 부족하여 소설 중간에 나오는 컴퓨터 해킹 관련 부분은 이해가 좀 힘들었다. -0-;; 그리고 소설의 분량을 고려할 때 굳이 8,000원 짜리 책 두권으로 출판했어야 하나 강한 의문이 든다.